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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나진 Oct 14. 2020

아나운서가 왜 저래?

어떤 직업이든 본분을 잊지 않는다면 마이 아프지 않을 수 있다.

*아나운서 파헤치기. <김나진 아나운서의 마.이.아.파.>는 매주 수요일 연재됩니다.

마음껏, 이토록 자세히,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한번, 파헤쳐봅니다!

아나운서 하면서 그동안 마. 이. 아. 파. 왔거든요^^*


1편 <아나운서요? 무슨 일을 하는 직업이죠?>

2편 <아나운서의 고용 형태는? 연봉은?>

3편 <아나운서가 가장 어려워하는 것? 발음? 발성? 애드리브?>

4편 <라디오 DJ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5편 <아나운서 되려면 무슨 과를 나와야 하나요?>

6편 <세상의 모든 것을 배우는 직업, 리포터>

7편 <아나운서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8편 <강렬했던 예능 출연의 기억과 유느님의 은총>

9편 <선택을 하기보다 받아야 하는 직업인 아나운서>

10편 <아나운서의 숙명, 뉴스 특보와 뉴스 속보>

11편 <뉴스 앵커가 메이크업을 하지 않은 이유>

12편 <아나운서국에 날아오는 이상하고 아름다운 선물들>

13편 <아나운서들은 죄다 욕망 덩어리?>

14편 <아나운서국에도 돌+아이가 있다?>

15편 <아나운서의 기본, 라디오 뉴스>

16편 <아나운서들이 피할 수 없는 그것, 방송 하차 통보>

17편 <아나운서들은 방송 안 할 때 뭐하니?>

18편 <13년 차 아나운서도 넘을 수 없는 높은 벽, 내레이션>

19편 <아나운서들은 평소에 뭘 입고 다니니?>



 아나운서라는 직업은 세계적으로는 찾기 힘든,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같은 동양권 일부 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직업이다. 북미이나 유럽 같은 서구권에는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없다. 우리 아나운서들이 하는 일들 중 하나인 뉴스 앵커, MC, 스포츠 캐스터 각각이 모두 하나의 직업이다. 미국 출장 때 직업을 묻는 질문에 아나운서라 하면 이해를 못하던 미국인들이 스포츠 캐스터 혹은 뉴스 앵커라 말하면 쉽게 이해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2편 <아나운서의 고용 형태는? 연봉은?>에서 다룬 것처럼 우리나라 아나운서들은 특정 회사에 고용된 직장인이다. 공중파의 경우는 대개 정규직 형태를 띠는데 이것 역시 서양의 방송 진행자와는 많이 다르다. 해고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미국 같은 경우야 두말할 것도 없고, 대부분 서양에서는 뉴스 앵커, MC, 스포츠 캐스터들이 프리랜서 형태로 계약을 하며 여기저기 옮겨 다닌다.

 

 반면 우리나라 아나운서들은 대개 한 방송사에 계속 근무한다. 자연스레 소속 회사에 큰 로열티가 생기기 마련이다. 또한 회사 전방위적으로 아나운서들이 전진 배치돼 있다 보니 아나운서의 이미지는 곧 한 방송국의 이미지를 좌우하게 된다. 늘 아나운서=방송국이라는 마음으로 방송에 임한다.


 결국 아나운서는 한 방송국의 이미지를 선보이는 사람들이다. 프리랜서가 아니고 한 회사의 직원이며 방송에 얼굴이 나오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한 회사의 이미지를 그리기 용이한 사람들이다.


 특히나 MBC는 공영방송이기에 그 책임이 더 막중하다. 특정 아나운서의 행동으로 아나운서국뿐만 아니라 한 방송국 전체의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대개 그런 일들은 좋은 일보다는 주로 나쁜 일쪽이다.


 아나운서의 이미지는 소속된 방송국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꿈을 키워가는 어린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 혹여나 아나운서가 잘못된 행동을 하기라도 하면 '아나운서가 왜 저래?'라는 말이 늘 따라다닌다. 청소년들의 롤모델이 돼야 하는 직업이기에 더욱더 강한 잣대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아나운서들에게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 같은 사건도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들과 달리 아나운서에게 적용되는 대중의 잣대는 조금 더 엄격하다. 다른 공인에게는 어느 정도의 면죄부가 주어지는 일도 아나운서에게는 어림도 없다. 그래서 늘 엄격하게 자기 검열을 하며 생활해야 한다. 항상 자신을 옥죄는 일이 마이 아프긴 하지만, 그것이 맞는 방향이기에 오늘도 나 자신을 돌아보며 나아간다. 도덕성과 겸해 전문성과 성실함 역시 당연히 요구된다. 올바른 언행과 반듯한 자세 역시 늘 따라다닌다.


 사실 다른 직업도 마찬가지다. 본분을 잊으면 직업 망신 제대로 시킨다. 의사가 왜 저래? 선생님이 왜 저래? 공무원이 왜 저래? 대부분 못하면 크게 혼나고 잘하면 본전인 직업들이다. 사실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게 이거다. 기본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 사람이기에 늘 유혹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늘 정제되고 절제된 삶이 어렵기는 하지만 그래도 해볼 만한 직업이다. 어린 학생들에게 "넌 꿈이 뭐니"라고 물을 때 아직도 "아나운서요! 아나운서 할래요"라고 외치는 빛나는 눈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나아가기 위해서 오늘도 다시 한번 내 자리를 뒤돌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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