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Up Side Apr 11. 2018

달콤한 인생, 파티쉐가 되다.

2년차, 파티쉐(파티시에), 르꼬르동블루, 쥬뗌므파리

 파리의 모든 것(심지어 그 더럽다는 지하철마저도 그리워지는…?)을 사랑하는 내가 한참 파리 향수병에 걸려있을 때, 인스타그램을 돌다 매일의 일상을 파리 사진으로 꾸미고 계신 르꼬르동 블루 출신, 파티시에분을 알게 되었다.

 

 흔히 말하는… 눈팅으로만 보다가, 체크인하는 곳과 업로드한 이미지를 보면서 아 가고싶다- 아 여길 아시는구나- 하다가 한국에서 베이킹 강의를 연다는 소식을 들었고 벌써 3번째 수업을 같이 진행했다. 향초부터 커틀러리, 플라워, 심지어 오이가 들어간 프레시 워터까지!!!! (파리의 어느 한 까페에 가면 물을 이렇게 준다) 프렌치 감성이 여기저기에 묻어있는 베이킹 아뜰리에를 방문하자마자 빠리지엔느의 그 느낌이 나와 잘 통하는 지은샘의 스토리를 들어보기로 했다. 



-Up (業) Side 목차-

01. 토종 한국인, 세계를 누비는 해외 기자가 되다

02. 선생님이 OECD에 들어간 이유는?

03. 전략 컨설팅이 궁금하다고? (Feat. 뉴욕 컨설턴트)

04. 어쩌다 된 의대생, 소아과 전문의가 되기까지

05. 스타트업에 간 회계사

06. 훌륭한 화장품 뒤에는 훌륭한 마케터가 있다

07. 벤처 투자와 결혼한 남자의 이야기

08. IT 서비스 기획자: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09. 공연기획 하고 싶은 사람 손!

10. 달콤한 인생, 파티쉐가 되다

11. 다들 주목! OECD 아프리카 담당이 한국인이라고?

12. 패셔너블해야 패션MD 하나?

13. 나의 두 번째 직장, 사모펀드(PE)의 A to Z

14. Next Steve Jobs? 상품 기획자의 삶

15. 우리가 머무는 공간을 만든다, 가구기획자 이야기

16. 교사 라이프가 궁금해? 임용부터 담임까지

17. 번역가 A씨의 일일

18. 국내 통신사에서 미국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19. 가깝고도 먼 직업, 방송 PD

20. 미생이 담아내지 못한 상사 이야기



치아씨드 파운드케이크 마들렌~~~~~구움과자 시리즈 by 에디터



 안녕하세요 지은샘! 먼저 업사이드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간단히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네,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jeu de mains(쥬드망) 이라는 작은 베이킹 아뜰리에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고 있습니다. 베이킹쪽을 시작한건 오래 되지는 않았어요. 불어를 학부 때 전공했고, 그러다보니 지금 베이킹을 하고 있네요 :) 



역시, 선생님 ! 근데 사실 불어를 전공했다 해도, 이 분야에 출사표를 던지는거는 전문분야인만큼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딱! 뛰어들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저는 여행을 가더라도 맛집을 찾아가지는 않아요. 그렇지만 해외로 나가면 그 나라의 예쁜까페, 예쁜 디저트는 마구 찾아다녔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저는 주로 여행 목적이 까페투어였던거 같아요. 맛있는 커피 마셔보고 맛있는 디저트 먹어보고.


 그리고 남편이랑도 오랫동안 연애생활을 해서 둘이 좋아하는 취향이 비슷한데. 둘이 여행 같이 다니면서 밥은 굶더라도 디저트는 찾게 먹게되더라구요 ㅎㅎ 둘 다 달달한 것 먹는 것도 너무 좋아해서. 


 그러다 어느 날 제가 회사 일도 너무 지겹고 힘들게 느껴졌어요. 당시에 같이 일했던 클라이언트들로부터  컴플레인도 심하고 그래서. 아마 그런 생각이 얼마나 더 회사 생활을 해야하나 싶은 생각으로 이어졌고, 정말 그만두고 싶다라는 결심을 하게 되었어요. 이러한 이야기를 남편한테 했었을 때도  의외로 쉽게 그만두라고 해서 정말 빠르게 사표를 내고 몇 개월 쉬게 되었죠.


 하하 근데 또 사람이 일을 쭉 하다가 몇개월 쉬어보니 또 가만히 있지는 못하더라구요. 금새 빈둥빈둥 티비보고 남편 기다리고... 정말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며 지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어쩌다 남편이 신문을 봤는데, 르 꼬르동 블루 광고면을 보주더라구요. 남편이 제가 전공이 불어니까, 꼬르동 블루=불어 이렇게 생각하고 먼저 그럼 이제 여기 다녀보는거 어때? 이렇게 먼저 물어보더라구요. 시간 있을 때 이렇게 배워도 좋을 것 같다면서, 먼저 찾아봐줬어요.

 


빨레 후아얄 .. film by @vitamin_film


아 그럼 선생님은 혹시 전에도 베이킹 하셨던적이 있으셨던 거에요? 평상시에도 관심이 많으셨는지...?


 하하 아니요, 사실 저는 베이킹 혹은 홈베이킹 조차 해본적이 없는 사람이었고 먹는 것만 좋아하던 사람이었어요. 정식 프랑스 르 꼬르동 블루 (Le Cordon Bleu) 하면 드라마에서도 많이 나오잖아요. 엄청 위엄있어 보이는 옷 입고 나와서, 어디출신이야~? 하면 나? 꼬르동 블루 하는 그런 장면들만 기억나잖아요. 


 그만큼 저에게도 워낙 높은 학교, 정통 베이킹 스쿨로 다가와서 조금 부담스럽겠다고도 생각 하다가 입시 설명회를 가봤어요. 근데 거기서 커리큘럼들을 듣다보니까 너무 재밌어 보이더라구요. 입학 설명회에서  프랑스 쉐프가 불어로 프로그램을 설명 해주는 것을 듣는 것 조차 너무 재밌더라구요. 제가 워낙 프랑스어를 좋아하고, 학부 때 프랑스로 어학연수 갔다온지도 오래되었다보니까 프랑스에 대한 향수도 몽글 몽글 살아나면서... 그래서 저는 국내에서 르 꼬르동 블루 과정을 듣고 프랑스본교 수업까지도 알게되어서 파리로 가게 되었죠. 



우와, 듣기만해도 너무 재밌을 것 같아요. 선생님은 그럼 원래 한국에서 무슨 일을 하셨어요?


 출입국 산하 기관에서 일을 했어요. 학부 전공을 살려서 졸업 후에 바로 취업을 했죠. 출입국 산하 기관은 프랑스인들이 국내에 체류하는데 있어서 관련 문제가 있거나, 예를 들면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외국인들이 난민 신청 할 때, 등 체류 관련된 문제를 해결 할 때 의사소통면에 있어서 도움도 주는 기관이었어요. 준 공무원이라고는 하지만, 전혀 준공무원의 혜택을 받지 못했던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ㅎㅎ


 사실 난민 신청 등의 업무들이 국가기관에서 맡는 내용들이다보니, 번역 혹은 통역과 같은 일들도 일상적인 언어를 쓰지 않고 전문용어를 써야되더라구요. 4년동안 제가 불어 전공을 했더라도 매번 사전을 사용해서 업무를 처리해야되는게 조금 스트레스와 부담으로 다가와서 꽤나 힘들었던 것 같아요. 


 또 가끔은 클라이언트인 프랑스 바이어나 프랑스 비서분들이 같이 일하면서 깐깐히 구는것도 좀 그랬고.. 회의감도 많이 들어서 5년을 일한 것 치고는 굉장히 과감히 그만뒀던 것 같아요. 이직이나 다른 분야쪽의 일은 생각도 안하고, 일단 쉬고 마음과 머리 모두 재정비하자라는 마음으로 그냥 그만뒀던 것 같아요. 다행히 지금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어서, 굉장히 그 당시의 퇴사 결정이 진짜 잘했다고 요즘도 생각이 들어요. 인생에서 몇 가지 뽑을 수 있는 터닝 포인트 중 하나랄까요?ㅎㅎ 



그럼 선생님은 학부 생활 하셨을 때도, 아예 전혀 베이킹쪽은 고려를 안하셨는지?


 제가 대학생 때 프랑스에서 어학연수 했는데,  그 때 베이킹 하겠다고 프랑스 오신 분들을 주위에서 많이 봤어요.  당시엔  왜 이렇게 힘들게 하실까 했죠. 프랑스에서 베이킹을 배우려면 어학부터 제대로 몇 년 밟아야 하고 그 다음에 수업을 들을 수 있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제가 만약 그때 시작했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해요. 그 때 다른 걸 돌아보지않고, 어학을 좀 더 집중해서 하고 졸업 후 바로 현재의 꼬르동을 가면 어땠을까 라고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물론 그랬었다면, 그만큼 경력을 쌓을 수 있으니까 좋았겠지만...또 어찌보면 제가 5년 동안 다른 일을 했어서 지금 하는 일이 더 소중하다고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숫기도 없고, 말도 먼저 잘 이끌면서 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그런데 아시는 것 처럼, 베이킹 수업을 하다보면  클래스를 리드하고 오신 분들 께 이야기하는게 워낙 필요하다보니까. 조금 더 제 자신을 변화시키려고 노력많이 했던 것 같아요. 처음 뵙는 분들이랑도, 서스럼없이 말도 걸면서 어색해하지 않게 하는게 또 중요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처음 고정멘트는 날씨 관련된 거였어요. 여름이면 날씨 더우시죠? 겨울이면 날씨 춥죠? 이런거요.. ㅎㅎ 



맞아요. 맞아요.


 그리고 저도 어떤 특정한 계획 하에 사는 사람은 아니지만, 불어를 학부 때 전공으로 처음 접하게 되면서, 어쩌면 제2의 챕터로 옮길 수 있는 꼬르동 블루 기회를 잡게 되었던 것 같아요. 수업을 듣다가 지금은 또 이렇게 베이킹 수업까지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되었으니 좋네요~


 여기 작업실도 원래 제가 혼자 배운 것 다시 연습하려고 만들어 놓은 곳인데, 주위 지인의 추천으로 베이킹 클래스도 작년부터 시작하게 되었던 거고, 파리 꼬르동 블루에서 공부한 걸 베이스로 이번에는 조금 전문적으로 클래스 하나를 이끌고, 이걸 나누고 싶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근데 또 우연치 않게 임신으로, 파리 갔다와서 바로 베이킹 클래스를 연이어 진행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복귀를 조금 서둘렀던 것 같아요. ㅎㅎ 집에서도 감을 잃게될 것 같아서 힘든 몸을 이끌고 한번씩 만들어보고 같은 레시피이더라도 조금의 차이로 텍스쳐와 맛이 차이가 나거든요. 그런 것도 좀 출산후에 여유가 있었을 때, 정리를 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항상 감사해요.

달콤한 발렌타인데이


어유~선생님 클래스 인기가 장난 아니더라구요!! 


 아니에요, 제가 한번에 진행하는 수업이 적어서 그래 보일 수 있어요. 사실 베이킹 클래스가 이곳 저곳에 많지만, 이 역시 막상 적은 돈은 아니잖아요. 그래도 이렇게 배우러 와주시는게 너무 감사하죠. 물론 저도 클래스 하는게 체력적으로는 힘들기는 하지만, 너무 재밌다보니까 그런 생각마저 바로 떨쳐버릴 수 있게 된 거 같네요.



선생님 그럼, 이 베이킹 아뜰리에 이름은 어떻게 지었어요? 


 아, 이런건 남편이랑 많이 고민하는 편인데, 처음에 우리는 프렌치 컨셉이니까 심플하게 프랑스어로 지어보자!로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이게 손으로 만들어지는 일이다보니 무거운 느낌은 싫고, 아뜰리에 컨셉 조차 '전문적으로 배우자'가 아니라 '와서 편하게 친구처럼 같이 만들고, 친구집 놀러오듯 마음도 편한 곳' 이었으면 좋겠는 마음에 만지고 장난치듯이....... 


‘손장난’ 어때? 이랬더니 남편이 너무 좋다고 하더라구요 다행히. 그래서 쥬드망으로 짓게 되었어요. 정말 하루만에 지어진 이름이거든요. 지금도 이름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쥬드망 만들면서 가장 많이 고민하셨던 부분이 있을까요?


 가장 많이 고민했던 건 인테리어였어요. 디저트는 사실 예쁜 곳에서 먹는 것도 중요하고 어디에 담느냐도 중요하거든요. 물론 맛이 최우선으로 중요하겠지만. 이런 부수적인 아름다움 또한 중요하고,  저 역시 이런걸 좋아해서 남편이랑 발품 팔아서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여기 아뜰리에에 있는 소품 대부분도 프랑스에서 다 사왔구요.  이 작은 공간에서 프렌치적인 걸 많이 느꼈으면 좋겠어서요..ㅎㅎ



 아 그럼 성공하셨습니다.


 아 정말요? 감사합니다. 사실 쥬드망은 아기자기한 일본 스타일의 디저트가 아니라 손으로 척척 러프한 느낌이 워낙 저랑도 잘 어울리는 것 같고, 프렌치 느낌이랑도 잘 어울리는거 같아요. 

 그래도 다행히 와주시는 분들도 좋아라 해주셔서 감사해요. 



 선생님은 그러면 아예 처음부터 꼬르동 블루를 파리로 가신 거세요? 


 아니요, 저는 처음에 꼬르동 입학을 숙명여자대학교 르꼬르동 블루로 입학하게 되었고, 후에 코스를 파리로 옮겨서 밟아나간 케이스에요.



 파리에서 공부할 때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아무래도 한국에서 수업을 듣는 경우에는 한국인 통역분이 있으셔서 쉽게 들었는데 파리가서는 저 혼자만의 싸움이더라구요. 한 단어라도 놓쳐버리면, 한국 제과 같으면 [하루 시연/ 하루 실습] 이랬는데, 파리는 단기로 듣다보니 [아침에 시연/ 오후에 바로 투입]이 되어서 똑같이 만들어야 하는 수업이 많았어요. 그럼 시연이 끝난 직후 쉬는 한시간 동안, 그 레시피를 다 이해하고 머릿속에 넣어야하는 게 꽤 힘들었던 것 같아요. 따로 통역해주시는 분이 없고, 프랑스어를 제가 쫑긋하고 들어야 단어 하나하나 들렸던 부분이다 보니까 육체적인 것보다 집중하고 이랬던 게 더 힘들었어요. 


 아무래도 외국인이었기 때문에 언어적인 부분이 힘들었죠. 하지만 영어나 불어를 하실 줄 아는 분이라면 초급/기초는 한국에서 받아두고, 본교에서 받는것도 좋은 것 같아요. 제가 정말 처음 밀대도 안잡아본 상태에서 파리로 왔었으면 정말 울면서 했었을 것 같은데 기초 과정을 그래도 국내에서 듣고 가니까 조금 괜찮았거든요. 오히려 저는 한국에서 처음 기초 과정 들었을 때가, '어떻게 해야하나.'라는 생각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어요.



처음에 초급-중급-고급까지 얼마나 걸릴까요? 수료하려면? 


 스트레이트로 한다면 1년은 채 안채우는 9개월-10개월 생각하시면 되어요. 한 코스마다 3개월정도인데 저는 파리로 오는것도 조금 대기도 있었고, 중간에 쉬었던 것도 있어서 일년 넘게 걸렸어요. 



 제가 알기론 꼬르동이 나라/도시별로도 많은 것 같은데 파리 본교의 장점이 있을까요?


 아무래도 꼬르동 파리가서 느꼈던 거는 왜 '원조'가 있는지 알겠다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인턴십 제도도 잘 되어있고, 커리큘럼도 체계적이다보니까 한국 지점 같은 경우에는 커리큘럼 이후의 과정에 대해서는 몬가 준비된게 많이는 없어보였는데. 그래서 약간 수료하고 나서도 내가.. 초급을 마쳤다고? 중급을 마쳤다고?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ㅎㅎ 의구심이 드는 순간들... 아시죠? 


 그리고 꼬르동 레시피는 사실 정통 프랑스 레시피라서 한국인의 입맛에 잘 안맞는 것들이 많아요. 그래서 꼬르동 블루를 졸업하고 샵을 바로 오픈하는건 조금 어려울 것 같고, 그 레시피를 재해석해서 본인만의 디저트 레시피라든지, 시그니처 디저트라든지를 하나하나씩 만들어 나가야되는 것 같아요. 

냠냠


 그럼 선생님은 파리 꼬르동에서 어떤 점이 좋으셨어요? 


 그리고 저는 가장 좋았던 것은 교수, 그러니까 쉐프들한테 가서 바로 질문을 할 수 있었던 게 좋았어요


 사실 파리 꼬르동에는 나이드신 쉐프들이 많아요. 어느 정도 나이가 있으신 분들이라 영어는 잘 못하시다보니 학생이 프랑스어하면 굉장히 좋아하세요. 제가 말 걸면 어떤 동양애가 와서 불어로 말 거니까 대게 더 좋아해주시고 신경 더 써주셨던 것 같아요. 전반적으로 불어를 할 수 있었던 것이 큰 메리트가 아니었을까요?


 근데 또 반대로 제가 불어는 하지만, 영어는 진짜 잘 못해서…ㅎㅎ 같이 수업듣는 학우들이랑은 영어로 커뮤니케이션하는데 제가 영어는 자신이 없다보니 대부분 웃기만 하면서 학우들이랑 커뮤니케이션 하고 그랬죠.


 그래서 영어 혹은 불어 두 가지 언어 중에 하나라도 자신 있으면 좋아요. 말 그대로 파리에서 배우는 베이킹은 정말 그 베이킹의 고장에서 배우는 거니까 배우는 사람이나 가르치는 쉐프나 자부심도 훨씬 있어요.


 그래서 저도 파리에서 수업 들었을 때에는 더 흡수하려고 노력했어요. 파리에서는 저도 정말 쉐프님의 손 동작 하나하나 놓치지 않으려고 열정적으로 보고, 적고 그랬거든요. 



파리 꼬르동은 그럼 조금 타이트하게 수업이 진행되는 편인가요? 


 물론, 한국에 있는 꼬르동도 바로 까페를 오픈하시려는 분들이 많으니 타이트한데, 파리 같은 경우는 더 실전에 바로 투입할 수 있게끔, 더 타이트하게 진행하는 편이에요. 못하면, 다시 만들어! 이런식 이랄까요, 커트라인에 조금 어긋나거나 부족하면 다시 만들어야 하고.


 그래도 모두들 다 열심히 하는 분위기라서 저 역시 더 자극되는 것도 있었죠. 파리 꼬르동 같은 경우에는 전세계 사람들이 다 모이는 곳이거든요. 나라 불문하고 다 열심히 베이킹 하나에 집중해서 수업을 듣고, 따라하고, 노력을 하는 모습이 진짜 신기했어요.



파리에서는 그럼 디저트는 자주 드셨겠네요!


 보통 하루에 하나씩 먹었던 것 같아요. 그냥 매일 동네 주위 빵집 가서도 타르트 하나라도.. 생각해보니까 제가 디저트를 좋아한 지 벌써 6-7년이 되었어요. 근데 한 4년째 되던 해에 한계치가 오더라구요. 못 먹겠다는 생각도 들고, 남편이랑 둘다 디저트 먹는거에 확 질릴 때쯤 파리에 가서 먹었는데………그 순간!!!!!


 지금까지 먹은건 먹은 것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으로 남편이랑 둘다 다시 동기부여가 되었어요 ㅋㅋㅋ 파리에서는 동네빵집은 전통도 오래되어서, 디저트 하나라도 무시 못하는 곳이잖아요. 우리가 흔히 사진에 잘나오는 예쁜 디저트가 아니더라도, 설령 한입을 먹고 버릴지언정 무작정 파리 동네빵집에 가서 다 먹어봤어요.


 눈으로 보는 것도 중요했지만
다 맛보고 싶었어요.



혹시 파리에서 디저트 까페는 어떻게 찾으셨어요?


 저희는 사실 인스타그램을 많이 이용해요. 파리 직접 사는 현지인들의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해시태그를 통해서 먼저 찾고, 장소를 보는 정도? 남편이 이런 걸 사실 잘해요. ㅎㅎ 저는 이렇게 찾는 걸 잘 안좋아하거든요. 현지인 피드 위주로 많이 찾았어요. 한국인들이 많이 가지 않는 곳 위주로 찾았었어요.


 파리에서 수업 들었을 때에는 15구에 살았었는데, 거기서도 근처에 동네 빵집은 다 갔던 것 같아요. 멀리 안 나가는 날이더라도 주위에 동네 빵집은 꼭 갔던 것 같아요. 


 특히 저 같은 경우에는 입으로 느껴지는게 참 중요하더라구요. 어떤 맛이 나는지, 어떤 텍스쳐인지 눈으로 보는거랑은 사실 다르잖아요. 눈으로 보다보니, 모르는 게 조금 더 큰 것 같고. 그래서 다 먹어봤어요. 


파리다..!


제일 좋아하는 프랑스 디저트는 뭘까요? 


 저는 타르트 제일 좋아해요, 마르탱 운하집에 있는 타르트집인데, 겉에는 초록색이고 안에는 바닐라 크림이 들어있는 타르트가 진짜 맛있어어요. 제가 남편이랑 배부르게 밥도 먹고 갔는데 그걸 한 입이 아니라 다 먹을 만큼 맛있더라구요. 보통 한 입 먹고 말텐데…. 하하 너무 맛있었던 기억이 강렬해서 이번에 파리 갈 때도 먹으려구요. 



진짜 그렇게 숨어 있는 현지인들만 가득한 까페가서 커피한잔과 디저트 하나 좋은 것 같아요. 


 네, 맞아요. 저도 그거 너무 좋아해요. 근데 제가 저번에 파리에 있었을 때에는, 바캉스 기간인지라 많은 곳들이 문을 닫아서 사실 좀 아쉬웠는데 이번에 파리로 다시 갈 때에는 못 갔던 곳 다시 가보려구요. 


그럼 좋아하는 까페는 어디셨어요? 


 저 로즈베이커리요. 로즈베이커리에 파운드 맛을 너~무좋아해요. 봉막쉐(Bon Marche) 백화점에 있는 곳인데, 분위기도 좋고. 딱 그 창문을 통해서 보이는 그 자리가 너무 좋아서, 혼자서라도 가는 편이었어요. 일주일에 3-4번은 갈 정도로 좋았어요. 거기 큐브라떼가 그렇게 맛있거든요.


 매번 느끼지만 남편도 다행히 제가 좋아하는 걸 다 좋아해주는 편이라 같이 다닐 때가 많아 많이 고맙죠. 파리에서 3개월있었을 때 육체적으로는 많이 힘들었지만 엄청 행복하게 살았던 것 같아요. 



파리는 맞아요, 그런 도시에요. 그래도 힘드시지는 않으셨구요?


 제가 사실 거의 마지막 기간 동안에는 아이도 임신해 있었고 하니까 힘들었지요. 사실 수업의 마지막 시험도 하루에 오전/오후로 나눠서 다 봤었거든요. 거의 대부분 이런 스케쥴을 소화하고나면 ‘탈진’을 한다고 표현하는데, 그렇게 힘들었어도 합격하구 그랬으니깐. 지금은 힘들었던 기억으로 남으면서도 좋았던 것 같아요.

열심히 했던 그 순간이요^^


앞으로의 선생님이 계획하시는 쥬드망의 모습이 있을까요?


 저는 지금 베이킹 클래스 쥬드망을 좀 잘 자리잡아가고 싶어요. 지금은 다른분야의 새로운분들과 만나 베이킹이라는 공통관심사를 함께나누는게 너무 좋아졌거든요!


 물론 빠리 꼬르동을 졸업했다고 해도, 갈 길은 아직 멀다고 생각해요. 디저트는 끊임없이 배워야 하고 개발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중간중간 파리 꼬르동에 가서 주기적으로 수업을 들을 예정이고, 장기적으로는 남편이랑 같이 까페를 해보고 싶어요. 남편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커서, 꼬르동 가서도 한번 해보자! 이런 이야기를 자주 같이 헀었거든요.


 

맞아요 까페, 까페 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사실 요즘은 디저트 찾아서 까페도 많이 가시잖아요. 까페는 커피만으로도 메리트가 조금 부족하다고 느껴서, 아기자기하게 프렌치 동네에 가는 느낌으로 해보고 싶어요. 


 지금 쥬드망도 그렇고 앞으로의 까페 쥬드망도 많은 분들이 바글바글한건 바라는 건 아니지만, 오셨던 분이 다시 찾아주시고, 좋았다라고 이야기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쥬드망이라는게 사실 정말 앞으로 할 수 있는게 많을 것 같아요.


 네, 쥬드망이 손장난 이라는 의미에서 출발 했듯이, 많은 것으로 뻗어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꽃을 할 수도 있고, 까페를 할 수 있고. 그래서 그 쥬드망에 한계를 정해놓지는 않겠지만 많은 기회가 있을 것 같아서 재밌을 것 같아요. 


 약간 쥬드망은 저 만의 놀이터가 된 느낌이에요. 화려하지는 않지만, 몇 분을 위한 아지트로 자리잡을 생각이구요. 


 예전에 회사 다녔을 때는, 언어를 해서 이걸로 밥벌이를 하는 구나 했지만, 또 획일화된 일을 하다보니까 매번 발전이 없다는 생각이 너무 가득했던 것 같아요. 월요일이 오는게 너무 싫은 직장인이었으니까요. 일요일 개콘하는 시간에는 막 예민해지고..


 이제는 요일의 구분없이 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할 수 있으니까, 어느 틀안에 갇힌게 풀린 느낌이라 자유로워진 기분이에요. 


늦게지만..... 그래도 최소한 좋아하는 걸 지금 찾았다는 것만으로도 성공한 기분이에요.


그럼 요즘 한가지 고민이 있다면?


 쥬드망인 것 같아요. 베이킹 클래스도 지금은 작은 공간에서 하고 있지만, 좀 넓은 공간에서 할 수 도 있다는 생각도 들고, 그 넥스트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오시는 분들도 저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쥬드망의 다음 모습에 대해서요.



파리 갔다오시면 많이 생각이 달라져있을 것 같아요.


 아 그렇죠, 그래서 파리를 가는 것도 있어요. 저는 한국에서 여행가고 쇼핑하는 것 조금 아끼고, 파리 한번 갔다오는 게 정말 좋더라구요. 정말 파리 길거리만 걸어다녀도 색감이나 이런거에 엄청 영감받고 그러니 큰 공부가 되는 느낌이에요. 4월에도 갈거랍니다! 



너무 부러워요.

저도 빠리가 갑자기 가고싶어지는…감사합니다. 선생님 merci et bon voyage!


Disclaimer
Up(業) Side의 인터뷰는 개인적 경험 및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특정 회사의 상황이나 입장을 대변하는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



이전 09화 공연기획 하고 싶은 사람 손!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