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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의미공학자 Mar 16. 2016

#9. 가장 어려운 인력관리: 관리를 넘어 리딩으로

10년 차 공돌이의 카페 경영


나는 공대를 졸업하고 공돌이의 직업인 엔지니어로 6년간 일했다. 공대 4년 그리고 엔지니어 6년, 공돌이로서 10년을 살았다. 그 후 나는 카페 사장이 되었다. 전업은 따로 있어 부업으로 카페 경영을 하고 있다. 전업만큼 완전하게 하기 어렵지만 그 경험만큼은 기록으로 남기고 싶고 글로 써서 나누고 싶다. 경험은 분명히 훗날 나에게 감사한 추억으로 돌아오리라 믿는다. 10년 차 공돌이의 카페 경영은 어떨지 살펴보자. 




“1년간 사업 경험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가장 어려운 인력관리 : 관리를 넘어 리딩으로

“1년간 사업 경험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라고 물으면 당연히 '사람'이라고 말할 것이다. 사실 어느 분야, 조직을 가든지 관리자는 인력관리가 가장 힘들다고 한다. 그렇다. 나 역시 인력관리가 가장 어려웠다. 일반적인 대인관계에서도 쉽지 않은 부분이 사람 관계인데 사업장에서 인력관리가 어려운 것은 어쩌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일 수도 있겠다. 단기 아르바이트생이라고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사람에 따라 교육 방식에 따라 품질 편차, 서비스 편차 등이 발생하고 분명 매출 변동에 영향을 미친다. 잘 뽑고, 잘 교육하고, 잘 해줘야 하고 등등 인력관리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


조직에 있을 때, 나는 관리자의 고충 중 인력관리가 어렵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느꼈다. 조금 더 느끼고 배우기 위해서 ‘내가 저 자리에 있다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글을 적었다. 그런데 직접 관리자가 되어보니 확연히 다르다. 과거의 생각들은 표면적인 간접 체험, 아니 간접 생각일 뿐이었다. 확실히 어렵다. 왜냐하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설득해서 움직이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상호적으로 표현하면, 서로 간 소통을 통해 상대가 기꺼이 움직일 동기를 부여하고 충분히 토론해서 함께 움직여야 한다. 사실 이 부분이 내가 훈련해야 할 역량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관리에서 리더십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말이다. 관리자와 리더의 차이는 무엇일까? Control과 Lead의 차이이다. 관리자는 통제의 성격이 강하고 리더는 리딩의 면이 주가 된다. 관리자에게도 리더십이 필요하고 리더에게도 관리능력이 필요하다. 두 개의 개념을 구분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리더십을 갖춘 관리자로서, 즉 관리를 넘어 리딩으로 조직을 이끌어야 한다. 리더십을 훈련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 언젠가 누구나 리더가 된다. 리더를 준비해야 한다. 이 또한 얼마나 값진 경험인가를 되뇌며 나는 감사한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내가 생각한 전략을 적용할 때도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직원의 공감을 얻어내고 설득하고 함께 행동하자고 독려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적용이고 제대로 된 효과가 나온다. 새롭게 시작하는 부분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주면서도 저항 없이 할 수 있도록 전달해야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신제품을 개발할 때 함께 레시피를 고민하고 제조방법에 대해 토론한다. 내가 일방적으로 만들어 전달하고 지시하면 동기 수준이 굉장히 많이 떨어진다. 참여라는 영역에 '기여한다'라는 기쁨이 함께하며 동기 수준이 올라간다. 또한 신제품을 개발하고 실제 판매를 시작했을 때, 작업성에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새로운 전략을 적용하는 부분은 오히려 수월하다. 반대로 행동 개선을 위한 요구를 전달할 때는 몇 배 더 어렵다. 분명하게 내가 전달할 부분을 말한다. 하지만 어떻게 말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오래 일한 직원이 있었다. 작은 부분은 넘어갔고, 치명적이라고 생각한 것은 주의를 주었다.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 고객으로부터 그 직원에 대한 안 좋은 피드백이 왔다. 가끔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일부 너무 민감한 고객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안 좋은 피드백이 누적되고 심지어 주위 상인 분들에게 치명적인 말을 듣게 되었다. 나야 초보 자영업자이지만 주위 상인 분들은 베테랑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는 눈이 남다른 상인 분들의 말은 주의 깊게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 매출이 줄어드는 것도 함께 보여서 그런지 며칠 동안 고민했다. 나는 우선 한 번 다시 기회를 주기로 하고 그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얼마 뒤 말없이 두 시간 지각을 한 상황이 발생되었다. 근태에 대한 부분은 정말 기본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이라 기본은 지키자고 주의를 주었다. 이틀 뒤부터 그 직원은 나오지 않았다. 말 한마디 없이 그냥 나오지 않았다. 상대에 대한 원망이 들었지만 내가 견뎌야 할 몫이라고 생각하고 상황을 돌아보았다. 주의를 주고 질책하는 방법을 살폈다. 내가 I message로 전달하지 않고 너무 You message로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방은 기분이 상했을 것이다. 내가 보완해야 할 점임을 인지했다. 노력해야겠다.


"너무 좋은 사람으로만 비치기 위해서
해야 할 말을 분명하게 표현하지
못하면서 속앓이만 하기도 한다.
그래서 어떻게 말하는지가 중요하다."


우리는 이렇게 상대의 행동 변화를 요구하는 말을 해야 하는 경우를 맞는다. 어떻게 말해야 할까. 잘못하면 자존심을 건드리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한편 너무 좋은 사람으로만 비치기 위해서 해야 할 말을 분명하게 표현하지 못하면서 속앓이만 하기도 한다. 그래서 어떻게 말하는지가 중요하다. 특히 비즈니스 영역에서는 너그러움만 가지고는 어려움이 많이 따른다. 위의 나의 사례에서 I message와 You messaege의 차이를 잠시 살펴보자. You message는 '너' 중심의 표현이다. 예를 들어 "해도 너무한다."라는 표현을 보자. 이 표현은 "네가 너무한다."와 같이 주어가 '너'이다. "너는 이기적이야."라는 표현도 함께 보자. 주어가 상대방이고 상대가 어떻다를 직접적으로 말하고 있다. 이 표현들은 모두 You message이다. 이를 I message로 표현하면 이렇다. "나는 네가 너무 심하다고 생각해.", "너의 이번 행동은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상대가 어떻다가 아니라 상대의 행동으로 인해 내가 어떻다를 표현하고 있다. I message이다. You message를 들으면 사람은 보통 저항한다. 그래서 서로 간의 다툼과 상처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I message 이후에는 그 이유를 설명하면 더 효과적이다. 아니 필요하다. "왜냐하면, 나는 이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너의 그 행동이 나에게..."와 같은 식이다. 내가 연재하고 있는 다른 매거진의 공부로 잠시 넘어왔다. 교훈이 되는 사례가 될 것이다. 다시 카페 경영 이야기로 가보자.


갑작스러운 직원의 도주로 나는 공백이 생긴 스케줄을 감당해야 했다. 카페 일의 경우 새로운 사람을 뽑는다고 해서 바로 일할 수 없다. 교육이 필요하다. 공백에 대한 문제 그리고 이번처럼 갑작스럽게 직원이 그만두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했다. 나는 직원들에게 개선안을 제안했다. 그만두기 최소 2주 전에는 말을 해주고 1주간 새로운 사람을 뽑으면 그다음 1주간은 기존 직원이 새로운 직원을 교육하는 방식이다. 대신 교육기간의 시급은 더 주는 것을 약속했다. 나는 아르바이트생의 진로를 상담해주고 꿈을 응원한다. 언젠가는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위해 떠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9가지 종류의 아르바이트를 해보았기 때문에 그 마음도 잘 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만둔다고 말하기도 쉽지 않음을 알기에 서로에게 좋은 방법을 제안한 것이다. 사업장에 일하는 인력은 총 5명인데, 다행히 이 개선안을 모두가 흔쾌히 받아주었다. Auto 운영 시 효과적인 개선안이 될지 검증할 수 있는 기회도 될 것이다.


가장 어렵고 힘든 인력관리, 이번 경험을 통해서 또 하나 배웠다. 아니 여러 개를 동시에 배우고 있다. 힘이 들다가도 “그래도 좋은 경험이다”라고 생각하며 그리고 이렇게 글로 남기며 나의 값진 경험을 정리한다.


[공돌이의 카페경영 스토리]

#1. 퇴사 후 카페를 인수하다

#2. 왜 카페를 인수했나

#3. 카페 인수 이야기

#4. 경영평가의 1순위, 수익성

#5. 커피시장의 경쟁, 나만의 경영을 시작하다

#6. 카페 인수 8개월 만에 2호점을 열다

#7. 프랜차이즈의 습격과 나의 역습

#8. 카페 2호점을 설계하다

#9. 가장 어려운 인력관리: 관리를 넘어 리딩으로

(+) 카페경영 에피소드1

#10. 생각과는 다른 새로운 시장

#11. 카페 비수기를 극복한 나의 경영 전략

(+) 카페경영 에피소드2

#12. 누군가에게 도움을 준다는 것

#13. 알바생의 취업을 돕는 사장

#14. 버티는 자영업자, 망하는 자영업자

#15. 카페 신메뉴, 어떻게 개발할까

#16. 강연과 코칭 카페

#17. 카페경영 경험을 나누다 

#18. 카페 2호점 이야기 

#19. 카페 2호점, 양도 후 1년

#20. 인터뷰 : 카페 경영 FAQ 

#21. 가격을 상향할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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