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꽃의 <노래로 그린 하루 Track.19>
아침에 깜짝 놀라 일어나 보니
내 손 안에는 하나 남은 건 없다.
개처럼 짖고 또 기어 여기까지 왔는데
아무것도 하나 남은 건 없다.
꿈같던 시간들은 꿈으로 돌아가
현실의 비참함이 나를 깨운다.
바이 바이 바이 내 청춘아. 바이 바이.
바이 바이 바이 내 꿈들아. 바이 바이.
바이 바이 바이 내 사랑들아. 바이 바이.
바이 바이 바이 친구들아. 바이 바이.
잠이 오지 않는 비 내리는 새벽.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나이까지 도달했습니다. 평소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살아왔는데 어제는 아마 추적추적 내리던 비 탓이었던 것 같아요. 잠시 추억에 잠겨 예전 사진이 담긴 폴더를 열어 보다가 아래 사진을 찾았습니다. 올해로 벌써 10년 전 사진이 됐네요. 밴드를 하면서 커버(다른 밴드의 곡을 연주/노래하는 것)를 할 일이 거의 없었는데, 거의 유일한 커버곡이었고 게다가 기타를 치지 않아도 되는 유일한 곡이어서 무대에서는 항상 미친 사람처럼 놀았습니다.
음악 한답시고 이리저리 굴러 다니다 보니 올해로 어느덧 나이 앞자리도 두 번이 바뀌었더군요. 꾸준히 하는 이야기이지만 음악을 했다기보다는 버텼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습니다. 지금도 버티는 중이기도 하고요.ㅎㅎㅎ 직업 탓인지 취미를 넘어 선 음악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친구들과 아주 약간 다른 제 멋대로의 인생을 살아서 그런지 나이보다는 어려 보인다는 하얀 거짓말이겠지만! 감사한 이야기도 종종 듣습니다. 그런데 세월의 흐름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바뀐 앞자리와 같이 주름도 조금 늘고, 모르는 새 흰머리도 보이기 시작했어요.
어쨌든 사진을 보면서 나이, 주름, 흰머리 등이 줄줄이 사탕처럼 엮이고 엮여 마지막에는 입에서 무언가를 흥얼거리고 있더군요. 그래서 대강 정리해 휴대폰에 녹음했습니다.
두 번째 앞자리가 바뀌니 제 청춘에게 작별인사를 한 번쯤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작별인사를 들어주신 분이 계시다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주저리주저리 글을 길게 써보고 싶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얼마 전에 만난 길냥 친구 사진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
▶ <노래로 그린 하루>는?
- 그림을 노래로 만들기도 하고, 노래를 그림으로 만들기도 하는 '곰팡이꽃'의 노래로 그리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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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도 더 전에 발매했던 곰팡이꽃 [옆집남자] EP 모두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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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팡씨가 보컬로 있는 지랄 발랄 패닉스위치는 이런 노래를 합니다.
Track. 18 <밥은 먹고 다니냐?>
Track. 17 <안검하수가 와도 널 사랑해>
Track. 16 <다녀오겠습니다>
Track. 15 <헤어질까?>
Track. 14 <어제 일기>
Track. 13 <미칠 것 같은 날>
Track. 12 <투명인간>
Track. 11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Track. 10 <예술이 밥은 먹여주더냐?>
Track. 09 <종일 비>
Track. 08 <없고>
Track. 07 <베개맡에서>
Track. 06 <Low-Fi, Low Life>
Track. 05 <돈 버는 기계>
Track. 04 <왜 울고 있어?(부제:다리 위의 남자)>
Track.03 <일으켜 세워줘>
Track.02 <괜찮아>
Track. 01 <그대가 그랬다는 걸 믿을 수 없어>
자매품 1 - <인생 그냥저냥> 시리즈
자매품 2 - <뭐라고 말 좀 해봐> 시리즈
자매품 3 - <애니멀! 아나 뭐?> 시리즈
자매품 4 - <하루 낙서 또 하러 왔어> 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