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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p Side Jun 06. 2018

국내 통신사에서 미국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3년차, 통신사, 미국, 퇴사, 새로운 도전


'띠리링'

 오늘도 몇 개 기업에서 채용 공고를 올렸다는 취업 카페의 쪽지가 날라왔다. 취직준비를 하던 때 가입했던 취업 카페의 소식은 여전하다. 그 쪽지 하나 하나가 부담이던, 이렇게 많은 기업이 채용을 진행하는데 나는 어디에 갈 수 있을까 불안해지던 시절. SNS에 올라오는 합격 글들과 축하 글들을 보면서 초조해지기도 하던 때가 있었다.

 막상 회사에 다녀보니, 입사하는 사람들만큼 퇴사하는 사람들 소식을 많이 듣는다. 기대와 다른 회사 업무에 지쳐서, 원래 꿈 꾸던 삶을 찾아서, 새로운 것을 도전해보고 싶어서... 모두가 같은 목표를 향하고 있는듯 보였던 취준생 시절을 지나, 직장인들은 또 한 번 나를 찾는 고민을 하고 있었다.

 오늘 업사이드에서는 대기업과 작별을 고하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미국으로 떠나는 인터뷰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그녀의 입사 이야기부터 회사 생활, 그리고 그녀의 새로운 도전까지. 솔직한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직장인들과 취준생 모두가 다시 한 번 커리어와 나의 삶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시간이 되길!

 


-Up (業) Side 목차-

01. 토종 한국인, 세계를 누비는 해외 기자가 되다

02. 선생님이 OECD에 들어간 이유는?

03. 전략 컨설팅이 궁금하다고? (Feat. 뉴욕 컨설턴트)

04. 어쩌다 된 의대생, 소아과 전문의가 되기까지

05. 스타트업에 간 회계사

06. 훌륭한 화장품 뒤에는 훌륭한 마케터가 있다

07. 벤처 투자와 결혼한 남자의 이야기

08. IT 서비스 기획자: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09. 공연기획 하고 싶은 사람 손!

10. 달콤한 인생, 파티쉐가 되다

11. 다들 주목! OECD 아프리카 담당이 한국인이라고?

12. 패셔너블해야 패션MD 하나?

13. 나의 두 번째 직장, 사모펀드(PE)의 A to Z

14. Next Steve Jobs? 상품 기획자의 삶

15. 우리가 머무는 공간을 만든다, 가구기획자 이야기

16. 교사 라이프가 궁금해? 임용부터 담임까지

17. 번역가 A씨의 일일

18. 국내 통신사에서 미국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19. 가깝고도 먼 직업, 방송 PD

20. 미생이 담아내지 못한 상사 이야기




1) 입사이야기: 안녕, 통신사!
2) 회사 생활: 통신사? B2B 영업?
3) 새로운 도전, 미국 스타트업


[입사 이야기: 안녕, 통신사!]

 


 취준생이던 시절에 대해 들려줘. 여러 기업들 중에서도 이 회사에지원한 이유가 있을까?

 원래 나는 가고 싶었던 금융 공기업이 있었어. 그런데 거기에서한 번 떨어지니까, 고민을 하다가 다음 번엔 사기업들도 몇 개 넣었지.


 그래도 보통은 2-3번 이상 지원해보는 경우가 많던데.

 그렇지. 그런데 나는 공기업 면접을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어.

 사실 나는 들어가고 싶었던 곳이 특정 금융 공기업으로 명확했기 때문에 휴학 한 번 안하고 교환 학생 끝나자마자 바로 준비했었어. 금융 거래의 핵심인 곳에서 일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고, 그렇게 열심히준비해서 최종 면접까지 갈 수 있었지.

 그런데 5명 중에 4명이 경력직인거야. 분명히 신입사원을 뽑는 자리였는데, 최소 1-2년은 다른 곳 (삼*증권, 회계 법인 등)에서 경험을 한 사람들이더라. 나는 대기 번호 1번을 받았고, 결국떨어졌어.

그 때 ‘나도 경력을 만들어야 하나?’ 라는생각이 들었어. 아니면 공부를 누구 못지 않게 해야겠는데, 막상 준비해보니 쉽지 않더라. 공부에 매진해서 뭔가를 이루어내야겠다는의지가 생각보다 크지 않았던 것 같아.


 그렇구나. 그럼 그 다음 학기에 대기업을 쓴 거지?

 응, 대기업은 3-4개 정도 썼었어. 그 중에서 이 회사 결과가 가장 빨리 나왔고, 여기에 붙고 나니다른 곳은 열심히 준비하지 않았어.


 그런데 많은 대기업이 있잖아. 그중에 통신사를 쓴 이유가 있는 거야?

 특별한 계기는 없었고, 예전에 학교 커리어 센터를 통해서 이 곳 알바를한 적이 있었어. 그런데 회사 분위기가 참 괜찮은 거야. 알바인데도가족처럼 대해주니까. 그래서 처음 지원을 할 때에도 내가 알바로 일 했던 B2B영업을 썼지. 아무래도 그 쪽 일에 대해 잘 알기도 하고.


 가족 같은 회사는 .. ㅠㅠ (농담) 알바를 한 게 도움이 되긴 했겠네! 너가 생각할 때 회사에서 너를 왜 뽑은 이유가 뭐라고 봐?

 우선 알바를 한 게 득이 되었어. 알바를 했으니 뽑아준다는 게 아니라,

 

아무래도 다른 지원자들에 비해서는 실제 하는 일을 명확하게 알고 있었기 때문에
면접에서 유리한 지점에 있었던 거지.



 또 다른 건?

 대기업들 지원하면 인적성 보잖아. 우리 회사는 정말 인성을 보는 것 같아. 회사가 강조하는 정신처럼 가족적이고, 따뜻하고, 모나지 않고, 성격이 둥글둥글한 느낌. 동기 남자들을 보면 착하고 가정적인 느낌이 강하고, 여자 동기들은당차고 든든해보이는 느낌이 강한 듯. 나도 그런 것 같고.

 물론 이건 내 개인적인 생각이야.^^ 아, 그리고둥글둥글하다는 표현이, ‘내 주장을 표현하지 않는’ 것과는다르다는 거 알지? 그보다는 포용력이 좋은 거라고 이해하면 될 듯해.


 


그렇구나! 그런데 면접에서 유리한 지점이 있었다는 거, 좀더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어?

 면접 때 여러 질문을 받게 되잖아~ 그 중에서

 

B2B영업과 B2C영업의 차이가무엇인가요?


라는 질문이 있었지. 다른 사람들은 영업 대상이 기업과 일반사람들로 다르다는 이야기만 했는데, 나는 그렇게 설명하지 않았어.


B2C영업은 마케팅을 통해 고객이 찾아오게 하는 영업이라면 B2B는 내가 직접 찾아가는영업이라고 말했지.


난 알바를 할 때 이런 이야기들을 부장님께서 설명해주신 적이 있는데, 대부분의 취준생들은 회사에서 바라보는 차이점이 뭔지 몰랐던 거지.


 그럼 그것 말고도 면접 관련해서 기억에 남는 것들이 있을까?

 면접으로만 몇 십 만원을 벌 정도였으니까, 지원한 회사 숫자에 비해 면접을 많이본 편이지. 거의 다 떨어지긴 했지만 그런 경험에서 하나 배운 게 있어.

 면접 마지막에 “추가적으로 하고 싶은 한 마디가 있습니까?”라고 물어보거든. 그 한 마디, 절대외우지마. 대신 면접에 적극적으로 임하면 그 상황에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분명히 생길 거야. 그 이야기를 꼭 해.

 나는 이 회사 면접에서 어떤 질문을 받았는데 제대로 대답을 못했어. 그러니까면접관 분께서 “제가 물어본 건 그게 아니에요.”라고 말씀하시더니바로 다음 사람에게 질문을 하시더라. 순간이었지만 정말 당황했지.

 그러다 면접이 거의 마무리 되고, 면접관 분께서 마지막 한 마디를 하라고 하셨어. 그 때 손을 들고 그 질문에 대해 내가 내린 답을 다시 이야기 했고, 내포부를 말했지. 그걸 들은 면접관 분 표정이 좋아지는 걸 보면서 ‘아됐다!’라는 느낌을 받았어.

 실제로 그 때 같이 면접 본 사람들 중에 동기 한 명이 있는데 자신이 붙을 거라고 확신했대. 보통 같이 들어간 사람들 중에 1명 정도만 붙는다고 했거든. 그런데 내 마지막 한 마디로, ‘쟤가 붙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거야. 결국 둘 다 붙었고 ^^


 간절함이나 적극성이 보였던 건가?

 조금 달라. 사실 손을 안 드는 사람은 없어.누구 하나 간절하지 않은 사람이 있겠어? 그런데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보면 대부분 ‘꼭 가고 싶습니다!’ 이러면서 외운 이야기들을 줄줄 하거든. 분명히 내가 그 때 다시 한 대답도 충분치는 않았을 거야. 하지만, 외운 사람들과는 달라보였겠지.




[회사 생활:  통신사? B2B 영업?]


 B2B 영업 쪽을 지원했다고 했는데, 실제로 그 직무를 한거야?

 응, 맞아. 알겠지만, B2B라고 해도 그 안에서 고객을 분류할 수 있어. 대기업 고객들도있지만, 중소기업들, 혹은 자영업자들도 우리의 고객들이야. 보통 그런 고객들을 소호라고 부르지. 카페나 식당, 작은 오피스 등이 대부분이야.

 나는 그런 소호 고객들을 타겟으로 하는 쪽에 있었어. 온라인 홈페이지를 바탕으로그들에게 홍보를 하고, 고객센터를 통해 신규 고객을 영업하는 거야. 중소기업들이고객센터 통해서 가입상담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지. 특히 내 파트는 기존 고객들이 이탈하지 않도록하는 '고객 유지(retention)' 일이었어.

 사실 어려운 점은 많았어. B2C에 비해B2B는 줄 수 있는 혜택도 다양하지 않고, 매출이 적다보니 고객센터 쪽의 파워가 크지않거든. 그래도 사원 치고 한 파트의 일을 맡았다는 게 기분이 좋았고,이제는 작은 기업들까지 데이터분석을 통해 관리를 하려는 추세이다보니, 통계학과 출신으로써흥미로운 부분들도 많았지.



 그럼 그 직무를 너가 처음 선택한 거야?

 정확히 "이 쪽 일을하고 싶어요.”는 아니었지만 비슷한 맥락이었어. 특히 나는통계학과 나왔으니까 그런 수치들을 관리하는 쪽에 강점이 있다고 생각했어.



 너가 대학생활 동안 공부했던 것 중에 직무를 하는 데 도움이 되었던 게 있어?

 분석툴 같은 건 실무에서 쓰고 있진 않았지만, 대학 4년 간 통계를 쉬지 않고 다뤘다보니 회사에 와서도 수많은 숫자들을 관리하는 게 어렵지 않았어. 4년 동안 숫자를 안 보다가 숫자 업무를 맡는 사람과 나 같은 사람이 일에 대해 ‘체감하는 정도’가 다를 거라고 생각해. 숫자들의 증감을 보면서 거기에서 의미를 도출해낼 수 있어야 거기에서 영업을 확대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도 나오는거니까.

 그리고, 이건 직무랑은 상관이 없지만, 회사생활에 도움 되었던 건 동아리 생활이었어. 기수제로 운영하면서 각종 행사마다 선후배들과의 자리가 많았는데, 거기에서 내가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에 대해 익혔다고 해야하나? 어떤사람은 위계적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일정 수준 정도는 필요하다고 봐.

 예를 들어, 식사 자리에서 누군가는 수저를 세팅해야 하는데, 아무렇지 않게 내가 세팅하는 거지. 그게 기분이 나쁜 것도 아니고, 뭔가 해야할 일이 있을 때 내가 먼저 나서서 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거야. 내가 할 수 있는데, 하면 어때?라는 개념?


 나는 너가 회사를 다니는 동안 정말 만족해한다고 느꼈어. 어떤 것들이그렇게 좋았니? 복지, 회사 업무 분위기, 업무 내용 등 말이야. 사람마다 회사를 좋아하는 이유가 다를텐데, 너가 이 회사를 지금까지 다녔던 이유가 있을테니까.

 하나씩 얘기해줄게. 우선 업무분위기가 정말 좋아. 일단 우리는 부장급이 많은데, 적어도내가 있었던 쪽은 사원들도 자기 의견을 어필할 수 있는 분위기였어. 부장님께서도 잘 들어주셨고.

 복지는, 요새 좋아진 건데, 2주씩여름 휴가를 갈 수 있고, 6시 반이면 PC가 꺼져. 물론 잔여 업무가 남아 있을 수 있지만, 다시 켰을 때에는 30분만 더 일할 수 있어. 만약 야근이 필요하다면 사전에 신청을해야하고, 야근 수당이 나오지.

 우리 회사 대표님께선 회사를 즐거운 직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계신 거 같아. 눈 뜨면 가고 싶은 회사…? ㅎㅎㅎ  B2B 영업은 비교적 다른 곳에 비해 보수적인편이었는데, 이제 우리도 자율 복장으로 운동화에 청바지 입고 다니니까.회식문화도 좋아! 영화도 보고, 스케이트도 타고.

 그리고 내가 회사를 다닐 때 보는 게 회사의 성장성인데 지금 우리 회사가 사상 최대 주가를 기록하고 있어. 그리고 업계 자체가 5G, IOT, AI 등과 밀접하게 관련되어있어서 앞으로도 발전할 일만 남아 있거든. 거기에서 얼마나 빠른 속도로 대응하느냐…? 그 부분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신기술에 대한 수요를맞춰가려고 하는 게 통신사니까, 그런 부분들은 의사 결정 속도를 높이기 위해 CEO 직속으로 두는 등 노력하고 있지.

 


 그럼에도 회사에서 힘든 일들이 있을텐데,


 대기업은 다 그럴 것 같아. 아까 말했던 것처럼 보고 체계가많고, 의사 결정 속도가 느리고. 어쩔 수 없는 건 알지만, 보고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계속 보고서를 수정하는 건 어려운 일이야.

   

 그리고 사람들이 평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게 어쩔 수 없으면서도 안타까웠어. 특히 일을 잘한다고유명한 분들, 내가 정말 배우고 싶은 게 많은 분들, 모두가평가 하나 하나에 일희일비하는 그런 걸 보면서..

우리는 아직도 성적표에 벗어나지 못한 삶을 사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지. 그런데 그 부분은 어딜 가도 마찬가지 아닐까?



[새로운 도전, 미국 스타트업]


 이번에 너가 내린 큰 결정에 대해 정말 응원해.  즐겁게 회사를 다니는 것처럼 보였는데, 아쉬운 게 있었던 거야?


 그 동안 즐겁게 지내왔어. 지금 내가 속한 팀에서 생활하는 것도 좋았고, 앞으로도 여기에서 많이 배워서 승승장구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내가한 때 가고 싶었던 그 금융 공기업에 경력직으로 재도전 했을 수도 있고.

 그러다가 내가 홍콩으로 여행을 가게 되었는데, 그 곳 호스텔에서 만난 친구와이야기를 하다가 생각이 바뀌게 되었지. 그 아이는 아시안계 호주 사람이었는데, 소위 호주의 SKY 의대를 나온 의사였어. 그런데 그 친구가 자기는 뉴욕이 너무 좋아서 뉴욕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거야.그래서 지금 하는 일과 상관없이 뉴욕으로 떠난대.

 그게 내 머릿속을 쾅 하고 쳤어. 지금까지 나는 고정된 틀 안에서만 생각을 하지않았나 라는 생각이 문득 든 거야. 그러면서 그 친구한테 이야기한 게,


너는 의사니까, 언제든지직장을 구할 수 있잖아. 소위 말하는 전문직이니까.  
게다가 영어가 모국어니 의사소통 문제도 없고 남자고, 어리고. 너는 지금 미국에 가더라도 걱정 거리가 없겠다.  

나는 여자고, 다른 사람들처럼 30살에는 결혼할생각이었고, 전문직도 아니고.  게다가 영어를 잘 하지 않으니까 너 같은 도전을 하기 어려워.


라고 부러워하면서 말했지.



 그런데 그 친구가 이렇게 얘기하더라.


너 지금 나랑 영어로 대화하잖아. 비즈니스도 이렇게 하면 되는거지. 지금 우리 둘 다 20대잖아.
 전문직? 너 지금 나가서 뭘 하더라도 돌아와서 정말 아무것도 하지 못할까?
경력으로 해서 외국계라도 갈 수 있지 않겠어?


 생각해보면, 나는 지금 27살이고 3년이나 외국에 살다와도 30살인데,내가 틀에 박힌 생각만 하고 살았던 거 같더라. 그런데 딱 하나 걸린 게 있었지. 지금 내가 다니는 회사가 너무 좋고, 안정적이기도 하니까.


 맞아. 항상 그게 걸림돌인 것 같아. 편안한 지금의 생활을 포기하는 게 참 어렵지.

 응, 만약에 지금 회사가 너무 힘들고 아쉬울 게 없었다면 새로운 길에 더 쉽게도전했을 거 같아. 그런데 나는 지금의 삶이 나쁘지 않았거든. 회사도재밌고. 취미생활도 찾아서 하고 말이야.  

 사실 나중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서, 대기업에 다시는 발 들이지 못할 수도 있다는생각은 해. 하지만, 굳이 꼭 대기업에 가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 어떤 언니가 그렇게 이야기 했어. “너 여기에 머물러 있으면 너의 10년 뒤가 보이지 않아? 그게 보이는 삶을 지금부터 살아야 할까? 지금 도전해보고, 나중에 안정적인 삶이 맞다고 생각하면 그걸 선택하면 되잖아. 굳이대기업이 아니더라도.”

 

 

아. 회사에 다니면 그런생각이 항상 들지. 이렇게 다니면 지금의 차장님, 부장님의모습이 내 미래겠구나 하는 생각. 그게 나쁜 건 아니지만, 이미보이는 삶을 살아야 하나에 대한 아쉬움이 있지.

 그러니까. 그리고 내가 살면서 후회한 게 2번 있는데, 한 번은 대학교 때 휴학하고 여행을 다녀보고 싶었어. 그 때 엄마께서가지 말라고 설득하셨거든. 굳이 휴학을 하면서 해외에 나가야 하냐고.그리고, 두 번째가 미국 교환학생 시절이었는데, 그때 미국에서 일을 해보고 싶었지만 취업 때문에 포기하고 돌아왔지. 그 때의 결정에 후회가 많이 남아서, 이번엔 후회하지 않으려고.


그런데 해외로 나가기로 한 이유는 뭐야? 틀을 깰 수 있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잖아.

 사실 나는 해외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어. 교환학생 때 해외 인턴을하고 싶었던 것도 그런 꿈의 일환이었고. 예전부터 꿈꿔왔지만, 그걸금융 공기업에 취직해서, 혹은 대기업이나 외국계 지사에 가서 이루자고만 생각했던 틀을 깨기로 한 거야.


 어떻게 보면 엄청 큰 결정인데, 그래도 너는 빠르게 결정한것 같아. 어떻게 그럴 수 있었어?

 우선 해외에 나가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나니까, 17년 1분기에 내가 나가지 않으면 절대 못나갈 것 같았어. 마음을 먹었을때 추진하지 않으면, 지금의 삶에 안주할까봐.

 그렇지만, 알다시피 쉬운 결정은 아니었어. 안정적인 대기업을 그만두고 한국인이 한 명도 없는 미국 스타트업에 인턴으로 가는 거니까. 사실 지금도내가 A부터 Z까지 하는 게 가장 큰 고민이긴 해,

 

 내가 그걸 다 하면, 과연내가 쌓고 싶었던 전문분야에 집중할 수 있을까 하는 거지. 뷰티 엑스포를 한다고 해도, 지금은 대행사에서 다 하고 난 기획만 하면 되었는데, 여기 가면내가 다 해야한다고 하더라고.

 

 


그럼에도 가겠다는 결정을 한 이유가 있어?

 고민이 많았고, 옳은 선택을 하기 위해서 매일 노트에 내 생각을 끄적였어. 내가 생각하는 삶이 뭔지, 정말 하고 싶은 건 뭔지, 갈 경우와 가지 않은 경우 어떻게 내 삶이 흘러갈지 등에 대해서.

 

그래서 해외에 나가서 일하자는 목표 말고, 내가 해외에 나가서전문성 하나는 얻어 오자라는 계획을 세웠지. 그래서 데이터 분석이라는 기존에 내가 관심 있었던 분야를키울 수 있다면 고민 없이 가겠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어. 전문성을 기르겠다는 목표를 세우는 순간, 내 첫 다짐이 흔들리는 거야. 젊은 나이에 내가 틀을 깬 도전을해야겠다는 다짐 말이야.

 

 전문성이 주가 되니까, 갑자기대학원을 가야하나 싶기도 하고. 충돌이 일어났어. 제일 좋은건 데이터 분석 전문가로서의 일에만 매진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는 건데, 그런 일자리는 쉽게 구해지지도않고.


 맞아. 그런 이유로 다시 원래의 삶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많거든.

 나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기로 마음을 먹고, 기준을 다시 잡았어. 일단 내가 새로운 길을 도전하겠다고 선택한 만큼 해외에 나가는 꿈은 접지 말자. 그럼 해외에서 어떤 기업을 선택할 것이냐에 집중했지.

 

 1) 외국인만 있는 회사 2) 마케팅 기반으로 데이터 분석을 할 수 있는 회사… 그렇게 해서이 인턴 자리를 찾게 되었고, 기존에 내가 있었던 산업과는 너무 다른 곳이었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지.



 그런데 해외 취업을 원하는 사람들은 어떤 경로를 통해서 구해야 할까?

 우선 나도 처음 해보는 거라서 흔히 알고 있는 링크드인이나 몬스터 등을 통해서 찾았어. 그런데못 찾겠는 거야. 그래서 내 문제가 뭘까 다시 고민했지. 내경쟁력이 없었던 거야. 경력이 있어, 아니면 엄청난 기술이있어.. 없으니까. 그럼 수많은 국내외 사람들과 경쟁했을때 당연히 떨어질 수 밖에 없던 거였지.

 그래서 아예 한국어 능력 혹은 한국인을 원하는 공고를 찾아보기로 했어. 그런데또 여기에서 걸림돌은, 일할 수 있는 조건을 보니 그 곳에서 일할 수 있는 비자가 이미 있어야 한다거나, 현지인이면서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즉, 한국계를 원하더라고. 회사가 스폰서쉽을 해줘서 취업 비자를 받게해주는 줄만 알았는데 아니구나.. 느꼈지.

 그리고 나선 에이전시를 알아봤어. 취업 알선해주는 곳 있잖아. 그런데 여기는 또 한계가, 외국에 있는 한국 기업이 대다수인 거야. 월드 잡이나 피플앤잡 등. 요새는 국내 취업 시장이 좋지 않아서국가도 해외 취업을 장려하기 때문에 이런 사이트가 활성화 되어 있긴 한데, 내가 바라는 기준의 외국회사는없었던 거야. 그래서 나는 에이전시에 조건을 보냈어. 위에서말한 기준으로 말이야.



 그럼 지금 너가 들어간 회사는 왜 너를 뽑았을까?

 일단 이 회사가 뷰티 쪽인데, 한국과 일본 쪽으로 진출하고 싶어 했어. 그리고 중국에 생산공장들이 있어서 우선 그 쪽 시장에 대해 조사하고, 문화를잘 이해하는 사람을 찾고 있더라고. 그렇기 때문에 내 지원에 관심을 준 거 겠지?

 그런데 나와 비슷한 지원자들 대신 내가 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대표가 말해줬는데 그 이야기를 해줄게.

 면접에서


"너의 5년 뒤 모습은 어떨까?


라고 했는데 내가



"한국에서 일하고 있지 않을까? 한국오피스가 생기겠지?"


 이렇게 답변했거든. 그 때 나한테 그런 야망을 가진 모습이 정말 좋다고 극찬했어. 아마 그 것 때문에 내가 붙지 않았을까 해.

 

 

정말 매력있을 만한 답변인 걸?그런데너는 왜 이 회사를 선택한 거야? 완전히 새로운 분야에서 인턴부터 시작하는 거니까.

 내가 취업을 일찍했잖아. 문득 들었던 생각이 차라리 그 때 해외 인턴을 해볼걸..외국계 인턴을 해볼걸.. 이런 생각을 해서 아쉬웠는데.. 그렇다고 내가 이 직장을 뛰쳐나와서..

 

 외국계 정규직을 구하는 건 힘들겠는 게

 

첫 번째. 그리고 우리나라 안에서는 내가 정규직을 버리는 도전을과감하게 못할 거 같다는 게 두 번째였어. 한국이었음 외국계 ‘인턴’을 지원하지 않았겠지만, 해외 였기 때문에 패널티를 감수하는 거지.

 그리고 회사가 진짜 좋을 지 아닐 지 모르지만, 어쨌든 1년 후에 취업 비자를 못 받더라도, 분명 그 때는 또 다른 길을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대학원을 갈 수도 있고. 진짜안되면 내가 하고 싶었던 세계여행을 할 수도 있고.




 그랬구나. 그런데 부모님은 반대하지 않으셨니?

 해외 나가는 거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으셨어. 그리고 아빠께선 사업을 하시기때문에 이런 곳에서 하나하나 배우는 게 좋다고 이야기 하셨지. 그런데 엄마께서 딱 그렇게 이야기 하시더라. 너가 처음에 목표하던 회사도 아니였으면서, 왜 그 회사에 가냐고. 나가고 싶은 마음에 무작정 가겠다고 하는 거 같아 보였었나봐.



 맞아, 엄마 입장에선 당연히 그러실 수 있지. 그리고 이게 부모님께서 반대하시면 결정 내리기도 쉽지가 않다..?

 응, 그니까. 그래서 내가 또 설득했지. 그러니까 엄마께서 이렇게 이야기하시는 거야. “적어도 지금 엄마는반대했고, 그렇지만 나중에 너가 잘 되면 엄마가 그런 걸 사과하마. 잘되길 바라고.”

감동이지 않니.


 그러게. 감동이다.. 너의선택에 대한 책임은 너가 지는 거다. 다만 엄마는 어려운 길을 가는 게 탐탁치 않지만, 그래도 너를 믿는다. 이런 거잖아..멋진 엄마다..!

 그래서 마음 다 잡고, 나가서 잘해야겠다 생각했어!


 

 


이제 결정이 끝난 상황인데, 출국을앞두고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어? 이것 만은 꼭 이루겠다는 거?

 이런 저런 것들이 있었는데, 사실 지금 와서는 그런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우리 부장님께서 이야기 해주신 게 참 좋았는데, 최소한의 라인을 그어놓고, 그 라인까지는 버티겠다고 생각해보라고. 외국에서 일하는 게 쉽겠냐만은거기서 하는 모든 게 나한테 값진 경험일 거라고. 쉽게 포기하지 말고 월급이 밀리거나, 모욕적인 대우를 받는다던가 그런 선을 그어놓고 버텨보라고.

 아, 내가 스페인어 하고 싶은데 거기가서 스페인어를 더 하려고 해. 그리고 한국에서 SQL 따로 공부했었는데.. 그런 걸 놓지 않고 계속 하고… 그게 정말 내 길이 맞는지도 알아보고!


 한국이 그리울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잘 해낼 거라 생각해! 사람이 변화를 하려면 머물던 곳을 바꿔보는 게 정말 좋다고 했거든. 그런의미에서 넌 더 성장할 거야!

 ㅋㅋ고마워. 사실 한국을 떠나려니까, 여기에서만난 좋은 사람들을 떠나는 게 제일 힘드네.

 우리 부장님께 퇴사 이야기를 할 때도, 다른 말 없이 “내가 너를 너무 원대하게 키웠나보다. 나중에 같이 일하자!” 하셨거든. 말씀드릴 때 걱정도 많이 하고 힘들었는데, 그렇게 이야기해주시니 얼마나 감사한 지 몰라.

 내가 여기에서 일하면서 부장님을 볼 때마다 느낀 게, 항상 꿈이 있고 그 꿈을향해서 다가가는 게 보였거든. 이제 나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겠지?


 이미! 너는 우리들 사이에서 엄청난 드림캐처야. ㅋㅋㅋ 그럼 마지막으로 너가 꼭 이루고 싶은 삶의 목표가 있다면?

ㅋㅋ웃지마? 나는 네이버에 내 이름 쳤을 때 내가 나오는 거. 그걸 원해!!


 지금도 돈만 내면 할 수 있다 친구. ㅋㅋ 농담이고, .

 


Thanks to...


 미국으로 떠나기 전, 그녀가 SNS에 올린 새로운도전에 대한 이야기는 친구들 사이에서 엄청난 이슈였다. 많은 사람들이 마음 속으로 품고 있는 일을 실제로행한다는 게 얼마나 쉽지 않은 결정인 지 알기에 다들 감탄했고, 그녀의 도전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있다.

 그녀는 현실의 벽에 부딪힐 때마다, 굳게 내린 결심에 금이 가려고 할 때마다 '3줄 일기'를 쓰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왔다고 한다. 그게 쌓이고 쌓여 벌써 몇 개월 치나 되었다며 두꺼운 스프링노트를 펼쳐 보여준 그녀의 모습에, 나는 얼마나 적은 고민을 했었나, 그러면서 얼마나 많은 변화와 성장을원해왔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녀는 이제 막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딛었을 뿐이다. 그 결과가 어떨 지 지금은알 수 없지만, 언젠가 그녀는 자신이 돌아온 길을 뒤돌아보며 웃고 있을 거라 확신한다.

 영화 <히든 피겨스>에나온 대사로 오늘의 인터뷰를 끝내고자 한다.

 

So, do youthink we will get to the moon?
- We're already there, Sir.



Disclaimer
Up(業) Side의 인터뷰는 개인적 경험 및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특정 회사의 상황이나 입장을 대변하는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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