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육아휴직을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육아휴직하면 뭐 하고 놀 거야?”라는 질문을 수없이 받았다. 아무리 육아를 한다고 해도 믿지 않는 눈치였다. 그들에겐 육아는 당연히 엄마가 알아서 하는 거라는 인식이 뿌리 깊게 박혀 있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나는 잘 돕는 편이야.’라며 우쭐대는 사람이 있는 정도다. 육아는 돕는 게 아니고 함께하는 것이라는 기본 명제도 머릿속에 들어있지 않았고 이는 지금까지도 현재 진행형이다. 육아를 맡아서 하는 나를 보는 주변의 시선은 마냥 따뜻하고 곱지만은 않다. 언제까지 그렇게 시간을 낭비하며 놀 것인지 걱정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가치를 매길 수도 없는 이 놀라운 시간을 아무리 설명하려 해도 소용없다. 그들의 꽉 막힌 사고와 철저한 무관심에는 비집고 들어갈 틈이 전혀 없다. 그들에게 아이는 그냥 내버려 두면 알아서 크는 존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육아하는 아빠의 어려움은 아이와 지내는 시간에서 나오기보다 주변의 몰이해에서 나온다. 그럴 때마다 힘이 쭉 빠진다.
지금 내 삶은 육아가 중심이다. 눈치 보며 엄마와 아이 주변에서 맴돌기만 하던 시기를 뒤로하고 이제는 아이와 가장 가까이서 함께하고 있다. 육아휴직을 사용하면서 다시 오지 않을 아이와의 시간을 누렸다. 처음 경험해 보는 소중한 시간의 매력에 빠졌다. 이 매력에 헤어 나오지 못하고 육아휴직 기간이 끝난 뒤 개인 휴직을 사용하여 또 다른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렇게 아이와 꼭 붙어 있게 되면서 많은 것이 달라졌다.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면서 무신경했던 내가 변했다. 이 작고 어린 존재가 주변의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는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다. 아이는 함께 지내는 아빠 엄마는 물론이고 집 밖에서 접하는 모든 것들을 스펀지처럼 흡수한다. 세상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지식을 알아가고 표현하는 모습은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신비로운 광경이다.
*하지만 모든 일엔 명과 암이 있듯이 반대의 경우가 늘 있었는데... (책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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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제가 쓴 책이 나왔습니다. 애만 만들고 아빠인 척하던 제가 변해가는 이야기입니다. 아닌 척 모른 척했지만 저도 그저 엄마가 애를 키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저 같은 사람이 많아져서 함께하는 육아가 당연해지는 날을 꿈 꿉니다. 책 표지에 적어 둔 것처럼 인세 수익은 모두 필요한 아이들에게 기부합니다. 다른 욕심 없이 오로지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져서 세상이 변하길 바랍니다. 아이가 있거나 아직 없거나 다 컸거나 심지어 없을 예정이어도 읽으면 좋습니다. 엄마 아빠가 함께하는 육아를 아이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이해해야만 바뀌기 때문입니다.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필요한 분들에게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순간을 나눌 수 있어서 기쁩니다.
이 글은 브런치(brunch)를 통해 원고 청탁을 받아 작성한 글이다. 처음으로 대가를 받고 마감에 맞춰 쓴 글인 셈이다. 나아지지 않는 고민을 계속하다가 꾸역꾸역 써서 보냈던 기억이 있다. 관대하신 편집자님 덕분에 수정 없이 초안 그대로 문단 재배치를 통해 올라갔다. 신비롭게도 이 두 글은 분명히 다른 느낌을 가진다. 다른 이는 못 느낀다고 해도 생각이 많았던 원작자는 느낄 수 있다. 이곳에는 따끈따끈한 날 것 그대로의 초안을 남겨 놓는다. 어느 글이 더 낫다 보다는 편집자의 손을 거치면 변화할 수 있다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 작은 변화를 통해 완벽히 새로운 글로 탄생시켜주셨다. 이는 내 글을 나보다 더 열심히 읽어주시고 고민해주신 덕분일 테다.
드디어 했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결심했던 '써서 버는 돈은 모두 기부하자'를 행동으로 옮겼다. 어제저녁에 입금된 첫 원고료를 방금 전에 후원을 마쳤다. (다음 기부는 첫 인세이길 희망하며 - '첫 책은 이곳에서 내고 싶다.') 지난 글에도 밝혔지만 내가 뭐 대단한 동기가 있어서 이런 마음을 먹은 것은 아니다. ('글에는 힘이 있다 - 첫 원고 청탁, 첫 원고료, 첫 기부')
글이 주는 조용하지만 따뜻한 힘을 표현하고 싶었다. 글을 쓰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그것을 알리고 싶었다. 이로 인해 생기는 기쁜 일은 모두 내 삶의 덤이기에 나누고 싶었다. 내 글로 생기는 좋은 일이 오롯이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쓰는 것은 나지만 결국 글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은 읽어주시는 다른 분들이기에. 이렇게 남기는 이 글이 또 다른 기적을 만들어가길 바라며. 매일 새벽마다 남겨가는 나날들 속에 오늘은 꽤 큰 보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