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영회 습작 Mar 09. 2022

글쓰기 1년을 돌아보고 다음 이정표 세우기

아기발걸음 실천법 No. 11

내가 브런치에 처음 쓴 글은 <모던 UX 에 대한 생각 공유 시작>이다. popit에 어울리지 않는 글 같아서 브런치에 쓴 듯하다. popit에 마지막에 쓴 글이 <트레이드오프와 아키텍트 그리고 개발자의 소통 문제>이고 작년 8월 중순 기록이다. 브런치 첫 글은 작년 5월 7일이다. 다음 글은 6월 6일이다. 쓰기와 발행 순서가 다르네. 순서대로 훑어 보니 작년 2월 17일에 나간 글 <행동 가능한 문제 정의와 함수>가 있다. 


다시 시작한 아마추어 작가 활동

그때의 느낌과 기억이 사라졌는데, 기록을 보니 작년 3월에 브런치에서 뭘 하려는 것인지 써두었다. 내 이야기를 쓰는 공간을 만든다. 없어진 (아니, 없앤) 엠파스와 티스토리 블로그의 대안인가? 그러나 처한 상황이 매우 다르다. 


기술적인 사실을 기록했고, 배우는데 절박했던 2000년 초중반의 개발자인 안영회와 2021년의 나의 일상은 매우 다르다. 중국 무대에 새로운 서비스로 진출해야 하는 낯선 일이 주업이고, 내가 직접 무언가를 만들기보다는 사람들에게 위임하고 자원을 배분하고 벌어지는 일들을 수습하고 조율하는 일이 직업 일상이다. 또한, 주말에 무한한 자유가 있던 시절과 달리 주말은 온전히 육아와 가정에 쏟는다. 


대략 1년 정도가 지났다. 돌아보니 쓰는 역량 자체가 늘어난 점이 소득이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빨리 쓰고 짜투리 시간을 만들어 쓰고 주제를 한 방향으로 몰아가는 순발력과 지속력을 만들어냈다. 최초의 기대와는 다르지만, 욕망에 더 가까운 것은 내가 한 행동들이니 최초의 기대는 중요하지 않다. 


암튼, 아마추어 작가는 되었다. 써야 작가인데, 나는 거의 매일 쓴다.


두 분의 선생님을 만나다

작년 4월의 글을 보니 박문호박사님과 최봉영선생님 기록이 나온다. 박문호박사님은 주로 <월간김어준>에서 듣는다. 많게는 한 강의를 7번도 들었지만 얼마나 이해했는지 알 수 없다. 그보다 중요한 사실은 일단 1년을 듣고 배웠다는 점이다. 내용이 워낙 방대해 무엇을 배워야 할지, 무엇을 배운 것인지 불명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한 가지는 분명하다. 박문호박사님이 아니었다면, 사 실을 대하는 과학적 태도를 배우는데 어려움을 겪었을지 모른다. 아직 나는 내가 배운 것을 완벽하게 표현할 수 없지만 대략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

내가 무엇가를 안다고 할 때, 그것은 나의 편향과 지금 처한 맥락안에서 그러할 뿐이란 사실을 알고 있다.

나는 무엇도 완벽하게 알 수가 없고, 그러니 알고 모르는 것 자체에 지나치게 집착할 이유가 없음을 이해했다.

내가 추구하는 것을 위해 필요한 사항들을 알기 위해 시간을 써야 현재(삶)에 충실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

놀랍게도 위에 정리한 사항은 최봉영선생님을 통해서도 배웠다. 다만, 그 분은 과학이 아니라 '인문학'과 '한국말'을 주제로 나에게 글과 전화 통화로 배움을 주신다. 그간 묻따풀이라는 이름으로 연습하면서, 최봉영선생님께 배운 바를 하나의 표현으로 바꾸면 차려서 사는 법이다.


매달 16개, 21개, 24개 쓰기

그리고 회사에서 활용하는 OKR이 나의 모든 일상에 적용하는 밈(meme)이 되면서, 작년 5월부터 16개로 시작해 이달은 24개를 목표로 쓴다. 이 수치들이 만들어준 역량은 바로 쓰기 역량 자체인데, 작년 4월 이전까지의 삶과 비교하면 달라진 내용은 이렇다.

정보를 대할 때(신문, 영상, 책 등) 자연스럽게 어디에 써먹을 수 있나 고민한다. 

자연스럽게 (나 혹은 회사의) 생산력과 무관한 정보는 거르는 습관이 생긴다.

짬이 나거나 몰입이 되지 않는 흐트러지는 시간을 글쓰기에 쓸 수 있다. (그 전에는 읽기에만 썼다)

기고 제안이 오면, 부담이 없어 기대효과가 조금이라도 있으면수락하게 된다. (1년간 외부 기고 4회)


무엇을 썼는가?

popit에서 써먹던 밈 <2년만에 써보기 환경에 적응하는 독서 전략 개선>을 다시 활용해보자. 1년 남짓 기간에 총 210개의 글을 썼다. 시계열로 배치하니 흐름이 보인다.

소재나 동기가 유사한 것끼리 색칠하여 묶어 보았다. 그리고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한 연재 위주로만 보면 현재 관심사의 구조가 드러난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역시 회사 업무 관련한 기록들(연두색 + 아기발걸음 실천법 일부)이다. 그리고 만만치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일상의 습관 개선에 해당하는 글(진하고 연한... + 묻따풀 훈련 + 아기발걸음 실천법 일부) 이다. 그 뒤가 독서에 따른 글과 육아 주제이다. 


새로운 이정표

개선하고, 다시 목표를 세울 때다. 여전히 나는 스타트업 대표인지라 아마추어 작가 이상의 노력을 쏟을 수는 없다. 글쓰는 노력은 현재 수준(양적으로)으로 유지하고, 글을 다르게 구성하고 노출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먼저 시도해보고 싶은 아이디어가 있다. 쓰기를 의미있는 생산과정으로 만들기 위해 개인공간이라 할 수 있는 브런치에서 생산한 글과 회사의 공간을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글 자체가 현재 내가 참여하고 있는 시장의 접점으로 가도록 한다는 꾸역꾸역 전략이다. 마침 리드잇zine 기고와 같이 높은 품질로 만들어 외부 기고한 바 있는데, 올해 안에는 회사 홈페이지에도 발행(기고가 아니라 발행이군)할 때가 되었다. 이를 부담없이 일상으로 하려면 바로 홈페이지에 발행한다 선언으로 끝낼 수는 없다. 피드백을 거치며 품질을 높이는 생산 공정 구축이 필요하다. 대강의 사고모형은 github에 해당하는 공간이 필요한데 일단 notion을 써서 시도해보기로 한다.


두 번째 시도는 함께 읽기 하는 책과 독후감 대상이 되는 글을 하나로 합쳐 효과를 높이는 시도다. 일단 이 부분은 협업도 들어가고, 생산공정도 앞서 언급한 내용과 다를 수 있다. 지금 읽고 있는 몇 권의 책 중에 하나로 시범삼아 해보고 확대하자.


아기발걸음 실천법 지난 글

1. 실용독서 구조를 지키는 책 배열법

2. 준비없이 아기발걸음 바로 실천하기

3. 페북에서 발견한 문구 바로 써먹기

4. 정원관리, 리팩토링 혹은 닦조기

5. 꾸역꾸역과 아기발걸음과 게으름 극복에 대한 이야기

6. 코칭 영상을 보고 아기발걸음으로 따라하기

7. <초집중> 응용하여 앱 사용 개선 아기발걸음

8. 함수형 인간, 다시 아기발걸음

9. 시간관리를 정원관리하며 깨닫는 집적의 힘

10. OKR과 하루 시간관리의 다리 놓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