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거품론이 알려주는 투자 상식과 기술 부채 이야기

투자와 경제를 배우는 수요일

by 안영회 습작

유튜브 추천으로 영상을 보면서 만들어진 생각을 글로 씁니다. 메모하듯 시작했다가 한 편으로 다듬는 과정에서 지난주에 올렸던 글인 <IMF가 올 거라고 경고하는 동생에게 주는 부적>과 비슷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어리석거나 소모적이란 생각이 드는 논쟁에서 한 편을 드는 대신에 그 화제가 왜 그렇게 주목을 받을까를 따져 보면 배우는 게 있다는 사실입니다. ;)


네트워크 효과가 고객을 락인(Lock-in)할 때 독점적 지위

경제의 중심인 미국의 성장에는 인공지능 기술이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중국에 패권을 빼앗긴다고 위기론이 있는데, 다른 한편으로는 M7 중심으로 놀라운 주가 성장을 보여주는 바탕이란 생각이 있습니다. 그런데 실질적 효과를 내지 못하고 엄청난 투자가 집행되기 시작하니 '버블론'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인공지능 관련주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버블론'에 동조하지 않는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AI 버블론' 바탕에서 만들어진 이 영상을 보니 배우는 점이 있어서 이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인상을 준 첫 장면은 박종훈 님이 네트워크 효과를 설명할 때였습니다. 네트워크 효과가 고객이 떠나지 못하게 하는 장치로 작동할 때가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는 순간입니다.

이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머릿속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 투자자들의 지표가 이런 거구나!


한계 비용 제로라는 매력적인 인터넷 서비스의 특징

비슷한 자극을 주는 장면이 또 나옵니다. 한계비용을 다룰 때였죠. 소프트웨어 산업이 성장성이 좋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기존의 인터넷 서비스와 달리 서비스로 만들고자 할 때 엄청난 장치 투자와 전력 사용을 발생시키는 특징이 있습니다. '버블론'이 나오는 이유도 과거의 공식이 통하지 않는 '새로운 현상'을 만났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사회적 혹은 집단적 언러닝unlearning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누가 차세대 AI 혁명의 주역이 될 것인가?

영상 마지막에는 박종훈 님의 요약이 나옵니다. 결론의 바탕이 되는 전제가 있습니다. AI 버블론이 떠도는 이유는 소위 '승자의 독식'을 누릴 주체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죠. 그러고 나서 그 이유를 설명하는 영상이었습니다. 그래서, 요약은 바로 그 지위에 오를 기업이 증명해야 할 조건을 제시합니다.


숨겨진 감가상각을 부르는 이름: '기술 부채'

한편, 앞선 장면들과 별개의 느낌을 준 내용이 하나 있었습니다. '감가상각'[1]을 다루는 부분이었는데요. 일단 감가상각이 뭔가 정의를 보겠습니다.

토지(土地)를 제외한 고정자산(固定資產)에 생기는 가치(價値)의 소모(消耗)를 셈하는 회계(會計) 상의 절차. 고정자산 가치의 소모를 각 회계 연도에 할당하여 그 자산의 가격(價格)을 줄여 간다.

이 부분은 소프트웨어 산업에 숨겨진 부채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2022년 '기술 부채'에 대해 생각하고 글을 쓰면서 키워온 생각의 결과입니다.


어쩌면 기술 부채는 감가상각에 상응하는 현상입니다. 외주 개발에 의존하면 감가상각이 발생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확히 측정하지 못하다가 어느 시점이 되면 아예 시스템을 교체(업계에서 교체를 흔히 '차세대 프로젝트'라고 부르죠.) 해야 합니다. 감가상각 처리의 한 방편이죠.


끊임없는 변화가 우리가 사는 환경의 기본 형태

반면, 자체 개발팀이 있다면 팀워크로 기술 부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합니다. 그 결과는 개발 속도로 나타납니다. 사업적으로 필요한 기능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개발 속도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기술 부채가 쌓인 이유입니다.


끊임없는 변화 자체가 우리가 사는 환경의 기본 형태란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말로 표현해 보니 다른 느낌과 생각도 솟아납니다. 평평한 줄 알았더니 둥글고 또 움직이는 지구를 발견한 후에 인정하지 않았던 인류의 역사가 떠오릅니다. 내가 인식하는 것과 완전히 다른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겠죠. 지구가 돌고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은 어쩌면 멈춘 듯 보이는 우리의 터전이 사실을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나타내는 표지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마치겠습니다. 애초에는 AI 거품론에 휘둘리고 싶지 않았던 제가 박종훈 님에 대한 신뢰로 추천 영상을 본 후 뜻밖의 배움에 대해 쓴 것이었습니다. 그러는 중에 '감가상각'에 대한 투자 업계의 통상적 평가가 소프트웨어를 업으로 해 온 제 입장에서는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사실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생산적인 영상이 되었고, 유의미한 글쓰기 시간이었습니다.


주석

[1] <낱말의 뜻을 깊고 넓게 묻고 따지는 일의 소중함> 실천으로 한자 사전을 찾았습니다.


지난 투자와 경제를 배우는 수요일 연재

(31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31. 산업화라는 보편적 혁신: 가난으로부터 번영으로

32. 진정한 환경운동은 '친환경' 도시화다

33. 경제를 움직이는 역동성 그리고 투자하는 마음의 정립

34. 돈이 돌게 하는 순환이 경제의 핵심

35. 구체적인 목표, 변화를 읽고 위기에서 기회를 보는 힘

36. 각자도생을 열었던 국힘당에게 속았던 청년 세대

37. 개미들이 털릴 수밖에 없는 여섯 가지 이유

38. 활발히 진행되는 도시화와 건축을 대하는 문화적 차이

39. 기후 변화에 대한 기사는 경제적 관점에서 가치가 있나?

40. 도시의 콘텐츠는 콘크리트가 아니라 인간의 체취다

41. 인공지능이 눈치채게 한 반도체 리쇼어링 전략

42. 동생의 주식 매매에 대한 제 생각을 공유합니다

43. 좋은 친구와 책 덕분에 금융 문맹 탈출을 하게 됩니다

44. 도시를 연구하는 경제학자가 만들어내는 방정식

45. IMF가 올 거라고 경고하는 동생에게 주는 부적

46. 지식은 교역의 핵심이고, 도시는 집약적 전달을 촉진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뭔가를 확실히 안다는 착각은 곤경에 빠지는 원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