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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p Side Feb 14. 2018

선생님이 OECD에 들어간 이유는?

3년차, 국제기구, 파리에서 일하기

 이번에 만나 본 인터뷰이는 누가 보아도 참 흥미로운 이력의 소유자이다.

  

 한국에서 교직에 몸 담그고 있다가 현재 파리 OECD 교육국으로 ‘파격적인' 이직을 한, 그래서 더더욱 Up (業) Side 독자분들께 소개시켜드리고 싶은 그녀를 만나보았다.


 파리의 셰익스피어 서점에서 인터뷰하기로 한 날, 그녀는 점심을 대접하겠다며 나를 집으로 초대했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에끌레어 드 제니(L’Éclair de Génie)’에 들러 디저트를 준비해갔다 :D



-Up (業) Side 목차-

01. 토종 한국인, 세계를 누비는 해외 기자가 되다

02. 선생님이 OECD에 들어간 이유는?

03. 전략 컨설팅이 궁금하다고? (Feat. 뉴욕 컨설턴트)

04. 어쩌다 된 의대생, 소아과 전문의가 되기까지

05. 스타트업에 간 회계사

06. 훌륭한 화장품 뒤에는 훌륭한 마케터가 있다

07. 벤처 투자와 결혼한 남자의 이야기

08. IT 서비스 기획자: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09. 공연기획 하고 싶은 사람 손!

10. 달콤한 인생, 파티쉐가 되다

11. 다들 주목! OECD 아프리카 담당이 한국인이라고?

12. 패셔너블해야 패션MD 하나?

13. 나의 두 번째 직장, 사모펀드(PE)의 A to Z

14. Next Steve Jobs? 상품 기획자의 삶

15. 우리가 머무는 공간을 만든다, 가구기획자 이야기

16. 교사 라이프가 궁금해? 임용부터 담임까지

17. 번역가 A씨의 일일

18. 국내 통신사에서 미국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19. 가깝고도 먼 직업, 방송 PD

20. 미생이 담아내지 못한 상사 이야기


파리의 셰익스피어 서점에서,



1) OECD에서 전세계의 교육 정책을 컨설팅하다.
2) 국제기구, 그녀의 입사 스토리


 안녕하세요 언니ㅎㅎㅎ 오늘 점심 초대 감사드려요! 


 안녕하세요ㅎㅎㅎ 오늘 날이 화창해서 밖에서먹기 딱이네요. Up (業) Side 에 올라온 인터뷰들을읽으며 Up(業) Side가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는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교직에 있으며 아이들에게 ‘경찰', ‘선생님', ‘연예인’ 말고도세상에 다양한 직업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지만, 세세한 이야기를 전해주기는 쉽지 않았거든요. 



[OECD에서 전세계의 교육 정책을 컨설팅하다.]


감사해요 언니ㅎㅎㅎ 저희도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나누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힘이 되는 말이네요. 우선 Up  (業) Side 독자분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


 저는 현재 파리에 위치한 OECD에서 근무하고 있구요, 한국에서 중학교 교사로 지내다 핀란드에서교육학 석사를 마친 뒤 이 곳에서 교육정책 컨설턴트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올 여름이면 여기서 일한 지만 2년을 꽉 채우게 되네요. 


 OECD를 경제 관련 국제기구로만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을텐데요, 경제분야 이외에도 환경, 이민, 에너지, 농업 등과 같은 다양한 사회분야 정책과 관련하여 국가간 협력을 도모하는 국제기구 입니다. 그 안에서 저는 교육직능국(Directorate for Education and Skills)에서 근무하며,  교육 분야의 다양한 주제 중에서도, 교사 출신이었던 경험을 살려 ‘교원정책'에 관한 국제 비교 연구 프로젝트 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교원정책' 이요? 교육 관련해서 교원정책이라는 말을 저 처음 들어봤어요..! 


 ‘교육’을 잘하려면 그 교육을 직접적으로 담당하는 교사들을 잘 교육시키고 잘 선발해야 해요. 그것과 관련된 정책이 '교원정책'인거죠.


 좋은 교원정책이 뒷받침 되어야, 교사가 될 분들 혹은 교사가 된 분들이 아동・청소년의 배움, 학생과 교직에 대해 이해하고, 미래 사회에서 요구되는 여러 지식과 기술, 새로운 가치와 태도를 학생들에게 잘 가르칠 수 있어요.

 

 저희가 주로 하는 일은 각 국가의 교원정책 시스템에 대해 '거울'이 되어주는 거에요. 어떤 나라에는 교사가 되려는 사람이 너무 없어서 문제이고 또 교사를 선발하는 시스템이 효율적이지 못한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각 국가의 정책가들이 OECD를 통해 자국의 교육시스템에 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리뷰를 받아보고 싶어하는 것 같아요. 지금 저희 프로젝트에는 우리나라, 일본, 노르웨이, 호주, 네덜란드, 영국 웨일즈, 미국 이렇게 7개 국가가 참여하고 있어요. 



 교육 시스템을 리뷰한다니..언니네 팀은 정말 할 일이 많겠네요?


 네, 관련 문헌 연구부터 시작해서 국가 방문, 결과물 출판과 컨퍼런스 개최 등의 일을 하고 있는데, 여러 분들과의 협업을 통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국가를 방문할 때에는 외부 전문가분들과 함께 각국 교육 관계자분들을 만나서 그 나라의 교원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요. 신규 교사, 사범대학생은 물론 정부 및 지자체의 교육정책가와 행정가분들, 사범대와 교대 교수님들, 총장님들, 교장선생님 등을 만나죠. 각 국가의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분들이 이런 인터뷰 일정을 계획해주시구요.


 다양한 국가 관계자분들을 만나고 그 분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저희 팀과 국제 전문가 분들의 시각을 종합해, ‘거울’과 같은 보고서와 결과물들을 만들고 있어요.



 조금 쉽게 말하면, ‘임용고시’가 과연 선생님을 뽑는 데에 있어서 효율적인 시스템인가 아닌가를 체크하는 건가요? 

 

 음… 교원선발도 저희가 중요하게 다루는 한 부분이지만, 저희가 리뷰하는 교원정책은 그보다 좀 더 넓은 영역을다뤄요. 저희가 개발한 “OECD 신규교원양성과정 모델 (OECD Initial Teacher Preparation Pathway Model)” 에 따라서 여섯 가지영역을 주로 살펴봅니다. 교원 선발도 그 중 한 영역이구요.


  

신기하네요 ㅎㅎ 설명 좀 간략히 들을 수 있을까요?


 첫번째로는 ‘교직을 어떻게 매력적인 직종으로 만들 수 있을까’인데 우리나라나일본은 이미 선생님이라는 직업이 인기가 충분히 많기 때문에 잘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어떤 나라들은교직이 정말 인기가 없어서 티비 광고를 내보내기도 해요. 교원 양성 프로그램에 등록하면 우리가 장학금얼마를 줄게 이런 내용으로요. 


두번째는, ‘어떻게 좋은 지원자를선발할 수 있을까’예요. 어떤 기준으로 예비교사를 뽑을 것인가를살펴보는 영역이죠. 


 세번째는, ‘어떤 교사 양성 과정을 마련해야하는가’인데, 실제 예비 교사들이 교직에 나가기 전에 어떻게준비하는가에 관한 내용이기 때문에 제일 중요한 부분일 수도 있겠죠? 


 네번째는, 이런 시스템이 잘 작동하도록 ‘관련 기관의 협력과 외부 평가 시스템이잘 작동하고 있는가’이고, 다섯번째는, ‘교사 자격증 발급과 선발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봅니다. 거기서 끝나는게 아니라 마지막으로, 갓 교직에 들어선 ‘신규교사들을 얼마나 잘 지원하는가’도 저희가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부분입니다.


 이렇게 초기 교원교육까지 포함한 여섯가지 영역에서 각국 교원정책이 어떤 장단점을 가지고 있는지 피드백을 주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ㅎㅎ


인터뷰이가 준비해준 점심! 화창한 날씨에 그녀의 집에서 먹는 샌드위치와 과일은 정말 맛있었다!


 아 맞아요. 저번 인터뷰이가 했던 말 중에 ‘OECD는 정부를 대상으로 하는 컨설팅펌 같다' 라는 말을 언니가 하셨다고 들었어요ㅎㅎㅎ 그러면 정부에서 ‘우리 교육시스템 한 번 체크해주시겠어요?’ 라고 의뢰가 들어오기도 하겠네요?


 네, 각 국가들이 관심 영역을 먼저 표출해서 프로젝트가 생기기도 하고, 프로젝트가 시작된 뒤 저희가 홍보를 하기도 해요. OECD가 정부를 대상으로 하는 컨설팅펌 같다는 생각을 한 이유는, 각 국가가 정책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 어떻게 계획을 세우고 실행할 지에 관해 외부자의 시각에서 현재 시스템을 검토하고 제안을 해주기 때문이에요.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는 ‘어 그래, 신규교사 양성이 잘되도록 도와주는 프로젝트구나!’ 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이 일에 대한 이해가 점차 깊어지고 난 후에는 이웃나라에 이미 존재하는 좋은 정책을 나누고 개선방향을 제안한다는 점이 마치 컨설팅펌에서 사기업에게 좋은 사례와 방향을 조언해주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서도, 여러 국가가 모여 만든 국제기구의 특성상 이런 프로젝트들을 통해 여러 국가 간의 긴밀한 교류와 협력을 촉진한다는점, 각 나라의 대표들과 주요 국제기구들이 이사회를 개최하여 프로젝트의 방향성에 대해 논의한다는 점 등에서 OECD는 일반 컨설팅펌과는 확연히 다른 목적과 특징이 있죠.



 어느 하나 안 중요한 부서가 없겠지만, 어떤 일을 하기 위해서는 배우고 공부해야 하듯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직능국은 정말 중요한 부서 중 하나일 것 같아요. 그 안에 팀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교육직능국은 총 인원이 200명 정도 되는데요, 그 안에서 주제에 따라 다시 부서(Division)로 나뉘어요. 가령 저희 부서는 유아・초・중등교육을 맡고 있고, 고등교육이나 대학교 이후를 담당하는 부서도 있죠. 


 각 부서 밑에는 여러 프로젝트를 주관하는팀들이 있구요. 교육연구혁신센터(CERI: Center forEducation Research and Innovation)라는 별도 독립된 센터에서는 시대 변화에 맞추어 학생들을 어떻게 교육시켜야할까와 같은 연구를 하기도 해요. 예를 들어 교육 혁신이라던지 21세기에우리에게 필요한 기술을 정의하고 찾는 것 등이요. 



진짜 ‘큰 일’을 하시네요.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도 그렇구요!


지금은 배워가는 단계이지만, 계속해서 이 분야에서 일을 하게 된다면조금 더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 할 것 같아요ㅎㅎ



 사실 OECD에 교육국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무슨 일을 하는 건지 감이 안 오기는 했어요. 언니가 말씀하신것처럼 OECD는 경제분야의 일을 중점으로 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잖아요. ‘경제랑 교육? 둘 사이의 연관성이 뭘까?’ 생각했죠. 


 원래 교육은 노동과 고용을 다루는 다른국의 작은 부서에서 다뤘는데 규모가 커지고 커져서 지금과 같은 별도의 국이 만들어지게 되었대요. 교육이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으면서 규모가 커진 것이 아닐까 싶어요 :)



 어떻게 보면 되게 연관있는 일인 것 같기도 해요. 장기적인 시각에서의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교육이 필요한 거는 사실이니까. 


 저도OECD에 직접 들어오기 전에는 이 곳에서 이렇게 다양한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줄은 몰랐어요.  OECD 교육국에서 하는 프로젝트 중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프로젝트는   PISA (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라는 국제 학생 평가 프로그램인데, 전세계 15살 아이들을 대상으로여러 분야의 평가를 실시해 과학, 수학, 읽기 능력과 금융지식, 협업력, 학교 만족도 등을 조사하죠. 


 워낙 전세계적으로 알려진 프로젝트이다 보니 대규모 표준화시험이라는 이유의 비판도 있긴 해요. 그런데 아까 언급했던 것처럼, 사실 OECD가 일반 컨설팅펌같이 완전한 외부자로서 국가를 평가하는것은 아니거든요. 여러 국가 간의 협력과 동의를 거쳐 진행되어 온 결과물이고, 프로젝트의 방향을 결정하는 국가들도 단순히 자국 교육시스템의 등수 매김을 목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건 아니라고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제가 정말 아쉬운 부분은 PISA 결과가 각국 미디어에 보도될 때 ‘참가국 중 1등은 어느 나라이고 우리나라는 몇 등이다.’ 라는 정도로만 주로 다루어진다는 점이에요.


 3년마다 펴내는 PISA  결과 보고서가 6-7가지 주제별로 4-500페이지에 달하는데, 언론에 보도될 때는 ‘단편적인 등수’만 전달되고 정말 의미있는 정보들, 예를 들면 가정배경과 평가결과의 관계, 남녀학생의 특성차이, 학교 간의 성적격차와 그 배경 등은 깊이 논의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는 국가별 등수 뒤에 숨겨진 의미있는 정보들이 더 주목받고, 이런 자료들이 기존 정책을 개선하기 위해 잘 활용되면 좋을 것 같아요.


( OECD의 PISA 프로젝트 ☞http://www.oecd.org/pisa/ )



 저는 개인적으로 교원정책 관련해서 광고하는 게 놀랐어요..! 혹시 일을 하시면서 그런 경험이 있으세요?


 있죠ㅎㅎㅎ 좋은 의미로 충격 받을 때가많았어요. 사실 우리나라에 생각보다 좋은 점들이 많은데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들이랄까요? 보통 자국에 대해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안 좋은 도 많이 알게 되잖아요. 그리고좋은 점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아까 말했듯, 어떤 나라에서는 교원 확충이 잘 안되기 때문에 ‘교직에 대한 사회적인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어 가야 한다’와 같은 정책을 제안하는 건데 우리는 그런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되잖아요. 이렇듯 우리나라에 있는 좋은 점들을 너무 당연히 여기고 있다가 이곳에 와서 비로소 깨달았을 때, 좋은 의미에서 놀랐던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서는 교사가 되었다고 하면 ‘와 잘됐다~ 임용시험 치르느라 고생했네’ 처럼 좋은 반응을 보여주시거든요. 그만큼 교사가 되는 일이 사회적으로 가치있는 일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하고 싶어한다는 것인데, 어떤 나라에서는 교사가 별로 좋은 직업이 아니어서, 본인이 교사라는 말을 자랑스럽게 하지 못하기도 하는 것 같아요. 


 반대로, 우리나라에서나 다른 나라에서도 공통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영역이 있다는 것도 재밌었어요. 바로 교사의 성비 불균형 문제인데요. 대부분의 나라에서 교사는 여성의 비율이 높거든요. 그래서 저희 연구에서는 ‘어떻게 남녀교사를 골고루 채용할 수 있을까’에 대한 내용도 다루고 있어요:) 


와인 한 잔과 인터뷰이와 함께 지는 노을을 바라본 날. 프랑스의 여름은 밤 10시가 넘어야 해가 지며 핑크빛으로 해가 진다!




[국제기구, 그녀의 입사 스토리]


그러면 언니는 석사 때 어떤 걸 전공하셨어요? 


 저는 석사는 핀란드에서 ‘교육 리더십' 을 전공했고 학부는 한국에서 지리교육이랑 공통사회교육을 전공했어요.



석사를 핀란드에서 한 이유가 특별히 있나요?


 개인적으로 핀란드에 대해 궁금했어요. 핀란드가 교육으로 굉장히 유명한데, 대체 왜 유명한지, 정말 핀란드 아이들은 좋은 교육을 받는지, 행복한지 궁금했어요. 당시 미디어에서 핀란드는 ‘천국 같은’ 나라로 묘사됐는데 한번 직접 살아보고 싶었어요. 복지국가에 살면 정말 행복할지, 다른 나라의 교육은 어떨지 학생 때부터 그런 호기심이 많았던 것 같아요. 


‘교육리더십' 이 정확히 어떤 학문인거예요?


 우리나라에는 ‘교육리더십'이 따로 있지는 않고 아마 ‘교육행정학'이 가장 비슷한 학문분야일 거에요. 교육리더십이라는 학문은 교장선생님, 교감선생님, 장학사나 장학관 이런분들을 그저 위에서 내려온 정책을 수행하는 행정가로만 보지 말고, 비전을 가지고 교육 시스템을 이끌어갈 수 있는 리더로 육성하자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학문이에요. 


 당시 저는 교사로 지내다 이런 공부를 했기 때문에 더 새롭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어? 어떤 점에서요?


 당시에 저는 갓 교직에 들어선 교사로 지내다 왔기 때문에 학교를 ‘막내 교사’의 시각에서 많이 바라봤었어요. 그런데 석사공부를 하면서 교육을 이끄는 ‘리더’의 시선으로 학교를 새롭게 바라보는 법을 배웠던 것 같아요. 막내 교사도 리더일 수 있다는 것도요 하하.

               

 또, 교장선생님들도 신규 교사들을 비롯한 선생님들을 잘 지원하기 위해서는끊임없는 배움과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것, 교육적인 변화를 이끌어 나가고 싶지만 학교 행정을 처리하는데 필요한 시간과 부담이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점도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됐고요.


나아가 저의 지난 몇 년을 돌이켜보면, 교사의 시각에서만 교육을 바라보는 것에서 벗어나 교육정책가, 교육계의  리더들은 어떤 관점에서 교육을 바라보고 있는지를 배우는 과정이었어요. 지금도 그 연장선에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 정말 하고싶은 일은 원활한 소통을 바탕으로 선생님들과 교육정책가 분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그 지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굉장히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ㅎㅎ




 제가 언니를 줄곧 대단하다고 느꼈던 포인트가, 교사라는 직업이 되게 안정적인 직업 중 하나이고 또 그만큼 임용시험이라는 여러 관문을 통과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그 직업을 뒤로 하고 석사 공부를 해야겠다라고 생각한 것도 대단하고, 그리고 교직을 떠나 OECD에 남기로 마음을 굳힌 것도 대단한 것 같아요.


 저한테도 역시 힘든 결정이었어요. 왜냐하면 특히 OECD에서 처음 시작할 때는 6개월 간의 인턴십이 전부였지 그 이후로 보장된 것이 아무것도 없었고, 무엇보다도 정말 소중히 생각했던 교직을 내려놓아야 했거든요…

 

 그래서 고민은 많았지만 다시 한국으로 돌아갔다박사를 지원한 뒤 다시 인턴으로 오기까지 과정이 오래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늘 교육정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는데,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할 때라고 느꼈어요.그래서 어렵긴 했지만 큰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혹시 석사공부를 해야겠다라고 생각하게 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나요?


 석사공부를 핀란드에서 하고 싶다고는 대학교 때부터 생각했었어요. 


 사실 학부시절 때 정말 좋은 가르침을 주셨고 지금도 좋은 교류를 이어오고 있는 은사님이  계세요. 보통 사람들이 대학교에 가면 수업방식이 다를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중고등학교 때의 암기방식이랑 조금 비슷하지 않나요?ㅎㅎㅎ 시험방식이 서술형으로 바뀌었을 뿐이지 결국은 수업시간에 배운걸 외워서 쓴다는 면에서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고 개인적으로 조금 답답했어요. 


 그런데 그 분의 수업은 늘 생각을 하고 글을 쓰고 토론을 했다는 점에서 조금은 달랐어요. 게다가 토론 주제들이 앞으로 교육자가 될 사람들이 한번쯤은 꼭 생각해봐야 할 주제들이었구요. ‘공교육을 통해 내가 얻은 것과 잃은 것은 무엇일까?’ 와 같은 주제들이었죠.


 또 그 분의 수업에서는 다른 나라의 교육이나 대안교육에 대해서도 많이 다루었어요. 다른 나라의 교육방식은 어떠한가, 좀 더 다른 방식의 교육은 없을까, 왜 수능을 위해서 다 똑같이 공부를 해야하나. 왜, 내가 열심히 외우고 배운 수학 공식들이 나중에는 기억 하나도 안나잖아요ㅎㅎ



맞아요ㅋㅋㅋㅋㅋ


 그래서 21세기에 그런 것들을 꼭 몇십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에게 매년 똑같이 가르쳐야하나 하하. 무튼 그런 주제들에 대해 많이 이야기 했어요. 그런 질문들이 끊임없이 뻗어 갈 수 있었죠. 그러면서 자연스레 유럽의 교육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 때 마침 ‘핀란드 교육이 정말 좋다’, ‘공부하는 시간은 한국학생들의 반 정도밖에 안되면서 PISA 성적은 핀란드 학생들이 더 좋다’ 라는 뉴스, 다큐멘터리 등을 접했고, 직접 그런 것들을 제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나중에 이 곳으로 오기로 결정을 할 때에는, 교사라는 직업을 갖고 싶은 꿈의 더 깊숙한 곳에는 내가 겪었던 고등학교 때의 야자 같은 걸 내 동생들이 겪지 않게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거든요. 교육정책과 관련된 일을 하면 그 꿈을 좀 더 빨리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아직도 신기하고 부러운 것 하나. 프랑스 아이들은 이렇게 오르세미술관에 와서 명화를 보며 자유로이 그림 그리며 논다는 것


 저도 공감을 하는 부분이, 뭔가 10대 때는 자유로이 사고를 확장하고 ‘행복이란 무엇인가' 같은 철학적인 사고를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한국의 교육은 그게 조금 어렵긴 하죠.


 요새 대2병이라는 말이 있더라구요. 중2병이 있듯이 대2병. 저는 그걸 보고, 아 그래 내가 겪었던 게 저거구나. 정말 대학교 2학년 때 아무것도 하기가 싫었어요 하하. 


 생각해보면 저는 나름대로 ‘사범대 가서 교사할거야’ 라는 방향성은 있었지만, 대학교 때 하는 공부가 고등학교 공부의 반복인 느낌이라 너무 답답했고, 이렇게 공부에 의미를 못 찾겠는데 교사는 될 수가 있을까 싶기도 했구요. 정말 방황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교직에 있으면서 느꼈던 부분이, 제가 무언가를 바꾸고 싶다고 생각해도 개개인의 열정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걸로만 바뀌지 않는 오래된 시스템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저도 학교에 가면 좋은 선생님이 되어서 뭔가 많이 바꾸고 싶었는데, 그 안에서 한 명의 교사로서 할 수 있었던 역할이 굉장히 제한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학교를 정말 좋게 바꿀만한 아이디어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혼자서 바꿀 수 있는 건 더더욱 아니지만요. 

 OECD에서 일하면서 각국의 좋은 사례에 관해 더 공부하고 정책 결정을 하시는 분들과 끊임없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나와 내 친구들이 생각하고 꿈꾸었던 교육 시스템을 만들고 바꾸어 나가는데 기여를 하고 싶어요. 


 여행을 다녀보면 버스나 지하철이 작동하는 방식들이 다 다르잖아요. 우리나라처럼 버스나 지하철을 탑승할 때 교통카드를 찍어야 하는 나라가 있는 반면, 어떤 나라는 아예 개찰구가 없기도 하고, 검표원이 종종 와서 검사만 하기도 하고. ‘버스기사가 요금을 확인하는 게 아니라, 검표원이 일일이 와서 검사를 하다니!’ 처럼 ‘다름'을 경험하잖아요. 무임승차자 없이 공공 교통수단을 탑승하게 한다는 목표는 같지만 비용을 지불하게 하는 방식이 정말 다 다른데, 그러면 이걸 ‘누가’, ‘왜’ 이렇게 결정한걸까?가 늘 궁금했어요. 저로서는 우리나라 시스템이 당연한거였기 때문에ㅎㅎ


 그런 걸 생각해보면 교육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교육정책도 누군가가 어떤 이유로 지금과 같이 결정했어야 했을텐데 나라는 한 개인의 목소리가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힘이 미미하잖아요. 그래서 그런 결정을 내리는 분들을 만나 어떤 절차를 거쳐 정책 결정을 내리는지 배우고 싶었어요. 


 15살 학생일 적부터 ‘내 꿈은 교육정책가가 되는 거야!’ 라던지, ‘OECD 경제협력개발기구 컨설턴트가 되어 교원정책 프로젝트에서 일을 할거야!’’ 와 같은 구체적인 꿈을 가졌던 건 아니에요. 학생일 적부터 느꼈던 교육 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라는 방향은 있었지만 어떤 일이 될 지는 알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러면 언니는 ‘나는 뭐가 될거야!’ 라는 생각보다는 개인적인 비전을 가지고 ‘일단 해보자, 하다보면 내가 길을 찾을 수 있겠지’ 라고 생각하고 석사 공부를 시작하신 거예요?


사실 핀란드에서 공부할 때까지만 해도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 교직생활을 이어서 할 생각이었어요. 처음부터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일을 하겠다고 계획하고 간 게 전혀 아니었고요. 그런데 관심이 가는 공부를 계속 하다보니까 언젠가는 해보고 싶었던 교육정책 관련 일을 하게 될 기회가 생기게 되었네요. 

 큰 방향이나 문제의식이 있어도 구체적인 일은 끊임없이 탐색하고 찾아가야 하는 것 같아요. 저는 한국에서 교사가 되는 교육을 받은 거잖아요. 그런데 제가 배운 공부랑 여기서 해야하는 일이랑은 사실 많이 다른 일이거든요? 언어적인 면도 그렇고 문화적인 면도 그렇고 한국에서 교사로서 하던 일이랑 이곳에서 정책 컨설턴트로서 하는 일이랑 정말 달라요. 그래서 지금도 그런 갭을 잘 줄여서 저만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일들을 잘 찾아가고 싶어요. 



교직을 그만두고 OECD로 오시는 결정을 내리셨을 때, 어떤 확신이나 결정적인 이유가 있었나요?  


 물론 안정적인 직장을 포기하는 걸 만류하는 분들도 계셨어요. 교육계에 계신 분들 중 PISA와 같은 표준화 시험을 주관하는 OECD 자체를 비판적으로 보는 분들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구요. 그런데 한 가지 확신이 있었던 건, 여러 나라의 교원정책을 연구하는 현재 프로젝트가 정말 끌린다는 거였어요. 양적연구, 질적연구로 따지자면 질적연구에 해당하는 프로젝트였고, 직접 여러 나라 관계자들을 만나 좋은 교원 정책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고 좋은 사례들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국제기구의 교육분야에서 일을 한다는 것이 큰 도전이었고, 배울 것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OECD에 오는 것으로 결정을 했는데, 다행히도 그 때의 느낌이 맞았던 것 같아요. 여러 나라 분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어떤 게 문제일까요’, ‘어떻게 하면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을까요' 와 같이 머리를 맞대고 하는 일들이 참 좋아요. 감사하게도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만족스럽고 즐겁습니다 :)


프랑스 스트라스부르(Strasbourg)에 위치한 EU 의회장


언니의 이력이나 이야기를 들으면 사람들이 참 많이 흥미로워 할 것 같아요. 저 역시도 ‘교사'하면 동적인 직업은 아니라고 조금 편협하게 생각을 했으니까요.


 그래서 현업에 계신 분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나누는 UP(業) Side가 정말 좋은 프로젝트라고 생각해요. 솔직히 저는 고등학생 때부터 사범대를 갈 생각을 했기 때문에 임용시험에 막 합격했을 때는 자신감에 충만했어요. 

 왜냐하면 저는 성적에 맞추거나 아니면 마땅히 다른 하고 싶은 공부가 없어서 사범대를 간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이런 분야에 관심과 열정이 많았고 막 임용시험도 통과했고 그만큼 나름의 준비도 많이 했다고 생각했었던 거죠. 교직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자신했었어요. 


 그런데 막상 교사 첫 해 때는 정말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더라구요. 첫 해는 좋은 교사가 되고 싶기만 해서 많이 웃어주고 잘해주기만 하느라 단호해지는 법을 몰랐던 것 같고, 두 번째 해에는 단호하게만 하다가 아이들과 나의 관계를 잘 유지하는 법을 몰랐었고. 세, 네번째 해가 되어서야 그런 균형을 맞추는 법을 조금씩 알게 되다가 핀란드로 떠나게 되었는데, 대학에서 배웠던 거랑 현장은 너무 다르기도 했고... 그런 것들이 어려웠어요. 

 그런데 가장 어려웠던 부분 중 하나가, 제가 교사라는 직업에 대해서 되게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너무 모르고 있던 거더라구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교육 시스템 안에서 학교를 다니잖아요. 십몇 년 동안 교실 안에서 선생님들을 매일매일 만나구요. 그리고 또 사범대에 다니면서 교사라는 직업에 대해 공부를 하니까 그거에 대해 저는 굉장히 잘 안다고 생각했어요. 


 우리가 사실은 ‘교실에서 보는 선생님’과 다르게 교무실에서의 선생님의 일과, 그리고 아이들이 다 하교하고 난 뒤의 선생님의 일과,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잖아요. 학생의 입장에서는 선생님은 수업을 하는 모습이 전부잖아요. 그런데 수업 이외에 해야하는 정말 많은 일들. 그렇다고 또 그게 다 ‘교육'과 관계된 일은 아니거든요.




아 맞아요, 저 고등학교 때 담임선생님께서도 교사들에게 행정일까지 하라고 하는게 좋은 교사로 발전할 수 있는 자기계발시간을 앗아가는 느낌이라고 표현하시더라구요.


 그쵸. 특히 교사가 된 첫 해에는 다른 경력이 있는 선생님들처럼 이미 준비된 수업이 없어서 고생을 더 했었어요.. 보통 중학교 선생님들 근무시간이 보통 8시 30분에서 오후 4시 30분까지예요. 그 안에 수업은 4-5시간 정도 있고 나머지 한두 시간 정도 비는 시간이 있는데, 그 사이에 할 일이 엄청나게 많이 있기 때문에 그 안에 수업을 준비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해요. 


 그러다보니 첫해에는 집에 가서 밤 12시까지 맨날 수업준비 하고, 첫 발령지도 편도 한시간 반 정도의 거리여서 정말 힘들었죠. 학교의 행정인력이 너무너무 제한되어있기 때문에 그 나머지 행정일을 선생님들께서 다 나눠서 하시는데 그게 정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 새로 선출되신 대통령께서(ㅋㅋㅋ) 일자리 확충을 원하신다면 정말 진심으로 학교의 행정인력을 대폭 늘려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러게요. 정말 제 친구도 교사의 일이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는 것만 있는 게 아니라고 하더라구요ㅜㅜ


 사실 학교의 행정인력을 늘리는 정책이 생기긴 했어요. 덕분에 학교당 행정인력을 한두 명정도 늘리는 학교들이 꽤 많이 생겼는데 그걸로도 안되거든요. 제 생각에는 행정 일은 정말 행정 일을 하시는 분들이 담당하실 수 있도록 그 인원을 충분히 확보하고, 그래서 행정업무를 할 시간에 선생님들이 좋은 수업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동료 선생님들 간에 교류할 시간도 좀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사회과 선생님들이면 같은 학교뿐만 아니라 그 지역동네라던지, 교류를 통해서 ‘우리 수업을 어떻게 잘해볼까요’ 라고 같이 고민하면 좋을텐데 말이죠. 





OECD로 와서 또 다르게 느낀 점은 없나요?


 교직에 있을 때도 느꼈지만 OECD 와서도 정책과 현장 간의 거리가 정말 멀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어요. 교사들의 목소리도 정책가들에게 잘 전달이 안되는 경우가 많고, 좋은 교육정책이 있어도 잘 실행하는 건 또 다른 문제인 것 같아요. 교사들과 교육정책가들이 협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좋을텐데 그런 시스템이 잘 구축된 나라들이 그렇게 많은 것 같진 않구요.


 또 한 가지 최근에 느꼈던 것은 정책을 만들 때 다양한 집단의 이야기를 듣고 반영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에요. 저희 팀에서 프로젝트 참여국 방문을 하기 전에 각 국에서 방문팀이 미리 리뷰를 준비하기 위해 교원정책 개요를 보고서로 써주시거든요. 저도 7개국의 보고서를 모두 읽어보았는데, 정말 재미있는건 7개국의 보고서 스타일이 정말 다 다르다는 거였어요.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일부 참여국 중 리포트의 주요 내용으로, 그 나라의 교원단체, 교장단체, 관련단체 관계자들의 인터뷰 혹은 의견을 서면으로 받아서 포함시킨 거에요. 


 저는 그걸 상상도 못했죠. 보고서는 정부관계자가 ‘써서 주면' 되는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이해관계자의 의견들을 중요한 부분으로 다룬 걸 보면서, 요즘은 어떤 정책을 만든다는 게 시스템을 만들어서 일방적으로 도입하는 게 아니라, 그 이슈와 관련된 이해집단의 의견을 잘 모아서 ‘사회적인 합의’를 거쳐서 만들어내는 거라는 배움을 얻게 된 것 같아요. 


 아까 말씀드렸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제가 잘 알고 있다고 느꼈던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내가 이렇게 모르는 부분이 많았구나’ 라는 걸 계속 느끼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도 ‘위에서 이렇게 결정했으니 이렇게 합시다’가 아니라, ‘현직 선생님들은 이렇게 생각하시고 예비교사 분들과 교장선생님들도 이렇게 생각하시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하는 논의를 더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따사로운 프랑스에서의 오후


 언니랑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제가 몰랐던 부분도 많이 배웠고 또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것 같아요ㅎㅎㅎ

마지막으로 UP(業) Side 독자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려요!

대학생 친구들에게 하는 것처럼 한마디를 한다면ㅎㅎㅎ


 저는 그 때 당시에 ‘사범대에 가서 좋은 교사가 되어 내가 받았던 교육 시스템과는 다른, 좀 더 좋은 시스템을 만드는 일을 하고싶다’ 라는 건 있었지만 막상 교사가 된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건지 잘 몰랐었던 것 같아요. 그 이후에 제가 이런 방향으로 이렇게 오게될 줄은 전혀 몰랐구요. 하지만 한가지 방향이 있으면 좋은 것 같아요. 큰 방향. 


‘나는 내가 그동안 살면서 느꼈던 이런 문제를 해결해 보고 싶어’ 라던지, ‘나는 저 사람이 너무 멋있어 보이는데 나도 저렇게 되고싶어' 와 같은 롤모델을 설정하고 달려들어본다던지, 아니면 ‘분야는 달라도 저 분의 열정을 나는 닮고싶어’ 라던지. 그런 큰 방향이나 비전 같은 걸 가지고 이런저런 일들을 직접 하다보면 나에게 맞는 것과 더 잘 맞는 것을 알게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 본인이 관심 가는 것부터 시작해서 조금조금씩 다양한 일을 하며 많이 부딪혀보시고, 그게 본인을 즐겁게 하고 행복하게 하면 계속 그 쪽으로 가는 거고, 내가 추구하는 가치와 잘 맞는 길을 차차 찾아가면 되는거니까요ㅎㅎ 인터뷰를 하니 저도 여기서의 생활이나 그간 해왔던 공부와 일을 되돌아보게 되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인터뷰이가 가르쳤던 제자들이 어느덧 대학생이 되어, 유럽여행 하러 파리에 오면 인터뷰이를 만나고 간다고 한다. ‘선생님 저 하고 싶은 일이 딱히 없는데 어떡하죠?’ 라고 묻는 제자들에게 UP(業) Side 독자분들께 했던 마지막 한마디와 같은 조언을 해준다는 인터뷰이. 


 인터뷰이의 제자들은 선생님을 보면서 좀 더 큰 마인드로 꿈을 키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니 ‘그런가요?’ 라고 반문한 인터뷰이지만, 그녀의 교수님께서 그녀에게 큰 영향을 미쳤듯이 그녀 역시 그녀의 제자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으리라 확신한다ㅎㅎㅎ 본인의 비전을 향해 차근차근 나아가고 있는 인터뷰이의 미래와 우리나라의 교육을 응원하며 이번 인터뷰를 마친다. 



Disclaimer

Up Side의 인터뷰는 개인적 경험 및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특정 회사의 상황이나 입장을 대변하는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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