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차리는 독서의 시작
<악순환의 해부학 그리고 진실의 힘>에 이어 WHY의 <Why: 내 안의 나>를 읽고 밑줄 친 내용을 토대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개인 경험 때문에 질문 없이 했던 일에 대한 반성의 긴 시간이 있어 '왜'라는 질문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게 됩니다.
연결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한 사람은 전체와 연결되어 있다. 연결을 만드는 매개자로서, 네트워크의 주체로서 각자의 세계를 이끌고 그 결과 세상을 결정한다. 그래서 연결이 지배하는 세상은 하나의 유기체다. 단 한 사람이 전체의 운명을 결정하는 상호 의존적 관계에 있다.
여기에 더하여 최근 질 들뢰즈에 대한 영상을 보고 쓴 <한국말을 쓰면 헤겔 이전의 철학은 알 필요가 없습니다> 덕분에 우리를 지배하는 표상 체계에 대해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자의 주장은 바로 이러한 표상 체계를 자본을 중심으로 한 환경이 곤고하게 굳혀 하나의 거대한 피라미드를 구축했다고 주장하는 듯합니다. 깊이 동의합니다.
그리고, 글은 '어느 건축가의 여정' 즉, 9시간 동안 '왜'를 물어 찾아가는 여정을 다룹니다.
'왜'는 협업하는 팀을 한 방향으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드는 시작점'이다.
하지만 '오랜 기간 숙성된 합리화된 믿음'은 그 자신이라고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벗어나기 힘들다는 점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본능적으로 빠른 출구를 찾는다. 완벽한 논리 속에서 질문자가 듣고 싶어 하는 정답을 말한다. 지어낸 정답도 아니다. 스스로 정답이라고 믿고 있어서 더 어렵다. 오랜 기간 숙성된 합리화된 믿음이다.
그렇지만, 자신만이 답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어쩌면 저자가 '사투'란 표현을 쓰게 된 동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99도에서는 물이 끓지 않는다. 99도는 '왜를 찾는 여정에서 0도와 같다. 거의 다 온 것 같은 경험까지는 누구나 어렵지 않게 갈 수 있다. <중략> 하지만 반드시 물이 끓는 비등점까지 도달해야 비로소 의미를 만난다. 아무리 문고리를 붙잡고 나갈 준비를 해도, 100도까지 안내하는 것 말고는 끓도록 도울 다른 방법이 없지 않은가.
하지만, 실제로 '9시간의 사투'를 경험한 일은 없기 때문에 막연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합니다.
어떤 구조로 업의 문제가 건축가 개인의 문제로 고착되었는지, 그를 살아 있게 하는 설계'와 '고객의 수익을 위한 설계,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일해 왔는지,
반면에 '바닥에서 발견한 빛'이라고 이름 붙여진 구절 속에서 찾은 포기말(문장)은 저에게도 낯설지 않습니다.
오랜 시간 간직되어 왔고 지금도 자라나고 있는 비밀이 있으며, 이 비밀을 세상에 알리는 것이 내가 일해야 하는 이유, 내가 살아 있는 동안 전해야 할 가치임을 저절로 알게 된다.
저 역시 은총이나 하늘에서 온 메시지처럼 내가 해야 할 일들을 알게 된 경험들이 있습니다.
우리 각자는 모두 유일한 존재다. 우리가 만든 규격화된 체계 안에서도 모든 생명은 다르게 태어나고 자란다.
그런 경험 중에 하나를 담은 글이 <우리는 처음부터 개성을 가진 존재다>이고, 그 이전에 썼던 <육아란 무엇인가?> 역시 일종의 은총이 만들어 준 글이기도 합니다. 또한, <월말김어준>을 통해 만난 박문호 박사님에게 배운 <관계라는 가장 중요한 우주적 현상> 역시 무척이나 중요한 은총입니다.
궤변처럼 느껴지는 위 문구는 최봉영 선생님께 배운 '쪽인 나'로 세상을 인식하는 방법에 대한 표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다음 다발말[1]은 관계와 현상에 대해 복습하게 만들어 줍니다.
경험이란 양방향의 기록이다. 어떤 외부의 입력도 만남도 내 개입 없이는 경험이 되지 못한다. 같은 것을 보아도 다른 기억을 갖는다. 다르게 느끼고, 다르게 표현하며, 각자의 경험 일기장에 다르게 쌓인다.
<사람은 어떻게 말이 뜻을 갖게 만드는가?>에서 이미 박문호 박사님의 영상과 최봉영 선생님의 묻따풀 결과를 섞어서 손떼를 묻힌 그림을 그린 바 있습니다.
다음에 기술된 경험은 제가 직접 격은 것이 아니라 상상으로 소화해야 합니다.
그도, 우리도 놀라움으로 시간은 잠시 멈춘 것 같았다. 그 순간은 모두가 알게 된다. 그것이 진정한 '왜'인지, 원래 감춰졌던 비밀이 발견되는 순간인지, 그럴듯하게 만들어 낸 문장인지 본인도 듣는 사람도 단번에 알 수 있다. 너무도 단순하고 베일 듯 뾰족해서, 그가 아니면 그 누구도 그 일을 해낼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이 온다.
짐작이 잘 안 되지만, 최봉영 선생님이 그린 다음 도식의 일면을 알게 되는 순간에 대한 묘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1] <한국말 말차림법>에서 제안한 단락에 대한 토박이 말입니다. 왜 다발말인지는 <언어에 대한 일반이론>에서 일부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76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76. 잠재력을 믿고 명확한 비전 수립 이후는 하도록 놔두기
77. 감정을 무시한 대가는 나쁜 관계의 기억으로 쌓인다
78. 돈의 신뢰 작용과 가치를 바라보는 다양한 장면들
79. 스테이블 디퓨전 모델과 GPT의 기반, 트랜스포머 구조
82. 반사적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행동하기 위한 선행 조건
83. 효과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내버려 둬야 한다
84. 우리는 돈 앞에 평등하다, 오직 돈만 가치를 가질 뿐
86. 일상을 파고드는 생성 인공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