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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의미공학자 Mar 07. 2016

#2. 왜 카페를 인수했나

10년 차 공돌이의 카페 경영


나는 공대를 졸업하고 공돌이의 직업인 엔지니어로 6년간 일했다. 공대 4년 그리고 엔지니어 6년, 공돌이로서 10년을 살았다. 그 후 나는 카페 사장이 되었다. 전업은 따로 있어 부업으로 카페 경영을 하고 있다. 전업만큼 완전하게 하기 어렵지만 그 경험만큼은 기록으로 남기고 싶고 글로 써서 나누고 싶다. 경험은 분명히 훗날 나에게 감사한 추억으로 돌아오리라 믿는다. 10년 차 공돌이의 카페 경영은 어떨지 살펴보자. 



수석졸업자가 운영하는 카페 경영은 뭔가 다를까? 특별할까? 궁금하긴 하다. 그런데 그 궁금함은 사실 수석 졸업했는데 '왜 카페 사장하지?'라는 질문이 먼저일 것 같다. 물론 수석 졸업하고 대기업에 입사했었다. 그리고 1,2년 다닌 것도 아니고 6년이나 다니고 퇴사했다. 대리 2년 차까지 일했다. 다양한 경험도 많이 했다. 그리고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퇴사했다. 그렇다고 그 일이 요즘 젊은 친구들이 도전하는 스타트업과 같은 대단한 것은 아니었다. 나는 사람의 성장을 돕는 교육 회사에서 일하길 원한다. 그곳에서 교육 기획도 해보고 교육 사업도 진행하며 교육에도 직접 참여하고 싶다. 직장 생활 6년간 얻은 큰 수확인 나를 좀 더 알게 된 덕분에 내린 결론이었다. 나는 사람의 성장을 돕는 일이 재미를 느끼고 그에 대한 강점도 갖고 있다. 그리고 베푸는 삶을 살고 싶다. 주위 사람들이 이직에 대해서 말했다. 왜 이직을 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사실 퇴사 전 1년간, 내가 일하고 싶은 분야로 이직을 위해 입사 지원을 했었다. 그러나 모두 서류 탈락했다. 내가 걸어온 길은 그 분야와 맞지 않았던 이유가 크다고 나는 생각했다. 즉 전공이 맞지 않았다. 나는 전공을 바꿔야 했다. 그래서 대학원 진학을 선택했다. 태어나 처음으로 하고 싶은 공부를 직접 선택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취업이 잘 된다고 해서 이과를 선택했다. 대학 전공 역시 같은 이유로 또한 수능 점수에 맞춰서 진학했다. 누구나 겪는 취업난 속에서 열심히 준비한 덕분에 전공에 맞는, 전공 분야에서 큰 기업에 취업했다. 그러나 나의 열정은 지속 가능하지 못했다. 나는 사직서에 이렇게 썼다.


"지난 수년간 '이 일이 진정 나의 일인가?'에 스스로 답하지 못했습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그리고 지금, 현재는 그 선택들의 합이다. 나는 나의 선택들에 힘겹게 책임을 지고 있었지만 스스로에게 정직하진 못했다. 나는 더 늦기 전에 나 자신에게 정직해지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퇴사했다. 퇴사 후 우선 정해진 것은 학업이었다. 나는 경영대학원에 진학했다. 세부 전공은 리더십과 코칭 MBA이다. MBA 경쟁이 치열해져 특별함을 강조하는 MBA 세부 전공이 생겨났다. 나는 나의 강점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전공을 선택했다. 3학기를 맞고 있는 지금 나는 매우 만족한다. 학위를 넘어 스스로 긍정적인 변화와 성장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페를 경영할 생각을 한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한 수입원이 필요했다. 나는 퇴사 후 1인 기업가가 되었다. 요즘 정말 흔한 1인 기업가, 나도 되었다. 사실 대부분의 1인 기업가의 수익모델은 강연, 집필 등의 프리랜서 활동이다. 그런데 이제 막 시작하는 내가 수익을 발생시키는 것은 어려웠다. 그래도 먹고는 살아야 했다. 서른이 넘어 집에서 용돈을 받을 수도 없었다. 그래서 수익모델에 포함시킨 것이 카페 경영이다. 커피와 음료를 판매해서 기본적인 수익 유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둘째, 내가 직접 강연하고 코칭하는 카페를 하고 싶었다. 나는 사람의 성장을 돕는 일이 즐겁다. 또한 그 일에 재능과 강점을 갖고 있음을 6년간의 직장생활을 통해 알았다. 이 재능과 강점을 체계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지금 대학원에서, 회사 밖에서, 야생에서 배우고 있다. 내가 마련한 2년간의 방학 기간 동안 더 큰 성장을 위해 내가 플랫폼을 마련했다. 카페에서 내가 직접 배운 것을 활용해보는 것이다. 빔 프로젝터를 설치해서 강연을 했다. 무료 코칭을 안내하고 취업준비생, 이직이 고민인 직장인, 자녀 학습지도가 고민인 학부모를 만났다. 경험을 쌓으며 배운 지식으로 이를 체계화시키며 활용하고 있다. 이것이 배움의 소중한 의미이지 않을까.


"경험을 쌓으며 배운 지식으로 이를 체계화시키며 활용하고 있다. 이것이 배움의 소중한 의미이지 않을까."


셋째, 새로운 도전, 즉 경영자로서의 도전을 하고 싶었다. 나는 스무 살부터 스물한 살까지 카페 아르바이트를 경험했다. 동대문 두산타워에 있었던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었는데, 당시 2,500원의 시급을 받으며 방학에는 풀타임, 학기 중에는 주말 파트타임으로 일했다. 동대문은 그 시절에도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해서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 하루 종일 서서 일했다. 심지어 손님이 줄을 서 있어 잘 나가는 음료를 미리 만들어 놓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런 값진 경험을 한 덕분에 이런 생각을 하게 됐고 약간의 자신감도 있었다. 경영자로서의 도전은 많은 의미가 있다. 내가 직장생활을 하며 간접경험을 통해 배운 리더십, 경영을 실험할 수도 있었다. 후배 사원을 이끌거나 프로젝트를 리딩 한 경험은 있지만 조직의 리더가 되어 본 경험은 없었다. 나도 언젠가는 조직의 리더가 될 것이고 경영자가 될 수도 있는데, 내가 만든 플랫폼에서 리더가 되어 보고 실전경영을 해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또한 학업으로서도 경영과 리더십을 배우고 있다. 나의 성장에 정말 값진 과정이 될 것이 분명했다.


창업이 아닌 인수를 한 목적은 한 가지다.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직장생활 경험만으로 경영에 바로 뛰어든다는 것은 많은 리스크를 가지고 있다. 물론 6년간 대기업에서의 관계 경험, 직무경험, 교육경험, 출장 경험, Task Force경험, 프로젝트 Leader경험, 선배로서의 Leading 경험, 많은 Leader들에 대한 Case Study경험 등을 통한 배움은 심적 자신감을 충만하게 했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자신감만으로 상당한 금액이 투입되는 사업에 올인할 수는 없었다. 상당한 금액의 상당액은 내가 6년간 열심히 그리고 힘들게 일해서 저축한 돈이다.


"창업이 아닌 인수를 한 목적은 한 가지다.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공돌이의 카페경영 스토리]

#1. 퇴사 후 카페를 인수하다

#2. 왜 카페를 인수했나

#3. 카페 인수 이야기

#4. 경영평가의 1순위, 수익성

#5. 커피시장의 경쟁, 나만의 경영을 시작하다

#6. 카페 인수 8개월 만에 2호점을 열다

#7. 프랜차이즈의 습격과 나의 역습

#8. 카페 2호점을 설계하다

#9. 가장 어려운 인력관리: 관리를 넘어 리딩으로

(+) 카페경영 에피소드1

#10. 생각과는 다른 새로운 시장

#11. 카페 비수기를 극복한 나의 경영 전략

(+) 카페경영 에피소드2

#12. 누군가에게 도움을 준다는 것

#13. 알바생의 취업을 돕는 사장

#14. 버티는 자영업자, 망하는 자영업자

#15. 카페 신메뉴, 어떻게 개발할까

#16. 강연과 코칭 카페

#17. 카페경영 경험을 나누다 

#18. 카페 2호점 이야기 

#19. 카페 2호점, 양도 후 1년

#20. 인터뷰 : 카페 경영 FAQ 

#21. 가격을 상향할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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