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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Jun 21. 2024

나도 알 수 없는 내 마음: 밑바탕 마음에 대해서

묻따풀 2024: 함께 말 차리기

이 글은 최봉영 선생님께서 페이스북에 쓰신 <나도 알 수 없는 내 마음: 밑바탕 마음에 대해서>를 읽고 스스로 묻고 따지고 풀어낸 글입니다.

나는 그저께 "몸과 마음과 머리와 바깥 세계"를 그림으로 그려서 보여주었다. 아래의 글은 그림 속에 나오는 <나도 알 수 없는 마음>을 글로 풀어낸 것이다.


몸과 마음이 하나로 돌아가는 머리

묻따풀을 지속하며 선생님의 문체에 대해서도 익숙해지는 듯합니다.

01.
사람은 몸과 마음이 하나로 돌아가는 머리를 통해서 늧으로 느끼거나 말로 녀겨서 갖가지로 아는 일을 한다. 사람은 머릿속에 들어 있는 온갖 알음알이를 바탕으로 함께 어울려 살아간다.   

그럴수록 맛보는 내용이 많아진다는 소소한 뿌듯함이 있습니다. 위 다발말[1]을 풀어 보면 먼저 '몸과 마음이 하나로 돌아가는 머리'라는 매듭말[2]에 마음이 갑니다. 이 상황이 바로 '늧으로 느껴지고 말로 녀겨져서' 하는 행동이겠죠. 아무튼 '머리'라고 하는 말이 단지 '신체 일부'의 의미로만 쓰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닫습니다.[3]


사전 풀이 중에도 유사한 내용을 찾을 수 있습니다.

「2」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

이때, 우리의 생각과 판단을 부르는 정신 작용에는 몸이 주는 늧/느낌/감각 내용 따위가 포함됩니다. 한국인은 어를 그저 '머리'로 쓰기도 합니다. '머리를 써라' 혹은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 따위의 말에서 어렵지 않게 그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한편, 정신 작용 안에서 함께 돌아가는 둘을 쌍으로 표현한 매듭말 '느끼거나 말로 녀겨서'는 리듬감마저 느껴집니다.


내 머릿속 알음알이 바깥에 존재하는 것은 보지 못한다

다음 포기말[4]을 보겠습니다.

사람은 머릿속에 들어 있는 온갖 알음알이를 바탕으로 함께 어울려 살아간다.   

아침에 있던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세계에 갇혀 사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감정에서 벗어난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정말로 해결안을 원하는지 보지 못하고 하는 일들>에서 깨달은 바와 일맥상통합니다.


하지만, 아침에 겪은 불편한 기분은 '자기 인식과 경험 안에 갇혀 산다'는 안타까움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경험이 지금 떠오른 이유는 바로 '알음알이'라는 낱말 때문입니다. 경험에서 걸러진 기억 속에 어떤 알음알이가 어떤 형태로 존재하느냐가 결국 지금 벌어지는 인식의 밑바탕에 작용한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늧으로 느끼거나 말로 녀겨서 갖가지로 아는 일

우습게도 이전에 풀었던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알음알이:늧으로 느끼거나 말로 녀겨서 갖가지로 아는 일>을 쓴 지 불과 네 달 전의 일인데 말이죠. 다시 훑어보며 잊었던 생각을 반추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알아보기는 머리가 마음의 안과 밖을 연결하는 일>에서 손때를 묻혀가며 그림 그림의 존재도 다시 확인합니다.

허탈한 마음에 묻따풀을 그만둘까 했다가 실수가 섞였다 하더라도 다시 한번 묻따풀을 하기로 합니다.


주석

[1]  <한국말 말차림법>에서 제안한 구절에 대한 토박이 말입니다. 왜 다발말인지는 <언어에 대한 일반이론>에서 일부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2] <한국말 말차림법>에서 제안한 어구에 대한 토박이 말입니다. 왜 매듭말인지는 <언어에 대한 일반이론>에서 일부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3] 더불어 <낱말의 뜻을 깊고 넓게 묻고 따지는 일의 소중함>을 깨닫습니다.

[4] <한국말 말차림법>에서 제안한 문장에 대한 토박이 말입니다. 왜 포기말인지는 <언어에 대한 일반이론>에서 일부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지난 묻따풀 2024: 함께 말 차리기 연재

(76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76. 한국인은 상황을 즐길 때 '살맛 난다'라고 말한다

77. 맛보는 과정을 통해 본성이 습성으로 드러나는 배움

78. 생각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키우는 다양한 맛과 문화

79. 우리가 말하는 멋은 남에게 멋지게 보이는 맛

80. 대상이 비춰 주는 빙산 속 나의 줏대와 잣대

81. 떨림과 울림, 어울리다 그리고 매력

82. 차림과 알아차림 그리고 헤아림과 어림

83. 정신이 팔리면 NPC처럼 휘둘리기도 한다

84. 사람이 마음 그릇의 울림판을 통해 함께 떨고 운다

85. 몸과 마음을 통해서 대상에 대한 느낌과 앎을 갖는다

86. 열린 우리주의(홍익인간)와 닫힌 우리주의(집단이기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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