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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 Sep 11. 2018

일본의 3대 우동, 사누키 우동

일본에서 우동을 가장 많이 먹는 지역, 카가와 현의 우동!

우동이라는 음식에는 뭐랄까. 
인간의 지적 욕망을 마모시키는 요소가 들어 있는 것 같다.
무라카미 하루키 <하루키의 여행법> 中

사누키 우동의 발상지 카가와 현은 일본에서 우동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지역으로 '우동 현'으로 불린다. 카가와 주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조사에 따르면 카가와 현 사람들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우동을 먹는다라고 대답한 비중이 90%를 넘길 만큼 우동 사랑이 대단하다. 또한 카가와 현을 찾는 관광객들 중 60% 이상이 사누키 우동 순례 여행을 위해 카가와 현을 찾는다고 할 만큼 카가와 현 여행의 핵심 테마는 사누키 우동이다. 


최근 우리나라 제주항공에서 사누키 우동의 고장 카가와 현으로 향하는 다카마쓰 행 항공편이 생기면서 사누키 우동을 쉽게 맛볼 수 있게 되었다. 2018년 6월 시코쿠 여행 중 사누키 우동 순례에 나섰고, 15곳의 우동집을 다니며 사누키 우동의 맛을 느꼈다. 사누키 우동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먹는 우동과는 확연히 다르다. 우동 국물보다는 우동 면발에 거의 모든 노력을 기울인 우동이다. 


우동 면발이 두껍고, 탱탱하며, 매끄럽다. 

가장 단순하면서 기본에 충실한 맛을 낸다.

오로지 우동 면발 하나로 승부하는 사누키 우동.


현재 카가와 현에서는 우동으로만 유명한 '우동 현'의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지역을 홍보할 때 '우동 현, 그것뿐만이 아닌 카가와 현(うどん県。それだけじゃない香川県)'이란 문구를 내세우고 있다. 우동 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많이 있다라는 의미지만, 여전히 카가와 현 = 우동 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우리나라에도 최근 사누키 우동을 만드는 우동집, 마루가메제멘이 진출해 사누키 우동의 맛을 선보이고 있다. 


▲ 오로지 면발 하나로 승부하는 사누키 우동.



사누키 우동의 역사


▲ 밀 생산량이 많은 시코쿠 지방.


사누키는 과거 카가와 현의 옛 지명 이름으로 카가와 현의 우동을 '사누키 우동'이라고 부른다. 카가와 현이 속한 시코쿠 지방은 옛부터 비가 적게와 벼농사가 잘 되지 않는 지역이었다. 그래서 물이 많이 필요한 벼농사보다는 물이 적게 드는 밀농사를 많이 했다. 밀 수확량이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면 요리가 발달할 수 있었다. 또한 우동을 만들 때 필요한 소금, 간장, 멸치도 쉽게 구할 수 있어 옛부터 우동을 만들어 왔다.


사누키 우동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건 1960년부터다. 전쟁 복구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밀 생산이 다시 시작되면서 저렴한 서민 음식으로 우동을 많이 먹기 시작했다. 1960년대 중반부터 셀프 서비스 방식의 우동 전문점이 등장하고, 1970년대부터는 우동 면을 얼려 판매하고 유통할 수 있게 되면서 우동 보급이 더 확산되었다.


일본 전역에 사누키 우동이 알려지기 시작된 건 1988년 세토 대교가 개통되면서부터다. 세토 대교는 카가와 현과 오카야마 현을 연결하는 다리로 이 다리가 생기면서 시코쿠는 일본 본토인 혼슈와 연결되게 되었다. 세토 대교를 건너 시코쿠 카가와 현으로 손 쉽게 올 수 있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TV프로그램이나 잡지, 책에서 사누키 우동을 소개했고, 이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사누키 우동을 맛보러 카가와 현을 찾아왔다.


1998년에는 고베 현과 시코쿠를 연결하는 아카시 해협 대교(明石海峡大橋)도 완공되면서 본격적인 사누키 우동 순례 여행이 시작되었다. 1992년부터 2006년까지 방영된 도쿄 TV의 TV챔피언에서 사누키 우동 대회를 진행했고, 2006년에는 지역의 작은 출판사의 직원이 잡지를 통해 지역의 우동 가게를 소개하는 과정을 담은 영화 우동(Udon)이 개봉하면서 사누키 우동 열풍이 최고점에 이르렀다. 무라카미 하루키 쓴 <하루키의 여행법>에 등장하는 사누키 우동 여행도 이때 카가와 현을 여행한 후 글로 남겼다. 


이처럼 사누키 우동은 밀이 많이 생산되는 지역적 특성 + 시코쿠와 혼슈를 연결하는 다리가 생긴 점 + TV 프로그램 및 잡지 등에 소개되면서 알려진 점이 결합되면서 사누키 우동 열풍을 만들어냈다. 



사누키 우동 순례 


▲ 우동 한 그릇에 싸게는 100엔, 비싸게는 300엔 정도 밖에 하지 않는 사누키 우동.


사누키 우동 순례라고 하면 하루 두끼 이상 사누키 우동을 먹으며 유명 우동집을 2~3일에 걸쳐 돌아보는 여행을 말한다. 카가와 현 곳곳에 유명 사누키 우동집이 퍼져 있고, 이 우동집들을 렌터카 또는 버스를 타고 돌아본다. 시내에서 1시간 이상 떨어진 깊은 산골 마을에 유명 사누키 우동 가게가 있기 때문에 렌터카를 이용해 우동 순례에 나서는 게 가장 편리한 방법이다. 만약 렌터카가 대여하지 못할 경우 다카마쓰 시내에 위치한 사누키 우동 가게만 돌아보거나 고토산 버스에서 운영하는 사누키 우동 버스 투어에 참여하는 게 좋다. 


사누키 우동 순례 여행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여행이라고 말한다. 우동 한 그릇 가격인 싸게는 100엔 비싸게는 300엔 정도 밖에 하지 않기 때문에 교통비가 우동값보다 몇 배나 더 든다. 우동 가격이 싸기 때문에 하루 종일 우동을 먹고 돌아다녀도 우동값으로 1,000~2,000엔 정도를 쓰는 게 다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이 정도 수준의 우동을 만들어 낸다면 몇 만원을 받을 것 같은데, 단돈 몇 천원에 수준 높은 우동 맛을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카가와 현의 대표 여행 테마, 사누키 우동 순례를 시작해보자!



사누키 우동 순례 목차 

① 일본의 3대 우동, 사누키 우동
https://brunch.co.kr/@tripcurator/89

② 사누키 우동 순례를 위한 교통수단
https://brunch.co.kr/@tripcurator/92

③ 사누키 우동 가게 유형
https://brunch.co.kr/@tripcurator/91

④ 사누키 우동의 종류와 주문 방법
https://brunch.co.kr/@tripcurator/90

⑤ 사누키 우동의 성지, 타니카와 미곡점
https://brunch.co.kr/@tripcurator/98

⑥ 가마타마 우동의 발상지, 야마고에 우동
https://brunch.co.kr/@tripcurator/99

⑦ 밀밭으로 둘러쌓인 우동 가게, 사누키 우동 가모
https://brunch.co.kr/@tripcurator/100

⑧ 무라카미 하루키가 극찬한 우동집, 나카무라 우동
https://brunch.co.kr/@tripcurator/101

⑨ 붓카케 우동의 발상지, 우동본가 야마다야 본점
https://brunch.co.kr/@tripcurator/102

⑩ 초가집에서 맛본 시골 우동, 와라야
https://brunch.co.kr/@tripcurator/103

⑪ 식료품점에서 왜 우동을 팔아?, 스자키 식료품점
https://brunch.co.kr/@tripcurator/104

⑫ 면발 하나로 승부하는 최고의 사누키 우동, 나가타 인 카노카
https://brunch.co.kr/@tripcurator/105

⑬ 오징어 회처럼 쫄깃한 우동 면발, 오카센
https://brunch.co.kr/@tripcurator/106

⑭ 귀찮아 그냥 부어 먹자, 붓카케 우동. 야마시타 우동
https://brunch.co.kr/@tripcurator/107

⑮ 장작불로 끓여내는 수타 우동, 야마시타 우동점
https://brunch.co.kr/@tripcurator/108

⑯ 새벽 5시에 문을 여는 우동집, 사카에다 
https://brunch.co.kr/@tripcurator/109

⑰ 우동보다 튀김으로 유명한 우동집, 치쿠세이
https://brunch.co.kr/@tripcurator/110

⑱ 느끼하지 않아요! 가마버터 우동, 우동 바카이치다이
https://brunch.co.kr/@tripcurator/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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