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와 경제를 배우는 수요일
<인재와 아이디어 교류가 집적되는 도시의 특징>에 이서 <도시의 승리>를 읽고 생각을 담는 기록입니다.
어딘가 귀를 기울여야 할 듯한 선명한 조명입니다.
실리콘밸리와 방갈로르는 우리에게 전화나 이메일 같은 전자적 교류가 얼굴을 맞대고 하는 직접적 접촉을 완전히 없애버리지 못한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다.
실리콘밸리가 생산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얼굴을 맞댈 필요성을 줄여주는 것과 반대의 시사점을 제기한다는 점에서 역설적인 느낌을 줍니다.
원거리 소통 능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컴퓨터 산업은 지리적 집중화가 주는 혜택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사례가 되었다. 전자적으로 쉽게 연결이 가능한 기술 혁신가들도 직접 사람을 만나서 얻는 혜택 때문에 미국에서 가장 비싼 부동산을 구입하는 데 돈을 쓴다.
저자의 날카로운 지적이 이런 질문을 하게 만듭니다.
(정보 기술 시대는) 공장 대신에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이 밀집해 있어야 했던 걸까요?
또한, 저자는 '인접성의 가치' 를 다룬 실험을 소개합니다.
자전거 애호가였던 그 심리학자는 (자전거) 경주에 참가한 사람들이 경쟁자들과 같이 달리면서 페이스를 조절하면 1.6킬로미터를 달릴 때마다 20~30초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걸 알아냈다. <중략> 예외 없이 아이들은 최대한 빨리 릴을 돌릴 것으로 예상되었는데, 대부분의 아이들, 특히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돌리든 속도가 더딘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과 짝을 지어줬을 때 훨씬 더 빨리 릴을 돌렸다. 최신 통계 결과들을 살펴보면, 오늘날 젊은 전문가들은 자기 직업 분야에서 많은 경쟁자들이 있는 메트로폴리탄 지역에 거주할 때 더 오랜 시간 일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인접성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그저 그럴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이내 개발자들이 자기가 만든 것을 자랑할 수 있는 동료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두고 수다를 떨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거기에 더해 트랙을 뛸 때도 몸으로 느꼈습니다.)
하지만, 저자의 슈퍼마켓 계산대와 인접성의 상관관계는 상상 밖의 이야기입니다.
슈퍼마켓 계산대는 인접성이 갖는 힘을 놀라우리만큼 잘 보여주는 특별한 사례이다. <중략> 결과적으로 점원들이 교대로 일할 때 일을 아주 잘하는 점원들과 함께 일하면 점원들의 평균 생산성이 크게 높아졌다. <중략> 통계적 증거를 봐도 전자적 상호 교류와 직접 접촉을 통한 상호 교류는 상호보완적임을 알 수 있다. 경제학 용어를 빌리자면 그들은 '대체제'라기보다는 '보완재'에 해당한다. 지리상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들 사이의 전화 통화량이 훨씬 더 많은데, 아마도 직접적 관계가 전화 통화 욕구를 더 높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도시화가 더 많이 진행될수록 국가들은 더 많은 전자적 커뮤니케이션에 몰두한다.
이어서 저자는 결정적인 문장으로 결론을 내립니다.
혁신은 실리콘밸리 같은 장소들에 집중된다.
아이디어들은 대륙과 바다보다 복도와 거리를 더 쉽게 가로질러 가기 때문이다.
이어서 다음 문장은 제 구상을 자극합니다.
인접성은 가장 중요한 발명품들의 확산 속도를 높여주는 한편, 초보자를 전문가로 바꿔주는 보다 평범한 학습도 가능하게 해 준다.
소길에서 진행할까 구상 중인 런케이션 프로그램과 환경의 궁합이 최적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말이죠.
다시 책으로 돌아가 밑줄 친 내용을 봅니다.
지난 1세기 동안에 전문가들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형식이 도시, 생활을 불필요하게 만들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는 코로나 때 강렬하게 이를 경험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지난 20년 동안 출장 횟수는 크게 늘어났다. 우리의 기술 천재들이 인간의 직접적 접촉의 욕구를 없애기 위해서는 우리를 옆 사람으로부터 배우는 기계로 만들어준 수백만 년 동안 이어진 인간의 역사와 싸워 이겨야 할 것이다.
외국인인 저자에게 인간을 구성하는 한자를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에 밑줄 친 내용은 코로나 덕분에 다수의 독자들이 공감할 내용입니다.
멋진 화상회의는 신참 직원에게 결코 성공한 멘토의 일상을 관찰함으로써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 못할 것이다. 페이스북은 직접적 접촉을 보다 가치가 있고 효과적으로 만들어주는 또 다른 인터넷 기술이다. <중략> 페이스북은 실제 대화가 능통한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제 경우 페이스북 용도는 크게 셋인데, 전통적 용도였던 지인이나 친구들의 근황 확인 목적이 하나이고요. 두 번째는 신문을 대체하여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보는 창구지만, 다른 하나는 오프라인에서 만나고 싶은 사람은 연결해 주는 도구입니다. 그전이라면 관심사가 같은 사람을 만나는데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을 텐데 페이스북 덕분에 쉽게 만나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 꽤 많죠. 제 기준으로는 페이스북을 통한 연결이 이미 학연과 지연을 압도한다고 하겠습니다.
반복해서 요점을 언급하는 저자의 서술 덕분에
오늘날 정보 기술은 세상을 더 아이디어 집중적이고. 더 잘 연결되고, 궁극적으로 도시화를 더 진전시키면서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정보 기술의 발달은 직접적 연결의 가치를 줄였다기보다는 오히려 늘렸다.
규모의 경제를 보는 또 다른 관점을 부르는 이름이 '집적과 증폭 효과'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편, 다음 구절은 경제학자니까 응용 가능한 논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19세기 영국의 경제학자인 윌리엄 스탠리 제번스는 연료 효율성이 더 높은 증기 엔진들이 반드시 석탄을 더 적게 소비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더 나은 엔진들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해 더 적은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 주면서, 세상을 석탄에 의해서 움직이는 산업 시대로 이동하게 도와줬다. 이런 제번스의 역설(Jevons's Paradox)'은 효율성의 개선이 소비 축소가 아닌 소비 확대로 이어지는 모든 상황에 들어맞는다.
처음에는 석탄과 발명품의 증폭이 어떻게 연결되나 의아했습니다. 효율성 개선이 소비 축소가 아닌 소비 확대로 이어진다는 역설의 범용성을 증명한 것이네요. 제가 이 책을 읽다가 만난 지인과의 대화에서 계속해서 '반도체'와 '클러스터 효과'에 대해 떠든 것과 맥을 같이 합니다.
반도체는 결국 컴퓨터의 진공관을 대체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전화기를 컴퓨터로 만드는 발명을 이끌었으니까요.
얼굴을 맞대고 보내는 시간이 전자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면서 보내는 시간을 보완해 주기 때문이다. 제번스는 이런 현상을 '상보적 결과(Complementarity Corollary)'라고 불렀다.
8. 지식은 교역의 핵심이고, 도시는 집약적 전달을 촉진한다
9. 인도의 방갈로르는 어떻게 신흥도시가 될 수 있었나
(33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33. 경제를 움직이는 역동성 그리고 투자하는 마음의 정립
35. 구체적인 목표, 변화를 읽고 위기에서 기회를 보는 힘
38. 활발히 진행되는 도시화와 건축을 대하는 문화적 차이
39. 기후 변화에 대한 기사는 경제적 관점에서 가치가 있나?
40. 도시의 콘텐츠는 콘크리트가 아니라 인간의 체취다
43. 좋은 친구와 책 덕분에 금융 문맹 탈출을 하게 됩니다
45. IMF가 올 거라고 경고하는 동생에게 주는 부적
46. 지식은 교역의 핵심이고, 도시는 집약적 전달을 촉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