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차리는 독서의 시작
지난 글에 이어서 <대체 뭐가 문제야> 20장 '우선순위 결정'을 다루며 전과 같이 중요하게 느낀 점 세 가지를 묻고 따지는 글입니다.
내가 정말로 해결안을 원하는가?
해결을 서둘라고 하는 사람을 주의하라
물고기는 물을 보지 못한다.
어쩌면 2014년에 받았던 충격은 다음 포기말[1]을 체험적으로 바로 이해하게 해 주었습니다.
최종 분석에 따르면 정말로 자신의 문제를 풀고 싶은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충격을 받기 전에 이 책을 읽었을 때는 분명 무엇을 의도한 것인지 알지 못했다가 요즘 말로 '현타'를 진하게 받은 후에야 이 말이 전하는 맛을 쓰게 느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와 무엇을 함께 할 때, 상대의 의도와 무관하게 상대에게 뒤통수를 맞았다고 비난하지 않으려면 진짜 내 욕망을 확인해야 합니다. 경험적으로 그때 유용한 질문이 있습니다.
나 혼자서라도 할 것인가?
실천이 어렵게 여겨졌던 '협상론적 세계관'도 어쩌면 다른 모든 요인을 배제하고 서로의 욕망에만 집중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감정이입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2]
2주 후, 우리의 문제 해결사는 정보 업무를 떠나서 직업을 선생님으로 바꾸고 말았다. 막을 내리기 전에, 우리가 시작한 일을 마치기 전에, 우리는 문제 해결사가 되려는 사람들이 어떤 문제에 달려들기 전에 꼭 던져야 할 질문을 하나 소개한다.
"내가 정말로 해결안을 원하는가?"
생각해 보면 그런 사람들은 보통 물건이나 자기 아이디어를 파는 사람이거나 혹은 <일을 만드는 사람과 공을 가져가는 사람>에 등장하는 일을 만드는 사람인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분에게 해결을 서둘도록 종용하는 사람이 있다면 주의할 필요가 있다. 성급하게 해서 잘못된 결과를 얻는 것보다는 차라리 의사 결정이 지연되는 것이 낫다.
부끄러운 사실은 제가 가까운 사람들에게 그렇게 서두르라고 한 일이 꽤 있다는 점입니다. 앞으로는 그 충동을 바로 행동으로 옮기지 않고 조심해야 할 듯합니다. 한편, 고마운 사실은 요즘 주변에 곁에서 해결안을 같이 고민해 주는 분들 중에 상당수가 서둘라고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일상에 대해 썼던 글들을 떠올리는 포기말입니다.
우리 자신이 해결안을 원하는지 판단하는 시간은 결코 충분하지 않지만, 그것을 무시할 시간은 항상 있다.
한편, 스스로 여유를 창조하는 힘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가 지닌 보편적인 비합리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시입니다.
만약 죽음의 원인을 하나하나 제거하는 일을 시작했다면, 아무도 일치 않는 노령 인구 증가라는 '부작용'에 왜 놀라는가?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좋고 싫음을 뜻하는 호오(好惡)를 선악으로 대치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현실을 굉장히 왜곡해서 볼 수 있죠.
또, 새로운 것의 출현에 대해서는 과민하게 반응합니다.
우리의 작은 세상에 무언가 새로운 것이 나타나는 순간 그것은 가장 큰 자극을 가져온다. 그 자극은 짧은 기간 동안만 존재하며 그 사이 우리에게 특별한 위협이나 기회로 다가오지 못하면, 그냥 환경의 일부나 배경이 된다. 결국 완전히 상쇄되는 것이다.
자기중심적인 우리의 인식의 한계를 보여주는 내용입니다.
우연히 다시 본 이전 글에서 인용한 이미지보다 사람 입장에서 조금 더 와닿는 표현이 있었습니다. ;)
일상 생활을 하면서 땅바닥이 둥글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몇 주 전에 썼던 <어떻게 내가 무엇을 모른다는 것을 알 것인가?>에서도 이와 같은 생각을 다룬 듯합니다. 책에도 일맥상통하는 내용이 등장합니다.
영화감독처럼 문제 해결사는 상상의 세계를 다루는 예술가다. 매우 일찍부터, 진짜 아주 초기부터 문제 해결사들은 다른 모든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헤엄을 치는 그 '물'을 보려고 노력해야 했다.
한편, 저자가 왜 '우리의 작은 세상'이라고 묘사했을까 생각해 봅니다. 빠르게 몇 가지 경우의 수를 써 봅니다.
인지 능력의 한계(현실의 복잡도에 비해)
우물 안 개구리처럼 갇히는 경향 묘사
호오에 갇혀 세상을 편향으로 보는 경향
인간 존재의 미약함을 투영
[1] <한국말 말차림법>에서 제안한 문장에 대한 토박이 말입니다. 왜 포기말인지는 <언어에 대한 일반이론>에서 일부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2] 직업을 바꾸지는 않았지만, 직장과 일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꾸기로 경험한 때가 떠올라 당시를 기록한 내용을 인용합니다.
영업/기획/설계/PM을 모두 책임지며 했던 4년간의 프로젝트를 끝으로 나는 당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다. 단순히 회사를 그만두었다기보다 내가 일하던 방식을 완전히 바꾸고 싶어 리셋을 결심했다
(21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21. 누구를 불편하게 할 것인가? 그것이 내 문제라면?
22. 가치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23. 고통을 다루는 방법: 욕심과 고통과 임자를 연결시키기
25. 메타 인지, 본성의 무관심성 그리고 실천적으로 바라보기
27. 지금 이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차리게 하는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