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방갈로르는 어떻게 신흥도시가 될 수 있었나

투자와 경제를 배우는 수요일

by 안영회 습작

<지식은 교역의 핵심이고, 도시는 집약적 전달을 촉진한다>에 이서 <도시의 승리>를 읽고 생각을 담는 기록입니다.


인도의 방갈로르는 어떻게 신흥도시가 될 수 있었나

<인도의 방갈로르는 어떻게 신흥도시가 될 수 있었나>를 제목으로 하는 구절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고대 아테네에서 18세기 바그다드와 나가사키에 이르기까지 도시들은 항상 문명들 사이에 지식을 전달하는 가장 효과적인 통로였다. 이런 일이 그냥 우연히 일어나지는 않는다. 도시의 인접성은 전달되는 정보의 양이 늘어날수록 이해하기 힘든 메시지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생기는 커뮤니케이션의 복잡성을 해소한다.

인접성 자체가 커뮤니케이션의 복잡성을 해소한다니 생각지 못한 부분입니다.

도시와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대면접촉은 복잡한 커뮤니케이션이 씌워놓은 저주를 푸는 데 필요한 도구이다. 사람들은 대화 상대방과 장시간을 함께 보내면 올바로 커뮤니케이션을 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다. 잘못해서 다른 문화 출신의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기는 쉽지만 분노의 이메일 교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갈등을 따뜻한 미소를 보내며 사전에 무마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뒤이어 인용하는 구절까지 곱씹어 보면 만나서 아이디어를 나눌 때 경험적으로 느끼는 부분과 일치하는 듯합니다.


한편, 다음 내용을 볼 때는 고도성장기 중국에 살았던 경험 때문에,

방갈로르 같은 곳들이 이룬 성공이 국제적인 지적 교류의 결과로만 가능했던 것은 아니다. 이런 도시에서는, 고용주들은 잠재 근로자들로 이루어진 대규모 풀(pool)에 매력을 느끼고, 근로자들은 풍부한 잠재 고용주들에 의해서 일자리를 얻는 선순환이 이루어진다.

또, 두 아들을 둔 덕분에 방갈로르의 가능성에 대해 궁금해 퍼플렉시티에게 물었습니다. 그중 다음 내용은 대학 진학을 고민하는 학생을 둔 학부모라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내용이라 인용합니다.

IISc(인도과학원), IIM 방갈로르 등 최상위 교육 기관과 200여 개 공대가 매년 9만 명 이상의 엔지니어를 배출합니다. 약 200만 명의 소프트웨어 개발자(인도 전체 35%)가 집중되어 있어 기업들이 대규모 인재 풀에 접근하기 쉽고, 캠퍼스 리크루팅이 활발합니다.


팩트풀니스가 알려준 국가 차원에서 가난의 힘

다시 책으로 돌아갑니다.

사람들을 한 도시에 집중적으로 몰리게 만드는 힘은 분명 있지만, 그것이 어떤 특정 도시가 정보 전달의 허브로 부상해야 하는 이유는 아니다.

앞서 퍼플렉시티 답변에서도 '영원한 봄날씨'란 표현이 등장하지만, 허브가 되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리가 아닌 기술이 방갈로르가 가진 힘의 원천이다. 처음 이곳에 엔지니어링 분야 전문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자 인포시스 같은 기업들이 진출하면서 선순환 고리가 생겨났고, 이제는 똑똑한 기업들과 똑똑한 근로자들은 가까이 모여 있기 위해서 방갈로르로 몰려들고 있다.

방갈로르의 파괴력은 놀랍게도 인도의 인구와 더불어 <팩트풀니스> 저자가 알려준 '아직은 가난한' 인도가 지닌 발전 가능성입니다.

그러한 동력을 집중시킨 인포시스를 저자는 방갈로르를 거점으로 '평평한 세계(연결되고 수평적인 세계)'를 구축했다고 평가합니다.


인도의 발전을 이끈 교육 개혁의 힘

직업적 바탕 때문에 굉장히 흥미롭게 몰입되는 문장입니다.

인포시스의 성장은 거리(距離)의 의미가 없어졌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반면에 인접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해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로도 아주 간단히 해석할 수 있다.

지리적 거리는 의미가 없어졌지만, 다른 의미로 인접성이 중요해졌다는 말은 굉장한 영감을 줍니다.

인프라는 종국에는 쓸모없게 되지만 교육은 한 똑똑한 세대가 다음 똑똑한 세대를 가르치면서 영속성을 갖는다는 것이 그의 논리였다. 미국과 유럽에서 산업화가 교육을 장려한 사례는 드물다. 소유자와 근로자 모두에게 공장이 주는 매력은 그것이 숙련된 장인이 아닌 비숙련 노동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MV 경에게 산업화란 자신이 과거 그랬던 것처럼 서양으로부터 기술을 수입할 수 있는 엔지니어들을 훈련시키는 것을 의미했다. 그는 마이소르 대학과 방갈로르 공과대학을 세웠는데, 현재 후자에는 그의 이름이 달려 있다. 이 두 대학은 오늘날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엔지니어 집합소를 최초로 만들었다.

MV 경은 방갈로르가 속한 카르나타카 주의 옛 왕국이었던 마이소르의 총리르 지낸 사람의 약칭이라고 합니다. 이에 대해 배경 정보를 얻기 위해 퍼플렉시티에게 묻고, MV의 교육 비전에 대해 인용합니다.

MV는 "인프라는 일시적이지만 교육은 세대를 잇는다"는 논리로 마이소르 대학과 UVCE(1917년 설립, 그의 이름을 딴 University Visvesvaraya College of Engineering)를 세웠습니다. 이는 마이소르 왕국 내 미소르 지역 학생들의 엔지니어링 교육 수요를 충족하며, 오늘날 방갈로르 IT 클러스터의 인재 기반을 마련한 최초의 '엔지니어 집합소' 역할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집권 후에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후진성을 극복하지 못한다고 여겨지는 분야가 교육이라고 생각해서 부러운 마음이 듭니다.


아이가 자기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을 때 함께 방갈로르에 가 보고 싶어 집니다.

나아가 1976년부터 방갈로르는 도로, 전기와 함께 세계적 IT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한 공공시설 개선을 목표로 광범위한 프로그램을 출범하면서 IT 분야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토대를 닦았다.

도시의 핵심은 클러스터

한편, 다음 내용은 <대한민국 돈의 역사>에서 인상 깊게 본 내용인데 이 글과 관련이 있는 듯하여 여기 옮겨 봅니다.

클러스터는 교육 시설과 일자리, 연구소 등이 모여 있는 혁신의 중심지를 뜻한다. 참고로 서울은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 World Intellectual Property Organization가 선정한 2022년 세계 4위의 클러스터다. 세계 1위 클러스터는 도쿄- 요코하마이며, 2위는 선전-홍콩-광저우, 3위는 베이징 그리고 5위는 산호세-샌프란시스코다. 이와 같은 클러스터에 위치한 기업들은 혁신을 주도하며, 세계 각국의 인재들은 넓고 깊은 노동 시장을 갖추고 있는 클러스터로 모여들기 마련이다. 세계 100대 클러스터 중 서울이 4위를 차지한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대전-세종이 세계 20위라는 것은 모르는 이들이 많다. 박정희 정부 때부터 대덕연구단지를 건설하고, 카이스트와 충남대학교 등 뛰어난 대학들이 위치한 데다, 노무현 대통령이 세종시에 행정 중심 복합 도시를 건설한 덕분이다. 그러나 대전-세종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세계적인 클러스터가 없는 게 한국의 문제다.


<도시의 승리>를 읽고 쓰는 독후감

1. 진정한 도시의 힘은 사람으로부터 나온다

2. 도시는 번영과 행복의 열쇠다

3. 도시는 구조물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교훈

4. 산업화라는 보편적 혁신: 가난으로부터 번영으로

5. 진정한 환경운동은 '친환경' 도시화다

6. 도시의 콘텐츠는 콘크리트가 아니라 인간의 체취다

7. 도시를 연구하는 경제학자가 만들어내는 방정식

8. 지식은 교역의 핵심이고, 도시는 집약적 전달을 촉진한다


지난 투자와 경제를 배우는 수요일 연재

(32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32. 진정한 환경운동은 '친환경' 도시화다

33. 경제를 움직이는 역동성 그리고 투자하는 마음의 정립

34. 돈이 돌게 하는 순환이 경제의 핵심

35. 구체적인 목표, 변화를 읽고 위기에서 기회를 보는 힘

36. 각자도생을 열었던 국힘당에게 속았던 청년 세대

37. 개미들이 털릴 수밖에 없는 여섯 가지 이유

38. 활발히 진행되는 도시화와 건축을 대하는 문화적 차이

39. 기후 변화에 대한 기사는 경제적 관점에서 가치가 있나?

40. 도시의 콘텐츠는 콘크리트가 아니라 인간의 체취다

41. 인공지능이 눈치채게 한 반도체 리쇼어링 전략

42. 동생의 주식 매매에 대한 제 생각을 공유합니다

43. 좋은 친구와 책 덕분에 금융 문맹 탈출을 하게 됩니다

44. 도시를 연구하는 경제학자가 만들어내는 방정식

45. IMF가 올 거라고 경고하는 동생에게 주는 부적

46. 지식은 교역의 핵심이고, 도시는 집약적 전달을 촉진한다

47. AI 버블론이 알려주는 투자 상식과 기술 부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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