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따풀 2024: 함께 말 차리기
<객체의 속성 대응 그리고 내가 나의 바탕을 알아보는 일>를 끝으로 최봉영 선생님이 쓰신 《“너 자신을 알라”》에 대해 묻고 따져 풀어 보고 나니 '알음알이'에 대해 더 알고 싶어 졌습니다.
사용할 수 있는 자원 즉 지식의 출처가 오직 최봉영 선생님 페이스북뿐이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 풀이를 보면 '알음알이'의 의미는 굉장히 축소해서 보고 있음일 확인했습니다. 옳고 그름으로 논쟁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 표준국어대사전 풀이는 좁은 의미의 알음알이라 칭하고 최봉영 선생님이 쓰시는 알음알이는 넓은 의미의 알음알이라고 부르겠습니다. 그리고, 이 글은 오직 넓은 의미의 알음알이 만을 묻고 따집니다.
아무튼 그렇게 페이스북 검색을 하다가 《나도 알 수 없는 내 마음》이 끌렸습니다. 그래서, 늘 그렇듯이 스스로 묻고 따져서 풀어봅니다. 텍스트로 바로 나아가기 전에 《“너 자신을 알라”》와 《나도 알 수 없는 내 마음》이 대칭적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객체의 속성 대응 그리고 내가 나의 바탕을 알아보는 일> 마지막에 인용한 그림과 《나도 알 수 없는 내 마음》의 바탕이 되는 그림이 동일한 현상에 대세 보는 각도만 달리 한 그림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음 포기말[1]일 깊고 넓게 풀어 보고 싶어 졌습니다. 독자님들께는 경고일 수도 있습니다. 최근 번역하는 글의 표현을 빌면 '토끼굴'로 들어갈 생각이니까요.
01.
사람은 몸과 마음이 하나로 돌아가는 머리를 통해서 늧으로 느끼거나 말로 녀겨서 갖가지로 아는 일을 한다. 사람은 머릿속에 들어 있는 온갖 알음알이를 바탕으로 함께 어울려 살아간다.
먼저, 몸과 마음이 하나로 돌아간다는 말에 대해 묻고 따지려고 합니다. 3년 전에 박문호 박사님 소개[2]로 읽은 <데카르트의 오류>가 신체와 정신이 분리된 것이 아니란 점이었습니다.[3] 과거에는, 혹은 아직도 어떤 이들은 정신(마음과 혼용합니다.)이 몸과 분리되어 있다고 믿습니다. 그렇게 느낄 수 있는 몸과 마음을 연결하는 기관은 머리 혹은 두뇌입니다.
<알아보기는 머리가 마음의 안과 밖을 연결하는 일>에서 손때[4]를 묻혀가며 그림 그림도 이를 표현한 것입니다.
다음으로 '늧으로 느끼거나 말로 녀겨서 갖가지로 아는 일'라는 매듭말[5]을 풀겠습니다. 3년 전에 썼던 <지각에 따른 욕구와 생각에 따른 욕망>이 절로 떠오릅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머릿속에서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손때를 묻혀 이를 그려 봅니다.
감각 기관의 기능으로 만들어진 느낌(늧)의 처리를 지각으로 대응시키고, 말로 녀겨서 아는 일을 생각으로 대응시키면 이분법을 적용해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둘은 결과적으로 종합하게 됩니다. 여기서 제가 교양으로 들었던 뇌과학 지식이 결합하는데, 여기에도 이분법을 적용해서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눠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정재승 박사님이 진행하는 EBS 다큐멘터리에서 본 장면이 개입한 유형입니다. 영상에서 보행자가 있을 때 비싼 차를 타는 운전자일수록 멈추지 않는다는 실험 결과와 이에 대한 학자의 해석을 보여줍니다.
부자들이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을 관장하는 미주 신경이 약화되는 경향이 있다는 놀라운 해석이죠.[6] 한편, 영상에서 정재승 박사님은 우리의 뇌는 여전히 수렵채집하던 시절과 비슷하게 작용하는 면이 있다고 하며, 앵커링 효과를 예로 듭니다.
이 글에서는 앵커링 효과를 다룰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앞서 구분한 생각과 늧이라는 이분법 중에서 늧이 앞서는 경우의 예로 앵커링 효과를 따온 것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판단하는 경우를 유사 앵커링 효과라고 이름 붙이겠습니다.
어제 어머니랑 나눈 대화에서도 수많은 유사 앵커링 효과의 예시가 있었습니다. 어머니와 저는 이를 '생각하는 힘'이 발달하는 않은 이유라고 합의했죠. :)
이와 달리 생각의 힘이 판단을 주도하는 경우를 뭐라 불러야 할까요? 이는 제가 추구해 온 태도나 역량이란 점을 깨닫습니다. 그 흔적은 도처에 있죠.
직관 혹은 편향을 이겨내고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고 나서 판단하려고 노력하는 일은 저에게 '팩트풀니스' 혹은 '과학(적 태도)'이라는 낱말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의 힘이 주도하는 판단을 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가장 강력한 영감을 받은 순간은 박사님의 영상을 볼 때입니다. 이에 대한 배경은 <왜 기억을 해야 되는가?>에 남겨져 있습니다.
한 호흡을 쉬어가고 싶네요. 쉬기 위해 계획 없이 끊었더니 내용을 보고 글 제목을 붙여야 합니다. 오호... '늧으로 느끼거나 말로 녀겨서 갖가지로 아는 일'이 넓은 의미의 '알음알이'군요!
[1] 왜 포기말인지는 <언어에 대한 일반이론>에서 일부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2] 당시 <월말김어준>의 박문호 박사님 강의에서 소개되었습니다.
[3] <신체에 마음을 두다>란 글에 당시의 이해와 <데카르트의 오류>에서 관련된 내용에 대한 인용이 있습니다.
[4] <학습법과 창의성 모두 기억이 핵심이다>에서 인용한 박문호 박사님의 말, '내 감정의 손때를 묻히라는 겁니다'에서 유래합니다.
[5] 왜 매듭말인지는 <언어에 대한 일반이론>에서 일부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6] 더불어 '명품백 민심'에 대한 대통령의 무마 시도가 어디서 기인한 것인지 유추할 수 있게 합니다.
2. 정신을 차리고 터박이 바탕 낱말을 또렷하게 따져 묻기
3. 말의 바탕치, 짜임새, 쓰임새, 펼침새 따위를 살피다
6. 말과 마디말에 대하여
10. 아이와 영어책을 읽다가 영어 문장의 차림을 짚어 봄
16. 낱말은 덩어리가 아니라 인수분해 하면 또렷해진다
17. 한국말 낱말 다시 분류하기: refactoring
20. 낱말의 뜻을 깊고 넓게 묻고 따지는 일의 소중함
21. 사람들이 한국말로써 무엇을 어떤 것으로 알아보는 일
22. 마음에 들어있는 온갖 것들의 바탕을 알아가는 일
23. 나의 마음에 들어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