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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lys Mar 22. 2020

교사로서, 내 삶의 주인으로서

부산 금성초등학교 백점단 교장선생님

우리는 중간자적으로 안내하고 있었습니다. 

부산새넷은 3월 18일 급히 운영위원회를 열었습니다. 어려움 속에서 운영위원회가 열릴 수 있을까도 걱정했지만 많은 위원들이 참여했습니다. 건강과 안부를 묻는 것이 예사롭지 않았던 우리는 곧 코로나 19 감염병 사태로 인하여 휴업이 연장되는 지금, 부산의 아이들과 선생님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상황을 서로 나누었습니다. 

우리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 아이들에게 주고 있는 안내는 원격학습과 생활지침이 대부분이라는 것입니다. 주로 원격이나 학습배움터 중심의 생활을 아이들에게 안내하는 것인데 살펴보니 교육부와 교육청에서 내려온 공문에서 지시한 대로 교사는 중간자적으로 안내하고 학생을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이 상황을 맞는 교사들도 교사로서 삶의 주인이고 집에서 생활하고 있는 아이들도 삶의 주인인데 주인 된 자세로 이 상황을 맞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교사로서 이 상황을 주인답게 풀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자기 삶의 주인이듯이 교사들도 교사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이 상황을 주인답게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교육청의 공문이나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주인으로서 지금의 어려움을 교육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에 운영위원 모두 동의하였습니다. 공문이나 지침에 의해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의 주인 된 마음, 학생도 자기 삶의 주인으로 이 상황을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후에서야 학생들도, 교사들도 배움터 등이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입니다.      


교사는 주인으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할까 돌아보니 일차적으로는 아이들과 면대면 대면을 못하지만 관계맺기는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관계를 맺기 위해 전화도 할 수 있고 ,상담도 하고 아이들의 안부도 묻고 부모들의 어려움도 묻고 등이 필요한 것입니다. 초등학교도, 중학교도, 학교에 오지 못하는 모든 아이들을 우리가 손놓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삶을 챙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집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부모들은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그런 것을 묻는 상담 전화를 해서 관계 맺기를 하자! 라고 약속 했습니다. 그래야지 아이들이 돌아왔을 때 우리는 제대로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아이들과 관계를 맺으며, 우리는 아이들 삶이 반영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가르칠 준비를 해야 합니다. 3월이 되면 아이들과 살아가느라 옴짝달싹 못했던 우리들 모습을 돌아보면서 이 어려운 시기 묵묵히 우리는 준비를 더 잘해야 합니다.      


관계를 맺으며, 교육과정도 준비합시다. 

그렇게 관계도 맺고, 교육과정도 준비하다보면 아이들이 많이 보고싶어질 것입니다. 학교와 선생님들은 더 보고 싶은 마음을 살짝 살짝 드러내보여야 합니다. 아이들이 더 보고 싶으니 보고 싶은 마음을 담아 엠블렘도 만들고, 플랭카드도 만들어 보기로 하였습니다. 

먼저 아이들을 그리워하는 선생님의 마음, 학교가 얼른 아이들로 살아 움직이는 곳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엠블렘을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부산 새넷에서 직접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전국 새넷 본부에게 제안하였습니다. 고맙게도 새로운학교지원센터에서 이 제안을 받아주었습니다. 

둘째 새로운 학교에서 사랑하는 아이들을 기다리는 마음이 담긴 플랭카드를 제작하여 교문 위에 거는 운동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아 사랑한다. 보고싶다.”, “건강한 모습으로 개학 때 만나자.”, “노란 봄꽃이 피었습니다. 학교의 진짜 꽃은 아이들입니다.” 등으로 선생님들이 학교에서 아이들을 기다리는 마음을 표현하기로 약속하였습니다. 


아이들이 그립습니다.

새넷 선생님, 아이들이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선생님들도 삶의 주인이 되어 교육으로 이 상황을 맞이해주시길 부탁합니다. 






들어가는 글_새넷 2020 특별호


1. "우리집에 ON 우리반", 경기 대덕초등학교 구자혜 선생님


2. "교사로서, 내 삶의 주인으로서", 부산 금성초등학교 백점단 교장선생님


3. "아이들이 있어야 학교다." ,경기 남수원중학교 강문영 선생님


4. "만나진 못해도 연대는 합시다.", 강원 옥천초 운산분교 박민석 선생님


5.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에서 우리는", 경기 선행초등학교 유향우 교감선생님


6. "담임교사인 제가 알아야 할 것이 있을까요?", 제주새넷 이문식 선생님


7. "경기새넷 희망백신", 경기새넷 김명희 선생님


8. "충남교사 지혜모으기", 충남 우강초등학교 김대현 선생님


9. "코로나19로 인한 돌봄상황과 온라인학습에 대한 의견", 서울 상천초 이준범 교장선생님


10. "새로운학교네트워크 휴업일지", 새로운학교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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