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국가들
필자는 지난 일주일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예견하는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정리하였다. 그것은 국제 지정학적인 입장세서부터 개인의 생활에 이르기까지 여러 시각을 포함하고 있었는데 이는 그만큼 이번 코로나 19 사태가 가져오는 영향이 크고 또 넓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 터이다.
가장 최근의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부 장관에 이르는 45편의 글들을 좀 정리하고자 한다. 이들 글들을 분류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필자는 국가 - 조직 - 개인이라는 3 가지 시각으로 나누려 한다. 오늘은 국가들의 변화 예상 중에서도 국가주의, 민족주의의 발호를 예견한 글들을 다루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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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국가의 내부적 변화로써 Cathy O’Neil가 설파하는 새로운 정치 항쟁의 시대의 도래를 주의해야 하겠다. 간단히 말해 그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국민들은 더 이상 기존의 국가 체계의 모순을 참지 않으리라는 것으로 경우에 따라서는 잦은 시위와 저항을 나타날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다. 이미 이번 사태의 기민한 대응에 실패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국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충을 받고 있다. 그리고 일각에서 걱정하는 것처럼 만일 식량 위기와 같은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으로까지 발전한다면 시위는 물론 폭동에 이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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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Tom Nichols는 국가와 정부의 일이 '진지한 사람들'에게 다시 맡겨져야 한다고 말한다. 명백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그의 발언은 인기 영합의 포퓰리즘의 정치가는 물러나고 진지하고 신중하며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이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WSJ에 기고한 글에서 Sam Walker가 정은경 본부장을 예로 든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https://www.wsj.com/articles/in-the-coronavirus-crisis-deputies-are-the-leaders-we-turn-to-11585972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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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iko Kakutani는 현재 미국의 정치 프로세스에 대하여 소설가 Thomas Pynchon의 소설 중의 구절을 이용하여 "불평, 변덕, 환각 그리고 전천후 X 같은 짓들"로 비판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정책 대신 다자외교로 돌아가야 하며, 기후변화나 바이러스 전염병 같은 세계적 문제를 다룰 때 동맹국들과 적대국들과의 협력도 특히 필요하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녀는 정부가 신뢰를 얻는 방법 또한 제시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아무것도 왜곡하지 말고, 어떤 것에도 진솔하며, 아무도 조작하지 않는다"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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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신뢰를 얻는 또 하나의 방법이 사안에 대한 과학적 접근을 하는 것이다. 이제까지 미국 정부는 많은 사안에 있어 과학적인 접근을 하지 않고 일견 과학적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으나 정치적 의도로 개입된 왜곡이 있어왔다고 Sonja Trauss는 말한다. 이제 진실된 사실에 입각한 접근으로 다시 업그레이드된 과학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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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국가가 신뢰를 되찾으면 더 이상 사람들은 정부가 국민들을 찾아오는 것에 대한 반발이나 거부가 없을 것이라고 Lilliana Mason는 말한다. 그리고 이제까지와는 달리 국민들도 정부를 위해 일해 줄 것이고 그것을 명예로 여기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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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제까지 시장에 맡겨 왔던 의약품 개발 같은 것은 앞으로는 경쟁이나 수익성의 논리가 아니라 인명과 생존의 논리로 대체될 것이다. Steph Sterling은 "이제 의약품 개발 및 제조에 있어 공공부문이 훨씬 더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초당적인 합의가 도출되었다"라고 선언하고 있다. 이제 수익성 때문에 의약품 개발을 꺼리는 의약 회사들이 아니라 우리의 생명과 건강을 담보하기 위하여 정부가 개발을 부담하는 양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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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듯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정부 역할은 더 커질 것이며 이에 따라 '작은 정부'의 이상론은 멀어져 가고 '큰 정부'의 시대라 도래할 것이다. Margaret O’Mara는 "우리는 크고, 그리고 현명한 정부를 그 어느 때 보다도 필요로 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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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러한 일련의 사태를 겪으며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보여준 지도력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Kori N. Schake는 "미국은 자국 정부의 좁은 시야의 이해타산과 엉망인 무능함 때문에 더 이상 국제적인 지도자로 보이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또한 여러 국제기구들이 보여준 행태 또한 사람들에게 이들 국제기구가 과연 존재해야 하는지 의문을 가져다주었다. 미국이 문을 걸어 닫고 자국만을 위한다고 하여도 결과가 자국에 이로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었다고 Kori N. Schake는 한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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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미국은 새로운 전략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스마트 파워를 주창하는 Joseph Nye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이해관계가 국가 수준을 벗어나 초국가적 위협이 되고 있으니 "성공의 열쇠는 역시 타국에 대한 영향력의 중요성을 배우는 것"이라 말한다. 모든 국가는 자국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지만 중요한 문제는 각국이 이국익을 얼마나 넓게 또는 좁게 정의되는가라는 것이다. 결국 자국의 이익을 보는 시야를 넓혀야 하며 트럼프 행정부와 같이 좁은 시각에서 자국의 이익을 정의하면 코로나 19 사태와 같은 위기에서 지금과 같은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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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각국은 자국 주의, 국가주의, 민족주의, 그리고 이에 따른 포퓰리즘으로 경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리고 미중간의 관계는 최악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지금 현재 남중국해 상에는 양국의 군대가 대치하고 있으며 그 긴장의 강도 또한 위험한 수준으로 높다. Kishore Mahbubani는 미국이 두 가지 선택권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미국의 1차 목표가 세계 패권을 유지하는 것이라면 정치경제적으로 중국과 제로섬 지정학적 경합을 벌여야 할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목표가 미국인들의 복지를 향상하는 것이라면, 어느 쪽의 사회적 조건이 나빠지든 간에, 중국과 협력해야 한다."라는 것인데 본인도 지금의 미국 정치 분위기로는 자신의 말은 설득력이 없을 것이라고 체념 섞인 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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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R. Allen은 이번 코로나 사태가 일단락되면 각국 정부는 각자 자기 체계의 승리를 선언할 것으로 본다. 즉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것이 민주주의의 위대하고 결정적인 승리로 보일 것이지만 다른 쪽 사람들에게도 권위주의 통치의 분명한 '장점'으로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래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국제 시스템은 차례로 엄청난 압력을 받게 되어 국가들 간에 불안정과 광범위한 갈등을 초래할 것이고 코로나 19는 경제활동을 계속 억제하고 국가 간의 긴장을 높일 것이다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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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는 우리가 이제까지 알고 이해하고 있던 세계 패권 구조는 끝났으며 새로운 국제 질서가 형성될 것이다. Robin Christian Howard Niblett CMG는 세계가 상호 이익을 추구했던 과거의 세계화로 돌아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20세기에 확립된 세계 경제의 거버넌스는 빠르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한다. 일단 이런 상황이 발생한 다음에는 각국의 정치 지도자들이 국제적인 협력을 지속할 생각이 줄어들고 노골적인 지정학적 경쟁으로 돌아가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이다. 더구나 이번 코로나 사태에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못한 국가들의 지도자들은 자기 책임으로 삼기보다는 남에게 책임을 전가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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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Nicholas Burns는 세계 최강국인 미국과 중국이 어느 쪽이 위기에 책임이 있는지 서로 말싸움하기를 제쳐놓고 보다 효과적으로 이 국면을 이끌지 못한다면 양국의 신뢰도는 모두 현저히 저하될 것으로 본다. 유럽연합(EU)이 5억 명의 시민들에게 원하는 것을 제공할 수 없다면, 각국 정부는 EU에게 준 권력을 다시 가져오려 할 것이라고도 본다. 그리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나라에서 인간 정신의 승리를 보여주는 많은 사람들이 나오고 있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도전을 우리 인류가 승리할 수 있으리라는 다소 낭만적인 맺음말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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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Nicholas Burns 보다는 더 현실적인 분석을 내놓은 사람이 Gilford John Ikenberry이다. 그는 단기적으로 목전에 전개되고 있는 경제적 피해와 사회적 붕괴를 감안할 때 민족주의, 강대국 경쟁, 전략적 디커플링 등을 향한 움직임의 강화 이외의 것은 나타나기 어렵다고 본다. 미국은 유일한 초강대국가로서 타국으로부터 위협을 받기보다는 내부의 요인에 의한 위험을 주로 대면해 왔는데 이러한 경험의 외연으로서 미국이 새로운 국제 질서를 만들어 갈 것으로 전망하며 그 대응은 처음에는 더 국수주의적일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는 새로운 형태의 실용주의적이고 보호적인 세계주의를 모색하기 위하여 다수의 민주주의 국가들이 껍질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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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헨리 키신저의 기고 내요이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은 세계 질서를 영원히 바꿀 것이다"라고 선언하였다. 그는 이미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의 세상은 결코 이전 같지 않을 것이 엄연한 현실이고 과거에 대해 논쟁하지 말자고 한다. 성공적인 백신이 나오려면 아직도 12개월에서 18개월이 더 걸릴 것이고 국가 지도자들은 대체로 국가적 차원에서 위기를 대처하고 있지만 바이러스의 사회 붕괴 효과는 국경을 구분하지 않는다는 점을 든다. 그는 지금 필요한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세계적으로 협력 및 연대를 해야 하고 과거를 따질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핸리 키신저는 세 가지를 우리 도두가 해야 한다고 제시하였다. 필자 또한 공감하는 바 그의 세 가지 과제를 마지막으로 마무리를 하겠다.
1. 의약 개발 및 정부 대비로 전염병에 대한 세계적인 회복을 지원해야 한다.
2. 세계 경제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노력한다
3. 자유 민주주의 세계질서의 원칙을 지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