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거, 《꼰대의 발견》 中
- 아거, 《꼰대의 발견》 中
요즘 같이 꼰대에 관한 이야기 왕성하게 오고 간 적도 없는 것 같다.
'담론' 수준이다.
이런 논의에서 선행되어야 할 것은 대상에 대한 의미 규정.
<꼰대의 발견>이란 책에서 힌트를 얻어보자.
"꼰대는 동굴 속에 갇힌 인간이다. 동굴 속 횃불에 비친 자신의 그림자를 자신이라고 인식하는 오류를 저지른다. 실제 자신보다 자기를 더 크게 본다. 또 동굴 밖을 보지 못한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동굴 속이 온 세상인 것처럼 행동한다. 동굴 밖으로 시선을 돌리지 못하는, 즉 타자를 볼 줄도 이해할 줄도 모르고, 오로지 동굴 속 자신의 그림자에만 몰두하는 이가 동굴 속 꼰대라고 할 수 있다."
- 아거, <꼰대의 발견> 中
'동굴 속에 갇힌 인간'이라는 표현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꼰대들의 어법에는 어떤 공통분모가 발견된다.
가령 아래와 같은 말을 자주 듣지 않았나?
- 난 절대 꼰대가 아니야.
- 나 때는 말이야...
- 난 열려 있는 사람인 거 알지?
- 내가 누군지 알아?
정말 주옥같은 말들이다.
위 문장에서 상대의 답변을 들으려는 마음은 조금도 읽히지 않는다.
꼰대는 '답정너'의 화신이다.
"꼰대는 ‘나만 옳은 사람’이다. 아니 정확히 말해서 ‘나와 나보다 서열이 높은 사람의 말은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자기보다 서열이 낮은 이들의 의견은 들을 필요가 없다. 소통의 부재를 넘어 소통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 아거, <꼰대의 발견> 中
꼰대에 대해 참 명쾌하게 잘 정리했다, 라는 생각을 하며 편안하게 책을 읽는데 문득 스치는 생각.
꼰대들이 보통 자신은 절대 꼰대가 아니라는 착각에 빠져 있다는데, 그럼 나는?
아직 젊으니까? 아니면 난 의식 있는 인간이니까? 그걸 누가 증명해주지?
꼰대질은 상대적인 우위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캠퍼스에서는 고학년이 신입생에게, 회사에서는 대리가 사원에게 행사할 수도 있는 것이 꼰대질일 터. 꼭 나이가 많고, 직급이 높을 필요가 없다. (나이의 많음, 직급의 높음 역시 주관적이고 상대적이다)
나는 아무리 아니라고 하지만, 나 역시 작은 동굴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닐는지.
'나만 옳은 사람'이라는 아집에 사로잡혀 있는 꼰대의 보편성을 체화한 인간으로 타인에게 비치지는 않을는지.
난 절대 꼰대가 아니야.
어두컴컴한 동굴에서 메아리가 울린다.
정말?
우리 모두 꼰대가 아니다, 라고 믿고 싶은 것 아닐까.
여러분의 메아리는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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