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과 함께 배우기
지난 3월 <아이들 부모님에게 감정 카드를 추천합니다>를 쓴 후에 개인적인 변화가 있었습니다. 바로 <서툴게라도 감정 과학자로 입문하기>를 실천한 것이죠. 그래서, <아이가 슬퍼하는 순간에 감정 과학자로 변신하기>에 소개한 행동을 종종 하고 있었습니다. 이 글은 그중 일부를 소개하는 글입니다.
이런 행동을 하는 덕분에 서점에 갔을 때 눈에 띈 책이 있어 바로 구매를 했습니다.
벽에 붙여 놓은 무드 미터를 바라보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행동은 여러 차례 했었는데요. 이제 아이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단계에서 감정의 이름을 기억하는 단계로 나아가길 기대하는 마음에 샀습니다. 습관이 되려면 상당한 시간을 요하겠지만, 일단 시작을 하도록 돕고 싶었습니다.
소리 내어서 책을 읽는 모습을 보니 책 산 보람이 있었습니다. 부록으로 딸려 온 감정 카드를 꺼내더니 과거에 제가 하던 행동을 흉내 내어서 카드를 들고 저에게 퀴즈를 냈습니다. 흐뭇했습니다.
책 부록으로 딸려 온 감정 카드는 아이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전에 산 감정 카드는 이미 아이들의 관심에서 멀어졌지만, 새 카드는 다시 호기심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카드를 떼어 내야 하는 일을 두고 두 아들 사이에서 경쟁이 붙어 서로 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더니 놀이 도구로 익숙한 카드로 취급되어 섞기도 하고 합치기도 했습니다. 카드가 주는 매체의 물성에 아이들이 부여한 인식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둘째가 형과 놀다가 자신이 불리할 때 대처를 못 하면 항상 화를 내거나 우는 소리를 합니다. 이럴 때를 기다려 감정 카드를 활용한 일이 있습니다.
지금 기분이 어때? 화가 난 거지?
아이는 멋쩍었는지 아닌 체를 합니다. 자리를 옮기는 아이를 따라가서 그러면 실망한 것인지 묻습니다. 그 사이에 아이가 기분이 풀렸는지 그림을 보고 재미있어합니다. 그런 후에 또 카드를 보며 이런저런 자기가 아는 이야기를 말합니다.
둘째와 함께 노는 것을 좋아하는 큰 아이에게는 다르게도 적용해 보았습니다. 둘이 편을 먹고 저와 축구 시합을 할 때가 있는데, 종종 서로 다투면 둘째가 먼저 그만한다고 말하죠. 큰 아이가 둘째의 어떤 행동을 지적하자 놀린다고 느꼈는지 둘째가 울상을 지으면 그만두겠다고 했습니다.
큰 애가 어쩔 줄 몰라하며 저에게 와서 사실을 고했습니다. 제가 아이에게 일대일로 해도 괜찮겠냐고 물었고, 아이는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둘째의 기분을 풀어 주어야 하지 않겠냐고 설득했습니다. 큰 애가 부정적인 예상을 말했지만, 그래도 기분을 물어보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더니 그렇게 했습니다. 물론, 단박에 둘째 기분이 풀린 것은 아니었지만, 큰 아이가 그렇게 성의를 보인 후에 제가 다시 기분을 물었더니 축구 대신 캐치볼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어쨌든 감정 과학자로 보인 내용을 응용해서 셋이 함께 노는 일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아이에게 적용한 일이 몇 차례 있고 나서 한때는 저 스스로는 감정을 잘 살피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서툴게라도 감정 과학자로 입문하기>를 실천하기를 시작할 즈음에 열심히 하다가 잠시 정체기를 겪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시 속도를 붙이기 위해서 알람을 설정하여 불시에 스스로 감정을 점검할 수 있도록 책에서 소개한 How we feel 앱을 설치하여 사용하는 습관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아래는 제가 3일 정도 앱을 사용했던 흔적입니다.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려 했던 지식을 저에게도 적용하면서 다시 한번 <결혼은 사랑을 배우는 학교에 입학하는 일이다>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21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22. 둘째와 영어 책을 읽다가 감성 지능과 마음챙김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