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학교네트워크 소식지
상사화
도종환
남쪽에선 태풍이 올라오는데
상사화 꽃대 하나가 쑥 올라왔다
자줏빛 꽃봉오리 두 개도 따라 올라왔다
겁도 없다
숲은 어떤 예감으로 부르르 떨고 있는데
어떤 폭우 어떤 강풍 앞에서도
꽃 피우는 일 멈출 수 없다는
저 무모한
저 뜨거운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온 나라가 큰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감염병이 번진 사회는 위기가 사라진 후 더 큰 변화가 일어난다고 합니다. 어려움을 겪으며 사회 구석 숨겨진 것들이 제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공동체 의식과 포용, 연대로 감동을 주고 받고있는 국민들에게 존경을 보냅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맨 몸처럼 드러난 학교를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구성원의 차이가 부각되고, 정책과 지침을 기다리는 우리가 얼마나 타율적인 삶을 살았는지도 알게되었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PC방을 돌아보고 온라인 학습 시스템을 만들다 깨닫게 되었습니다. 교육부-교육청-학교-교사로 이어지는 관리의 맨 마지막에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예기치 않게 공간의 경계가 사라진 학교에서, 아이들이 없는 곳에서 관계를 맺어야 했습니다. 아이들이 자기 삶의 주인이듯 교사도 자기 삶의 주인으로서 이 상황을 맞이하고 교육적으로 열어가는 노력들을 새넷 선생님들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하게 만드는 사람인 교사가 교육적 삶의 주인이 되어 학교를 학교답게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긴 시간 혼자 있는 아이를 찾아 책과 꽃을 안겨주고, 학교의 기다림을 전화로, SNS로, 그림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선생님들도 지혜를 모았습니다. 쉽게 만나지는 못하더라도 연대하며, 새로운 학교의 관계와 수업, 교육과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길어진 휴업,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을 생각하며 마음을 모으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없는 학교에서 아이들이 있어야 학교라는 것이 분명해졌습니다. 우리 교육의 미래는 이제 우리가 만들어가는 길로 열려져 있습니다. 위기를 견디고 난 후 학교의 미래가 담긴 웹진 '새넷'의 2020년 특별호입니다.
들어가는 글_새넷 2020 특별호
1. "우리집에 ON 우리반", 경기 대덕초등학교 구자혜 선생님
2. "교사로서, 내 삶의 주인으로서", 부산 금성초등학교 백점단 교장선생님
3. "아이들이 있어야 학교다." ,경기 남수원중학교 강문영 선생님
4. "만나진 못해도 연대는 합시다.", 강원 옥천초 운산분교 박민석 선생님
5.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에서 우리는", 경기 선행초등학교 유향우 교감선생님
6. "담임교사인 제가 알아야 할 것이 있을까요?", 제주새넷 이문식 선생님
7. "경기새넷 희망백신", 경기새넷 김명희 선생님
8. "충남교사 지혜모으기", 충남 우강초등학교 김대현 선생님
9. "코로나19로 인한 돌봄상황과 온라인학습에 대한 의견", 서울 상천초 이준범 교장선생님
10. "새로운학교네트워크 휴업일지", 새로운학교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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