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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청년 Jan 03. 2021

2020년 푸른청년 추천 책

2020년은 코로나로 시작해서 코로나로 끝났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았는데도 작년보다 못 읽었다. 2월에 이사한 것 때문인지, 넷플릭스와 유튜브 때문인지 모르겠다. 일 년 동안 총 53권의 책을 읽었는데 그중에 베스트 5와 추천 책 10권을 뽑아 보았다.


# 베스트 5

평균의 종말 - 토드 로즈 

책을 읽는 큰 즐거움 중에 하나가 편견을 깨줄 때이다. 마치 한스 로슬링의 ‘팩트풀니스'를 읽을 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우리 사회는 놀랍도록 평균에 기반한 사회다. 하지만 평균적인 인간은 없다. 평균을 기반으로 잘난 놈, 못난 놈으로 나누면 쉽다. 하지만 사람은 각각을 개별적으로 맥락적으로 봐야 한다.


신경 끄기의 기술 - 마크 맨슨 

단순한 자기 계발서라고 하기에는 작가의 통찰력이 놀랍다. 고통 없는 행복은 없다. 행복은 고통을 견뎌야 온다. 신경 끄기는 무심함이 아니라 몰입을 의미한다. 몰입 속에 자유와 해방이 있다. 그래서 삶은 역설 인지도 모르겠다.


2020 제11회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 

우리나라 젊은 작가들의 능력은 놀라웠다. 한편 한편 버릴 게 없다. 특히 평범한 시댁의 제삿날에 온 며느리가 느낀 감정을 한 편의 스릴러처럼 풀어낸 강화길 작가의 ‘음복’은 읽으면서 소름이 돋을 만큼 최고였다. 여성과 성소수자 그리고 편견에 맞서는 젊은 작가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 - 채사장 

138억 년에 걸친 우주와 인간의 역사를 정리해냈다. 왜 우리가 우주를 이해하려고 하는지 그 궁금증을 풀어준다. 우리의 자아는 우주를 품을 만큼 신비롭다. 개인적으로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보다 훨씬 좋았다.


지금 경계선에서 - 레베카 코스타 

문명이 복잡해지면 인간의 인식 한계점이 오고, 믿음이 지식을 대체하면서 멸망에 이르게 된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통찰력과 다양성을 확보하는 방법뿐이다. 저자가 ‘슈퍼밈'이라고 말하는 이 잘못된 믿음에 대한 사례들이 너무나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어 굉장한 설득력을 준다. 우리가 멸망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준다.



# 추천 10

불평등의 이유 - 노엄 촘스키 

세상이 불평등한 이유는 자본가들이 그렇게 되기를 원하고 그렇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들은 ‘민간기업의 이익이 곧 국가의 이익'이라고 말한다. 자신들이 위험에 처하면 구제금융으로 도와주고 강력한 군사력으로 통제할 수 있는 국가를 원하며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기를 바란다. 민주주의와 평등의 모습으로 가장해서, 그렇다 바로 지금 우리 모습이다.


담론 - 신영복 

신영복 선생님의 강의 녹취록이다. 우리는 왜 공부를 해야 하며, 왜 관계가 중요한지 말해준다. 공부란 살아가는 것 그 자체이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만 한다. 세계의 본질은 관계이며 내 정체성은 관계를 통해 형성된다. 선생님의 말씀에 울림이 크다.


쇼코의 미소 - 최은영 

최은영 작가의 단편 소설집이다. 관계가 힘들어지는 이유는 나와 비교하여 잘난 사람, 못난 사람으로 나누어, 잘난 사람에게는 열등감을, 못난 사람에게는 우월감을 가지기 때문이다. 표제작인 ‘쇼코의 미소’에서는 일본에서 교환학생으로 온 쇼코와 한국의 소유의 삶이 사인과 코사인 그래프처럼 교차한다. ‘재능 없이 꾸는 꿈은 허울이고 천천히 삶을 좀 먹는다.’는 소유의 깨달음이 쇼코의 미소와 오버랩된다.


습관의 힘 - 찰스 두히그 

잘 깨닫지 못할 지라도 우리 일상의 대부분은 습관에 의해 행동한다. 그만큼 좋은 습관을 늘려가고, 나쁜 습관은 고쳐야 한다. 하지만 한번 고착된 습관은 고치기가 매우 어렵다. 따라서 습관의 원리를 이해해야 한다. 어떤 신호가 오면 반복행동을 하게 되고, 반복행동에 따른 보상이 주어지면 습관이 된다. 습관은 없애는 것이 아니고 바꾸는 것이다.


죄와 벌 - 도스토예프스키 

너무나 유명한 소설이라 설명이 필요 없겠지만 우리에게 ‘죄란 무엇인가?’ 묻고 있다. 범인은 사람을 죽이면 감옥에 가지만, 초인은 사람을 죽이면 영웅이 된다. 하지만 사람을 죽이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면 사이코패스일 뿐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테라 

이 또한 너무나 유명한 소설이다. 네 명 남녀의 영원할 거 같던 사랑과 배신이 교차하고, 그 당시 체코 사회에 만연해 있던 ‘키치 주의(B급인데 A급처럼 포장한 예술)'를 비판하고 있다. 인생은 무겁지만 그 삶을 살아가는 존재들은 서로 배신하며 공허함을 느끼며 그래서 가볍다. 그런 존재의 가벼움을 작가는 참을 수 없다.


여행의 이유 - 김영하 

난 김영하 작가의 소설보다 에세이가 좋다. 작가는 여행이라는 것이 원래 의도한 방향과는 다른 결과를 가져오는 의외성이 있어서 좋고, 여행하는 동안은 현재만 생각하고,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련,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을 잊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한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김초엽 

우리나라 sf소설계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단편소설집인데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에서는 갈등과 고난, 전쟁이 없으면 유토피아인가?라고 묻고 있다. 표제작인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에서는 경제성 때문에 중단된 동면 기술 권위자인 할머니가 텅 빈 우주정거장에서 가족이 먼저 가있는 행성으로 가기를 기다린다는 내용이다. 김초엽 소설에는 기술을 넘어선 인간이 있다. 


연을 쫓는 아이 - 할레드 호세이니 

아프가니스탄 카불에 사는 주인 아들과 하인 아들의 평생에 걸친 우정과 양심, 죄책감에 관한 소설이다. 이 소설은 죄책감이 선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진짜 구원일 수도 있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진짜 선은 죄책감이 들지 않도록 행동하는 것이다. 작은 폭력의 공포에도 굴복하고 마는 나의 비겁함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소설이다.


일의 기쁨과 슬픔 - 장류진

2020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에서 ‘연수'라는 단편으로 접했던 작가인데 내공이 더 상승한 거 같다. 마치 현실 회사생활을 사진을 찍어놓은 듯한 묘사가 인상적이다. 평범한 사람들과 평범한 상황 속에서 묘한 긴장감을 주고 답을 제시하지 않는 절제력을 보여준다. 표제작인 ‘일의 기쁨과 슬픔'에서는 판교 스타트업 기획자로서 개발자와의 갈등과 카드회사에서 사장에게 찍힌 후 월급 대신 포인트로 받는 직장인의 아픔을 분노가 아닌 자신이 온전히 감당해야 하는 것으로 그리고, 그게 현실인 것이 화난다.



올 한 해 위에 책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즐거웠다. 정리하다 보니 이때 읽었던 감정들이 되살아난다. 과연 난 작년보다 1%라도 성장했나? 내 경험과 이해는 내 안에서 곱씹어져 내 행동에 조금이라도 반영되었나? 반성한다. 제발 내년에는 더 나은 내가 되기를 빈다.


내가 올해 읽은 책 53권 리스트는 아래에서 볼 수 있다.

https://docs.google.com/spreadsheets/d/1RD96NbS85-KsTLhDPYqn4Ks8QSYiWg15S4LmLyxE46A/edit?usp=sha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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