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영회 습작 Mar 10. 2023

가격 책정 패러다임을 확장하라

HBR 구독에서 일상 활용으로

이 글은 같은 제목의 HBR 기사를 읽고 인상 깊었던 내용을 메모하고 생각을 정리할 목적으로 쓰는 글입니다.


원하는 계획 고르기 Pick-a-Plan

저자 라피 모하메드[1]의 결론이다.

기업이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고객에게 새로운 가격 책정 패러다임을 제시할 때 결과적으로 고객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나는 이 결과를 '원하는 계획 고르기 Pick-a-Plan'이라고 부른다. 문을 통해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다양한 가격 책정 옵션을 제공받고 그중에서 자신의 니즈에 맞춰진 가격 책정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일 것이다.

말 그대로 이상적인 제안이고, 매력적인 도전처럼 느껴진다. 공교롭게 한 페벗님이 올린 글에 공감하며 프라이싱을 어렵게(혹은 억지로) 읽고 남긴 글 <가격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이 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2]

기사에서 저자는 기업의 목표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5가지 전략을 제시한다. 그리고 기사 도입부에 그는 이렇게 강조한다.

GPS, 스마트폰 앱, 예측 분석, AI와 같이 이제는 보편화된 기술 덕분에
새로운 가격 책정 모델을 설계하고 사용하기가 그 어느 때보다 쉬워졌다.


다양한 사용 수준과 선호도를 수용하라

다섯 가지 접근방식을 제안한다.

무제한unlimited 요금제 또는 포괄all-inclusive 요금제

일품à la carte 가격 또는 비결합unbundled 가격 책정

계량 요금제 metering

시간 증분에 따른 이색적인 가격 책정

분할 사용split usage 및 임대

대부분 접근방식의 이름만으로도 대략 예시를 떠올릴 수 있지만, 앞에 다룬 두 가지 접근방식 내용 일부만 인용해 본다. 먼저 무제한unlimited 요금제 또는 포괄all-inclusive 요금제에 대한 설명 일부다.

추가 요금을 내고 싶어 하지 않거나 고정 가격으로 마음껏 소비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거래 방식이다. 포괄 패키지 휴가가 한 예다.

다음으로 일품à la carte 가격 또는 비결합unbundled 가격 책정에 대한 설명이다.

원하는 것만 선택하고 원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돈을 내고 싶어 하지 않는 소비자에게 어필한다.


주머니 사정이 빠듯한 고객에게 어필하라

인플레이션이 고조되는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구매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고객도 고려하라는 조언이다. 네 가지 대안을 제시한다.


첫 번째는 후불 결제payment over-time 이다. BNPL(Buy Now, Pay Later) 프로그램이나 레이어웨이layaway(상품 값의 일부를 내고 예약한 뒤 완불 후 상품 수령) 등의 예가 있다. 기사에는 없지만 SaaS 영역에서는 Pay for Privacy(github 이나 notion 등은 사적 저작물 저장의 경우에만 비용 요구) 같은 방식도 넓은 의미를 후불 결제로 볼 수 있을 듯하다.


두 번째는 선불 결제. 개인적으로는 호텔스닷컴을 쓰면서 익숙해진 듯한데, 기사에서는 환불 불가 선불 예약 서비스에 대해 언급한다.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의 신용도가 더 떨어진다면 선불 옵션을 활성화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세 번째는 상한 요금 또는 고정 요금인데, 놀라움보다 확실성을 선호하는 고객에게 어필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가격 변동이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한하여 의미가 있을 듯하다.


마지막은 미래 옵션이다.

가격 변동이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경우 고객에게 미래 가격을 보장받을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면 소비자들의 마음을 끌어들일 수 있다.


가격 할인 기회를 제공하라

일부 소비자는 특가 상품을 선점해 할인받는 것에서 특히 즐거움을 느낀다.

그리고 세 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혼합 번들링mixed bundling, 대량 할인, 누진 가격 책정이다.

"누진 가격을 책정하는 데는 3가지 이유가 있다. 일찍 구매하는 충성도 높은 고객에게는 보상을 주고, 긴박감을 조성하고, 헌신을 장려하기 위해서"

현업 이벤트 프로듀서의 말이다.

합리적인 구매 정보를 안내한다는 미명 아래 고객에게 이메일이나 SNS를 통해 반복적으로 연락할 구실도 제공한다.


가치가 불확실할 때 가격을 설정하라

고객 수요 예측이 어려운 경우에 대한 전략이다. 세 가지 기법을 설명한다.


첫 번째는 경매다.

워런 버핏은 수년 동안 자선을 위해 점심을 먹을 기회를 경매에 부쳤다.

두 번째는 로열티 및 판매 수수료다.

출판사는 책이 얼마나 팔릴지 알 수 없으므로 전통적으로 저자에게 전체 판매액을 기준으로 하여 책정된 인세를 지급해 이런 불확실성에 대처해 왔다.

세 번째는 가변적 가격 책정dynamic pricing이다.

1980년대 전산화가 보편화되면서 항공사와 호텔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시시각각 가격을 조정해 왔다.


가격 책정을 통해 사업 효율성을 높여라

<린 분석>에서도 강조한 내용들과 일맥상통하는 듯이 느껴진다.

가격 책정 모델을 변경하는 목적은 대부분 고객을 유치하거나 유지하기 위해 그리고 수익을 늘리기 위해서다.

다만, <린 분석>에서는 사업 단계로 '고객 유치'와 '유지', '수익 확대' 등을 구분했다.


기사는 기업 운영 효율성을 높여주는 가격 책정 모델 3가지를 소개한다.


첫 번째는 비수기 가격 책정이다. 리테일 서비스를 하지 않는 우리 회사에는 해당하기 어려운데 컴퓨팅 파워를 많이 쓰는 프로그램을 밤에 돌리자는 식으로 넓게 해석할 수는 있겠다.


두 번째는 구독이다.

스포티파이와 같은 서비스 음악은 애플 아이튠즈의 99센트 음악을 다수 대체했고

SaaS를 지향하는 우리 회사에게 구독을 필수다.


세 번째는 개시 비용initiation fees이다.

특히 디지털 콘텐츠 관련 구독 모델의 한 가지 문제는 일부 고객이 잠시 가입했다가 콘텐츠를 몰아서 본 후 재빨리 취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런 사람을 '다타darter'라고 부르며, 나도 그런 사람 중 하나다.

저자는 1년에 두 차례만 HBO를 구독하고 한두 달 안에 다 본 뒤 구독 취소한다 전한다. 기업용 SaaS를 하는 우리 회사 입장에서는 다른 의미의 개시 비용이 존재한다. 이름이 '요우마'인데, 중국 역직구 서비스인지라 행정 작업에 들어가는 인건비나 등록비가 발생할 수 있고, 아직 시장 초기라 일부 수정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이를 처리하기 위한 최소 비용 혹은 적정 비용 책정이 필요하다.

구독 모델을 사용하는 회사라면 개시 비용을 고려해 볼 만하다. 개시 비용이 수익을 가져다 주기는 하지만 기업들이 일반적으로 개시 비용을 적용하는 이유는 초기 비용을 대기 위해서 혹은 사람들이 가입을 취소할 유인을 없애기 위해서이다. 개시 비용의 명백한 단점은 초기 구매를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입자 매출이 높은 회사라면 고려해 볼 만한 모델이다.


주석

[1] 가격 책정 전략 컨설팅을 제공하는 전문가로 보인다.

[2] 이제 전보다는 조금 더 가격에 대한 이해가 높아진 듯하니, 처분하려던 <프라이싱> 책에 대해 재고해야겠다.


지난 HBR 활용기사

1. 사분면 혹은 매트릭스 활용하기

2. 피터 드러커의 <경영과 세계 경제>를 읽고

3. 스포츠 경기장에서 비즈니스로

4. 하이브리드 근무 시대 조직문화 구축 노하우

5. 가치와 믿음 그리고 가치정렬 프로세스

6. 기업의 열망을 구성원들에게 배양하기

7. 단절의 시대, 끊임없이 진화하라

8. 미래에서 현재로 역행하며 비전 세우기

9. 포뮬러원 감독에게 배우는 5가지 리더십 교훈

10. 좋은 후원자가 되는 법 활용

11. 옳고 그름보다는 상충관계로 보기

12. 전략과 원칙의 의미와 활용

13. 목적은 믿음의 차이를 극복하는 개념

14. 현명한 업무 설계를 돕기

15. 비허가형 기업 만들어가기

16. 작명에 대한 기록에서 보물을 발견하다

17. 위대한 리더의 차별점과 4가지 종류의 창의성 기르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