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따풀 2024: 함께 말 차리기
어머니가 거실에서 키우는 꽃을 쳐다보았습니다. 종종 확인하는 사실이지만, 진짜 꽃인가 의심스러워 일어나서 가까이 다가가 확인을 했습니다.
어제 <나와 남은 모두 난 것으로서 서로 기대어 살아간다>를 쓴 탓인지 오랫동안 이웃해 온 식물에 대해 제가 무심했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닫습니다. 그리고, 무시가 굳어져 무심이 된다는 생각이 절로 떠올랐습니다. 일화를 더 소개하기 전에 이들 낱말의 바탕을 따져서 풀어보기로 합니다.
무시는 無(없을 무)와 視(볼 시)를 씨말로 하는 낱말입니다. 풀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사물의 존재 의의나 가치를 알아주지 아니함.
보이지 않거나 볼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보려고 하지 않은 것이죠. <마주해야 보인다, 본 것에 마음이 가면 녀긴다>에서 따졌던 내용이 무시無視라는 단어와 함께 다시 찾아옵니다.
한자 사전도 찾아봅니다.[1]
무심의 뜻도 찾아봅니다. 無(없을 무)와 心(마음 심)을 씨말로 하는 낱말입니다.
「1」 감정이나 생각하는 마음이 없음.
그렇게 무시하던 꽃에 오랜만에 관심을 가진 후에 호기심을 내어 묻고 따졌습니다. 육아하며 배운 이미지 검색을 활용합니다.
꽃 이름이 덴드롱이라고 하네요. 제 평소 행동과 오늘 아침 했던 행동을 도식화해 봅니다.
더불어 일상의 차림은 이런 작은 일, 그러니까 무엇을 보고 무엇을 보지 않을 것인가로부터 시작한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보고 나서 벌어지는 일이 있습니다. 알게 되니 어머니와 나누고 싶어 졌습니다. 어머니 역시 꽃이 가짜 같았다는 사실과 이모와 동생도 찾아가서 만져 보더라는 일화를 소개합니다.
덴드롱에 얽힌 일화도 여럿 들었지만, 그와 함께 어머니가 저와 당신이 관심을 지닌 소재로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1] 사전에 따른 가차假借의 뜻은 다음과 같습니다.
『언어』 한자 육서(六書)의 하나. 어떤 뜻을 나타내는 한자가 없을 때 뜻은 다르나 음이 같은 글자를 빌려 쓰는 방법으로, 원래 보리를 뜻하는 ‘來’ 자를 빌려 ‘오다’를 뜻하는 글자로 쓰는 따위이다.
(51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51. '되다'와 삼국시대의 풍류(風流)를 알게 하는 실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