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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의미공학자 Mar 12. 2016

#5. 커피시장의 경쟁, 나만의 경영을 시작하다

10년 차 공돌이의 카페 경영

나는 공대를 졸업하고 공돌이의 직업인 엔지니어로 6년간 일했다. 공대 4년 그리고 엔지니어 6년, 공돌이로서 10년을 살았다. 그 후 나는 카페 사장이 되었다. 전업은 따로 있어 부업으로 카페 경영을 하고 있다. 전업만큼 완전하게 하기 어렵지만 그 경험만큼은 기록으로 남기고 싶고 글로 써서 나누고 싶다. 경험은 분명히 훗날 나에게 감사한 추억으로 돌아오리라 믿는다. 10년 차 공돌이의 카페 경영은 어떨지 살펴보자. 




시장의 경쟁

커피 시장의 성장은 상당히 가파르다. 일부에서는 포화상태라고 말한다. 실제 통계와 리포트를 보면 맞는 말이다. 시내에 나가면 눈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말 10미터마다 카페가 있는 곳도 봤다. 카페가 자영업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쉽게 창업할 수 있고 음료 제조 역시 깔끔하고 간편하다는 점이다. 한편으로는 커피를 즐기는 고객이 증가하고 커피맛을 아는 고객이 많아진 점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또 한 가지는 피로사회, 복잡한 사회로 가면서 '대화'가 중요해진 점이다. 조용하게 대화할 공간이 필요한 것이다. 카페에서 공부가 더 잘 된다는 일부 학생들도 한몫했을 것이다. 실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카페에서의 적당한 소음이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카페 소음이 발생하게 하는 어플도 나왔다고 한다.



내가 인수한 카페의 상권은 어떨까. 첫째, 위치상으로 가장 큰 메리트는 주위가 모두 밥집, 술집이라는 점이다. 이 점은 '대화할 공간'으로서 최적인 것이다. 술자리에서의 대화 방법도 있지만 조용한 대화를 원하는 사람들도 많다. 대화를 위해 매일 술자리를 가질 수는 없지 않은가. 둘째, 매출이 가장 많은 일요일에 작용하는 위치상의 특징이 있다. 이 동네에서 가장 큰 교회와 성당이 바로 옆 골목에 있다. 그래서 일요일에는 단체 손님이 많고 매출도 많다. 역세권은 아니다. 정확히 두 개 역 중간 지점이다. 그러나 오히려 이 점이 중간에 거주하고 있는 고객에게는 '대화할 공간'이지 않을까 한다.


경쟁업체는 없을까. 카페에서 약 30미터 거리 큰길에 더치커피 카페가 있다. 그리고 그 옆 블록에 나름 큰 평수의 카페가 있었다. 나에게는 운 좋게도 내가 카페를 인수하는 날 철거를 시작했다. 그러나 카페 인수 후 4개월 시점에 약 50미터 거리에 새로운 카페가 오픈했다. 1년간 준비한 바리스타가 개업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경쟁이 없을 순 없다. 시장이다. 당연히 경쟁이 있고 있어야 한다.


나만의 경영을 시작하다

내가 카페 경영을 시작하며 어설프지만 내세운 경영 방침은 세 가지다. 어설프기 때문에 과정에서 많이 배운다. 첫째, 안전하게 일하기. 둘째, 친절하게 대하기. 셋째, 즐겁게 일하기다. 안전은 무엇보다 최우선이라는 신념에서 1번이다. 2번은 친절인데, 고객이 기분 좋게 들어오고 기분 좋게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라는 생각에서의 방침이다. 대형 프랜차이즈와의 차별성에서 이 부분이 핵심이다. 동네 카페의 장점이고 인간적인 정이다. 3번은 즐겁게 일하기인데, 일하는 사람이 즐겁지 않으면 고객에게 전달될 것임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많이 배려해주고 신경 썼다. 작업에 장애가 되거나 불편한 점이 있으면 즉시 개선했고, 직원의 불만은 충분히 소통해서 순조롭게 해결했다. 정기적인 회식도 해 나갔다. 고맙게도 마음씨 착한 직원들 덕분에 카페가 잘 운영되고 있다.


내가 경영하는 카페의 특별한 차별성은 무엇일까. 바로 '무료 강연과 코칭 카페'라는 점이다. 이는 처음 인수 때부터 시작한 차별화 요소다. 내가 하고 싶은 카페 콘셉트이다. 사실 내가 강사로 설 수 있게 내가 마련한 Field이고 도구이자 도전이다. 카페에 내가 의미공학연구소 현판을 달고 카페이자 연구소로 통합 플랫폼을 만들었다. 그리고 여기에서 강연했다. 모든 강연이 실전 연습이 되었다. 덕분에 강연 대첩이라는 강연 오디션에 나가서 입상도 했다. 그리고 작게나마 동네에서 몇몇 분들께서 강연을 들으러 와주신다. 동네 카페지만 경쟁에 대비해서 많은 변화를 해나가고 있다. 그리고 작은 도전을 해내고 있다. 10년 카페, 20년 카페를 하기 위해서 많은 경험과 배움을 통해 더 단단해져야 할 것이다.


경영의 재미와 어려운 점 (인수 후 6개월 시점)

경영자로서 가장 재미있고 신나는 일은 배운 것을 써먹는 것이다. 배움 자체의 순수함도 있지만 그것을 삶에 적용해 보는 재미는 굉장하다. 회사에서 직, 간접적으로 배운 경영을 직접 활용하고 있다. 내가 원한 인력관리, 품질관리, 재고관리, 수익성 개선, 원가절감, 리더십 등 다양한 분야를 내가 직접 할 수 있다. 이 점이 가장 재미있고 신난다. 그리고 보람도 있다. 지금은 경영대학원 학생으로서도 학교에서 배운 것을 활용할 수 있어 기쁘다. 대학원에서 배우고 있는 경영, 리더십 그리고 코칭에 대한 부분은 충분히 실전에서 활용했다.


어려운 점은 없었을까. 당연히 많았다. 까다로운 고객 응대, 야간의 취객 손님, 설비 노후에 따른 문제(카페 내 순간온수기 직접 교체, 타일 파손으로 직접 교체 등), 창고 활용을 위한 선반 직접 설치, 주위 상인들과의 관계 구축, 인력 관리(가장 어려운 부분),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 등 많다. 하지만 모두 경영자인 내 몫이다. 앞으로도 어려운 점이 많겠지만, 에피소드라 생각하고 지혜롭게 해결해 나갈 것이다. 가장 어려웠던 점을 한 가지 꼽으라면 '채용'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람을 뽑아봤다. 면접을 통해 새로 함께 일할 직원을 뽑았다. 누구는 단순히 아르바이트를 뽑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 한 명이 바뀜으로 인해 미치는 영향은 어마어마하다고 생각한다. 처음 뽑는 사람이었고, 카페 경영 역시 오랫동안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담이 컸고 실제로 쉽지 않았다. 다행히 만족할 만한 사람을 뽑아서 지금까지도 일을 잘 도와주고 있다.


앞으로는 어떤 재미있는 일이 펼쳐질까. 재미있는 일도 있겠지만 난관 역시 많을 것이다. 그래서 리스크 테이킹, 매니지먼트에 집중할 계획이다. 어떻게 잘 해결해 나갈까. 엔지니어의 핵심 업무 중 하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Risk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 역시 핵심 업무다. 그런 면에서 나의 엔지니어 직무 경험은 내 인생에 있어 정말 값진 역할을 해내고 있다. 앞으로는 어떤 재미있는 문제에 부딪히고 해결해 나갈까. 한편으로는 겸손한 마음으로 카페 경영 선배를 만나 계속 배워나갈 것이다. 사람을 통해서 배우고 인적 네트워크를 넓히고 책을 통해서 부족한 부분도 채워나갈 예정이다.


[공돌이의 카페경영 스토리]

#1. 퇴사 후 카페를 인수하다

#2. 왜 카페를 인수했나

#3. 카페 인수 이야기

#4. 경영평가의 1순위, 수익성

#5. 커피시장의 경쟁, 나만의 경영을 시작하다

#6. 카페 인수 8개월 만에 2호점을 열다

#7. 프랜차이즈의 습격과 나의 역습

#8. 카페 2호점을 설계하다

#9. 가장 어려운 인력관리: 관리를 넘어 리딩으로

(+) 카페경영 에피소드1

#10. 생각과는 다른 새로운 시장

#11. 카페 비수기를 극복한 나의 경영 전략

(+) 카페경영 에피소드2

#12. 누군가에게 도움을 준다는 것

#13. 알바생의 취업을 돕는 사장

#14. 버티는 자영업자, 망하는 자영업자

#15. 카페 신메뉴, 어떻게 개발할까

#16. 강연과 코칭 카페

#17. 카페경영 경험을 나누다 

#18. 카페 2호점 이야기 

#19. 카페 2호점, 양도 후 1년

#20. 인터뷰 : 카페 경영 FAQ 

#21. 가격을 상향할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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