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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현 Nov 16. 2016

20. 내 삶의 자신감

누군가를 위해 공헌하는 노력이 내 삶의 자신감을 채워준다.

오늘은 평소 아는 분과 점심시간을 이용해 직장인의 제2인생에 대한 얘기를 나누었다. 잠깐 이 분을 소개하자면, 40대 중반을 넘었고 그중에 20년 이상을 대기업에서 임직원 교육과 관련된 업무를 해왔다. 직장 중간에 잠깐 회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와 컨설팅을 했지만, 여의치 않아 다시 회사로 돌아와 같은 업무를 하고 있다. 내년을 분기점으로 회사를 더 다닐 것인지, 다시 홀로서기를 할 것인지 고민이라고 했다. 고등학생 자녀를 두고 있어서 경제적 상황에 대한 두려움도 있다고 했다. 한 번 독립했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다시 도전했을 때 성공할 수 있을지 자신감도 예전 같지 않다고도 했다. 나도 지금은 회사를 나와 1인 기업을 하고 있지만, 불과 얼마 전의 내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그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궁금하다고 찾아온 것이다.


우선 다양한 시나리오를 통해 각각의 가능성을 살펴보자는 얘기로 대화를 시작했다. 이를테면, Plan A와 B, C로 나눠 예상해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Plan A는 회사에 남아서 나의 꿈을 계속 더 펼쳐 볼 수는 없는가, Plan B는 회사에 남기는 하되 그 안에서 미래의 계획을 좀 더 구체화할 수 없을까, Plan C는 내년 봄에 나온다는 가정하에 지금부터라도 계획을 구체화해보기, 이렇게 케이스별로 검토해 보는 것이다.  물론, 경제적 상황을 고려한다면 A나 B처럼 회사에 남는 방법을 선택해야 하겠지만, 회사의 사정으로 내년에 C와 같이 회사를 떠날 수도 있다. 눈앞에 갈림길이 닥친 상황에서는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가 힘들다. 가족과의 대화를 통해 미리 시나리오를 공유할 필요도 있다. 지진 대비 훈련과 같이 평소에 다양한 리스크를 검토해 두면, 예상과 다른 상황이 오더라도 대처가 가능하다.


다음으로 우리가 가진 능력과 기술은 어떠한 것이 있을까 함께 살펴보았다. 이 분은 배움에 대한 열정이 높아 회사를 다니며 대학원도 마쳤고, 교육 업무를 기반으로 한 사내 강의 경험도 풍부했다. 자료에 대한 기획과 편집 업무에도 능했고, 성격 유형 검사인 MBTI의 강사이기도 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정작 본인의 성격 유형은 외향 감성형인데, 회사에서 다듬어진 것은 합리적인 사고형 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본래 모습과 전혀 다르게 이해한다고 했다. 오히려 감성과 사고가 합쳐져 더 큰 능력이 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인지, '창조적 사고력'처럼 영역이 통합되는 분야가 끌린다고 했다. 결국, 회사에서 쌓은 경험이 큰 능력이 된 것이다. 내 성격이 내향인 것을 빼면, 감성형인데도 사고형 업무를 했다거나, 교육 업무 이력과 같이 회사에서 경험한 과정들이 아주 비슷했다.


나도 비슷한 경험 자산을 가지고 회사를 나온 것이기에, 결코 이 분이 가진 것은 적지 않다고 얘기드렸다. 왜냐하면, 완벽한 준비를 갖추고 다음 인생을 시작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누구나 미숙한 한걸음 시작에서부터 출발한다. 내 경우에도 개발자에서 교육담당자로 업무 전환을 하면서, 내 뜻과 상관없이 강의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계속 강의 내용을 연구하고 자료를 업데이트하면서 강의 능력이 늘었다. 실제로 발표나 강의를 잘 하는 것은 사회에 나와서도 큰 도움이 되었지만, 개인적으로 회사에서 얻은 가장 귀중한 경험은 노력하고 연습을 하면 원하는 능력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내향형이었던 내가 이렇듯 강사가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물론, 나 자신도 이런 내 모습을 입사 초기에는 전혀 상상할 수 없었다.


나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기회가 찾아오고 나아가는 힘이 생긴다 ⓒ pixabay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면 어떤 어려움도 헤쳐나갈 수 있다. 무언가 할 수 있는 기회는 우연히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진 후에 찾아온다. 나도 막상 회사를 나왔을 때, 내 길에 도움된다면 무엇이건 하겠다는 자신감 밖에 없었다. 하지만, 20년 다녔던 회사의 인맥에 비하면, 회사 밖 인맥은 사막이나 다름없었다. 막상 누구에게 무엇을 부탁해야 할지도 몰랐다. 그럼에도, 그 사막에 오아시스와 같은 분들이 있었고, 그분들의 도움으로 활동 영역이 넓어졌다. 글쓰기 연구과정을 다시 시작했고, 1인 기업가 모임에 참석했으며, 에니어그램 강의를 부탁하는 분들이 있었다. 마치 내가 나오길 기다렸다는 듯이 먼저 다가왔다. 물론, 이전 글에서도 밝혔듯이 회사 다닐 때 외부 네트워크를 만든 결실이지만, 그것을 기반으로 다른 오아시스를 계속해서 만나는 경험을 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그런 기회가 왔을 때 주저하거나 물러서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앞으로 나아가는 힘은 바로 나에 대한 믿음에서 생긴다.


마지막으로 그분께 드렸던 얘기는 '무엇을 하는가'보다 '누구를 도울 것인가'를 더 깊이 생각해 보라는 것이었다. 내가 가진 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를 보는 것과 같다. 즉, 누구를 위해 어떻게 공헌할 것인가에 따라 내가 가진 것을 살펴봐야 한다는 얘기다. 여기에서의 공헌은 나를 희생하는 무료봉사가 아니라, 금전적 수익보다는 일에 대한 가치를 보다 높게 두라는 것이다. 내가 공헌하고자 하는 사명(使命)이나 천직(天職)이 있다면, 지금 내가 가진 능력이 넘치는지 부족한지 알 수 있다. 만약, 그 일을 이루기 위해 어떤 능력이 더 필요하다면, 지금이라도 배움의 길을 또 시작하는 것이다. 공헌과 상관없이 그냥 재미있는 일이라면 취미로 계속하면 된다. 언젠가는 그 취미도 공헌에 기여할지 모른다.


나는 이 글의 주제처럼 '내 꿈을 찾는 직장인을 돕겠다'는 사명이 있다. 지난 20년간 직장 생활을 해 왔기에, 우선은 직장인이 첫 공헌 대상이다. 하지만, 이 일을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 '꿈을 찾는 모든 사람들을 돕겠다'로 바뀔 수 있을 것이다. 그 꿈을 찾아주는 능력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건 힘껏 배울 것이다. 그렇게 돕고 배우는 길이 나의 제2인생 목표이자 나침반이다. 실제로 삶은 어려운 역경과의 계속된 만남이다. 그 역경이 힘들다고 불평하거나, 포기하는 것은 스스로 삶의 주도권을 포기하는 것이다. 그 어려움을 어떻게 헤쳐나갈까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 주인의 자세다. 지금 다른 일에 도전하고자 마음먹은 모든 직장인들이여, '공헌하는 삶을 향해 끊임없이 노력한다'는 자세가 내 삶의 가장 큰 자신감임을 잊지 말자.


[3줄 요약]

- 다양한 예상 시나리오를 만들고, 가족과 공유하자.

- 내가 가진 능력을 살펴보고, 믿음을 갖자.

- 공헌할 대상을 정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신감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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