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공부해서 지식을 쌓으면 남들보다 조금 안다고 온갖 아는 척을 해대는 우매함의 봉우리에 우뚝 서는 시기가 있다. 그러나 조금 아는 걸로 택도 없다. 알면 알수록 더 모르는 절망의 시기가 반드시 온다. 이런 절망의 계곡에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는 전문가는 그저 무식의 최고봉에 있는 가짜 전문가일 뿐이다.
당뇨에 관한 가짜 전문가들의 무지한 조언들은 아래와 같다.
당뇨는 현미채식을 해야 낫는다.
당뇨는 간헐적 단식을 해야 낫는다.
당뇨는 저탄고지를 해야 낫는다.
당뇨는 소금물 요법을 해야 낫는다.
당뇨는 당질제한식을 해야 낫는다.
당뇨는 양약이 아닌 한방치료를 해야 낫는다.
당뇨는 콩(당뇨에 좋은 무언가)을 먹어야 낫는다.
당뇨는 당뇨약(또는 인슐린 주사)을 먹는 게 최선이다.
이미 경험으로 알겠지만 위의 방법으로 당뇨가 낫지 않는다. 잠시 효과가 있다가 사라지거나, 혈당은 좀 떨어지는 듯 하나 컨디션은 더 나빠질 수 있고, 아주 가끔은 당뇨가 좋아질 수도 있다. 여기서 운좋게 당뇨가 좋아진 사람은 본인의 경험을 일반화한다. (예: 혼자의 노력으로 당뇨를 완치한 개인의 경험을 책으로 내는 경우)
"이렇게 했더니 당뇨가 낫더라! 무조건 내 방식을 따라해!!" 우매함의 봉우리, 무식함의 최고봉에서 하는 조언이다. 이를 무작정 따라 하면 건강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악화될 수도 있다.
출처) 유튜브 책그림
필자도 당뇨를 공부하며 더닝크루거 효과를 경험했다.
(당뇨에 대해) 완전 무지할 때는 자신감이 제로였지만,
조금씩 알아가며 자신감이 치솟았다. (당뇨는 내가 공부를 좀 했는데...)
돌이켜보니 무지의 최고봉에 있던 시절이었다.
당뇨에 대해 검색해 보면 당뇨에 관한 조언들이 아주 난장판이다. 어떤 이는 당뇨에 현미채식이 좋다 하고 어떤 이는 저탄고지가 좋다고 하고 어떤 이는 소금물 요법이 좋다고 한다. 어떤 의사는 당뇨 발병 직후 빨리 약을 먹는 게 좋다 하고 어떤 의사는 운동과 식이를 해본 후에 먹는 게 좋다 한다. 이렇듯 당뇨병 치료 방법이 제각각 다른 이유는 다들 자신만이 정복한 무지의 최고봉(우매함의 봉우리)에서 하는 조언이기 때문이다.
무지의 최고봉에 있는 하룻강아지(가짜전문가)들은 때때로 범(진짜전문가) 무서운 줄 모르고 싸움을 건다.
그러나 백번 싸우면 백번 패한다. 진짜 전문가는 가짜 전문가와 논쟁조차 하지 않는다. 그저 실력으로 보여준다. 가짜 전문가는 눈문이니 연구니 하는 화려한 이론을 잔뜩 앞세우나 당뇨를 완치한 실제 사례가 없거나 극히 일부다. 동전이 몇 개뿐인 깡통은 요란하고 (가짜 전문가) 동전이 가득 찬 병은 조용하다 (진짜 전문가). 화려하게 치장하고 요란하다면(광고글/병원포함) 100% 가짜다.
무식하면 용감하다.
가짜 전문가인 하룻강아지가 백전백패 하는 이유는 자신도 모르고 상대도 모르면서 덤볐기 때문이다.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알아챈 하룻강아지(가짜 전문가)의 자신감이 급속도로 내려간다.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했는데 알면 알수록 모르는 단계, 이 지점이 바로 절망의 계곡이다.
절망의 계곡에서 자신이 무식하게 용감했던걸 깨닫고 자신이 부족함을 받아들이다.
그렇게 절망의 계곡을 다시 박차고 올라야 찐 전문가가 된다. 혼자 오를 수 없다. 수많은 현장 경험과 실제 임상이 같이 쌓여야 한다. 이론만 공부하거나 소수의 경험으로는 절대 절망의 계곡을 오를 수 없다.
현장 경험이 없는(당뇨완치 사례가 없는) 전문가는 자신의 역량을 과대 평가한다. 오히려 실력 있는 진짜 전문가는 겸손하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싶다면 무지의 최고봉에 있는 가짜전문가와 진짜 실력 있는 전문가를 가릴 수 있어야 한다. 당뇨가 완치되고 싶다면 수많은 가짜 중 진짜를 찾아야 한다. 진짜를 찾았다면 당신의 당뇨는 이미 완치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