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가 궁극적으로 부의 창조자 역할하는 도시의 힘

투자와 경제를 배우는 수요일

by 안영회 습작

<아이디어들은 대륙과 바다보다 복도와 거리에서 흐른다>에 이서 <도시의 승리>를 읽고 생각을 담는 기록입니다.


책과 인터넷, 도시화를 가속한 기술의 발전

책도 정보 기술로 보는 저자의 포괄적 관점이 놀랍습니다.

책에서 인터넷에 이르기까지 정보 기술은 인간이 가진 지식의 범위를 크게 늘려놓아 결과적으로 그것을 정복하기가 더욱 어렵게 되었다. 정보 기술의 발달은 세상을 더욱 정보 집약적으로 만들어놓았고 그로 인해서 지식의 가치는 과거 어느 때보다 더욱 커졌으며, 결과적으로 도시에 있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배우는 학습의 가치가 더욱더 높아졌다.

달리 생각해 보면 소프트웨어 개발자라는 직업으로 사회에 나왔을 때 이른바 '전산화'라는 사회 요구에 봉헌하느라 그런 인식이 생겼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로 기업용 프로그래밍 영역에서 성장한 저는 서류로 처리하던 데이터와 지식의 전산화가 주요 미션이었으니까요.


하지만, 도시와 경제라는 관점에서 보면 책과 인터넷은 정보를 담는 매개체의 유형으로 모두를 정보 기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언러닝unlearning'하는 순간이네요.


또한 '정보 집약적'이라는 말도 굉장한 지적 자극을 줍니다. 여기저기 분산되어 있거나 어떤 경우는 책으로도 존재하지 않고 누군가의 머릿속에만 있던 지식이 인터넷상에서 거대한 통합을 이뤄내고 있습니다. 심지어 지금은 단순히 모여 있는 수준이 아니라 신경망으로 구축한 거대한 컴퓨터를 통해 기계 학습을 한 결과물로 새로운 지식을 생성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정보가 응집력을 있는 형태로 가공된 후에 '생산에 유리한 쪽으로 집약되고 있다'라고 최근 인공지능 붐 현상을 해설할 수도 있겠습니다.


지구촌 시대의 시작은 활자 인쇄술의 발명

[1]다시 책으로 돌아가 봅니다.

책이 도시에 도움을 주게 된 가장 분명한 이유는 인쇄 기술이 도시에서 개발됐고, 도시가 자연스럽게 인쇄의 중심지가 됐다는 사실에서 찾을 수 있다.

그렇군요. 서점의 공급처는 인쇄소죠.

구텐베르크에게는 재정적 후원자와 조수들이 필요했는데, 그는 그들을 도시에서 찾았다. 그의 획기적 발명품 이후 곧바로 이동 가능한 형태의 인쇄 기술이 보부상들에 의해서 여러 도시들로 퍼져나갔다. 그리고 1480년대가 되자 베네치아는 세계 인쇄의 중심지로 발돋움했다.

근래 유통 분야 경험 때문인지 저자가 '보부상'이라 칭한 사회적 기능이 '유통'이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출처: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908011782024095


성역을 무너뜨리는 역할을 하기도 했던 정보 기술

인쇄술과 비슷하게 전화기와 같은 광대역 기술도 도시의 혜택을 보게 됩니다.

도시의 대형 시장들은 신기술 개발에 드는 고정비용을 충당하기 쉽게 만들어주는데, 이것이 인쇄된 책뿐만 아니라 전화기와 광대역 기술이 도시에서 가장 먼저 개발된 중요한 이유이다.

해적판이라는 표현을 보니 뉴욕이 근래의 중국 1선 도시와 비슷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후로 몇 세기 동안 향구로 영국 소설 해적판들이 들어오고 수많은 작가와 예술가들이 몰려들면서 뉴욕이 미국 인쇄 산업을 지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책은 그저 인쇄 산업을 부흥시키는 정도로만 도시에 도움을 준 것은 아니었다. 인쇄된 단어는 미묘하면서도 심오한 방식으로 세상을 더더욱 도시적으로 만들었다.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인쇄 산업은 하드웨어의 영역이었다면, 인쇄된 단어는 소프트웨어의 영역이란 생각이 듭니다.

간접적으로 인쇄기는 세상을 더 지식 집약적이고, 더 민주적이고, 더 상업적이며, 궁극적으로는 더 도시적으로 만드는 데 도움을 주었다. 마틴 루터는 인쇄기를 "가장 고귀하면서도 가장 극단적인 하느님의 은총"이라고 말했다. 루터 자신이 독일어로 번역한 성경책은 가톨릭 전통 외의 다른 종교적 권위의 출처가 되었으며 종교개혁에도 중대한 역할을 했다. 1517~1520년에 루터가 발간한 30종의 출판물은 아마도 30만 부 이상 팔렸을 것이다. 종교적 사상의 확산이란 측면에서 종 합적으로 따져봤을 때 인쇄 기술의 중요성은 실로 어마어마하다고 할 수 있다.

너무나 인상 깊게 봤던 뿌리 깊은 나무[2] 때문에 세종의 한글 창제와 성리학의 관계가 구텐베르크 인쇄술과 종교 개혁의 관계와 어딘가 모르게 닮은 꼴이란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그래서, 퍼플렉시티에 물어보니 비슷한 시기에 벌어진 일이란 점이 묘하게 느껴졌습니다.

구텐베르크 인쇄술로 성경이 인쇄된 것은 1455년 경이며, 세종이 만든 한글이 책이나 문서에 처음 쓰인 것은 1446년(훈민정음해례본)입니다.

아이디어가 궁극적으로 부의 창조자 역할을 한다

다음 문장을 보니

종교적 경쟁이 벌어지면서 종교의 규칙과 원칙에 대해서 더 많은 선택이 가능해졌고, 고리대금법 금지처럼 전 세계 상거래 활동의 부흥에 도움을 준 개혁들로 이어졌다.

개혁은 달리 보면 지식의 폭발적 교류의 결과로 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중을 위한 최초의 정보 기술 형식인 책은 도시에 해를 끼치지 않았다.

아이디어의 증폭은 어쩌면 도시의 본질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몫이 점점 더 줄어들수록 미국은 중국과 인도는 물론 지식 전파 여부에 따라서 성공과 빈곤으로 운명이 갈리는 다른 나라들의 성장하는 경제들과 연결해 주는 도시의 기능에 더 크게 의존할 것이다.

저자는 아이디어가 궁극적으로 부의 창조자 역할을 하는 정보화 시대에 적응하는 도시들만 성공한다고 말합니다. 덧붙여서 이렇게 말합니다.

산업 도시라는 이례적 시대는 끝났다. 적어도 서양에서는 그렇다.


주석

[1] 활자(活字)에서 한자 씨말 '活'이 의미가 어색해서 퍼플렉시티에 물어보니 고정된 목판 인쇄와 구분되는 개선이었습니다.

"활자(活字)"에 해당하는 영어 단어는 "movable type"입니다. 이는 개별 글자를 주조해 자유롭게 조합하고 재사용할 수 있는 인쇄술의 핵심 개념을 나타냅니다.

영어로 이에 해당하는 말도 Movable Type이었습니다.

[2] 지금은 드라마를 거의 보지 않는 제가 당시 드라마를 보며 아들 이름을 '리도'로 정했고, 실제 그렇게 이름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넷플릭스로 이 드라마를 본 적이 있습니다.


<도시의 승리>를 읽고 쓰는 독후감

1. 진정한 도시의 힘은 사람으로부터 나온다

2. 도시는 번영과 행복의 열쇠다

3. 도시는 구조물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교훈

4. 산업화라는 보편적 혁신: 가난으로부터 번영으로

5. 진정한 환경운동은 '친환경' 도시화다

6. 도시의 콘텐츠는 콘크리트가 아니라 인간의 체취다

7. 도시를 연구하는 경제학자가 만들어내는 방정식

8. 지식은 교역의 핵심이고, 도시는 집약적 전달을 촉진한다

9. 인도의 방갈로르는 어떻게 신흥도시가 될 수 있었나

10. 인재와 아이디어 교류가 집적되는 도시의 특징

11. 아이디어들은 대륙과 바다보다 복도와 거리에서 흐른다


지난 투자와 경제를 배우는 수요일 연재

(34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34. 돈이 돌게 하는 순환이 경제의 핵심

35. 구체적인 목표, 변화를 읽고 위기에서 기회를 보는 힘

36. 각자도생을 열었던 국힘당에게 속았던 청년 세대

37. 개미들이 털릴 수밖에 없는 여섯 가지 이유

38. 활발히 진행되는 도시화와 건축을 대하는 문화적 차이

39. 기후 변화에 대한 기사는 경제적 관점에서 가치가 있나?

40. 도시의 콘텐츠는 콘크리트가 아니라 인간의 체취다

41. 인공지능이 눈치채게 한 반도체 리쇼어링 전략

42. 동생의 주식 매매에 대한 제 생각을 공유합니다

43. 좋은 친구와 책 덕분에 금융 문맹 탈출을 하게 됩니다

44. 도시를 연구하는 경제학자가 만들어내는 방정식

45. IMF가 올 거라고 경고하는 동생에게 주는 부적

46. 지식은 교역의 핵심이고, 도시는 집약적 전달을 촉진한다

47. 인도의 방갈로르는 어떻게 신흥도시가 될 수 있었나

48. 인재와 아이디어 교류가 집적되는 도시의 특징

49. 아이디어들은 대륙과 바다보다 복도와 거리에서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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