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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현 Nov 10. 2016

19. 직장인의 자기설계

자기탐색의 결과를 바탕으로, 누구를 어떻게 돕는가 그리는 게 자기설계다.

지금까지 직장인의 내 꿈 찾기를 주제로 글을 계속 이어왔다. 특히, 지난 3회는 자기탐색과 관련된 방법들을 단계별로 살펴보았다. 그중에 성격 유형은 직접 검사를 시행하여 확인을 해 두는 작업이 꼭 필요한데, 나중에 각자 해 볼 수 있는 방법을 따로 정리해 보도록 하겠다. 왜냐하면, 수차례에 걸쳐 정리한 자기탐색의 결과가 이번에 얘기할 자기설계의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내 꿈을 찾는다는 것은 내가 어떠한 사람이고, 무엇을 잘하는지 정확히 알고 난 후에, 지금 이후의 인생 설계도를 그리는 작업이다. 그 설계도는 지금의 직장에서 새로운 일이나 직책을 맡는 것일 수도 있고, 새로운 직업을 찾거나 만들어내는 것일 수도 있다. 다시 말하면, 설계도를 그리는 작업은 이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내 인생의 마지막까지 계속되어야 할 작업이다.


인생의 설계도라 하니 뭔가 어려운 작업 같지만, 단계를 나누어 하나씩 정리해 보면 그다지 어렵지 않다. 몇 장의 종이와 연필, 그리고 생각할 시간 여유만 준비하면 된다. 시중의 책이나 자기계발 강좌에서 다양한 방법들을 다루고 있는데, 여기에서는 내가 1인 기업을 준비하면서 해보았던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Business Model Canvas) 활용법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실제로 이 방법은 창업이나 사업 투자의 목적으로 작성하는 사업계획서에서 많이 활용하는 양식으로써, Alexander Osterwalder와 Yves Pignneur가 2009년 펴낸 <Business Model Generation>이라는 책에서 소개한 개념이다. 하지만, 사업계획과 인생계획은 결국 목표를 향한 나침반 역할에서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직장인도 적용해 볼 수 있는 내용이다.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10년 후 미래를 바꾸는 단 한 장의 인생설계도> (저자 팀 클라크, 알렉산더 오스터발더, 예스 피그누어 / 교보문고 출판)라는 책을 참조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는 9개의 영역으로 되어 있고, 전체 구조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출처 : marcfonteijn@flickr.com)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는 크게 9개의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원래의 목적에 따른다면 사업에 필요한 항목들이겠지만, 여기에서는 인생을 그려보는 항목들로 바꾸어 설명하려 한다. 각 항목들을 설명한 후에 실제 내가 작성한 캔버스를 보면 이해가 좀 더 쉬울 것이다. 첫 번째 항목은  '핵심자원(Key Resource)'으로 나의 성격, 특성, 경험 등을 바탕으로 갖고 있는 유무형의 지식자산을 뜻한다. 이를테면, 지금까지 우리가 자기탐색으로 확인해 온 성격 유형, 강점, 업무 경력, 교육 이력 등을 이 항목에서 활용해 볼 수 있다. 앞으로 설계할 항목들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부분이다. 두 번째는 '핵심 활동(Key Activities)'인데 핵심자원을 바탕으로 현재 내가 하고 있는 활동들을 뜻한다. 이것 또한 강점 등과 연계한 활동일 가능성이 높으며,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이나 커뮤니티, 취미 활동 등으로 내가 하고 있는 일들 전반을 뜻한다.

 

세 번째는 '고객(Customer Segments)'으로써 내가 앞으로 누구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를 나타낸 것이다. 가능한 구체적이어야 하며, 특정 연령대를 구분하여 별도의 분류 기준이 있는 좋다. 예를 들면, '40~50대 은퇴를 준비하는 직장인들'과 같이 주변에서 내가 실제로 돕고 싶은 몇 사람을 떠올려서, 그들을 보편적이고 공통적인 기준으로 만드는 것이다. 네 번째는 '가치제안(Value Proposition)'으로써 위에서 정의한 고객들에게 내가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는가를 말한다. 여기에서의 '도움'은 내가 가진 것의 일부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그들이 원하는 도움을 의미한다. 필요하다면 내가 능력을 더 키우거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 그들을 위해 내가 돕고자 하는 것들을 정리하면 된다.


다섯 번째는 '채널(Channels)'인데, 고객들에게 나를 어떻게 알릴 수 있을까 생각해 보는 단계다. 즉, 고객과 내가 처음 만나는 방법을 뜻한다. SNS가 될 수도 있고, 내가 쓴 책이나 기고글, 블로그, 오프라인 모임 등 글자 그대로 다양한 채널이 있을 수 있다. 여섯 번째는 '고객관계(Customer Relationships)'이며 바로 전 단계인 채널에서 만난 고객과 어떻게 계속 관계를 이어가느냐의 문제다. 커뮤니티를 개설하여 지속적으로 소통할 수도 있고, 정기적으로 강연을 하거나, 오프라인 모임을 주최하는 등 다양한 교류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채널과 달리 상호 소통해야 한다는 점이다. 일곱 번째는 '파트너(Key Partners)'로써 내가 도움을 요청할 대상이다. 제2의 인생을 설계하다 보면, 하고 싶은 일도 많고 모든 것을 내가 다 해내고 싶겠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전문성이 부족한 부분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예를 들면, 강연을 할 때에 강사 모임 네트워크가 있다면 상호 전문분야를 합쳐서 보다 큰 강연 기획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여덟 번째는 '수익(Revenue Streams)'으로써 내가 벌어들일 수 있는 유무형의 수입을 의미한다. 앞으로도 경제활동을 계속 지속해야 한다면, 생계와 관련된 부분이므로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꼭 금전이 아니더라도 공헌이나 기여와 같이 나의 가치관에 중요한 것일 수도 있다. 이 설계도가 계속 지속되기 위해 필요한 항목이므로 가능한 구체적으로 정리해 보자. 마지막 아홉 번째는 '비용(Cost Structure)'으로써 이 모든 것들을 하기 위해 들어갈 유무형의 비용을 뜻한다. 꿈은 그냥 상상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삶에 구현되자면 현실적인 문제를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자금을 저축하던, 투자를 받건 향후 몇 년내에 얼마의 비용이 들어갈 것인지 생각해 보는 게 좋다. 앞 단계의 수익 부분과 연결해서 검토해 보는 것도 좋다.

 

본인이 직접 작성한 '타인의 성장을 돕는 1인 기업' 설계도


지금까지 설명한 것을 실제로 '타인의 성장을 돕는 1인 기업'을 목표로 하는 내 설계도에 맞춰 간략하게 키워드로 정리한 것을 위에 나타냈다. 물론, 실제 캔버스는 보다 구체적으로 작성했으나, 이해를 돕기 위해 개념 중심으로 정리했다. 아울러, 주변의 지인들을 대상으로 캔버스 작성 연습을 몇 번 함께 했는데, 모두들 내가 가진 핵심자원을 찾는 첫 단계부터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그래서, 나는 일부러 지난 글에서 자기탐색 부분의 설명에 많은 노력을 들였다. 왜냐하면, 내가 현재 무엇을 가지고 있고, 어떤 일을 하느냐에서부터 풀어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캔버스를 작성해 보는 시작이 어려울 수 있지만, 몇 번을 반복하다 보면 훨씬 완성도 높은 설계도를 만들 수 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거나, www.businessmodelyou.com 사이트를 방문하면 양식을 다운로드할 수 있고, 실제 종이와 연필만으로도 간단하게 양식을 그릴 수 있다. 시간을 내어 한 번 해보면, 자기 인생을 설계하는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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