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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p Side May 23. 2018

교사 라이프가 궁금해? 임용부터 담임까지

3년차 미술 선생님, 교사 리얼라이프, 임용고시

★본 인터뷰는 특히나 개인적 경험 및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다들 난리다. 창업을 해서 꿈을 찾아야 하는가? 고시/공시를 봐서 안정적인 직장을 선택해야 하는가? 하지만 한번만 생각해보면 정답이 없는, 개인의 선택에 대한 질문이다. 우리는 좋아하는 것을 쫓을 수도, 싫지만 해내고 싶은 것을 할 수도, 잃는 것과 얻는 것을 잘 비교해서 선택할 수도, 더는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 주어진 것을 선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선생님은 편한 직장인가?라는 질문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아는 선생님이 정말 교사가 하는 일의 전부일까? 교육공무원은 정말 편한 직장일까? 본 인터뷰는 '내 친구들은 그렇게 행복해 보이지 않을 때도 있던데 내가 생각하는 선생님이라는 직업과 실제 교사라는 직업의 괴리는 없을까?' 라는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선택하고, 
기대하던 일상과 업무에서 얻는 보람을 얻으며 살아가고 있는
임용고시 1년 만에 패스, 3년 차 미술쌤을 만나다.




-Up (業) Side 목차-

01. 토종 한국인, 세계를 누비는 해외 기자가 되다

02. 선생님이 OECD에 들어간 이유는?

03. 전략 컨설팅이 궁금하다고? (Feat. 뉴욕 컨설턴트)

04. 어쩌다 된 의대생, 소아과 전문의가 되기까지

05. 스타트업에 간 회계사

06. 훌륭한 화장품 뒤에는 훌륭한 마케터가 있다

07. 벤처 투자와 결혼한 남자의 이야기

08. IT 서비스 기획자: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09. 공연기획 하고 싶은 사람 손!

10. 달콤한 인생, 파티쉐가 되다

11. 다들 주목! OECD 아프리카 담당이 한국인이라고?

12. 패셔너블해야 패션MD 하나?

13. 나의 두 번째 직장, 사모펀드(PE)의 A to Z

14. Next Steve Jobs? 상품 기획자의 삶

15. 우리가 머무는 공간을 만든다, 가구기획자 이야기

16. 교사 라이프가 궁금해? 임용부터 담임까지

17. 번역가 A씨의 일일

18. 국내 통신사에서 미국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19. 가깝고도 먼 직업, 방송 PD

20. 미생이 담아내지 못한 상사 이야기





1. 순수미술 ? 임용고시?
 2. Just do it 
3. 미생? 완생? 선생 ㅎㅎㅎㅎㅎ 
4. 직장인 선생님; 수업 , 담임, 교육 
5. 교사의 보람, 바람, 바램



[순수미술 ? 임용고시?]



잘 지냈어?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부탁할게.


저는 경기도 소재의 중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미술 교사인 JJ 입니다. 올해 3년차에요. 학부에서는 순수미술을 전공했고, 교직이수를 계기로 임용을 준비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시험 합격 후 교사가 되었답니다. (어색)




미술을 전공했다면 뭘 먹고 살아야 할 지에 대한 다양한 고민이 있었을 것 같은데, 언제 쯤 선생님이 되어야겠다고 결심을 하게 된 거야?


앞에도 말했듯이 교직이수를 시작한 게 결정적이었어. 대부분의 학교들이 그렇겠지만, 3학년 때부터 교직이수를 하는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거든. 그 때 쯤 '교직이수를 꼭 해야지!' 라는 생각보다는,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교직이수를 해놓자'라는 생각으로 수업을 듣기 시작했어.

그렇게 교직이수를 시작하게 되었고, 2-3년 교직 과목을 같이 들으면서 전공 공부도 하고 했었지.

사실 나는 순수미술을 전공했기 때문에 순수미술 쪽으로 대학원을 갈까 하는 고민과 그냥 교직이수를 했으니까 임용 공부를 해서 교사를 할까 하는 고민이 계속해서 들었어. 교직이수를 하는 내내 고민을 했지. 그 기간은 약 2년-3년 정도?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 다 하고, 다 사고 싶었단 말이야 (ㅋㅋㅋ) 이런 소위 말하는 물욕이 없을 수 없으므로, 내가 작가를 하려면 이런 부분에서 욕구를 충족할 수 없음을 인지하고 있었기에.. 어느 순간 지금을 돌아보니까 4학년이 끝나가고 있었고, 현자타임이 왔어.


현자타임? 그게 무슨 뜻이야? 이제 더이상 진로 결정을 미룰 수 없었다는 뜻인가?

내가 그냥 생각만, 고민만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거지. 
너도 알다시피 행하지 않으면 결과를 얻을 수 없잖아. 그래서 '고민만 계속 하지말고, 내가 시험을 준비한다고 해도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으니까 일단 해보자.'라는 결론을 냈어.




그리고 바로 임용시험을 시작했지.



[Just do it]



임용 시험 준비는 어떻게 했어? 그리고 얼마나 길게 준비했는지 궁금해 

준비를 하기로 결심했을 땐, 졸업을 하고 시작하는 계획이었어. 
그런데 어이없게도 졸업 하려는데 학점이 부족한거야. 나는 다 들은 줄 알았는데...(쩝)
그래서 수업이 하나 뿐이긴 했지만 학교를 다니면서 시험을 준비할 수 밖에 없었어 ㅠ



대박. 너같이 꼼꼼한 스타일도 그런 실수를 하는구나. 근데 '학생'이라는 신분을 입고 있으면 좀 마음이 편해지기도 하지 않아?

그치. 일단 학교라는 울타리가 있어서 나한테 핑계거리가 되는 것 같고 그런 게 없지 않았어. 시간이 남아 있는 듯한 느낌도 들고.. 


그래서 사실상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한 건 그해 8월에 졸업하고 나서였을 거야.




졸업을 하고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했군. 어떻게 공부했어? 이게 임용고시 합격자 인터뷰는 아니지만 어떻게 공부했는지 궁금해. 네가 1년만에 시험을 합격하기도 했구.

음.. 사람마다 공부스타일이 다르니까.. 모두에게 적용되긴 어려울 거라는 걸 감안하고 들어줘. 

나같은 경우는 하루 종일, 일주일 내내 공부할 수 있는 것을 견디는 스타일은 아니었어. 그래서 주말엔 다 놀고, 평일에만 집중해서 공부했어. 


대신 나에 대한 철저한 계획과 실천은 있었지. 1년 동안 늦잠 지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고, 학원 가서 수업듣는 날엔 늘 1시간 먼저 도착해서 공부를 했어.




하루 일과는 어땠어?


7시쯤 일어나서 아침밥 먹고, 엄마가 싸준 도시락을 들고 독서실로 갔어. 그럼 아침 9시 부터 점심 때까지 인강을 듣거나, 모의고사를 풀었지. 어떻게 보면 '남이 해주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공부를 했다고 해야하나. 점심을 먹고 '내 공부'를 했어. 그렇게 5시까지 공부를 하고 집에 돌아왔지. 

그럼 저녁을 먹고 컨디션이 좋으면 다시 독서실에 가서 공부를 하거나 집에서 쉬었어. 
사실상 하루에 공부하는 시간이 아주 길지는 않았다고 봐야해. 6-7시간 정도?

그리고 주말에 토요일 하루는 학원에 가서 수업을 들었어.

근데 제일 중요한건, 그렇게 매일 매일 똑같이 하는 것.
두번째는 내가 공부를 했는지 안 했는지 스스로 확인을 하는 것.


이 두 가지라고 봐. 보통 이걸 엄청 간과하거든.



소위 말하는 '메타 인지' 말하는거지?

그렇지 그렇지. 나는 내가 계획한대로 잘 행동하고 있는 지  꾸준히 체크했어.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백지쓰기. 그냥 아무것도 안보고 백지를 쓰는 거야. 예를 들어, '4단원' 이러면 그 단원 안에 들어있는 모든 내용을 그냥 쓰는거야. 흰 종이에.


여고생의 흔한 암기법.jpg



그런데 그 와중에 빼먹는 것들이 있잖아? 그래도 일단 멈추지말고 그 단원 안에서 기억나는 내용은 다 써. 그리고 나서 빈칸들을 네모로 빨갛게 그려놓고 그 빼먹은 부분들을 중심으로 다시 공부를 했지. 내가 아직 머릿속에 못 집어넣은 내용이니까.



두번째는 타이머. 순수 집중시간을 계산해 보는거야. 근데 이걸로 6시간 채우기가 진짜 힘들거든. 다들 수능공부하면서 경험해봤을 거아니야.


중간 중간 멍 때리고 이럴때 멈춰놓고 이러면.. 6시간 진짜 길다. 그래서 늘 이렇게 6시간은 채운다는 생각으로 공부를 했었어.


그렇게 공부를 하다가 시험을 봤고, 1차를 바로 통과한거지.


2차는? 바로 준비 시작했겠네.

그렇지. 지금이야 1차 점수가 공개되지만, 그땐 공개를 안해줘서 2차도 진짜 열심히 준비했어. 1차를 못 본 줄 알았거든 (ㅎㅎㅎ)

2차는 실기라서 그때 미친듯이 그림을 그렸어. 힘들어 죽는 줄 알았지. 그리고 또 다른 힘든점은 시험 준비 하면서, 부모님께 의지해야 한다는 점이 너무 힘들었어. 나는 대학 입학하면서 용돈같은 건 내가 벌어서 썼거든. 근데 임용 준비하면서는 그게 안되니까 힘들었지.

드라마 같은데서도 봤겠지만, 시험 공부를 해도 사고싶은 건 많고 츄리닝을 입어도 예쁜걸 입고싶단말이야. 근데 용돈을 받아 쓰니까 내맘대로 또 못 써요. 그런 힘든 점이 있었어.



하.. 내맘대로 쓰고싶었다


그래도 1년만에 끝난게 어디야. 그럼 아무래도 너네 학교도 크고 하다보니까 임용을 준비하려고 하는 후배들도 꽤 있을 것 같은데, 너한테 조언을 구하면 뭐라고 이야기 해주고 있어?


나는 너한테 얘기한 거랑 똑같이 이야기해. 고민할거면, 일단 하라구.

각자 삶에 대한, 직업에 대한 생각이 있으니까 임용을 고려를 할거니까. 선생님이라는 직업이 사실 근무 환경도 좋고 복지도 좋은데다가, 난 여자니까 상대적으로 일하기도 좋은 환경이잖아. 이 모든 걸 고려해 본다면 사실 안할 이유가 없지. 


대신 "생각보다 애들 (학생들) 통해서 오는 스트레스가 크니까. 
이거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고민해봐라." 라고 이야기 해 ㅎㅎㅎ



[미생? 완생? 선생 ㅎㅎㅎㅎㅎ] 



자연스럽게 학교 이야기로 넘어왔네. 학교 생활은 어때? 우리 대부분도 학교를 다녔다보니까, 선생님이라는 직업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을거야. 선생님을 직업 관점에서 설명해줘.

선생님이라는 직업은 사실 여유로운 편에 속해. 물론 경제적으로 여유롭진 않아. 다들 교사 초봉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을거야. 하지만 동시에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이른 퇴근시간과 방학이라는 큰 장점이 있는 직업이야. 퇴근이 이르기 때문에 퇴근 이후의 삶을 꾸리기에도 참 좋지.


반면 여유로운 시간을, 사실은 너무너무 피곤해서 진짜 아무것도 못하고 누워있을 때가 많아.. 오징어처럼




왜냐면 사람한테 오는 스트레스가 진짜 심하거든. 일찍 끝난다고는 하지만 나름 9시간 일하고.. 하루종일... 시달리.. 제때 나가고 제때 나오는 것 뿐이고 일과 중의 밀도는 상당히 높아.



하긴 애시당초 인구밀도가 높잖아. 요즘 학교는 한반에 보통 몇 명이야?

우리학교는 35명 정도? 그리고 나는 중학교니까, 하루에 4-5개의 수업에 들어간다고 치면 하루에 35 X 5 = 175명의 학생들을 만나는거야. 상상이 가니..? 학생들과 나 사이에서 수업을 하면서 오가는 감정소모가 상당히 커. 물론 그 안에서 큰 즐거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런 즐거움/속상함 이런 것을 넘어선 사람과 사람 간에서 오는 복잡한 감정소모랄까.


그렇게 생각하니까 오히려 회사보다 힘들 것 같다.

그렇지 심지어 그들은 중학생이니까... ^^
아직.. 굉장히 흔들리고 있는 나이이기 때문에... 성인을 대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지.
눈높이에 맞춰서 대해주려고 노력하니까 불편하고 힘든 부분이 많아.


필자도 중학생이 젤 무서워요..



중학생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욕해도 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직장인 선생님; 수업 , 담임, 교육]


ㅋㅋㅋㅋㅋ심의에 걸리기 때문에 여기까지만 듣겠습니다. 사실 선생님이 하는 일은

수업 하는 선생님 + 담임 교사 + 교육공무원
 
이렇게 3가지 파트로 이뤄지잖아.
(에디터의 가족중에 선생님이 있습니다..)

차례로 어떤 업무들을 하는지 들려주면 좋겠어.

그렇지. 3가지 일이 다 달라. 대부분 '수업'이라는 관점에서 선생님을 알고 있으니까 먼저 이야기를 시작해볼게.
 
나는 개인적으로 수업을 하는 것이 참 재미있어. 왜냐면 내가 가르치는 과목이 미술이기 때문이야. 
특히 우리나라 입시제도 관점에서 보면, 국영수처럼 부담스러운 과목이 아니잖아. 그래서 시험 출제 스트레스나 이런 것도 덜해.

이런 이유로 애들이 수업 자체를 좋아해주는 것도 있고. 동시에 내 수업은 뭔가를 만들고, 보이고, 자유로운 편이니까 애들이랑 많이 소통이 된다고 생각해. 나는 '잘그리는 사람'한테 A를 주는 식의 평가는 하고 있지 않아서, 단순히 가르치고 배우는 것보다는 '어떤 생각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초점을 두고 수업을 꾸려나가고 있어.


수업 준비 같은건 어떻게 해? 기존 자료에 더해서 이것 저것 준비하는 것도 있을 것 같아.

개인적으로 외부 클래스 같은 것을 듣고 수업에 적용해보기도 해. 최근에는 홍대에서 '오토마타'라고 장난감 같은 걸 만드는 수업을 들었고, 그걸 수업에 적용해봤거든. 생각보다 애들이 잘 따라와줘서 무척 뿌듯했어.

오토마타는 이렇게 '간단한 기계장치로 움직이는 인형이나 조형물'을 뜻한다냥


사실 선생님들은 자기가 짠 커리큘럼을 가지고, 마음만 먹으면 20년 30년을 써먹을 수도 있어. 어차피 학생들은 계속 바뀌니까.

(헐 소름..ㄷㄷ)

나쁜 점만 있진 않아. 그걸 한해 한해 쓰면서 본인에게 지겨워 지겠지만, 수업적으로는 엄청나게 완벽한 수업이 될 수 있는거야. 다양한 환경, 다양한 학생들과 그 커리큘럼을 운영해보는 거니까.

사실 새로운 수업을 하게 되면 나에게도 그 수업에 도전적이고 실험적이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반응 혹은 문제점, 준비하지 못한 단계 등이 나타나서 그만큼 수업의 퀄리티가 낮을 수밖에 없긴해. 동시에 내가 기획한 새로운 수업이 실패할까봐 두렵기도 하지. 첫 수업할 때 얼마나 걱정되고 긴장되는지 아마 모를거야. (애들의 눈빛 ㄷㄷㄷ)

하지만 내가 2년째 새로운 수업을 계획하고, 도전을 하고 있는 것은 학생들에게도 새로운 경험이지만 나에게도 또다른 성취감을 주는 일이거든. 새롭게 수업을 디자인하고 반응을 보고. 부족한 점을 개선해서 또 적용해보고 이런 과정들이 나에게는 기쁨이야.


그럼 이제 담임으로써의 교사에 대해서 이야기 해줘. 담임 일이 많은지 수업이 더 일이 많은지 궁금하다.

음... 선생님이 하는 일의 대부분이 담임 업무라고  보면 돼. 
백분율로 했을 때 90퍼센트 정도...?
 


담임이 90퍼...



헐 ㅋㅋㅋ 내가 생각한건 수업 : 담임 : 공무원 = 50 : 30 : 20 정도였는데 ㅋㅋㅋ


특히 중학교에서 담임으로서의 역할이 굉장히 커. 내가 1학년을 맡아서 그런 걸 지도 모르겠지만....
고등학교는 아마 20도 안되지 않을까? 수업이 훨씬 더 중요해지고, 그들의 인지적 성향이 훨씬 뚜렷해지기 때문이야.


왜냐면 고등학생들은 다 알아서 하거든. 담임은 그냥 판을 깔아주기만 하면 되는거야. 조율과 코칭의 역할 정도?


하지만 중학교는 선생님이 모든 일에 직접 개입을 해야해.


앞에서도 말했듯이 고등학생은 인지적 성향이 발달한데 반해, 중학생은 정서적 성향이 진짜 아주 그냥 완전 강하기 때문에.


진짜 너어어어어무나 강해. 그래서 행동보다, 사고보다 감정이 우선시 되는 나이니까.


그래서 싸움도 훨씬 많고, 욕설도 훨씬 많고, 다른사람을 생각하는 성향도 훨씬 없어. 한마디로 자기 중심적인거지. 이론적으로는 '개인적 우화' 라고 하는데, 쉽게 말하자면 모두가 '내가 주인공이다'라는 상황 안에 있는 거지. 그래서 그들의 바운더리 안에 다른 사람은 없고, 따라서 싸움이 일어나도 굉장히 "치졸한" 싸움이 많아. 어른들이 봤을 땐 도대체 왜 싸운건가 싶을 정도로 사소한 것들로 인해 발생하는..

싸우고 이런 것 외에도, 비유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중학생들은 1 부터 1000만까지 관리해줘도 1을 알아서 할까 말까야...


어렸을 땐 분명 혼자서도 잘했을 텐데...(죄송한해상도 죄송합니다ㅠ)



담임의 역할은 한 반을 매니지먼트 하는 것이니까. 구성원이 누구냐에 따라 많이 달라지긴 하겠다.


그렇지. 거의 제 2의 엄마라고 보면 돼. 그리고 일단 나는 그 아이들의 엄마 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의 엄마가 되기도 해.


학부모들의 엄마...?


그래서 생각보다 세세하게 학부모들과도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고 이런 일들이 많아. 왜냐면 아이들이 어리면 엄마도 그만큼 서툴 수 있는거잖아.


하지만 동시에 담임을 하면서 좋은 점도 있지. 뿌듯함도 있고, 사고 치고 난리 피워도 '으휴 미워 죽겠어도 내 새끼들이지..' 하는 그런 마음은 좋아 사실. (욕 아닌거 알지?ㅋㅋ)


이런 맛에 할만 한 것 같아. 그만큼 담임은 중요하고, 나에게도 의미가 있어.


마지막으로 교육 공무원이 하는 일은 어때?

거짓말 안 보태고, 일이 진짜 겁나 많아..ㅂㄷㅂㄷ

학교도 하나의 회사라고 생각하면 돼.

그래서 계획을 짜고, 기획을 하고, 홍보도 하고 이런 식으로 되게 다양하게 해.


그리고 학교 안에도 각 부서가 나눠져 있거든. 예를 들면 나는 '방과후 운영부'에 있는데, 그 부서는 말 그대로 방과후 활동에 대한 운영계획을 세우고 기획하고 실행하는 부서지. 그리고 축제도 맡게 되어서, 계획하고 홍보하고 진행도 하고.

또 예를 들어 과학교육부서라면, 과학 관련 행사 ex.우리모두 나가봤을 상상화 그리기 대회 아니면, 영재반 꾸려서 운영하거나 이런 것들.
교육 연구부는 장학, 연수 관련된 내용을 교사들에게 공지하는 일도 하고 실제로 강의를 꾸려서 수업을 해주는 경우도 있고 가장 크게는 시험 출제, 채점, 평가와 관련된 일을 컨트롤 하지.

나름대로 엄청나게 세분화 되어 있어. 문제는 이런 세분화된 일이, "모든" 학교에 있다는 건데.
여기서 작은 학교 교사의 힘든 부분이 발생해. 해야 하는 일의 종류는 그대로인데, 한 교사가 여러 가지 일을 감당해야 하는 일이 발생하는 거야. 결국 1/N이니까.


없어지는 일들이 아니니까 그렇게 되는 구나? 그럼 가끔 야근도 하겠는데?

그렇지. 너도 같이 살아봐서 알 거 아니야. 집에서 일하시는 모습 많이 보지 않았어? 일이 몰리는 시즌이 되면, 칼퇴 같은 건 없어. 남아서 하거나 집에 들고가서 하거나 해야하지. (근데 초과근무 수당이 거의 없다는 함정) 어쨌든 간에 근무 시간에 최대한 일을 다 마무리하려고 노력하지만, 쉽지 않지.




헐...? 밖에서 봤을 때야 '다 같은 선생님'으로 보니까 편해보이고 좋아보이지만, 사실 까놓고 보면 여느 회사나 다를 바가 없네? 게다가 초과근무수당을 잘 못받는 건 좀 충격적이다. 그럼 일은 많은데 너무 박봉 직장이 되어 버리는거 아니야?

음.. 뭐 이런 부분에만 포커스를 둔다면 박봉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공무원의 장점인 호봉제가 있잖아. 그래서 나이가 들면 더 많이 받게 되는 구조니까, '에이 뭐 그냥, 미래를 위해'라고 생각하면서 일 하는거지.

철밥통의 장단점이랄까..



[교사의 보람, 바람, 바램]


자연스럽게 나왔네. 선생님의 장단점. 그럼 일하다가 회의감 들고 이럴 땐 없었어? 반대로 엄청 보람있었다거나.

음.. 엄청 보람찼던 경우는...

학교에서 춤춘거? (ㅋㄷ)


학예회는 역시 선생님 공연이죠 깔깔


 제기랄.. 그건 내 흑역사인데... 그래도 그 춤춘게 흑역사긴 하지만, 살면서 받기 힘든 엄청난 환호를 들을 수 있었어. 학생들이 교사공연에 대한 기대가 되게 큰가봐. 그래서 반응이 엄청 폭발적이고 내가 스타가 된 기분이 들더라구. 엄청 좋아해주니까 나도 기분이 좋더라 (껄껄)

 아무튼 이런 거랑 비슷하게, 아이들이 나에 대해서 '교사에 대한 관심'을 보여줬을 때 굉장히 뿌듯해. 우린 교원 평가를 하잖아. 12월 쯤 학생, 학부모 그리고 동료교사 이렇게 교원평가가 이루어져.

객관식도 있고 서술식도 있어서 다 볼 수 있는데, 서술식으로 된 문항들을 볼 때 두려움이 굉장히 커.

날것의 피드백을 보는거니까.


그래서 평가결과를 안 열어 보는 교사들도 있다고 하더라구. 상처를 많이 받을 수도 있으니까. 특히나 학생들이 써놓은 것 중에 어릴 때 충동적으로, 타인에 대한 배려 없이 아무렇게나 적어 놓는 것도 있다고 하더라구.

(동료교사가 받은 피드백들을 들려주었는데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ㄷㄷ)

아직 나는 평가를 읽어보고 있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2년 동안은 평이 다- 좋았어. 남자 애들은 그냥 선생님 너무 예뻐요 사랑해요 이런거 써놓긴 한데, 간혹 가다가 나랑 수업에서 교감이 특출나게 잘 되었다거나 내 수업에 굉장히 만족했던 친구들은 수업에 대한 굉장히 좋은 이야기들을 써줘.

1학년임에도 불구하고, 수업에서 어떠어떠한 점이 너무나 좋았고. 자신이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이번 기회에 미술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갖게 됐어요~ 이런 식의 글들을 써놓으면 진짜 마음이 찡-하고 교사로서 엄청난 보람이 느껴져. 


엄청 뿌듯해. 그래서 혼자 "그래 이거지. 내가 수업을 하는 목표가 바로 이런거지!" 하면서 엄청 좋아해. 내 수업이 먹힌거잖아.


한마디로 수업에 대한 칭찬이 정말 뿌듯한 점이지.


반면에 안 좋았던 점은?


음..... 되게 많은데......


 


음... 올해 많이 느꼈어. 학생들이 양날의 검이라서. 어떨 땐 되게 좋고, 어떨 땐 너무 안좋고 이런 걸 하루에도 몇번씩 반복하거든..
그래서 내가 말 한 것이나, 의도한 것들에 대해서 전혀 공감해주지 못할 때 너무 힘들어.

본인이 그렇게 하면, 내가 혹은 다른 친구가 굉장히 힘들어 진다는 것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을 때 랄까.. 이럴 때 회의감을 굉장히 많이 느끼지.


그렇구나. 내가 알지 못했던 평가라던가, 수업, 학부모 등에 대한 이야기가 무척 흥미로웠던 거 같다.
자 그럼, 마무리 질문 3가지 하고 끝내겠습니다.


1. 방학 없는 선생님이란?

욕해도 돼?
ㅋㅋㅋㅋㅋ

인터뷰를 위한 대답을 해줄게. 나는 솔직히 방학이 없었다면 선생님을 못했을(안했을) 것 같아. 방학이라는 휴식 시간 없이 해내기엔 정말 힘든 직업이거든. 말했잖아. 집에 오면 완전히 오징어 된다고.. 거짓말이 아니야.

사방에서 욕설이 난무한 환경에서 하루종일 있다고 생각해봐... 이게 생각보다 큰 스트레스란다. (침울)
그래서 진짜 죽을것같다ㅏㅏㅏㅏ 더는 못해먹겠다ㅏㅏㅏㅏ 싶을 때, 딱 방학이 와 ^_^
진심으로. 방학은 없으면 큰일나. 회복기가 정말 필요해.



2. 너에게 중학생이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음.. 그냥 넘어가자.


3. 미술 선생님을 꿈꾸는 친구들에게 짧게 한마디 !

개인적으로 굉장히 멋진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어. 


지금껏 했던 이야기랑 너무 다른데욬ㅋㅋㅋㅋ

뭐.. 복합적인 그런게 있어  ㅋㅋㅋ
다른 선생님을 선택하지 않고, 미술을 선택했다는 부분에 있어서는 앞으로 비전이 있고 아이들과 즐기며 수업할 수 있는 최고의 교과야. 그래서 응원합니다!!

국영수는 인강으로 대체될 수도 있지만, 어떤 것을 만들고 표현해내는 데에 있어서는 미술이 굉장히 좋은 과목이지.

학생 수가 줄고 있어서 문제라고는 하나, 예체능 분야에 대한 교육 니즈는 점점 더 높아지고 있고, 심지어 퇴직 이후의 삶을 그릴 때도 미술은 참 좋은 교과목이지. 




 가족 중에 선생님이 있으면서도, 이토록 자세하게 선생님이 어떻게 학교 생활을 하는지 들어본 적이 있었나 싶다. 언제나 나는 학생의 입장에서 선생님을 바라보았고, 교사에 대한 나의 인식도 일반적인 편한 직장이라는 것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학교라는 공간은 직장으로 삼기엔 일반적인 회사에 들어가서 겪는 환경과 너무도 다를 것 같다. 


 내가 직접 학교에 가서 학생들을 대할 기회는 아마 없겠지만, 오늘 나눈 이야기가 교사가 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래본다. 어쨌거나 확실한건, 누군가를 가르치는 직업은 멋진 것임에 틀림이 없다. 친구에게 펼쳐질 앞으로의 학교 생활에 downside보다는 upside가 좀 더 많기를 !



Disclaimer
Up() Side의 인터뷰는 개인적 경험 및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특정 회사의 상황이나 입장을 대변하는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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