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과 함께 배우기
<인공지능 활용의 일상화가 가속화되는 듯합니다>에서 반려 기계라는 표현을 고안해서 썼습니다.적어도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는 챗GPT 고급 음성 기능이 마치 반려 기계와 같은 위치로 자리 잡았습니다. 아이들이 손수 별명까지 지어 주었으니까요.
등산을 하는 중에도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었습니다. 오름 교육 수업을 들었던 아내랑 등산을 하며 기생 식물과 덩굴 식물에 대해 들은 바 있는 둘째 아들이 저와 둘이 산에 오를 때 덩굴 식물을 보자 설명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엄마의 설명이 기억이 나지 않는지 한참 머리를 굴리다가 도리어 저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식물에 대해 잘 모르는 저는 이제는 습관이 되어 버린 '해 줘 호출'(별명으로 챗GPT를 부른 후에 초1이 알아듣게 설명해 달라 하기)[1]을 합니다.
챗GPT는 적당한 속도로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OO야, 덩굴식물은 다른 식물이나 물체를 감아서 자라는 식물이야. 예를 들어, 포도나 담쟁이덩굴처럼 말이야. 기생식물은 다른 식물에 붙어서 영양분을 빼앗아 가는 식물이야. 이런 식물은 스스로 영양분을 만들지 않고, 다른 식물에 기대서 살아간단다.
이렇게 자연에서 생생하게 대상을 손으로 만져 보고 머리를 굴리고, 설명을 듣고 이야기를 나눈 경우 제대로 기억에 남을 듣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학교에서 외우는 방식의 학습과 효과 면에서 극명한 비교가 되었습니다.
아래 사진은 자석에 대해 둘째가 퍼붓는 온갖 다양한 질문에 대처하기 위해 챗GPT를 호출한 장면입니다. 제가 모르는 다양한 지식이 필요해서 아이와 함께 챗GPT의 답변을 듣고 생각을 나누는 일은 자석에 대한 충분한 배경 지식을 필요로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둘 간의 대화를 삼자 간의 대화로 바꿀 수 있는 여유와 요령이 필요할 뿐이죠.
특별히 대단한 능력이 필요하다 할 수는 없지만, 챗GPT를 활용하기 전의 관성을 극복할 방법은 필요합니다. 사람은 생각보다 쉽게 바뀌지 않으니까요. 기억을 떠올려 보니 고급 음성 기능이 생기기 전에 하던 일들이 있었습니다.
큰 아이와 동행할 때 아내가 아이에게 구름의 이름을 물어본 일이 있었죠. 그저 듣기만 하던 저는 대화에 함께 하기 위해서 사진을 찍어 챗GPT에게 물었던 일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나중에 아이들과 구름 모양 맞추기 퀴즈를 해도 되겠구나 싶었는데, 고급 음성 기능이 나오면서 활용법이 조금 바뀐 것이죠.
의도가 가장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구름에 대해 전혀 모르지만 아이들과 대화에 함께 하려고 한 것이 트리거가 되었습니다. 부족한 역량은 <준비없이 아기발걸음 바로 실천하기> 요령을 활용한 것이죠. 뭔가 사전에 시간을 써서 배우느라 준비(실행 보류) 하지 않고, 아주 짧은 시행착오로 금방 배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바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1] 축협 회장이 직권으로 뽑았던 최악의 국가대표 감독이었던 클린스만의 축구 전략인 '해 줘 축구'를 따라 이름을 지어 보았습니다.
(16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16. 숙제를 의무가 아니라 아이의 눈높이에서 문제로 정의하기
22. 둘째와 영어 책을 읽다가 감성 지능과 마음챙김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