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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Apr 13. 2022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
그게 바로 성공이에요!

같은 영화 다른 시선(15) - 영화 <미 비포 유>


☞ 부끄러움의 경제학- 영화 <동주>(1편)

☞ 신데렐라, 메타포를 입다- 영화 <일 포스티노>(2편)

☞ 경제학적 행복의 진짜 의미- 영화 <꾸뻬씨의 행복여행>(3편)

☞ 평온한 허구 VS 험난한 현실, 당신의 선택은?- 영화 <트루먼 쇼>(4편)

☞ 삼겹살 먹는 캥거루 가족의 좌충우돌 행복 찾기- 영화 <고령화 가족>(5편)

☞ 일도 사랑도 멋지게 복원시키는 직업이 있다면-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6편)

☞ 나는 너와 만나기 위해 '선택'하면 살아온 거야-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7편)

☞ 멈추고 선택하라 그리고 진짜 나의 길을 걸으라- 영화 <와일드>(8편)

☞ 전쟁이 우릴 속일지라도, 그래도 인생은 아름다워-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9편)

☞ 애덤 스미스가 동네 식당을 차린다면- 영화 <카모메 식당>(10편)

☞ 경제 파고에도 이어진 두 남녀의 러브 스토리- 영화 <첨밀밀>(11편)

☞ "당신 때문에 신분과 집안 체면 따질 분별력도 잃었소."- 영화 <오만과 편견>(12편)

☞ 수레바퀴 아래서 책상 위로 오르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13편)

☞ 찰리 채플린의 짠내나는 산업혁명 분투기-영화 <모던 타임즈>(14편)




“인생은 한 번뿐이에요. 최대한 열심히 사는 게 삶에 대한 의무에요."


                                                  - 영화 <미 비포 유> 중에서 - 





내 안에 성공있다



영화 <미 비포 유>의 여주인공 루이자는 무려 6년 동안 일하던 카페에서 쫓겨납니다. 장사가 안되어 어쩔 수없이 카페 문을 닫게 되어서지만 그럼에도 일자리를 잃어 우울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아버지까지 집에서 놀고 있는 상황이라 루이자 집안은 경제적으로 초비상 상태가 되고 말았네요.



그녀의 남자 친구인 패트릭에게 이런 난감한 사정을 토로하자 돌아온 답이 참 대책 없습니다. 올해의 청년 사업가로 지정된 바 있는 그는 큰 목소리로 이렇게 말합니다.


“뭘 하고 싶은지 생각해 봐. 부동산 중개인? 상점 점원이나 케이터링은 어때? 언제까지 쳐져 있을 거야. 성공한 기업가들도 바닥부터 시작했어. 나처럼!”


그러자 루이자가 답합니다. "난 자기가 아니야, 난 카페 점원이었어."라고 말이죠.


많은 사람들이 성공을 꿈꿉니다. 성공, 좋죠. 하지만 여기서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중요한 것 한 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성공을 어떻게 정의하느냐 하는 것인데, 여러분은 성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큰 부자가 되어 사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등 돈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대로 쓰며 살 수 있는 것? 사회에서 누구나 우러러보는 그런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 또는 자신의 이름 석자만 대면 웬만한 사람들이 다 알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해지는 것? 그도 아니라면 자신이 정했던 목표를 이루는 것? 혹은 별문제 없이 평범하고 소박하게 살다 가는 것? 아마도 성공에 대한 정의를 내린다면 개인별로 다를 수밖에 없을 텐데요, 그만큼 성공은 다양하게 정의될 수 있을 겁니다.


아마도 루이자의 남친 패트릭이 말한 성공은 사업이 잘 되어 돈도 벌고, 사회적 명성도 가지게 되는 것을 의미하는 듯싶네요. 하지만 루이자에게는 그 어떤 위로도 되지 못합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당장 돈을 벌어야 했기 때문이죠. 이런 연유로 그녀는 어렵사리 면접을 통과해 전신마비 환자인 윌의 간병인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윌을 통해 진짜 인생을 배우다


윌은 사고를 당하기 전까지 촉망받던 사업가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에게는 여전히 사업 감각이 남아 있었죠. 윌은 루이자를 관찰합니다. 그녀가 무엇에 관심이 있고, 또 무엇을 잘하는지 눈여겨보죠. 그리고 알게 됩니다. 그녀가 줄무늬 스타킹 덕후(!)이며, 남다른 패션감각의 소유자라는 것을 말이죠. 다만 아쉬운 점은 그녀가 자신의 재능에 대한 확신도 없었지만, 가족 경제까지 책임져야 하는(꼭 그러지 않아도 됨에도 불구하고) 위치에 있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는 진심을 담아 이렇게 말합니다.



“멀리 봐요, 클라크. 인생은 한 번 뿐이에요. 최대한 열심히 사는 게 삶에 대한 의무예요. (중략) 언젠가 당신의 뜻을 펼쳐야 할 때 가족 걱정 않고 결정할 수 있겠죠. 한 번이라도 자기를 먼저 챙겨봐요.”



영화의 엔딩 장면에서 결국 윌은 미래의 삶을 포기한 채 스스로 인생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하루하루 견디기 힘든 시간들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을 지속했지만 미래는 여전히 고통스럽게 다가왔기 때문이었죠. 윌은 마지막 삶의 활력소가 되어 주었던 루이자에게 작지만 아주 큰 선물을 남깁니다. 돈이었죠. 하지만 그 돈에는 특별한 조건이 붙어 있었습니다. 패션의 도시 파리에서 디자인을 배우기 위한 학비였던 겁니다.



루이자는 윌이 그토록 다시 가고 싶어 하던 파리의 한 카페에 앉아 차를 마십니다. 그가 남긴 가슴 따뜻한 편지를 읽으며 말이죠. 그녀는 윌이 남겨준 학비를 가지고 파리에서 디자인을 배울 것이고 자신의 재능을 맘껏 펼치게 될 겁니다. 그래서 사회적으로 큰 성공을 이루게 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성공을 하든 안 하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그녀는 이미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고, 평생 그 일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발전시키고 나아가 그녀의 인생을 한 단계 더 성장시키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생일날 윌의 줄무늬 스타킹 선물을 받으며 그 어떤 선물보다 뛸 듯이 좋아했던 그녀인 만큼 스스로 그것을 만드는 일이야말로 그녀를 정말 아름답게 빛내는 순간들이 되지 않을까요? 그렇기 때문에 그 길에 들어섰다는 것만으로도 그녀는 이미 성공의 반열에 올라섰다 볼 수 있을 겁니다. 결국 성공이란, 그 누군가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 스스로에게 축하와 애정의 마음을 담아 건넬 수 있는 단어가 아닐까 싶네요.




※ 이 글은 2022년에 출간될 책 <같은 영화 다른 시선(가제)>의 초고입니다.




차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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