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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킴 May 10. 2016

지노 배낭여행기 - 울릉도 독도편 15

독도 속으로(마지막편)


   태극기 휘날리며 독도 속으로


8월 초순 오후 2시경 뙤약볕 속에서 줄을 서서 독도행 배에 오른다. 독도가기 전에 모두들 들은 것은 있어 가지고 배표 사면서 묻는다. " 오늘 독도에 배 댑니까?" 돌아오는 매표원 아가씨의 대답은 한결같다. "독도에 가봐야 암미데이." 배를 타고 가도 그 곳 기상상황에 따라 독도에 발도 못 대보고 돌아 올 수도 있다는 거다. 실제로 재수나빠 기상악화로 독도에 내리지 못하고 그냥 돌아오는 경우도 왕왕 있다고 한다.


독도행 보트에 몸을 싣고

그래도 모두들 독도간다고 무척이나 들떠있는 표정들이다. 정성드려 카매라를 손질하기도 하고 셀카봉을 폈다 접었다하면서 테스트 찍기도 해보고 거울보고 얼굴을 단장하기도 하고  옷맵시를 점검하기도 하면서 2시간 반이라는 지루한 시간을 흘러 보낸다. 독도행 배는 작아서 속도를 빨리   없는 모양이다.


배가 바다 위를 달리는 동안 중앙에 설치된 작은 티비에서는 독도 영상물을 반복해서 보여주고 있다. 동도 정상에서 서도를 내려보고 찍은 사진, 그 반대로 서도 정상에서 동도 선착장에 유람선이 정박하고 있는 사진, 항공사진으로 독도 전체를 내려다 보고 찍은 사진, 동도 정상에 있는 경비대 부속 건물들, 멀리서 독도의 윤곽선만 잡은 사진, 해무에 반쯤 가려진 독도 사진, 독도에서 바라본 일출 및 일몰 사진등 특별하게 찍은 사진들을 보여준다. 화질이 그리 훌륭한 편이 아니라 처음에는 보다가 말다가 했는데 나중에 독도에 직접 갔다 와서야 그 영상물의 사진은 우리가 독도에 가서도 절대로 볼 수 없는 멋지고 훌륭한 사진인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인생에는 이렇게 된장인지 고추장인지 꼭 찍어 맛을 봐야 뒤늦게 알 수 있는 것들이 많다. 그러나, 때로는 나같이 꼭꼭 찍어 맛을 봐도 모르는 멍청한 이들도 있어 인간세계에서 힘들게 살아간다.(요점은 배 안에서 틀어주는 독도 영상물을 하나도 빼놓지말고 열심히 시청해야 뒤에 후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배 안에서 틀어주는 독도 영상비디오 일부

처음에는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나는 좋은 카매라와 괜찮은 사진 기술이 있으니까 독도에 내려 독도의 멋진 풍광을 담아 세상 사람들에게 자랑스러운 재미교포임을 만천하에 고하려 하였으나 이같은 발상은 독도에 내리자 마자 바닷가에 세워 논 모래성처럼 독도 파도 한 방에 휩쓸려 가고 말았다. 그 이유는.....


첫째, 독도 가는 배도 갑판 밀페형 쾌속정으로 갑판으로 나갈 수 없다.  배 안에서 좌우 유리창문을 통해서만 경치를 볼 수 있는데 배가 달리면서 깨어지는 물보라가 유리창에 달라 붙어 바깥 경치를 제대로 볼 수가 없어 배 안에서 독도 사진을 잡을 수 없다. 둘째, 배가 동도 선착장에 정박하면 25-30분 시간을 주는데 동도 정상으로 올라 갈 수 없고 아래 사진에서 보여주는 조그마한 선착장에서 자유시간을 가진다. 그러니 동도 정상에 올라가서 서도를 내려다 보는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없다. 세째, 동도 선착장에서 바라볼 수 있는 주위 풍경만 겨우 카매라에 담을 수 있지 보이지 않는 동도나 서도의 뒷편 풍경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매우 제한적인 독도 유람이다.



노란색 표시가 선착장으로 25분간 여기에만 갇혀있다가 돌아온다





   동도와 서도의 돌방구 이름


독도 주변으로 널브러져 있는 바위들이 약 80개 정도로 그 이름을 지도에 나와있는대로 나열해 보면.....

<동도의 바위들>
- 닭바위
- 촛대바위 (장군바위)
- 숯돌바위
- 부채바위
- 동키바위
- 춧발바위
- 탱크바위
- 얼굴바위
- 독립문바위
- 물오리바위

<서도의 바위들>
- 큰가제바위
- 작은가제바위
- 지네바위
- 상장군바위
- 군함바위 (일명 LST바위)=Landing Ship Tank
   두음약자로 상륙주정)
- 넙덕바위 (외딴바위)
- 코끼리바위
- 보찰바위
- 탕건봉
- 미역바위

지도에는 있는 바위 이름을 총망라해도 20개 정도이다. 위 약도에서 보듯이 선착장에서는 서도 뒤쪽이나 동도 뒤쪽의 바위들은 전혀 볼 수 없다. 뒤쪽에 숨어있는 바위들의 사진을 찍으려면 세스나 경뱅기도 사야하고 세일보트도 한 대 장만해야 할 것 같아 로또라도 하나 굴러 떨어 지면 가능할련지도 모르겠다.





   독도 상륙과 8.15 광복일


배 창을 통해 독도의 동도와 서도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하면 배 안은 갑자기 술렁이기 시작한다. 창가로 모여들면서 가지고 있는 카매라나 셀폰으로 마치 무슨 보물선이나 발견한듯이 섬의 희미한 모습을 잡아보려고 애를 써지만 물보라로 얼룩진 창을 통해서 사진찍기가 쉽지 않다. 곧 배가 독도에 도착해서 약 25분 정도 자유시간을 가진다는 선장의 안내 방송이 나오자마자 모두들 내릴 채비를 한다. 배를 선착장  옆으로 한치의 오차도 없이 솜씨있게 대고있는 선장의 운전기술에 감탄을 하면서 창밖을 바라보니 독도를 경비하고 있는 경찰들이 선착장 옆으로 일렬로 정렬하여 거수경례로 우리 배를 맞이하고 있었다.


드디어 배가 선착장에 밧줄을 던져 묶어 단단히 고정한 다음 출입구 문이 열리자 8월의 쏟아지는 햇살에 바싹 마른 선착장 아스팔트 위로 감격의 물결들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어떤 물결은 태극기를 손에 손에 들고 감격에 겨워하는 모습이 마치 1945년 8월 15일 정오에 노란 다깡의 총수 히로히토 천황이 떨리는 목소리로 무조건 항복을 선언한 라디오 방송을 듣고 거리로 뛰쳐 나온 그 물결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그런 감격적인 모습들을 보자 나에게도 가슴 저 밑에서 알 수 없는 뜨거운 그 무엇이 뭉클하게 솟아 오름을 느꼈다. 그러나, 내 손에는 태극기 하나도 들려있지 않았다. 관광객들이 손에 들고 온 태극기는 저동에 있는 독도행 선착장 앞에 있는 먹거리파는 매점에서 팔고 있었다. 잠깐 동안이나마 빈 손이 조금 부끄러웠다.



독도 상륙 감격에 벅찬 국민들

그런데, 선착장으로 쏟아져나온 관광객들이 갈 곳은 8월의 태양이 온종일 달구어 놓은 선착장 아스팔트 뿐이다. 뭔가 답답한 느낌이 온다. 2시간 반을 뱃길로 달려와서 25분간 선착장에 갇혀있다가 다시 2시간 반의 뱃길로 돌아 서야 한다는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내 생각으로는 독도에서 가지는 자유시간을 적어도 2시간 정도로 조정해야하고, 동도의 정상까지 가는 트레일 길을 공개하고, 선택 관광의 옵션으로 독도 주변을 배를 타고 둘러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할 것 같다. 그렇지 않고 이런 식의 독도 관광은 별 의미가 없는 것 같다. 그냥 독도에 발자욱 한번 찍고 오기에는 다섯 시간과 십만원의 배삯은 어처구니없는 비싼 댓가이다. 그냥 얇팍한 애국심에 호소하여 순진한 대한민국 국민들을 독도로 끌어들이는 상술을 경계해야만 한다. 앞으로 독도 관광 선택의 폭이 점점 다양화되었으면 좋겠다.


이제 내가 찍어 온 독도 사진(세스나 비행기와 요트가 없어서 몇 장 안되는)을 망라해서 보는 주는 것으로 울릉도, 독도 여행기의 대미를 장식하고자 한다.



독도 서도의 전경. 서도에 있는 어업인 숙소가       보인다. 이를 조금 망원으로 잡아보면


왼쪽부터 탕건봉, 촛대바위, 삼형제굴바위가 줄을 선다.


독도천연보호구역 안내판


동도 정상에서 내려다 본 서도 전경 (독도 박물관에서 캡쳐한 사진. 화질은       엉성하지만 서도의 전경을 시원하게 내려다 볼 수 있다.)


동도 부채바위


경비병이 많은 관광객들의 모델이 되어준다.


삼형제굴바위. 구멍 뚤린 큰 바위와 작은 두 바위


동도 정상으로 올라가는 트레일과 등대


동도 선착장 옆에 있는 숫돌바위(오른쪽)


동도 춧발바위 (춧발이 무슨 뜻인지?)


동도 굴바위


숫돌바위와 서도 사이에 보이는 선착장


이를 약간 당겨 삼형제굴바위까지 넣어서


배에서 잡은 독도 동도 전경 (배가 25분 뒤 출발때 동도를 돌아서 나오는데    운좋게 잡았지만 창에 그림자가 찍혔다)


배가 동도 뒤쪽으로 돌 때 잡은 전경으로 오른쪽     끝에 보이는 구멍난 바위가 독립문바위


동도 독립문바위


동도 닭바위


촛대바위와 삼형제굴바위


서도의 동쪽 봉우리 정상


삼형제 굴바위


대한민국 동쪽 땅끝 독도 지표석


삼형제굴바위


독도 인증샷에 바쁜 순진한 대한민국 국민들


외로이 떠 있는 무명씨 바위섬


이런 허접한 독도 지표석 대신


여기에는 울릉도 독도 박물관에 있는 이 비를 세워야 제격인 것 같다


꼬들꼬들한 울릉도 오징어


울릉도 저동항의 등대


 여기까지가 제가 준비한 울릉도 독도 여행기입니다. 울릉도 구석구석의 관광포인트를 다 올리지

                  못했슴을 양해바라며 새해 여러분의

                       가정마다 행복과 평화가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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