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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Sep 03. 2022

홀로서기와 따로 또 같이

시골농부의 깨달음과 나의 깨달음 11

시골농부님을 통해 알게 된 페친님의 글을 보고 떠오르는 생각을 글에 담는다. 해당 주제에 대해 평소 내가 갖고 있는 두 가지 화두인 '독립(홀로서기)'과 '따로 또 같이'를 소재로 써본다.


홀로서기

아래 문구를 읽으면서 독립의 의미를 떠올렸다.

자라서 어른이 된다는 것은 홀로 길 떠나는 여행자가 되는 것이다. 그 여정에서 부모의 도움은 제한적이고 비본질적이다.

그리고 나 역시 육아를 하고 있어서 <육아란 무엇인가?> 편에서 비슷한 생각의 나의 언어로 쓴 일이 있다.

어느 날 아내가 육아의 궁극적 목적이 무언지 아느냐고 물었다. 그러더니 이어서 바로 아이를 독립시키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나도 비슷하게 생각한다.

한편, 육아라고 구분해서 풀 수 없는 대를 이어가는 굴레 같은 무언가가 있음에 대해서는 다른 분의 표현을 빌어 내 언어로 <세대간 트라우마를 끊어내는 일>이라고 글을 쓴 바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성공적인 양육은 쉽지 않다.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없겠지만, 그런 사랑 방식의 결과가 좋은 품성 ㅡ 행복력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도리어 불행은 대물림되는 경향이 있다. 어찌해야 되는가?


자식은 사랑하려고 낳는 거예요

출처를 모르는 이미지가 노트북에 있다. 아마 인스타에서 받은 듯한데, 모르는 분이 올린 것을 추천으로 본 듯하다.

<세대간 트라우마를 끊어내는 일>이란 표현을 알려주신 마피디님도 이미지는 다른 분에게 얻은 것이라고 하고, 나의 (천주교 표현) 대부님도 비슷한 말씀을 자주 하셨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안다는 것이다. 나 역시 듣자마자 그게 무슨 말인지 알았다.


자식에게 물려받은 고苦의 문제을 넘겨주지 않기 위해 살아오던 방식을 열심히 바꾸는 행위가 사랑의 실천일 수 있다. 나는 고苦의 문제를 푸는 아기발걸음의 삶이 떠올라서 임성원님의 아래 문단을 머리로 가 아니라 몸으로 먼저 공감한다.

가족 간에 불행의 대물림은 먼저 자각한 사람에 의해서 멈추어질 수 있다. 사실 그것은 생각보다 쉽다. 가출로는 해결이 안 된다. 포맷된 프레임으로부터 마음이 떠나는 것, 출가만이 답이다. 세상을 구하는 것보다 어렵고 가치 있는 일이다. 행복한 사람은 남을 괴롭힐 수 없기 때문이다. 윤회의 바퀴는 멈추게 된다.


관계에 대한 인지가 불충분하던 때에 내가 살면서 가장 불행하다고 느꼈을 때, 그걸 타파하려고 용기를 냈고 그래서 행복이라는 열쇠를 구한 때다. 어쩌면 그때 행복을 미루지 않으려고 내가 노력한 걸음이 어쩌면 '홀로서기'를 한 때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2019년 <관계를 읽는 시간> 등을 읽으며 관계에 대해서 비로소 머리로도 이해하게 되었다.


따로 또 같이

아래 구절을 읽을 때는 인간관계의 맥락을 벗어나 소프트웨어의 관계로 생각이 옮겨갔다.

가족은 묶여있는 관계다. 좋을 때는 안전벨트지만 나쁘게 작용할 때는 얽어매는 사슬이 된다.

이 문구를 읽을 때는 요즘 내가 '따로 또 같이' 라고 표현하기로 마음먹은 loosely-coupled 개념이 떠오른다. 그에 대해서는 언젠가 상세하게 쓸 기회가 있으리라 기대하며 미룬다.


다만, 아래 구절과 '따로 또 같이'를 연결할 수 있다는 묘한 인연에 대해서만 기록하고 마친다.

세 번째는 자기가 어떤 형태로 formatting 되었는지 알아차려야 한다. 그리고 그 포맷을 바꾸어야 한다. 아니 이것을 저것으로 바꾸기보다 '나는 무엇이다'하는 자아의식을 해체하면 더욱 좋다. 자아의식이란 체계적으로 왜곡된 생각, 감정의 구조여서 무조건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나는 근자에 자아에 지나치게 고집하지 않으면서 관계에서 오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교훈을 여러 가지 경로로 배운 바 있다. 공교롭게 그중에 하나의 교훈이 바로 '세상과 호흡하며 적절함을 찾아가기'라는 문구로 상징하는 바다.


지난 시골농부의 깨달음과 나의 깨달음 연재

1. 시골농부의 깨달음과 나의 깨달음

2. 무의식 변화 인식과 자기 언어 개발

3. 아주 간단한 깨달음 수행법과 믿음

4. 깨달음과 깨달은 사람

5. 깨달음은 무엇이고, 현실을 어떻게 볼 것인가?

6. 생각에 끌려가지 말고, 생각을 다스리기

7. 동정일여 그리고 몇 주간의 배움

8. 문제삼을 일과 사라지게 둘 해프닝

9. 사고의 틀과 대의적 소프트웨어 설계 방안

10. 주체와 객체 그리고 아기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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