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Up Side Mar 14. 2018

훌륭한 화장품 뒤에는 훌륭한 마케터가 있다.

2년차, 향수 출시, 프랑스, 브랜딩

향기는 그 사람의 영혼이다. - 장 바티스트 그루누이, 소설'향수'


오늘 소개할 인터뷰이는 화장품 회사에서프리미엄 퍼퓸 브랜드를 담당하고 있다. ‘향 관련 제품에 저관여인 소비자들을 고관여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당차게 이야기 하는 그녀. 밝고 쾌활한 모습으로 무슨일이든 열심히, 즐겁게 하는 모습이 눈 앞에 그려졌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니 소설 향수가 떠올랐다. 향에 집착한 나머지 살인을 저지르며 향을 모으고, 결국 모두를 홀리는향수를 만들어내는 주인공에 관한 소설. 오늘의 인터뷰이도 그렇게 모두를 홀리는 향을 가진 제품을 하나만들어낼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물론,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ㅋㅋㅋ



-Up (業) Side 목차-

01. 토종 한국인, 세계를 누비는 해외 기자가 되다

02. 선생님이 OECD에 들어간 이유는?

03. 전략 컨설팅이 궁금하다고? (Feat. 뉴욕 컨설턴트)

04. 어쩌다 된 의대생, 소아과 전문의가 되기까지

05. 스타트업에 간 회계사

06. 훌륭한 화장품 뒤에는 훌륭한 마케터가 있다

07. 벤처 투자와 결혼한 남자의 이야기

08. IT 서비스 기획자: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09. 공연기획 하고 싶은 사람 손!

10. 달콤한 인생, 파티쉐가 되다

11. 다들 주목! OECD 아프리카 담당이 한국인이라고?

12. 패셔너블해야 패션MD 하나?

13. 나의 두 번째 직장, 사모펀드(PE)의 A to Z

14. Next Steve Jobs? 상품 기획자의 삶

15. 우리가 머무는 공간을 만든다, 가구기획자 이야기

16. 교사 라이프가 궁금해? 임용부터 담임까지

17. 번역가 A씨의 일일

18. 국내 통신사에서 미국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19. 가깝고도 먼 직업, 방송 PD

20. 미생이 담아내지 못한 상사 이야기





1. 이 핸드크림 한번 써볼래? 내가 기획해서 출시한거야!
2. 지루할 틈이 없는 마케터의 삶- 장점과 단점을 살펴보자
3. 마케터가 되려면? 본인만의 엣지를 가지자
4. 하고 싶은 걸 해보자!
5. 마케터가 되고 싶은 분들께 드리는 말씀


[이 핸드크림 한번 써볼래? 내가 기획해서 출시한 거야!]

오랜만이야 ㅎㅎ  단도직입적으로 시작해보자 ㅎㅎ 마케터로써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짧은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뭐야 뜬금없이 ㅋㅋ 나는 Assistant Brand Manager (ABM)로 프리미엄 퍼퓸 브랜드를 담당하고 있어.

AssistantBrand Manager는 이름 그대로 브랜드를 담당하는 관리자야. 매출 손익 분석부터 제품 개발, 생산 관리, 판매 전략ㆍ커뮤니케이션 전략 수립 등 제품의 기획부터 판매까지 이뤄지는 A부터 Z 모든 과정을 담당하고 있지.



다소 생소한 용어들이 있는데, 하나하나 뜯어보자.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무슨 말이야?


내가 만든 제품이 소비자한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기획하는 일라이라 보면 돼.


제품을 그냥 시장에 출시한다고 소비자들이사주는 게 아니잖아. 이 제품의 어떤 점이 좋은지 경쟁사 상품 대비USP (unique selling point)가 무엇인지 소비자들에게 전달해야 사람들이 그걸 인지하고 제품을 사주니까.


브랜드의 포지셔닝을 정하는 것부터, 그에 맞는 광고를 집행한다거나, SNS와 같은 채널을 통해 이벤트를하는 것, 이런 것들이 모두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속해.



나는 누구인가, 여기는 어디인가


그렇구나! 아까 제품의 기획에서 판매까지 A부터 Z 모두 담당한다고 말했는데 그 과정을 풀어서 설명해줄 수 있을까?


우선,나는 전체 과정을 관리하는 컨트롤 타워라 생각하면 될 것 같아.


예를 들어, 내가 어떤 향을 맡고 이것을 캔들로 만들면 사람들이 좋아하겠다고 생각이 들었다고 해보자. 그러면 나는 연구소에 가서 말을 하는 거야. “이런 향을 만들고싶어요~”라고. 그래서 연구소에서 그런 향을 구현해서 갖다주면, 나는 그걸 맡고 피드백을 주면서 서로가 갖고 있는 특정 향에 대한 간극을 줄여나가는 거지. 그렇게 컨펌이 되면 그걸 만들 수 있는 업체를 찾고 제품 생산에 들어가는 거야.


우리 팀 선배님이 해준 비유가 적절한것 같아 빌려와 볼게.


손에 여러 개 접시가 있는데, 그 접시들이 깨지지 않도록 하나하나 잘, 하지만 동시에 돌리는 거지. 우리 회사의 마케터가 하는 역할을 잘 설명해주는 비유인 것 같아. 접시 하나하나는 제품 개발, 생산, 브랜딩 등등 각각을 맡는 하나의 부서라고 보면 되고.





조금만 더 자세히 이야기해줘. 제품을 기획해서 출시하기까지 정확히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알고 싶어.


우선 시장조사 및 서칭을 통해 고객의니즈와 시즌별 이슈를 파악해. 그리고 출시하고자 하는 제품의 컨셉/스토리/USP를 잡아. 그 다음에는 향 연구소에 향을 의뢰하고, 디자인 부서에 용기 디자인/그래픽 디자인을 의뢰해. 구매팀에는 용기나 부자재 서칭을 의뢰하지.


이렇게 해서 1차 향 샘플/디자인 시안과 용기 및 부자재가 나오면 이에대해서 보고를 하고 피드백을 받아.



진짜 여러 개의 접시를 동시에 돌리는구나. 조심해라. 깨질라.


응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많지? 이렇게 1차 보고가 이루어지고 난 다음에는 손익 시뮬을 하고, 최종 향/디자인/생산 업체를 확정해. 그 후 생산 요청을 하고, 생산이 이루어지는 사이 제품 입점 미팅 및 소비자 커뮤니케이션(미디어/프레스 라운딩, 매거진 노출, 프로모션, 이벤트, SNS 활동) 등을 같이 진행하는 거지!



그런데 생산업체를 직접 찾고 선정하는 거야? 너가 그런 것도 해?


아니, 내가 직접 찾는 건 아니고, 구매 팀에 연락해서 생산 가능한 업체를 수급 요청해. 그럼 구매 팀에서 업체 정보와 단가를 요약해서 나에게 전달해줘. 내가하는 일은 그걸 바탕으로 손익 분석을 해서 가장 적합한 생산 업체를 선정하는 거야. 그 다음에 상품에 대한 디자인 가이드를 만들지.



상품 디자인 가이드가 뭐야? 질문이 많아 죄송합니다...


쉽게 말해, 한 상품을 출시할 때 패키지 디자인, 로고 디자인 등을 하잖아.  내 의도를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그것들에 대한 디자인 컨셉을 디자이너들에게 전달하는 거지. 내가 표현하고 싶은 향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설명해주고, 그것을 디자인으로 잘 보여줄 수 있게 디자이너와 협의하는 거야. 처음에는 서로의 생각에 간극이 있지만, 이야기를 하면서 조율을 해나가고 있어.





그렇구나. 하는 일이 참 많은데, 안 바빠? 하루 일과는 어때?


하는 일이 많지? ㅋㅋㅋㅋㅋ 그래서 매일매일이 같을 수 없어. 그래도 일반적인 하루를 대략적으로 설명해줄게.


우선 출근을 하면 전일 매출을 확인하고, 한 달 목표로 잡은 매출 대비 몇 %를 달성했는지 전일 실적과 당월 실적을 보며 파악해. 그리고 이메일을 체크하며 개발 중인 제품 일정을 확인하고 이슈가 있는 것은 보고를 드리거나 대안을 마련해서 최종 제품 출시 일정에 대한 map을 그려.


중간중간 영업점 요청으로 제품 견본을 퀵으로 보내는 작업도 많이 해. 추가적으로 개발 일정에 있는 제품의 기획안, 디자인 가이드, 상세 페이지 등을 작업하기도 하고. 음..또 사무실에 내 브랜드 견본 재고가 없으면 견본 품의를 올려서 추가 재고를 요청해.



일이 빠르게 진행된다는 게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 듣기만 해도 바쁘네. 현재 판매 중인 제품에 대한 이슈 파악하고, 대응하고, 개발중인 제품 체크하고…! 나는 앉아서 보고서만 써도 바쁜데.. 설마 보고서 까지 쓰니?


우리도 쓰지. 보고를 해야하는데 ㅎㅎ


그런데 보고서를 쓰더라도 거의 한 페이지 내로 끝내. 그것도 보고서의 개념보다 보고를 할 때, 한눈에 보기 쉬운 장표를 그리는 선이랄까? 제품의 컨셉이 뭐고, 타겟이 누구며, 그래서 이 제품의 USP는 어떻고 가격 포지셔닝은 어떤지. 등등







[하루도 지루할 틈이 없는 브랜드 마케터의 삶 – 장점과 단점을 살펴보자]

마케터라는 직군의 장단점이 궁금해. 우선 장점부터!


비즈니스에 대해서 많이 배울 수 있어. 내 최종 커리어 목표는 사업을 하는 거거든. 처음부터 끝까지 다볼 수 있는 직군이다 보니, 학교에서 배운 것 이상으로 수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것 같아.


예를 들어 손익 관련해서도 회사의 손익을 지키며, 상대가 납득할 만한 가격을 제시하는 법을 배우고, 소비자의마음을 얻기 위해 어떤 포인트를 고민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고.



장점이 명확하네. 단점은 뭐가 있을까?


업무 스케일이 크고, 이것저것 신경 쓸 것이 많다 보니 업무 강도가 높아. 하나라도 디테일을놓치면 기껏 그려 놓은 전체 그림이 망가질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일에 집중을 해야 하고... 그래서 오늘만 하더라도 분명 많은 일을 했는데, 큰 그림 관점에서 보면 조그마한 부분만 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ㅠㅠ


또, 전화업무가 많은 편이야. 마케팅이 실질적으로 컨트롤 타워이기 때문에 수시로 유관부서에 전화해 진행 상황을 파악해야 하고 혹시 모를 이슈에 대해서도 바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하루에도 20통이 넘는전화를 하는 것 같아....


상대는 디자인, 영업, 구매, SCM 등 내부 유관 부서를 비롯하여 외부 채널 쪽 담당자, OEM 생산 업체 등 다양해.



하루 종일 그렇게 여러 가지를 신경 써야 하면 정작 조용히 혼자 일할 시간이 적을 것 같아.


맞아. 정말 자리 잡고 앉아서 고민해야 하는 일은 일과가 끝나야 할 수 있어. 다른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 일들을 보통 9 to 6에 다 처리하고 나면, 프로모션 기획 등은 6시 이후에 진행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


브랜드 네이밍, 제품 컨셉, 소울을 담아야 하는 제품 스토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고.




여기저기 빵빵~



웹툰 미생에 나오는 장그래와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바쁘네. 1년차에 정말 많은 일을 하는 것 같아.


응, 맞아. 나도 지금 들어온 지 8개월밖에 안 되었는데, 브랜드도 하나 내보고 그거 관련하여 해외출장도 다녀 오고… 친구과 얘기해보았는데, 내가 하는 일이 다른 회사의 3년차가 하는 일보다 더 많은 것 같아. 내가 브랜드 하나를 맡아서 하니까 1인 사업자 느낌이 난다고 해야 할까나.


그런데 그만큼 일이 힘들기 때문에 1년 차 퇴사율이 높기도 해.



1년차 퇴사율이 높아? 어떤 점에서 힘들길래 퇴사까지 하는 걸까?


이 일을 재밌어하는 사람들은 재미있어 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은 힘들어해. 나 같은 경우에는 들어간 지 얼마안 되었지만 내 제품이 출시되고, 연예인들이 제품 사용 사진을 찍어 올리고, 관련 기사도 나오고.. 그런 걸 볼 때 정말 뿌듯하더라. 내가 만든 제품이 소비자 눈에 인지가 되고, 구매로 이어지고.. 그런 총체적 반응들이 나타난다는 게 되게 좋아.


하지만, 트렌드를 놓치지 않고, 빠른 시간 내에 새 제품을 만들어내야 하는 데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힘들어하는 사람들도 많아.


하루 종일 개발 업무도 하고, 생산도 챙겨야 하고, 브랜딩적인 것도 하고, 업체들이랑 커뮤니케이션도 하고, 그 와중에 손익과 매출도 챙겨야하며 또 이 모든 부분에 대해 마케터가 가져야 할 '디테일한 인사이트'를 더해야 하는데, 그렇게 못하는 경우, 챌린지를 받고 이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지.



주변을 보면 사람 때문에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경우는 없어? 일 말고, 사람 때문에 퇴사하는 경우 말이야. 너무 케이스 바이 케이스 적인 질문을 했나


대부분 일 때문인 거 같아. 빠른 기간 내에 퇴사하시는 분들은 그냥 이 업이랑 안 맞는 거라서 퇴사하고 나서도 다른 회사의 마케터로 가기보다도 다른 직무로 가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어^^





만약 관심 없는 제품군을 맡게 된다면 어떨 것 같아? 혹은 일반 생활용품처럼 브랜드보다 가격이 구매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제품군이나. 주변 동기들의 상황까지 고려해서 말해주면 더 좋을 것 같아.


둘 중 하나인 것 같아. 회사를 나가거나 아니면 좋아하려고 노력한다거나. 되게 극단적이지?



그런 사람들에게 다른 브랜드를 맡을 기회를 주기도 해?


정말 이건 뭐라고 명확하게 답을 해줄수 없는 것 같아. 내가 지금까지 회사에 있으면서 느낀 건 최대한 우리 회사는 회사 구성원의 이야기를잘 들어주려고 노력을 하는 것 같아. 정말 힘들어요 하는 사람에게 무조건 그것만 해하는 기업은 아니란소리야 :)



[마케터가 되려면? 본인만의 엣지를 가지자]



회사에 입사할 때 어떤 점이 많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


교환학생이랑 인턴으로 프랑스에 1년 있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어. 흔히 어떤 나라를 가면 그 문화에 영향을 받기도 하잖아. 디자인이나 향수 같은 것들을 비교적 접하기 쉬운 문화가 일상이 되다 보니… 마침 우리 회사에서 향과 관련된 브랜드를 만들고자 했고, 그런 감성이있는 마케터가 필요했는데 내가 어쩌다 보니 눈에 띄어 들어간 거지. 원래 향에 관심 많기도 했고.


또, 인턴기간 동안, 조금 다른 시각에서 다가가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 제품네이밍부터 컨셉까지 내수시장의 경쟁사만 찾는 게 아니라 글로벌 시장 위주로 찾았지.




또 다른 것은 없어? 내수 위주로 주로 볼 것 같은 소비재에서 외부 얘기를 해주는 인턴 있으면 재미있었겠다ㅋㅋㅋ  내 밑으로 오지 않을래? 친구?


그건 됐고ㅋㅋㅋㅋ 또 다른 것은... 내가외국에서 생활할 때 느꼈던 타 경쟁사 제품의 메리트? 같은 부분을 많이 짚었던 것 같아. 그래도 지금 되돌아보면 처음 인턴 시절은 많이 부족했던 것 같고, 팀원분들이 그래도 가능성을 봐주셔서 이 자리에 있게 된 게 다행히 아닐까 싶어...


물론, 파리에서 있었다는 점은 다 알고 계신 덕분에 신입사원 환영회식에서도 건배사를 불어로 하게 되었는걸 ㅋㅋ?


듣다 보니 마케터가 되려면 취향이 뚜렷해야 할 것 같은데.. 취향이없는 사람은 마케터로 성공하기가 힘들어?


맞아.마케터가 되려면 취향이 뚜렷해야 한다는 것은 동의. 흔히 회사에서 대박나는 제품을 만들었다는 분들을 보면 실력도 있지만 본인만의 확고한 취향이 하나씩 있는 것 같아. 자기가 살아가면서 좋아하는게 하나씩 있잖아, 그런 걸 잘 살린 것 같아.


단순히 숫자를 잘 알아서, 광고에 대한 경험이 있어서, SNS 잘 알아서그런 게 아니라 만화를 좋아하고, 피규어를 좋아하고 책이나 곤충을 좋아하고.. 그런 느낌들.


자기가 좋아하는 것 하나씩은 있잖아. 그런 것 하나만 있으면 모두 다 마케터로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



그렇다면 '너'의 취향은 뭐야? 설명해 줄 수 있어?


향수? ㅋㅋㅋㅋ 그리고 프랑스 관련된 것과 미술?


프랑스에서 좋은 경험을 많이 해서 그런지 가끔 소비자들도 그런 감성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순간들이 있어. 루브르, 에펠탑 이런 게 아니라 도시 한 켠에 있는 공원인데 나에게 편안함을 주는 휴식 공간, 그런 곳들을 현지인들만 아는데, 나는 그런 것들에서 오는 감성을 스토리로 풀고자 하는 거지.


또, 미술에 관심이 많아. 특히 인상파 화가를 진짜 좋아해. 프랑스에서도 유명한 패션스쿨에서 공부했고, 미술관을 많이 다녔어. 고등학교때 미술을 정말 좋아해서 그 쪽으로 공부해볼까 했던 것도 있고.





오.. 프랑스에서의 경험과 미술에 대한 관심. 프랑스에서 느꼈던 감성을 실제 브랜드에 반영해서 내봤어?


그럼, 그런 감성을 향으로 풀어냈어. 예를 들어 그냥 시트러스 향, 플로럴 향이 아니라, 공원 위 잔디의 프레쉬함에서 흘러나오는 베르가몬향이 서서히 녹아들고, 바람의 풍부한 플로럴 향이 더해지며... 이런식으로 스토리를 풀었어.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도 상상할 수 있게 열 가지 향을 이런 식으로 표현했어. 어떤 순간에 느껴지는 감성을 포커싱해서 향으로 풀어내는 컨셉이었던거지. 감사하게도 사람들이 이런 스토리에 공감해주시더라고.



프레쉬, 베르가몬, 플로럴.. 나한테는 다소 난해하다. 친구. 인턴 제안을 철회한다. 어떻게 표현했어?


제품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톤&매너를 잡을 때 녹여냈어. 미술이라는 게 꼭 미술 작품에 한정되는건 아니고, 패션도 포함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내가 본 것들, 경험한 것들을 참고해서 제품의 성격에 맞는 톤&매너를 잡지.


예를 들어 어떤 패션쇼에서 이런 컨셉으로 이렇게 디스플레이를 했다 하면, 그것들을 기억해두었다가 나중에 제품을 만들면서 그 느낌을 살릴 수 있을 레퍼런스로 활용하지. 사실 레퍼런스를 많이 줄수록 디자이너들이 내가 의도하는 컨셉을 더 정확하게 구현을 할 수 있어서 좋아.



들어보니까 미술, 패션 등 취향과 관련된 곳을 일부러 많이찾아다녀야 할 것 같기도 한데.


응, 일단 소비재라는 것은 말 그대로 FMCG(Fast-moving Consumer Goods)이잖아.


말 그대로 사람들의 취향이 빠르게 바뀌는데, 이런 소비자의 니즈에 바로 대응하는 게 마케팅에서 굉장히 중요하지. 그러려면, 소비자 니즈를 알아야 하니까 트렌드 및 시장 조사 차원에서 그런 곳 들을 가는 게 필요한 것이고.


거기서 얻은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또 다른 신제품을 내고, 변화하는 흐름에 맞춰 선대응을 하고.





우와… 회사의 다른 마케터들도 모두 너처럼 일부러 찾아다녀?


그렇지 않지. 개인마다 달라. 왜 업무 시간도 아닌데 일해야 하냐고,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지. 하지만 나는 워낙 이 일을 좋아하니까, 진짜 많이 다녀.


예를 들면 한 달에 한번 잡지 나오면 잡지 리뷰 보며 이런 곳이 좋구나, 표시하고 나중에 가서 직접 느껴보고... 단순히 내가 향 제품만 한다고 향수나 디퓨저 쪽만 보는 게 아니라 다양한 곳들을 가봐. 리빙샵, 패션샵 등등


피곤할 것 같은데?


피곤할 수 있는데, 나는 뭘 찾아서 보는 것을 좋아해서 괜찮아. 내가 좋아하는 일이잖아 ㅎㅎ


들어보니까 취향이 되게 확실하다. 본인에게 맞는 직업을잘 찾은 것 같네. 아주 칭찬해~

[하고 싶은 걸 해보자!]

이번에는 너의 대학생활을 간략히 말해주겠어? 어떤 경험을 했고, 어떤 것들이 본인을 여기로 이끌었는지.. 그 여정을!


어..어렵네. 왜냐하면 후배들이 나에게 어떻게 마케터가 되었나 많이 물어보는데, 그 때마다 느꼈던 게 내가 했던 경험들이 평범하지는 않은 것 같아서. 이런 이야기를 듣고 나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생길까봐 걱정되는 부분도 있어.




그렇게 말하니 더 기대되는데?


일단 나는 대학교 1학년 때.. 이름도 어려운 Entrepreneurship 학과를 갔어. 그 학과는 영어로 모든 전공 수업을 진행해. 나는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나왔는데, 학과에서 영어도 많이 쓰고 고등학교 때부터도 그랬고.. 영어를 많이 쓰는 일에 흥미를 많이 느꼈었어.


여기에 더하여 재미 느끼는 부분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발전시켜보자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재학중에 국제회의에 참여하며 일을 도왔지.



어떤 일을 했는데?


굵직한 국제회의에 가서 유명한 연사분들을 담당하는 리에종 (Liaison )을 했어. 1학년 때부터 총 50번 넘게 한것 같아 ㅎㅎ


모든 국제회의, 행사에 갔어. 거기서 유명한 OECD 앙헬구리아도 만나고, 우리나라 대통령도 만나고,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도 만나고... 비정치인으로는 알렝 드 보통, 에어비앤비 창업자가 있었던 것 같아. 내가 그 사람들의 리에종이 되어 3-4일같이 있었는데 그 과정이 너무나도 재미있는 거야.


단순히 영어를 할 줄 아는데, 그것을 통해 높은 사람을 만나고 기획도 하고 행사에 참여도 하고.. 그러다보니 국제회의를 주최하는 곳에 가고 싶었어. 기획하는 곳.



아, 그래서 국제회의를 주최하는 곳에 가봤어? 인턴을 해본 건가?


응, 2학년때 코엑스 컨벤션 기획팀에 가서 인턴을 했어. 그런데 생각이랑 달랐었어. 순진하게 휘황찬란하고 화려한 직장으로 생각했었는데, 단순 노무 식으로 백업해야 할 일도 많았고. 차라리 내가 리에종으로 했던 일들이 더 의미 있는 경우가 많았어.


그래서 인턴을 하고, 국제회의라는 것이 분명 매력 있지만 내 길이 아니다라는 결정을 내리고, 그 다음 뭐 해볼까 생각해봤지. 나는 원래 미대를 가고 싶었는데, 미술쪽으로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런데 부전공이나 복전으로 미술을 경험한다는 것은 너무 제한적이라는생각을 했었어.



부전공이나 복수전공으로 미술을 경험하는 것이 제한적이라고? 어떤 측면에서?


내가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나왔으니까, 거기서 미술 수업을 많이 듣고 사실 미술쪽으로 진로를 택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ㅎㅎ  돌이켜보면 내가 무엇을 하던 학교에서는 장려를 해주고, 배려를 해주고 가진 장점을 살릴 수 있게 해주었거든.


옳고 그름은없고 다름을 인정해주는 교육문화였던 것 같아. 그런데 우리나라는 정물화를 그리면 얘는 잘했고, 얘는 못했고 그렇게 평가를 내리잖아. 그게 싫었어. 사람마다 생각하고 표현하는 것들이 다른 것이고, 그것을 일반화 할수 없는데... 이런 관점에서 부전공, 복수전공으로 미술을경험하면 내가 생각한 미술과 다른 것을 접하게 될 것 같은 거야.


그래서 외국 나가서 미술을 경험하고 싶었는데, 그 방법이 교환 학생이었어. 전부터 우리학교가 파리에 있는 유명 패션 스쿨과 교환 프로그램도 맺고 있었고. 뭐랄까, 진짜 외국에서 인정받는 디자이너가 될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수업이 궁금했고, 그들에게 나의 아티스틱한 면도 보여주고, 내 자신을 챌린지하고 싶었어.


그래서 교환학생을 가서 디자인 경영 수업을 들었어.





디자인 경영은 어떤 학문이야? 생소하네. 어떤 걸 배웠어?


디자인 경영은 디자인을 어떻게 경영에 녹여서 효과적으로 이익을 창출할까 고민하는 학문이야. 전략적, 창의적 사고.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해서 커리큘럼이 짜져 있는데 여기서 많이 배운 것 같아. 무엇을 배웠다! 라고 딱 설명할 수는 없는데 큰 배움이 있었어ㅎㅎ


예를 들어 내가 브랜딩이라는 수업을 들었는데, 브랜딩이라 하면 흔히 마케팅을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 있잖아. 그런데 거기서 배운 브랜딩은 말 그대로 브랜드가 지니는 가치, 미션 등을 하나하나 분리하고 분석하고 전략을수립하는 거야. 브랜드에 자산을 싣고 제품을 푸는 실제 프로젝트를 해볼 수 있었어. 어떻게 생각하면 우리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브랜딩을 할 수 있는거지 ㅎㅎㅎ



진짜 재미있었겠다. 프랑스에서 인턴도 했다고 했는데, 어땠어?


파리 패션위크에서 인턴을 했어. 거기서 쇼룸 같은 것을 어떻게 활성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기획을 맡아서 했는데, 이때 기획 업무에 잘 맞다고 느꼈어. 그래서 기획하는 것에 대해 자신감이 생겼어.



개척자니..? 일이나 공부 말고, 프랑스에서의 일상 생활은 어땠어?


나에게 파리라는 도시에 산다는 건 매일 미술관을 갈 수 있고, 어딜 가던 앉아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과 같은 말이야. 그러 일상들이 나를 감성적으로 편안하게 해줬어. 그러다가 한국에 돌아가야 할 때가 왔는데 그 도시가 너무 좋은거야.


사실 생각보다 교환 학생 시기에 여행하거나 도시를 돌아다닐 시간이 없었지. 그게 너무 아쉬운 거야~ 이 도시에 살면서 생각만큼 많이 못 즐겼다는생각에 연장을 신청했어. 그런데 연장을 하면서도 다른 생각이 들었어.



교환학생을 연장하면서? 무슨 생각이 들었는데?


돌이켜보니 내가 지금까지 해보고 싶었던것들에 대해 한 번씩 해봤던 거야. 국제회의도 기획해보고, 미술도 해보고... 그러면서 나는 외교관도 해보고 싶었는데, 같은 관점으로 지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 그 일이 나랑 맞을까, 당장 외교관이 될 수 없다면 외교관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 어디였을까?


 그래서 국제기구 OECD에 인턴 지원해서 됐어. OECD에는 여러 국가 대표부가 있는데, 나는 대한민국 대표부 소속 인턴으로 들어갔어. 많은 좋은 경험을 했지. 큰 일도 해보고, 회의에 들어가보기도 하고. 했던 일은 컨피덴셜한게 있어서 대외적으로 밝히지는 못하겠다 ㅋㅋ



O..OECD 이런 건가



ㅋㅋㅋ 알았어. 적당히 물어볼께.. OECD 인턴은 재미있었어?


재미는 있었는데 나랑 맞지 않는다고 느꼈던것은... 음, 너무 리포터 같은 느낌이 난다고 해야 하나. 그 회의장에서 대한민국 대표 이름을 달고 회의 참여는 하는데, 사실상 국제 회의에서 우리나라가 발휘할 수 있는 힘은 상대적으로 약하고, 특히 인턴으로서 내가 하는 일은 회의를 듣고 기록하고 넘겨주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런 일이 나에게는 따분해 보였어. 내가 원하는 기획은 그런 일이 아니니...


그런 와중에 매년 한번씩 하는 고위급각료 이사회라는 것을 도울 기회가 있었어. 말 그대로 각 국가의 정상급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는거야. 당시에는 일본의 아배총리가 왔고, 우리나라에서는 장관급이 왔고. 내가 당시 대한민국 대표부 소속 인턴이었으니 장관님 오시면 보필하고 관련 프로그램 짜고... 또 거기서 기획이 나랑 잘 맞는구나를 느꼈어.



한국에 다시 돌아와서는 어떤 활동을 했어?


한국에 오고 나서는 GE-McKinsey Leadership Workshop에 스태프로 참여했어.



아 그 때야? 생각해보니 진짜 오래됐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나다니


응, 그때 행사 포스터 내가 만들었잖아.


사실 그 시기 대학원을 갈 생각이었어. 잠깐 배우긴 했지만 디자인 경영이라는 것을 좀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거든. 그런데 그 워크샵에 경영 대, 경영 전략 학회 학생들이 많았었잖아. McKinsey 컨설턴트나, GE FMP(GE의 재무 기획 리더십프로그램) 분들도 있었고.


행사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워크샵 프로그램에서도 조원들이랑 같이 신규 서비스 아이디어를 내보니까 이 일이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었어. 워크샵에 참여하면서 내가 논리적인 사고나 전략 기획이라는 면에서 내가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이 들었었는데, 그 부분에 대해 더 알고 싶어서 맥킨지, BCG, 베인 같은 외국계컨설팅 펌 RA(Research Assistant)로 전략 프로젝트에 참여도 해봤어.


(편집자주: GE-McKinsey Leadership Workshop은매년 11월 GE FMP와 McKinsey 컨설턴트들이 모여 대학생들과 리더십에 대해 논의해보는 자리로 프로그램 구성은 GE 또는 McKinsey 임원들의 세션 시간, 그 해의 리더십 theme에 맞는 문제 해결 과정이 있다. 주말 이틀간 하는 행사로, 참여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녀가 만든 포스터



아, GE-McKinsey Leadership Workshop 끝나고 컨설팅펌에서 RA도 했어?


응응.워크샵에서 알게 된 McKinsey 컨설턴트 소개로 했었어. 짧은 기간이었지만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지. 문제 해결에 대한 논리적인 접근 방식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고, 시장의 미래 상황을 예측하고 그것을 Back up 할 수 있는 논리나 숫자를 도출하는 연습도 많이 해봤고.


운이 좋게도 내가 리서치한 자료를 직접장표로 만들고 그에 대해 컨설턴트에게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있었어. 잠을 못 잔 것 빼고는정말 많이 배웠어. ㅋㅋㅋㅋ


그러고 났더니, 내가 경험했던 이 모든 것을 합쳐보고 싶은 거야. 브랜드적인 것과컨설팅적인 것을 합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브랜드 컨설팅 회사에서 인턴했었어.



원하던 방향대로 됐어? 합친다는 관점에서.


음..거기서 얻은 결론은 일은 재미있지만, 거기서 오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것이었어.


인턴했던 곳은 글로벌적으로 넘버원이었지만 어쩔 수 없이 외국계 회사의 한국 법인이잖아. 그러다 보니 한계가 많은 거야. 외국 헤드 쿼터의 승인을 받아야 움직일 수 있는 것이 많았고, 컨설팅이라는것이 고객사에 제언하는 입장이다보니 일단 내 논리로 그들을 설득시키더라도 모종의 이유로 실행이 안되면 무의미한 거잖아.


그 부분에 대해서 오는 재미에 대한 반감 요소가 컸기 때문에 내가 주체적으로 기획, 창의적인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래서 3개월하다 그만 뒀어. 그러고 취업 준비했지. 왜냐하면 일을 하면 할 수록 업무 경험을 쌓고 대학원에 가는 게 나한테 더 도움 되고 맞는 거 같더라고.



하고 싶은 것을 다 직접 경험하며, 단점을 몸으로 느꼈구나!! 훌륭하다.

그럼 어떤 점에서 업무 경험을 쌓고 대학원에 가는 게 더 맞는다고 느꼈어?


지금까지 인턴을 많이 했는데, 인턴을 하면 할수록 내가 부족한 게 많이 느껴지더라. 그리고 지금 대학원에 가더라도 내가 나중에 새롭게 또 배우고 싶은 게 등장할 수 있고.. 그래서 바로 일을 해야겠다는 결심하고, 취업 준비해서 지금 있는 회사에 오게 되었지.



그러면 돌아돌아~ 왜 소비재였어? 이렇게 물으니까 잡 인터뷰 보는것 같네


음..기본적으로 기술이 중요한 산업 군들에서 마케팅은 프론트가 아닌 거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 그 분야에서 마케팅은 엔드 유저에게 가기 전 제품에 대한 셀링 포인트를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소비재는제품 기획의 시작부터 끝까지 마케터가 주가 되어 일을 하는 산업이고 가장 많은 역할을 가질 수 있는 분야여서 썼어.


그 부분에 대해서 나름 만족해.





[마케터가 되고 싶은 분들께 드리는 말씀]


그렇구나. 그러면 마케터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해줄 수있는 말이 있어?


일단 마케터가 되기 위해 뭘 해야 하냐는질문을 많이 받는데,


일단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보라는 말을 해.


언어를 배우든 여행을 가든... 그러다 보면 자기만의 취향이 생길 거고, 그것을 더 파면 자기만의 인사이트가 생길 테고.. 난 그런 게 마케터가 되는 밑거름이라고 생각해.



좀 더 자세히, 마케팅 실무 관련해서 조언해줄 수 있어?


실무적인 면은 대학 때 따로 준비할 필요는없다고 생각해. 왜냐하면 흔히 얘기하는 4P와 같은 경영대학에서 배우는 지식들은 일하면서 얼마든지 배울 수 있기 때문이야.


그런데 인사이트를 확보하는 일은 정말 중요한 거 같아.


기획할 때 우리가 장표를 열심히 만들어서 전달하기보다는 원페이지로 하거든. 그래서 컨설팅펌에서 만드는 장표처럼 꼼꼼하고 꽉 짜여지게 만들지 않아도 되고...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것에 노출되고, 그 과정에서 어떤 생각을 하는지가 중요한 것 같아.


좀 더 설명하면 실행력 정도가 중요한 역량이 될 수 있겠네.

속으로만 생각한다고 이루어지는 게 아니니까 뭔가 직접 해보려고 노력하고 시도하는 과정이 중요한 것 같아.



그렇구나. 마지막으로 대학생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나는 항상 내 자신에게 ‘나중에 후회되지 않을 정도로만 열심히 하자’라고 이야기했어. 그냥 후회하지 않도록 현재를 열심히 살다 보면.. 큰 그림을 보면서살다 보면 그게 굳이 어떤 것이 되어야겠다라는 생각이 아니더라도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는 것..?


내가 옳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 관점에서 안타까웠던 질문 중 하나는 'OO기업의 마케터가 되기위해서 뭘 해야 돼요?'라고 묻는 질문이었어. 마케터라는직업은 어느 분야에서도 엄청 매력적이지만, 마치 그 질문은 어느 기업의 마케터가 최종적인 골처럼, 마치 인생 목표 자체가 되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하더라고. 자기를거기에 맞춰가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은 게 아쉽다는 점...?


그렇구나. 먹고 사는 게 충족되어야 꿈도 꿀 수 있으니, 취업이 너무 어려워진 요즘 시대에 취업 자체가 목표가 되어버린 것은 이해가 되지만 네 말을 들어보니 그런 점도있는 것 같네. 오늘 인터뷰 고마워. 회사도 근처인데 종종 보자 ㅋㅋㅋ



그 날의 인터뷰


인터뷰를 이어갈수록 그녀가 놀랍고 대단해보였다.

나는 다시 20대를 살아도 저렇게는 못하겠다고 생각했다.

파리의 패션위크, OECD, 리에종...

하지만 인터뷰를 마치고 내가 지나온 20대의 시간을 돌아보니 화려함은 없을지라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어디서 일을 하면 즐거울지' 알아가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는 사실은 동일하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이 인터뷰를 읽고 나처럼 그녀의 화려한 경험에 압도당할 독자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어떤 경험을 했건 결국 모두 각자에게 소중하고 의미 있는 경험이었을 것이다.


그녀가 선물해준 핸드크림은 지금까지 써본것 중 가장 향이 좋았다. 너무 좋아서 주변 사람들도 많이들 바르는 바람에 금방 다 써버린 것이 아쉽다. 그녀가 런칭한 브랜드의 건승을 기원한다.




Disclaimer

Up Side의 인터뷰는 개인적 경험 및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특정 회사의 상황이나 입장을 대변하는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



이전 05화 스타트업에 CFO로 간 회계사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