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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lys Aug 10. 2019

햇살의 아침과 오후

아마 이야기  /  햇살(이사장, 서준 엄마)

터전과 함께 한 시간이 5년째로 접어들고 있다. 올해는 이사장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하다보니 터전을 가장 많이 들락날락하고 있다. 이렇게 관심 가지고 터전을 생각해 본 적 있나 싶기도 하다. 첫째 서연이가 들어오던 해 나는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다. 다시 읽어보니 칠보산어린이집에서 맞이하는 아침에 나는 떠오르는 태양처럼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둘째를 낳았어요~
첫째의 고난이 시작된 것입니다!
둘째가 나왔으니 첫째는 찬밥신세인거죠ㅠ_ㅠ

둘을 같이 두자니.. 이건 엄마에게 너무 힘든 일이어요.
그래서 첫째는 열심히 어린이집에 가게 되는 것이죠!!! 
아.. 그래도 첩첩산중.. 
아침에 눈뜨자마자 전쟁은 시작됩니다.
먹이고 입히고 씻기고.. 손목 허리 무릎 다 나가려고 해요.
그래도 등원하고 나서는 평화가 찾아옵니다.

우리 첫째는 공동육아에 다니고 있어요.
공동육아를 선택하고부터 우리 아이와 저는 평화입니다.
우선 믿고 맡기고 있어요.

아침 9시에가서 오후 6시까지 긴 시간을 어린이집에서 보내지만 걱정하지 않아요.
집에서 보다 더 건강한 먹거리를 맛단지께서 정성껏 만들어 주시고
선생님들께서는 아이들을 같은 눈높이로 바라보며 놀아주고 함께해 주시거든요.
제가 둘째때문에 못 해 주는 부분들을 어린이집에서 채우고 온답니다.

건강한 활동으로 몸도 마음도 튼튼해지는게 눈에 보여요.
친구, 형님들과 함께 항상 산으로 들로 나가는 활동을 통해
우리 아이는 매일 햇볕을 쬐어 얼굴은 시커멓게 탔지만 
건강해지니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고 생각해요.

육아로 지친 저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생긴거 같아 행복해요.
공동육아는 엄마, 아빠도 함께 커가는 곳이랍니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엄마, 아빠들도 아이들과 함께 만나고 서로 육아에 대해 고민도 하게 되는데요.
이 곳에서 저는 든든한 지원군을 만났어요. 
아이들에 대한 고민들을 이야기 하기도 하고 육아로 지쳐있을 때 위로 받기도 하며,
도움의 손길을 받기도 하거든요~ 

공동육아를 시작한지 6개월 짧은 시간이지만
아이도 부모도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는 시간이 된 것 같아요.
그리고 한 뼘 더 큰 아이를 보며 내가 보내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웃으며 다니는 우리아이와 
웃으며 만나는 이웃이 있어 
즐거운 곳 공동육아입니다^^


 이 때 나는 아마도 공동육아의 즐거움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내가 믿고 맡길 수 있는 곳으로 선택한 이곳이 나에게는 떠오르는 태양처럼 밝고 신나는 곳이었다. 지친 하루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곳.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내 아이가 받을 수 있는 곳. 그래서 나는 칠보산 어린이집을 믿고 좋아하는게 아닐까?



그렇게 나에게 다가온 아침은 이제 석양을 바라보는 오후에 와 만나고 있다. 


둘째와 함께하는 터전에서 나는 성장이라는 것을 만나고 있다.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 첫째 때 안 적었던 날적이도 꾸준히 적어보니 하나하나 모든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지고, 책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는 작업도 꽤나 즐거운 것임을 알게 되어가고 있다. 


흐르는 시간 속에서 문득 내가 이사장으로 잘 하고 있는 것인가 반문해 보기도 한다. 처음 이사장이라는 것을 맡았을 때 나의 목표는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이 되어보자 였다. 봄과 여름을 지내고 나니 이야기를 듣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음을 느끼고 있다.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소중히 간직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보려 하지만 쉽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노력하려는 것은 한명 한명이 소중한 우리 터전에서 사람을 만나고 시간을 나누고 하는 작업이야말로 공동육아의 핵심이 아닐까, 소중한 사람들과 내내 함께 하며 즐겁게 터전생활을 하고 싶다. 우리는 누구나 소중한 존재이기에.


칠보산의 아침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시간을 이사장으로서 오후의 석양과 함께 보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바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이제야 내가 ‘칠보산이’가 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서준이가 ‘누리찬이’가 되듯 나도 ‘칠보산이’가 되어가고 있는게 아닐까? 


우리는 그렇게 만나고 또 만나야 하는 사람들이 되어가는 것이 아닐까?





::: 목차 :::


들어가는 글
시선 공유


터전 살이


아마 이야기


칠보산에 살어리랏다




::: 지난호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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