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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성이 아빠 Nov 29. 2020

15개월 정산; 긴다는 게 뭐죠?

휴직 213일째, 민성이 D+462

'애호박을 통째로 집은 뒤, 입으로 가져가 맛있게 냠냠.' / 2020.11.27. 우리 집


코로나 난리에도 시간은 간다. 민성이가 어느덧 생후 15개월 생활을 정리(?)하고, 16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갈수록 개월 수 세기가 힘들어서, 아이 생일인 매달 26일을 기준으로 삼기로 했다.


15개월 민성이는 기어 다니는 생활을 완전히 정리했다(기는 아이 vs. 걷는 아이). 그가 길 땐 테이블 밑에 들어가야 하거나 어디엔가 머리를 찧을 것 같을 때뿐이다. 


날씨가 좋을 땐 민성이와 걸어서 등하원하기도 했다(아이를 기다리다). 물론 그와 함께 집까지 걸어오려면 하세월이지만,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었다.


키가 크고, 머리는 똑똑해지면서 민성이는 예상치도 못한 물건을 집어올 때가 많아졌다(아들, 그거 어디서 가져왔어). 똑같은 책을 가져와 몇 번이고 읽어달라 하기도 했다(독서 지옥). 아내와 나는 더 바빠졌다.

민성이 옆머리가 귀를 가릴 정도로 자라 아이는 처음으로 머리카락을 잘랐다(짧게 잘린 내 머리가). 또 아이와 차를 타고 처음으로 1시간 거리에 놀러 갔지만, 아직 무리라는 걸 깨닫고 돌아왔다(민성이의 장거리 여행?). 


15개월 민성이는 뭐든 빨리 배웠다. 어린이집에선 배꼽 인사를 배워왔고(민성이의 배꼽 인사), 할머니에겐 '때찌'를 배웠다(때찌 때찌). 불쑥 턱을 내밀어 아내와 나를 걱정시키기도 했다(아래턱을 내미는 아이).


지난 한 달은 아이 감기로 좀 고생을 했다. 콧물과 기침 증세가 3주 넘게 이어졌고(싫다, 찬 바람), 그래서 한동안 우리 부자는 키즈카페 '죽돌이'가 되었다(평일 오후, 키카의 부자).


나는 육아휴직 200일을 돌파했다. 여전히 우울할 때도 있었지만(라면을 끓이다가, 똑같이 아들 걱정)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느낄 때가 더 많았다(남편, 육아휴직 쓰길 잘했지?).


16개월의 시작은 심상찮다. 당장 내 육아 라이프의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어린이집이 휴원했다(어린이집이 문을 닫았다). 걱정이 태산보다 높지만, 아이와 새로운 추억을 쌓을 기회인지 모른다. 좋게 생각하자. 힘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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