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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의미공학자 Mar 09. 2016

#3. 카페 인수 이야기

10년 차 공돌이의 카페 경영



나는 공대를 졸업하고 공돌이의 직업인 엔지니어로 6년간 일했다. 공대 4년 그리고 엔지니어 6년, 공돌이로서 10년을 살았다. 그 후 나는 카페 사장이 되었다. 전업은 따로 있어 부업으로 카페 경영을 하고 있다. 전업만큼 완전하게 하기 어렵지만 그 경험만큼은 기록으로 남기고 싶고 글로 써서 나누고 싶다. 경험은 분명히 훗날 나에게 감사한 추억으로 돌아오리라 믿는다. 10년 차 공돌이의 카페 경영은 어떨지 살펴보자. 




상권의 핵심은 '목'이다.

사업이나 장사의 경험이 없는 나는 당연히 전문가는 아니다. 요즘 전문지식 역시 넘쳐난다. 검색을 통해 마케팅 전략, 상권 분석 요령, 투자 스킬 등의 정보는 손쉽게 얻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지식을 전달하려고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나는 스토리를 쓰고 있다. 이 스토리를 통해 글을 읽는 사람이 얻는 영감, 생각의 전환, 아이디어, 재미 등이 있으면 나는 만족한다. 내 경험을 글로 남기는 의미 있는 과정이기 때문에 나는 사실 그것만으로도 흐뭇하다.


상권의 핵심은 '목'이라고 했다. 여기에서 말하는 '목'은 '길목'이라는 뜻으로 '큰길에서 좁은 길로 갈라져 들어가는 어귀나 길의 중요한 통로가 되는 '목'을 이르는 말이다. 우리가 흔히 '목이 좋다'라고 하는 말이다. 상권은 우선 목이 좋아야 한다. 사실 요즘 맛집의 장인의 솜씨가 SNS를 통해 퍼져나가면 '목이 좋아야 장사가 잘 된다'라는 말을 무색하게 할 수도 있는 세상이다. 대중의 평가가 공공연해졌다. 달리 말하면 '장사의 핵심은 맛이다'가 된다. '장사'로 보면 그것이 으뜸이다. 그러나 나는 지금 상권을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나는 창업을 한 것이 아니고 '인수'를 했기 때문에 상권 분석이 더욱 중요했다.


내가 인수한 카페는 목이 좋다. '목이 좋다'의 뜻과 일맥상통한다. 큰길에서 좁은 길로 갈라져 들어가는 어귀다. 큰길은 임대료가 비싸다. 임대료 이야기는 다시 하겠지만, 이 역시 중요하다. 임대료가 저렴하면서도 목이 좋은 자리가 필요하다. 큰길에서 한 블록 들어가 있는 위치인데, 큰길에서 바로 보인다. 그리고 좁은 길로 갈라져 들어가는 '어귀'의 표현과 같이 길의 모퉁이에 있다. 모퉁이에 위치한 상가의 장점은 영업장을 최소 두 면 이상으로 밖으로 노출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고객에게 더 많이 보일 것이고, 더 넓어 보인다. 좁은 길에는 대부분 주택가가 있다. 따라서 좁은 길로 갈라져 들어가는 어귀를 통해 집으로 간다. 사람들은 그 길을 지난다. 사람들이 많이 지나가는 그 자리는 좋은 자리다. 유동인구가 많다는 뜻이다.



사실 내가 6년간 번 돈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역세권의 자리를 얻는 것은 무리였다. 당장 수입원인 없는데 대출을 받기에는 부담스러웠다. 가장 중점적으로 본 부분은 '현재의 수익성'이다. 당장 인수하고도 수익이 발생하는가를 보았다. 그래야 내가 먹고살 수 있었다. 보통 처음에 생각하는 부분이 '투자금은 어느 시점이 지나 회수할 수 있으며, 현재의 수익률은 얼마나 되는가?'이다. 정석이다. 전문용어로 '손익분기점'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를 내가 인수할 카페에 적용해서 생각해보니, 수집했던 정보와는 맞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바라보는 관점이 달랐기 때문이다. 나는 카페를 '경영'할 생각으로 인수를 바라보았다. 다시 말해 내가 카페에서 영업시간 내내 있으며 매출을 올릴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나는 내가 설립한 의미공학연구소 활동, 외부 강사 활동, 네트워킹 활동을 하며 카페를 수익모델의 하나로 활용할 생각이었다. 1인 기업가의 기본 수익모델이었다. 그래서 '장사'가 아닌 '경영'을 하고자 했다. 돈의 관점으로 정리하면, 내가 바라보는 관점으로는 손익분기점 자체가 굉장히 먼 미래라는 말이다. 중요한 점은 외부 인력으로 인건비를 소비하고도 현재 수익이 발생하느냐였다.


'그럼, 초기 투자 비용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라는 질문이 따라온다. 창업이 아닌 인수의 경우 초기 투자 비용은 '권리금'을 말한다. 권리금에 시설 및 집기류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어느 시점이 되어야 이 비용이 회수 가능한가에 대한 의문인데, 내가 언급했듯이 외부 인력의 인건비가 들어가는 한 오래 걸린다. 여기에 작용하는 것이 현재의 수익성인데, 내가 인수할 카페의 현재 테이블 회전율로 봐도 그 정도는 아니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바라볼까? 나는 카페의 특수성을 바라본다. 창업을 했다 폐업을 하게 되는 경우에는 다르지만 나는 인수를 했기 때문에 장점이 있다. 내가 지불한 권리금은 다음 인수자에게 유효하다. 그 권리금을 회수하겠다는 욕심이 아니라 현재의 수익성에 집중한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건물주의 횡포라 불리는 사례다. 건물주가 임대료를 두 배로 올리거나, 건물주가 직접 나서서 장사를 하겠다고 나가라고 하는 경우 등의 사례가 많다. 마음씨 좋은 건물주를 만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곤란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따라서 관련 법규를 알아두고, 부동산 관련 지식도 파악해야 한다. 한편 부동산에도 발품을 팔아 조치해야 할 행동을 미리 하는 것이 좋다. 더 전문적인 정보나 지식은 전문가가 제공하는 자료를 검색해보길 권한다. 내가 전하고자 하는 바는 내가 바라본 인수의 특수성과 그에 대한 관점이다.



인수의 리스크, 인력의 연속성 부재

카페를 인수할 시점에 내가 가장 우선시한 것은 사람이다. 그런데 여기에 인수의 리스크가 있었다. 무엇보다 사람이 우선순위라는 신념은 있었지만, 창업이 아닌 인수였기 때문에 선택을 해야 했다. 이미 근무하고 있는 직원이 있었다. 물론 이전 Owner는 이 부분에 대해 내가 결정할 수 있다며 조언했다. 새로운 사람을 채용할 것인지 아니면 기존 인력과 함께 갈 것인지에 대해서 말이다. 새로운 인력을 채용하면 내가 Ownership을 더 발휘할 수 있다. 반면 내가 인수할 '이 카페'에 대한 정보와 노하우 등은 당시 인력이 대부분을 갖고 있었다. '이 카페'에 대한 초보 경영자였기 때문에 나는 후자를 선택했다. 보완할 점은 내가 가진 강점으로 Cover 하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신뢰를 주고 나 역시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관계로 구축할 자신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 인력을 바탕으로 시너지를 낼 생각이었다.


[공돌이의 카페경영 스토리]

#1. 퇴사 후 카페를 인수하다

#2. 왜 카페를 인수했나

#3. 카페 인수 이야기

#4. 경영평가의 1순위, 수익성

#5. 커피시장의 경쟁, 나만의 경영을 시작하다

#6. 카페 인수 8개월 만에 2호점을 열다

#7. 프랜차이즈의 습격과 나의 역습

#8. 카페 2호점을 설계하다

#9. 가장 어려운 인력관리: 관리를 넘어 리딩으로

(+) 카페경영 에피소드1

#10. 생각과는 다른 새로운 시장

#11. 카페 비수기를 극복한 나의 경영 전략

(+) 카페경영 에피소드2

#12. 누군가에게 도움을 준다는 것

#13. 알바생의 취업을 돕는 사장

#14. 버티는 자영업자, 망하는 자영업자

#15. 카페 신메뉴, 어떻게 개발할까

#16. 강연과 코칭 카페

#17. 카페경영 경험을 나누다 

#18. 카페 2호점 이야기 

#19. 카페 2호점, 양도 후 1년

#20. 인터뷰 : 카페 경영 FAQ 

#21. 가격을 상향할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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