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발걸음 학습법의 개발
아이들에게 강요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학습을 시도하는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제가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부족한 탓도 있고, 띄엄띄엄 진행되는 탓에 맥락을 이어가는 일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럴수록 기록은 더 힘을 발휘하는 듯합니다.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일이라 믿기에 꾸역꾸역 하려고 합니다.
큰 아이가 칭찬 스티커를 다 모아서 레고를 샀습니다. 아내가 정한 규칙을 잘 지킨 대가로 부여한 선물이고, 직전에도 레고를 샀죠. 엄마한테 의존해서 만드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아 자기 나이 이상은 사지 못하게 했는데, 기우였구나 싶습니다. 이번에도 자기 나이보다 위인 9+를 샀는데, 아이는 (가격을 제외하고는[1]) 유심히 판단을 해서 구입했습니다. 아이를 지켜보며 제 행동에서 근거가 빈약한 편향을 고칠 수 있었습니다.
저녁에 조립을 마치지 못하자 다음 날 아침부터 아이가 혼자서 조립을 했습니다. 빠른 속도에 스스로 뿌듯했는지 저에게 이렇게 자랑을 합니다.
아빠, 저 벌써 5에요. 5 뜯고 있어요.
제가 그렇게 말하면 아빠가 무슨 말인지 모른다면, 마지막 번호게 뭔지 물어봅니다. 그리고 '7중에서 5'라고 말하면 뜻을 알아들을 수 있다고 했더니 아이가 그대로 반복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나중에 학교에서도 분수를 배울 거야라고 말해주었더니, '7중에서 5'처럼 하는 것이 분수냐고 다시 묻습니다. 이렇게 짧은 학습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또 다음날, 아이가 '어벤저스를 태우는 수송기'로만 알고 있고, 이름을 모른다는 사실을 발견해서 박스에 쓰인 이름을 앱으로 통해 영어 발음으로 들려주었습니다. 아이가 따라 하도록 여러 차례 말이죠.
아기가 이름을 기억하게 된 후에 제가 노트북을 만지고 있을 때 옆에 와서 앉았을 때, 인터넷에서 해당 비행기의 이력을 설명하는 페이지를 휴대폰으로 열어 보여주었습니다.
둘째는 포켓몬으로 한글 읽고 쓰기의 상당 부분을 배우는 듯합니다. 자기가 원하는 도감을 보기 위해 차례에서 나오지 않으면 색인에서 찾는 법을 알려 주었습니다. 이제 막 스스로 글을 익히는 아이에게 빽빽한 글자는 버거울 듯하지만, 본인이 동기가 분명하니 종종 스스로도 찾아보는 모습입니다.
[1] 지켜보는 저는 가격에 민감해서 더 싼 옵션을 제시했지만, 아이가 자기 선택이 분명하여 제 뜻을 포기했습니다.
15. 포켓몬 쓰기에 운지법 추가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