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은 술을 마셔야 하는가?
지난 글 들에서 우리는 대학생활의 공부, 멘토, 동아리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이번 주제는 '음주'에 대해서 한번 이야기해보자.
사실 나는 술이나 음주문화에 대하여 전문가는 아니다. 수시로 대학에 일찍 합격하여 마치 대학생이 미리 된 것처럼 놀았던 예비 대학생 시절부터, 정확하게 대학교 1학년 가을까지 학과 동기들, 선배들과 술을 마시며 신나는 대학생활을 보냈다. 하지만 신앙적인 이유로(기독동아리 활동을 하며) 나 스스로 술을 먹지 말아야겠다고 다짐을 한 후, 지금까지 술을 마시지 않고 있다. 물론 회식이나 워크숍 등에서 뒤풀이를 가서 건배를 할 때 마시는 척은 하지만 말이다. 그래도 다행히 나는 텐션이 높은지 술 마신 사람들과 이질감 없이 잘 어울리는 편이다.
그래서 이 주제에 대하여 고민을 했으나, 대학생활 전박적인 꿀팁을 주기 위해서는 이야기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먼저 대학생활에 술은 꼭 필요한가?라는 질문부터 이야기해보자.
예전에는 대학생활을 완만하게 하기 위해서 술을 꼭 먹어야만 하는 일들이 무척 많았다. 지금도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졸업한 K대에는 '사발식'이라는 전통이 있었다. 학생회에서 주최하는 행사로써, 신입생들에게 소속감을 주며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는 행사라고 선배들이 말한 기억이 난다. 사발식의 취지는 나라 독립을 향한 열망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일제시절, 종로 경찰서 앞에서 술을 먹고 구토를 하는 방법으로 소심한 저항의식의 표현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현재 사발식은 억지로 권하지 않는 문화로 많이 바뀌었지만, 그때만 되어도 술을 안 마시면 이 행사에 참여 자체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물론 그때에도 술을 마시지 않는 신입생을 위해 막걸리 대신 아침햇살로 대체를 했네 어쨌네 하는 이야기도 들었다.
중요한 것은, 예전에는 확실히 술을 마시지 않으면 대학생활에서 아웃사이더로 지낼 가능성이 높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많은 학생들이 억지로 술을 마시는가? 고등학생 시절까지 술을 마시면 불법이던 억압에서 벗어나 대학생활을 맞이하니 얼마나 술을 먹고 싶었겠는가? 나도 그랬고 당연히 이해가 간다. 신입생 때에는 새내기 배움터(새터), 학과 오리엔테이션, 학과 대면식, 미팅이나 소개팅, 동아리 신입생 환영회 등 술을 먹고자 한다면 먹을 일이 너무나도 많다.
그럼 술이 꼭 필요한가? 술을 먹는다면 어울리는데 당연히 수월할 수 있지만, 반대로 술을 꼭 먹어야지만 어울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나는 '음주는 본인의 확실한 선택의 영역이'라고 말하고 싶다. 마시고 싶다면 마셔도 되지만, 마시기 싫다면 확실히 마시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우리나라에서 어중간하게 술을 안 마신다고 하면 상대방이 기분이 안 좋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윗사람들과의 식사자리에서 더욱 그렇다. 이런 문화는 안 좋은 문화지만 아직까지 남아있기에 어쩔 수가 없다. 그렇기에 자신의 소신을 확실히 밝히는 게 좋다.
최근 대학생활에서는 억지로 술을 권하는 문화가 거의 없어지는 것 같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물론 아쉬워하는 독자분들도 있겠지만, 술을 마시는 목적이 술을 마시는 것 자체가 목적으로 바뀌지 않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음 글에서는 여행, 인맥, 연애 등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