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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진 Mar 12. 2024

책속에서_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

100

사람은 선호하는 것이 생기면 공정해질 수 없다.

예술은 미묘한 느낌과 예민한 순간들에 의존하기 때문에

편파적이지 않은 의견은 가치가 없다.

유감스럽게도 예술은 보고 듣는 이에게 ‘신성한 광기‘를 선사한다.

아름다움을 숭배하는 데 제정신인 것은 하나도 없다.

[정희진, 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 9]          



101

문학과 지성? 말할 것도 없이 문학(writings)은 인간의 최고의 지적 활동이다.

우리는 현실의 고통을 말할 수 없을 때 픽션의 힘을 빌리고자 한다.

(“이건 소설로 써야 돼”, “제 이야기를 좀 소설로 써주세요”)

문학은 재현의 재현, 비유의 비유라는 점에서 언어를 생산하는 공장이자

끊임없는 사전(典) 활동이다.

문학은 현실에 대해 말하되, 현실을 다르게 보이게 만든다.

하나의 비유는 열 개의 해석을 낳는다. 비유를 통해 기존 개념은 이동하고 분화한다.

전이(轉移), 전의(轉意)다. 은유(metaphor)는 meta(over)+phora(carrying)를

합친 단어로서 ‘뜻을 나른다‘는 의미다. 시인과 소설가들은 오만할 자격이 있다.

[정희진, 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 15]          



102

쉬운 글은 있을지 몰라도 쉽게 쓰인 글은 없다.

[정희진, 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 18]          



103

왜 불안해 보이는 사람의 판단은 신빙성이 없다고 생각하는가.

불안이 경험의 결과라면 더욱 믿을 만한 증언이 아닐까.

불안의 사회적 지위는 낮다.

우리는 직접 경험한 본 것(seeing)보다 기존의 통념(believing)을 더 신뢰한다.

[정희진, 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 25]          



104

인종이든 성별이든 ‘변형된(trans)‘ 몸이든

모든 인간의 눈물은 무색이고 피는 빨간색이다.

이 두 가지 색은 몸의 파열, 즉 체액이 밖으로 나올 때 -울고 피 흘릴 때- 에만 가능하다.

인간의 공통된 본질은 슬픔이나 고통으로 몸이 해체되었을 때만 인식 가능한 것이다.

[정희진, 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 39]



105

생각을 많이 해야 말을 조각할 수 있는 법이다.

[정희진, 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 65]          



106

말의 의미는 사전에 있지 않다.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관계에 있다.

[정희진, 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 85]          



107

나는 인간과 사회의 ‘질‘은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마음과 지성의 용량(capacity)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글에는 발신 주소(address)가 있지만,

특히 고통에 관한 글은 발화자가 명확하지 않으면 문제가 된다.

글쓴이의 위치성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으면

남의 고통을 팔거나 나의 고통만 중요한 글이 된다.

고통의 공감 불가능성 때문이다.

[정희진, 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 86]          



108

지식인이란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아는 사람이다.

그러나 이 자체가 불가능하다.

자신이 모르는 것을 어떻게 안단 말인가.

[정희진, 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 92]          



109

“성이 본질적으로 상반된 대립 관계라는 것은 완전히 틀린 말이다.

동물계와 식물계는 두 성으로 분리되어 있지 않다.

48개의 염색체 중 단 하나만 다른데도, 우리는 48개 전체가 다른 것처럼 행동한다.”

(29~34쪽, 맞다. 인간은 양성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양성평등 구호는 자제되어야 한다) ㅡ<여성, 거세당하다> 저메인 그리어의 글 인용(괄호는 정희진님)

[정희진, 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 141]



2024.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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