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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p Side Apr 18. 2018

다들 주목! OECD 아프리카 담당이 한국인이라고?

2년차, 유학생, 코이카, 프랑스, 아프리카



'한국 세계에서 열번째로 성평등한 나라 (UNDP)'

'한국의 2017년 경제성장률은 3.3%가 될 전망 (OECD)'


이와 같이 우리들은 국제기구에서 발표한 수많은 자료들을 접한다. 국제기구가 무엇일까? 사전적 정의는 나오지만, 실상 어떤 일을 하는지 감이 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주변에 1-2명 씩은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다는 친구들이 꼭 있었다. (외국어를 잘 하는 ^^) 과연 국제기구는 어떤 곳인가? 왜 취업률, 자살률 같은 통계를 발표하며, 어떤 사람들이 그곳에서 일을 할까? 정말로 외국어를 잘 하는 사람들만 가는 곳인가?


 오늘은 OECD의 571명 중 1명이자 프랑스 파리에서 근무하는 지인을 만나 근무환경 및 그의 경험을 들어보았고, Up(業) Side 독자분들과 그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OECD의 느낌을 인터뷰에 최대한 담기 위해 인터뷰를 OECD 구내 식당에서 진행하였다.




-Up (業) Side 목차-

01. 토종 한국인, 세계를 누비는 해외 기자가 되다

02. 선생님이 OECD에 들어간 이유는?

03. 전략 컨설팅이 궁금하다고? (Feat. 뉴욕 컨설턴트)

04. 어쩌다 된 의대생, 소아과 전문의가 되기까지

05. 스타트업에 간 회계사

06. 훌륭한 화장품 뒤에는 훌륭한 마케터가 있다

07. 벤처 투자와 결혼한 남자의 이야기

08. IT 서비스 기획자: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09. 공연기획 하고 싶은 사람 손!

10. 달콤한 인생, 파티쉐가 되다

11. 다들 주목! OECD 아프리카 담당이 한국인이라고?

12. 패셔너블해야 패션MD 하나?

13. 나의 두 번째 직장, 사모펀드(PE)의 A to Z

14. Next Steve Jobs? 상품 기획자의 삶

15. 우리가 머무는 공간을 만든다, 가구기획자 이야기

16. 교사 라이프가 궁금해? 임용부터 담임까지

17. 번역가 A씨의 일일

18. 국내 통신사에서 미국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19. 가깝고도 먼 직업, 방송 PD

20. 미생이 담아내지 못한 상사 이야기


그와 함께 한 식사!


1) OECD는 어떤 곳이고, 직원들은 어떤 일을 할까?
2) OECD의 라이프
3) 나의 OECD 입성기


오빠 안녕하세요~ 연말에 보고 오랜만에 보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하기엔 지금 3월말 아니니?ㅋㅋㅋ 그래 너도 새해 복 많이 받으렴!



마음이 중요한 거죠!ㅋㅋㅋ  UpSide 독자 분들을 위해 자기소개 부탁 드릴게요.


 네, 안녕하세요 UpSide 독자 여러분들. 저는 OECD에서 약 2년 정도 애널리스트로 일을 하고 있는 한국인입니다. 현재는 아프리카 관련 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도 아직 일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잘못된 이야기도 많이 있을 수 있고, 경험도 많이 제한되고 편향될 수 있으니 참고해서 읽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OECD는 어떤 곳이고, 직원들은 어떤 일을 할까?]


OECD가 국제기구인 것은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인데, 오빠는 실제 어떤 일을 하는거에요?


 나도 팀의 일원으로 우리 팀이 담당하는 일을 맡아 ㅎㅎ 우리 팀의 주제는 ‘도시화’거든? 예를 들어서, 어떤 도시의 인구가 어느 정도인지 지도에 표시하고, 특정 도시의 지난 성장률을 조사해서 만약 그 도시가 급격히 성장했다면 그 이유를 밝히고 있지.


 우리 팀 안에도 다양한 업무 영역이 있는데, 나는 학부 때는 경제학을 전공했고 석사는 통계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전공을 살려서 아프리카 지역의 각 도시들을 통계학적인 수치로 분석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특히나 요즘 OECD에서 ‘이민 (immigration)’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해당 주제와 도시화를 연결 시켜 일을 하고 있어. 구체적으로 현재 인구 데이터나 농업 생산량 데이터 등을 가공해 일자리 수요가 어느정도 될 지 예측, 분석함으로써 아프리카에서 일자리 정책을 마련하는데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 있지.

 

 한마디로 리서치 업무야.



이민과 아프리카, 도시화요..?


 짧게 말하자면 아프리카 내 부족한 일자리로 인해 유럽으로 이민가는 아프리카 인들이 많기 때문에 각 개념들은 연관되어 있어. 그래서 아프리카 자체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하여 이민을 통하지 않더라도 일을 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는 일이 중요성을 띠는거고, 그 관점에서 보고서를 쓰는 거지.



보고서는 대상이 있잖아요? OECD의 보고서는 누구를 대상으로 쓰여지나요?


 주로 정부! OECD 업무는 주로 정부 펀딩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선에서 각 정부의 의뢰에 대응하여 보고서를 만들고 있어. '이러이러한 주제로 이 도시를 분석해주세요' 라는 의뢰가 들어오면 프로젝트에 돌입하고 그 결과물을 발행하고 있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5-6년 정도 걸려.최근에 낸 발행물 같은 경우에는 나도 인턴 때부터 투입된 거라 거의 1년 넘게 걸렸어.


 그런데 펀딩의 성격이나 규모에 따라 단기적으로 한 달 만에 발행물이 나오는 경우도 있어. 중간 보고서는 정부하고만  공유하지만, 최종 결과물은 퍼블릭에도 공개해.



모든 보고서가 정부의 의뢰로 이루어지는 것인가요?


 아니 ㅎㅎ 우리가 정부에 제안하기도 해. ‘이러이러한 프로젝트 한 번 해볼래요?’ 라고 제안했을 때 그쪽 정부측에서 동의하면 예산을 지원받고 그 비용으로 프로젝트 스태프도 고용하고 필요에 따라 아웃소싱도 하고 발행물을 내는 거지.


그래서 누가 OECD를 정부를 대상으로 하는 컨설팅펌이라고도 표현하더라.





그렇구나. 아까 팀 내 업무 영역이 상이하다고 말씀하셨는데, OECD가 하나의 발행물을 내기 위해서 어떤 식으로 업무를 하는지 조금 더 자세히 말씀해주시겠어요?


 기본적으로 우리는 리서처이고, 선행되어있는 연구를 참고하면서 리서치를 시작해. 그래서 소스도 논문을 작성할 때와 마찬가지로 위키피디아 이런 건 절대 안되고ㅋㅋ


 그리고 논문 쓸 때 지도교수가 있듯이 우리도 최소 5-10년의 경력을 가진 매니저 (Supervisor)들이 프로젝트를 이끌어 가곤 해. 그래서 중간중간 보고할 때 아니다 싶은 거는 이분들이 미리미리 쳐내시지. 매니저의 관리 하에 프로젝트를 차츰차츰 진행하기 때문에 결과물의 질은 보장되는 것 같아.


그리고 업무 분장은  가진 능력에 기반하여 어느정도 업무가 나뉘어 지기는 해. 모국어가 영어나 프랑스어인 사람이면 좀 더 보고서 작성 (writing)에 관여하기도 하고 나처럼 통계전공이면 데이터 쪽에 좀 더 기여하기도 하고.


  다만 팀플이랑은 다르게 팀 내에 서열이 있고, 매니저가 명령을 내리기 때문에 서로 하는 일이 겹치는 일은 거의 없어. 일이 겹친다면 매니저가 프로젝트 리딩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인 것 같아. 하루에도 3-4번씩 미팅하기도 하고 다들 바로 옆자리에 앉아있기 때문에ㅎㅎ 서로 하는 일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거든~



그나저나 팀에서 아프리카쪽 담당하면 프랑스어 구사능력도 굉장히 중요하겠네요?


 (단호하게) 프랑스어 해야 돼. 우리 매니저가 아주 간절하게 내 프랑스어가 빨리 늘길 바라고 있어ㅎㅎ 그래서 나도 퇴근 후에 따로 배우고 있어. 그리고 공식언어이기 때문인지 OECD 자체적으로 비프랑스어권 직원들을 위한 프랑스어 강의를 제공하고 있기도 해.


<’국제기구 취업’을 검색하면 나오는 연관검색어 및 이미지들>



[OECD의 라이프]


그렇군요. 그러면 OECD 근무 일과가 어떻게 되어요? 워낙 특수한 성격의 조직이라 ㅎㅎ


 일단 여기 자체가 시간에 있어서 굉장히 유연해. 보통 9시반에서 10시 사이에 출근하고 퇴근은 한 18시부터 천천히 자리가 비워지지ㅎㅎㅎ 특정 근무시간이나 채워야 하는 시간이 정해진 게 아니라서 사적으로 일이 있는 사람들은 아침에 안 나올 때도 있고 15시에 가기도 해.


 매번 그러면 눈치가 보이기는 하는데 자기 업무가 있으니까 너 할 일만 제대로 하면 된다 분위기? 재택근무도 되게 장려해. 그래서 일주일에 4일만 출근하는 사람들도 많아. (편집자주:정말부럽군요 :D)   



오빠도 그래요?


 나 같은 경우 회사에 도착하면 메일함을 열어서 내가 확인해야 할 게 있나 살펴. 나는 보통 3-4개의 프로젝트에 배정되어 있는데 매니저랑 계속 상의해 나가면서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전시키지. 아까 말했듯이 최종 목표는 발행물 발간이고. 사실 뭐가 정형화 되어있다기 보다는 오전에 회의가 있으면 회의 들어가고, 데이터 정리해야 할 거 하고 그래.



복지는 좀 어때요?


 보통 계약은 1-2년 단위이고, 한 달에 2.5일씩 휴가가 있어. 아파도 증명서 없이 8일정도 병가 낼 수 있기도 하고. 물론 엄청 바쁠 시기에 휴가 쓰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휴가 쓸 때 눈치 안 보고 쓸 수 있는 분위기야. 남자도 출산휴가 있고.


실례지만 파리 물가가 비싼데 private sector 대비 연봉은 어느 정도 되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연봉표가 아마 공개되어 있을 거야ㅎㅎ 그런데 면세혜택이 있어서 적은 금액은 아닌 것 같아. private sector에 있는 어떤 회사랑 비교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파리에서 혼자 살기에는 충분한 금액인 것 같아!


(* OECD, 2017. STAFF REGULATIONS, RULES AND INSTRUCTIONS APPLICABLE TO OFFICIALS OF THE ORGANISATION


다른 걸 떠나서 솔직히 유연 근무제가 가능하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거 아니에요?ㅎㅎ


 사실 그것도 부서 바이 부서야ㅎㅎ 하지만 데드라인이 가까워지면 다들 엄청 바빠지지.



기습질문, OECD에서 근무하면서 제일 보람찼던 때는 언제에요?


여기에 취업 되었을 때?ㅋㅋㅋ



그러면 거꾸로 가장 실수했을 때나 회의감이 들었던 때는 언제에요?


 회의감이나 실수라기보다는, 내가 불어를 못하니까 나 때문에 회의진행을 영어로 할 때? 사는데 지장은 없는데 팀원들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더더욱 열심히 할 걸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래서 더더욱 불어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지금ㅎㅎ



 듣기로는 국제기구에 진출하려면 기본이 석사 이상이어야 한다고 들었는데, 얘기하는 거 들어보니 생각보다도 훨씬 더 ‘전문성’을 가진 직업이라 정말 석사 혹은 그 이상의 학위나 경력이 필요할 것 같아요.


 맞어, OECD 학력이 굉장히 높은데 보통 석사 이상이야. 박사이신 분들도 많고 여기서 근무하시면서 동시에 박사학위 공부하시는 분들도 많고. 석사학위 없이 학부 졸업하고 바로 온 케이스도 있는데 그런 경우에는 보통 직장경력이 있지만 흔치 않은 것 같아.



국제기구를 준비하는 분들이 궁금해할 것 같은데, 학위는 주로 어느 나라에서 취득한다던가 하는 게 있나요?


 음 글쎄, 출신국가에서 학-석-박 하는 직원들도 많고, 프랑스에서 석사-박사한 경우도 많고 미국, 영국 등등 정말 다양해.



그렇다면 질문을 달리해서, 직원 비중은 주로 어느 국가가 많아요?


 OECD 가입 국가들 위주로 다양하게 있어. 하지만 아무래도 본부가 프랑스에 있다보니 프랑스인들이 제일 많긴 해. 국가별 직원 비중은 아마 공식자료가 있을건데, 나라별로 TO를 따로 두는 건 아니라서 인위적으로 국가별 직원 숫자를 맞추지는 않아.



OECD라는 하나의 조직 안에서도 정말 다양한 팀이 존재하고 팀에 따라 일하는 방식도 다양한 것 같아요. 직책도 다양하고 지금 구내식당에서 밥 먹다 보니 정말 다양한 국적의 직원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다양한 문화의 사람들이 모인 만큼 일할 때나 대화할 때 문화차이를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런 경험이 있나요?


 말한 것처럼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민감한 사항은 알아서 조심하고 서로서로 존중하는 분위기야. 아무래도 사람인지라 실수가 있을 수는 있는데 다들 조심하는 걸 알다 보니 악의가 있어서 그러는 거라고 생각을 안 하는 것 같아.




[나의 OECD 입성기]


오빠는 그러면 OECD에 어떻게 들어오게 되었어요?


 나는 인턴부터 시작했어. 3월이면 석사가 마무리 되고 4월부터 일할 수 있었는데, 2월즈음 이메일 보냈지. 학기 끝나기 전에 CV (Curriculum Vitae : 이력서) 랑 커버레터 첨부해서!



정말요? 공고가 딱히 뜨는 게 아니에요?


 사실 공고를 통해 들어오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지 않아. 대부분 이메일로 자기 CV랑 커버레터 써서 보내서 채용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 같고 이 경우가 더 잘되는 것 같아. 왜냐하면 그 사람들은 정말 이 일에 관심이 있다는 거잖아? .


 나도 아프리카에 계속 관심을 가져왔고 전공 살려서 통계 다룰 수 있으면 좋겠고… 그래서 나도 커버레터에 OECD에 대한 나의 열정ㅎㅎ과 내가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어떤 데이터를 이용해서 어떤 보고서를 낼 수 있는지 10줄정도 적어서 낸 것 같아.



 한국이나 아시아 관련 업무가 아닌, 아프리카를 담당할 수 있었던 과정이 궁금한데!! 아무래도 리서치이다 보니까 그 지역 기반의 전문가들을 선호할 것 같아서요!


나중에 들은 얘기인데, 그때 필요했던 이력이었대. 우리 팀에 GIS (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지리정보시스템) 통계 데이터가 있는데, 팀 내에 그걸 다루는 사람이 없었어. 그런데 나는 코딩 같은 것도 할 수 있고 CV에 ‘Spatial Econometrics’를 적었었지. 또 아프리카에서의 경험도 있었으니까..


이런걸 보면 타이밍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 정말 완벽한 인재상이라 고용하고 싶어도 자리가 없어서 안되는 경우도 많은 것 같고 …



<영화 ‘인턴’의 한 장면>


 지원 쪽을 조금 더 더듬어 올라가면 오빠는 학부 때 경제학을 공부하고 석사는 프랑스에서 통계학을 전공했는데, 프랑스로 대학원 온 걸 보면 애초부터 국제기구를 염두에 두고 계획을 짰던 거에요?


 그렇지. 프랑스어도 못하면서 왜 굳이 프랑스로 대학원, 그것도 영어로 진행되는 대학원을 가느냐 는 질문 많이 받았어ㅎㅎ 그런데 국제기구 취업이 목표였고 또 아프리카 지역을 담당하고 싶어했어.


 알다시피 프랑스가 특히나 아프리카랑 교류나 연결고리가 많은 나라이고 국제기구 본부들이 많이 위치한 나라이기도 하고. ‘국제기구 내에서도 아프리카를 담당하고 싶다’ 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더 강해진 계기가 KOICA (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 한국 국제협력단) 로 에티오피아에 2년 머물면서부터였으니까.


 사실 나는 장학금 지원했을 때도 job plan essay에 OECD에서 일하고 싶다고 썼었어.


오 완전 Dreams come true네요?ㅎㅎ


 어떻게 보면 그렇지ㅎㅎ 그런데 나랑 뭔가 연결고리가 많이 생기긴 했어. 개발원조위원회(DAC)라고 들어본 적 있어? OECD 가입국들 중에서도 ‘우리는 좀 더 여유가 있으므로 개발도상국을 도울 의무가 있다’라고 더 나아가 가입하는 게 DAC야. 한국이 OECD에 가입한 해가 96년인데 DAC에는 2009년에 가입했어.


 보통 이제 OECD에 가입한 선진국들이 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공식적인 금전적 지원) 를 하고 ODA된 금액을 집계하여 통계를 내고 DAC 가입국들에게 보고해야 해. 그런데 KOICA가 정확히 그걸 하는 일이고 내가 단원으로 갔을 때가 한국이 DAC 가입한 이듬해였기 때문에 자극도 많이 받고 국제기구 취업을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었지.



KOICA는 어떤 계기로 가게 된 거에요?


 지금은 없어진 제도이긴 한데 사실 난 군대를 KOICA 단원으로 다녀왔어. 정식 타이틀은 ‘국제협력요원’이었고. 군대를 가는 대신에 해외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으로 대체하는 건데, 의경이나 의무소방처럼 또 다른 방식으로 국방의 의무를 지는 거였지.


 


타이밍도 좋았고, 오빠 나름의 노력과 그에 맞는 배경이 있었네요. 그런데 OECD에서도 어떤 사람을 선호한다는 fit같은게 있나요?


 기업체처럼 fit을 딱 명시하지는 않지만 다양한 사람들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하는 것 같아. 왜냐하면 국제기구 특성상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팀을 이루어 일을 하니까 여러 이유로 서로 간의 오해나 문제가 상대적으로 생기기 쉬운 환경인데, 서로 의견이 다르더라도 이해하고 같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사람?


 어떤 의미로는 책임감인 것 같아. ‘특정 직원과 나의 사이가 어떻든 간에 프로젝트를 끝까지 완수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오늘 정말 귀중한 얘기를 많이 들은 것 같아요. 덕분에 OECD 내에서 직원 코스프레 하면서 밥도 먹어보고ㅎㅎ 마지막으로 국제기구를 꿈꾸는 UpSide 독자분들께 현직자로서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요?


 국제기구를 목표로 하고 정말 작정하고 달려드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은 거 같아요. 하지만 열심히 준비하다 보면 기회는 반드시 온다고 생각합니다.


 국제기구에서 일할 거라면 석사는 꼭 하는 걸 추천하고 전공도 특화된 분야를 하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컴퓨터공학도 굉장히 좋고 교육학도 좋고. 좀 더 specific하면 자기경쟁력이 더 쌓이는 거니까요. generalist랑 specialist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또 가장 중요한 건 현직자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걸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저 당신처럼 장차 이러이러한 업무를 하고 싶은데 조언을 구할 수 있을까요?’ 라고 이메일 보내서 물어보는 거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바빠서 답장을 못 하는 사람들도 있긴 있겠지만, 거절 당할까 겁먹지 말고 현직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조언을 구해보시길 바라요.


 실제로 국제기구에 관하여 잘못 퍼져있는 정보가 너무 많고, 심지어 실제로 일하고 있는 분들도 부서에 따라 특정 정보는 잘 모를 수도 있으니, 많이 물어보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도 23살까지 외국 한 번도 안 나가봤어요ㅎㅎ 소위 말하는 토종이라고 안될 것도 없고, 항상 그림을 그릴 때는 큰 그림을 그리고 그것을 채워가다 보면 작은 일들은 자동으로 따라오는 것 같아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부끄러운 건 순간이고 놓치는 건 평생 아쉬울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두려워 말고 차근차근 준비 하다 보면 결국 기회는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J



 말 그대로 ‘Dreams come true’를 이룬 그에게 앞으로는 무엇을 하고 싶냐고 물어보았다.


 일단은 박사공부도 하고 싶고 장기적으로는 아프리카랑 한국 연결고리가 되어 정부 정책을 뒷받침 해주고 싶다는 그. 매번 장난끼 어린 모습만 보아왔지만 오늘 UpSide 인터뷰를 하며 보여준 그의 또 다른 모습은 필자에게도 좋은 자극제가 되었고 분야는 달라도 귀담아 들을 소중한 이야기들을 많이 들은 것 같다.


 그가 일하는 오피스 옥상에서는 La Defense가 보인다며 다음에 좀 더 여유 있게 오면 OECD 구경도 시켜주겠다는 말을 남기고 그는 업무에 복귀하러 갔다.


 다음에 오게 된다면 그가 먹었던 파스타를 먹어보아야겠다. 필자의 메뉴보다 한 입 뺏어먹은 그의 메뉴가 더 맛있었으니까ㅋㅋㅋ




Disclaimer
Up(業) Side의 인터뷰는 개인적 경험 및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특정 회사의 상황이나 입장을 대변하는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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