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유튜브 광고 결산
다른 모든 산업과 마찬가지로 광고 산업 또한 코로나로 인한 충격을 피할 수 없었다. 광고 산업은 2020년 한 해 동안 10%*정도 위축되었고 매년 축제처럼 열리던 국제 광고제들은 대부분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실은 이런 광고제를 통해 숨겨진 원석 같은 광고들이 빛을 내며 세계인들에게 알려지기도 하는데 올해는 그렇지 못해 유난히 아쉬웠던 것 같다.
* 영국의 마케팅 조사업체 WARC가 발표한 'the Global Advertising Trends report'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광고비 지출은 총 5575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10.2% 감소했다. (원문기사 링크 / 출처: Digital Signage Pulse)
그렇지만 광고제가 없었다고 해서 주옥같은 광고가 없어지는 건 아니다. 그러니까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오니까. 아, 이건 좀 안 맞나? 그럼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니까? 아, 이것도 아닌가. 어쨌든 우리의 우울한 현실을 날려줄 보석 같은 광고들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
특히나 이 어려운 와중에 모든 광고 산업이 위축되는데, 유독 디지털 광고시장만큼은 꿋꿋하게 성장하고 있단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뙇~! 하고 알 수 있는데, 붉은 박스 친 부분이 바로 디지털 광고 영역이다. 2020년 모든 광고 산업이 다 쪼그라들었는데, 위풍당당하게 성장했다. 그러니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는 이 영역(디지털 광고)이 얼마나 핫하디 핫한 곳인지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그렇다면 과연 이 시대, 글로벌 디지털 광고 산업을 이끌고 있는 킹튜뷰의 회사! 바로 구글이 뽑은 최고의 광고는 어떤 것일까. 기존의 다른 광고제들이 기라성 같은 심사위원들을 모시고 그들의 평가를 기준으로 옥석을 가렸다면 구글은 좀 다르다. 구글은 허점 투성이에 휴먼에러를 달고 사는 인간에게 맞기기보단 알고리즘에게 맡겼다.
심플하게 말해 공식화된 조건 속에서 누가 1등이고 누가 1등인지를 가렸다는 말이다. 조회수와, 인게이지먼트, 반응수 등을 짬뽕해 최고의 광고를 가렸다. 기존의 심사위원들이 체크했던 크리에이티브 점수는 고객들이 영상에 얼마나 반응했는지를 일일이 계산할 수 있어지면서 사실상 시청자 모두가 심사위원이 된 거나 다름없어 보니다. 와 뭔가 구글이 직접 민주주의도 만들어 버릴 것 같은 상상! 어쨌든 그렇게 구글이 뽑은 2020년 최고의 광고를 살펴보자.
구글에선 위와 같이 총 10편을 뽑았는데, 그중 눈여겨 볼만한 것들 5편을 내 맘대로 추려 봤다. 그중에서도 <연극의 왕>은 단연 가장 먼저 소개하고 싶다. 파격적인 구성과 내용 때문에 아마도 2020년 가장 유명해진 광고가 아닌가 싶은데. 제작을 진행한 돌고래유괸단과 신우석 감독을 확실한 스타로 굳히기 해준 작품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나도 수년 전 돌고래유괴단과 몇 편의 광고를 찍어 봤는데(예를들어 뭐 이런 거? 벌써 5년 전, 낯부끄럽다 ㅎㅎ) 그때도 유난히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팀이었다. 몇 년 전이었지만 당시에도 업계에서는 인기가 진짜 많아서 같이 프로젝트 한번 하려면 번호표 뽑고 기다려야 할 정도였달까. 그때 좀 친해 둘걸ㅎㅎ 얼마 전에 '유퀴즈 온더 블럭'에서 유재석과 농담 따먹기를 하는 걸 보고 있으니. 와 진짜 유재석 표현대로 광고계의 봉준호가 된 거 맞는 것 같다.
다음으로 <제니레드>다. 이걸 두 번째로 뽑은 게 엄청 쑥스러운데, 내가 몸담고 있는 팀에서 진행한 프로젝트라서 그렇다ㅋㅋ 낯부끄럽지만 구글에 꼽은 2020년 10대 광고에 들어갔다는 게 어마 무시하게 기분 좋아 가만히 있어도 어깨춤이 들썩이는 일이었다. 제니 레드 온에어 날 담당 PM은 성공을 기념하기 위해서 새빨간 옷을 입고 출근하는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지만 그게 바로다 성공의 전주곡이었다고 믿는다.
어쨌든 맘 같아선 칸 그랑프리 상을 받은 것처럼 축배를 들고 싶었지만, 코로나 때문에 축배까지는 못하고 콩만 한 회의실에서 케이크에 콜라를 들었다. 그냥 케이크 아니고 실한 딸기가 탱글탱글 올라간 파리크라상 케이크로! 통신 3사 중에 유일하게 베스트 10안에 들어갔다는 게 의미 있고, 특히 단말 광고로 이런 랭킹에 올랐다는 게 더 의미 있다.
통신업계에서 단말 광고는 유난히 반응이 안 좋게 나오는 무덤 같은 광고로 통한다. 광고를 만들 때 이해관계자들이 많아지면서 방향도 이리저리 흔들리고, 메시지도 단말 기능 따로, 통신사 혜택 따로 여러 가지를 짬뽕하다 보니 괴상한 광고가 나오기 일쑤라서 그렇다. 어쨌든 그런 여러 가지 핸디캡을 극복하고 저렇게 당당히 올라갔으니 올 한 해 참으로 뿌듯하다.
<빙그레우스>는 특유의 세계관을 병맛으로 소화해낸, 국내 최초 세계관 광고의 효시가 아닌가 싶다. 삭막한 세상 속 웃음을 만드는 자, 빙그레우스. 그를 둘러싼 왕실의 대서사까지! 코텐츠 자체의 재미도 있지만, 그보다 설정 자체의 신선함 때문에 더 많은 주목을 받은 것 같다. 게다가 머리에 쓴 왕관이 바나나 우유통으로 만들어졌다거나 허리띠가 비비빅으로 만들어졌다는 자꾸 찾아보게 만드는 말도 안 되는 병맛이 압권이다.
아무리 저관여 상품이라지만 이렇게까지 자사 브랜드를 희화화시킬 수 있는 회사가 국내에 몇이나 될까. 광고의 성공 여부를 떠나 파격적인 의사결정을 한 경영진이 대단해 보인다. 국내 브랜드들은 대부분 고급스럽고, 믿음직스럽고, 착해 보이고 싶어 하니까. 과연 고객들이 그렇게 생각해 줄지, 아니 관심이라도 한 톨 줄지 와는 전혀 무관하게 말이다. CMO들 다들 엎드려 뻗쳐서 빙그레우스 10번씩 돌려보게 만들어야 하나.
<책스 파맛>의 역사는 어언 1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농심켈로그가 진행한 ‘첵스초코나라 대통령 선거’에서 초코렛맛의 ‘체키’와 파맛의 ‘차카’가 출마했다. 그리고 고객들에게 투료를 하게 했다. 투표 결과에 따라, 당선된 신제품을 출시하겠다는 어마무시한 약속을 하고 말이다. 바로 그 약속 때문이었을까. 온라인 투표 결과는 파맛 ‘차카’의 승리였다. 누리꾼들의 해학과 장난기가 버무려낸 결과였다.
당황한 농심캘로그는 추가 투표를 진행해 초콜릿 맛의 승리를 발표했다. 당연히 부정선거 이슈가 발생했다. 그런 이슈에도 불구하고 농심캘로그는 ‘사실은 장난이었으니 그냥 넘어가자’는 해명 한번 없이 스리슬쩍 문제를 덮어 두었다. 무려 16년 동안 말이다.
그게 온라인 상에서 심지어 요즘에도 ‘밈’이 되어 회자된다는 걸 눈치챈 마케터가 있었다. 바로 그 점을 파고들어 진짜 파맛 책스 출시를 밀어붙여 마침내 16년 만에 캘로그가 약속을 지키게 된 것이다. 아, 이런 게 바로 온라인 시민권력의 승리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이런 서사를 압축시켜 보여주는 게 위의 광고다. 파맛 책스 출시라는 이슈를 물고, 덕분에 광고까지 잘된 케이스. 어디 우리 브랜드에도 벽장 속에 꼬불쳐둔 고리 골짝 ‘밈’ 거리 없나 찾아보자.
<펭수의 무한도전>은 명절에 향수병에 걸린 펭수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렇게 추석에 고향에 가고 싶어 하는 펭수의 모습을 휴먼다큐 형식으로 그린다. 평소에 밝은 모습만 보여줬던 펭수였는데, 이런 무리스러운 반전 설정은 아무리 봐도 피식 웃게 만든다. 펭수의 인기가 지금이야 조금 시들해졌지만, 구글이 뽑은 Top 10 광고에 무려 2번이나 등장할 정도로 모델로서 확고한 입지를 보여주고 있다.
위에서 빙그레가 세계관을 만들며, 고객에게 ‘밈’으로 작용하는 걸 확인했다. 그렇게 자사 브랜드만의 세계관을 통해 밈이 된다면야 더없이 좋겠지만, 그게 어렵다는 다른 캐릭터의 세계관을 가져오는 것도 방법이다. 그마저도 성공적으로 사용하기 쉽지 않지만, 정관장은 십 분 활용해 성공적인 결과를 만든 것 같다. 우리 브랜드를 잘 표현할 수 있는 세계관은 어디 또 없을까. 기가 막히게 찾아내는 것도 마케터의 역량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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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트루뷰 포 액션’이라는 광고 상푸부터 살짝 설명을 하자면, 영상 광고 아래 해당 상품에 대한 정보가 노출돼 클릭해서 바로 구매가 가능한 광고 상품이다. 저관여 상품이나 온라인 상에서 구매/소비가 일어나는 게임, 이러닝, 콘테츠, OTT 등의 상품 광고에 주로 쓰인다. 어쨌든 광고주 입장에서는 매출과 아주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광고 상품이다 보니, 관심이 아주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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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구글이 뽑은 2020년 최고의 ‘트루뷰 포 액션’ 광고란, 트루뷰 포 액션 광고 중 두각을 나타낸 광고를 말한다. 광고가 나갔을 때 누가 얼마나 클릭을 했으냐, 고객 인게이지먼트가 얼마나 되느냐가 주요 평가 항목이 된다. 그렇다 보니, 위의 광고처럼 눈에 번쩍 띄는 크리에이티브 보다는 앞서 말한 광고 소재 자체의 특징에 따라 편차가 좀 있는 편이다.
쉽게 말해 재미있는 광고보다, 후킹 하고 클릭해서 구매 전환율을 높일 수 있는 상품광고가 더 높은 순위에 랭크됐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뽑은 광고들은 그저 그렇다는 말이냐고 묻는다면 전혀 아니다. 포인트가 다르다. 여기서 볼 건, 어떤 광고들이 과연 고객의 클릭과 인게이지먼트를 불러일으켰냐를 봐야 한다.
구글은 총 10개의 광고를 발표했는데, 그중 눈여겨 볼만한 광고 5개만 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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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구글이 뽑은 '2020 유튜브 광고 TOP 10'과 ‘트루뷰 포 액션 광고 TOP 10'을 살펴봤다. 전자가 톡톡 튀는 크리에이티브로 고객들의 사랑을 받은 광고라면, 후자는 고객을 클릭과 전환을 유도한 광고들이었다. 그렇게 구글이 엄선해 뽑은 광고들을 살펴보면 분명한 공통점이 발견된다. 경향성도 보인다.
첫째로, ‘밈’의 요소를 십분 활용한다. (파맛 첵스, 네고왕)
둘째로, 의외의 재미로 웃음을 준다. (연극의 왕, 정관장)
셋째로, B급 병맛스러움이 살아 있다. (빙그레우스, 연극의왕)
넷째로, 대세 캐릭터가 나타난다. (동원참치, 정관장)
다섯째로, 비쥬얼 임팩트가 있다. (제니레드, 딱좋은데이)
이른바 2020년 유튜브 광고 성공의 키워드라고 부를 수 있겠다. 바꿔 말하면, 위의 키워드를 2021년에 어떻게 적용하느냐가 2021년 광고의 성패를 가를 수도 있겠다. 지금 우리 브랜드에 ‘밈’의 요소를 활용할 만 게 있는지 찾아보는 것은 그 출발이 될 수 있다. 또한 의외의 재미와 병맛스러움은 디지털 광고의 대세가 된 지 벌써 오래다. 새해의 대세 캐릭터는 누구인지, 그리고 그 캐릭터는 우리 브랜드와 어떤 콜라보를 할 수 있는지도 성공의 열쇠가 될 수 있다.
2020년은 매년 열리던 광고제가 대폭 줄어들어 아쉬웠지만, 구글의 알고리즘이 선택한 광고를 보며 성공의 키워드를 되짚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인 것 같다. 알고리즘이 인간의 안목을 완전히 대신할 수야 없겠지만, 앞으로는 결국 우리가 아는 광고제들도 많은 부분 변하지 않을까. 다음 글에선 구글의 Top 10 광고에 들진 못했지만, 절대 놓쳐선 안 되는 광고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한 해 동안 어떤 광고들이 있었고 또 한 번 고객들의 마음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는지 절대 빼먹고 넘어가선 안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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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편 계속 /
마케터를 위한 소셜 모임을 열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유튜브와 콘테츠 마케팅에 대한 글을 꾸준히 써 왔는데요
비슷한 관심과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함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나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을 들어보고
좀 더 새로운 사고를 할 수 있는 유연한 만남이 될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저는 유튜브 콘텐츠 마케팅을 주제로
아래와 같은 글을 썼습니다
작은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
1장. 유튜브, 오해와 진실
아직도 유튜브 조회수를 믿으세요?
우리 회사 '브랜딩 광고' 문제 있어?
2장. 여기서만 통하는 성공 문법
지금 우리가 취향에 주목하는 이유
유튜브 타깃 마케팅, 이것 만은 꼭 알고 하세요
누가 친일파 영상에 광고를 붙이나
모르면 손해 보는 유튜브 광고 노출 원리
혁신은 진짜 '설계'될 수 있을까?
3장. 잘나가는 이들의 비법 노트
4장. 비교하고 분석하는 성과 측정
번외편
쉬어가기) 마케터라면 알아야 할 '유튜브 광고 상품' 5개
쉬어가기) 우리 회사 마케팅 점수는요?(Feat. Bain & Company)
시즌2 - 1장. 콘텐츠 마케팅 키워드 (업데이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