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석혜탁 칼럼니스트 Jul 27. 2018

유통 상식사전 #26. 퇴튜던트(퇴근+스튜던트)

- ‘퇴튜던트’, 퇴근 후 그들은 학생이 된다

유통 상식사전 #26. 퇴튜던트(퇴근+스튜던트)

- ‘퇴튜던트’, 퇴근 후 그들은 학생이 된다


똑딱똑딱. 시계의 시침과 분침은 퇴근 시간을 향해 성큼성큼 움직인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도처에서 ‘칼퇴(근)’와 ‘워라밸’을 외친다. 한 대기업에서는 대표이사와 임원이 직접 나서 정시 퇴근 독려 캠페인을 진행한다.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가 직장에서 정시 퇴근을 하려는 것은 단순히 더 빨리 쉬고 싶어서가 아니다. (물론 회사에서 열심히 근무를 한 후 집에서 편안하게 쉬려는 것 자체를 나쁘다고 볼 수 없다.)


이들은 일하는 것 외에도 무언가를 더 배우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 회사에 들어간 후에도 다양한 분야의 노하우를 습득하고자 하는 욕심과 갈증이 있는 것이다.


퇴근 후 학원에 가서 외국어 수업을 듣고, 백화점 문화센터의 요리 강좌를 신청해 ‘요섹남’이 되려고 한다. 이런 달라진 환경에서 성공적인 사업을 펼치려면, 퇴근 후 학생이 되길 자처하는 ‘퇴튜던트(퇴근+스튜던트)’의 발길을 잡아야 한다.


퇴근 후 자발적으로 학생이 되려는 이들이 있다. 이른바 ‘퇴튜던트(퇴근+스튜던트)’들은 퇴근 후 새로운 분야를 배우는 것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퇴튜던트들은 새로운 분야를 배우는 것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영어, 중국어 등 전통적인 인기 외국어부터 스페인어처럼 많은 국가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공부하러 어학원 저녁반에 등록을 한다. 최근에는 새로운 거대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아세안 지역의 언어(인도네시아어, 베트남어, 태국어 등)까지 익히려는 이들도 적지가 않다. 요리•운동•그림 등 새로운 취미생활을 시작하는 것도 즐기곤 한다.


하루 종일 일하고 피곤하지 않냐고 반문하는 이가 있을 수 있겠다. 한데 원치 않는 회식에 동참하거나 불필요한 야근을 하는 것은 힘들 수 있지만, 주체적으로 선택한 배움의 시간은 그렇지 않다.


이런 퇴튜던트들의 심리와 학습욕구를 절묘하게 파악한 곳이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문화센터다. 줄여서 ‘문센’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워라밸 문화가 확산하면서 문센의 주고객으로 2030세대의 퇴튜던트들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문센 수업의 시간대도 퇴근 시간을 고려해 저녁시간대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한 백화점은 이름부터 벌써 신선한 ‘워라밸 페어’를 진행했다. 댄스, 그림 그리기, 필라테스 등 직장인의 취미와 관심사를 반영한 강좌를 증설했다. 강좌 시간도 퇴근 후 직장인들이 수강하기에 용이한 저녁 시간대에 집중 배치했다. 유명 어학원 중 한 곳은 직장인 환급반을 선보이며 ‘워라밸 캠페인’을 실시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직장인들은 회사에 일상이 예속되었던 기성세대의 근무 개념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들을 더 배우고, 더 성장하고 싶어 한다. 어디서? 회사 밖에서!


퇴튜던트들은 가치 있다고 판단하는 것에 기꺼이 지갑을 연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과정을 하나의 ‘멋’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비슷한 커리큘럼으로는 이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 퇴튜던트의 눈길을 사로잡을 다채로운 콘텐츠를 준비해야 할 때다.


앞으로는 퇴근 후 무엇을 배우는지, 퇴근 후 어떤 과정을 통해 성장했는지에 대한 ‘경쟁’이 시작될 것이다. 그 경쟁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에 올라가는 사진과 영상을 통해 이뤄질 공산이 크다.


하여 이들의 다변화하는 니즈를 수용할 수 있는 보다 다채로운 학습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또한 교육뿐 아니라 퇴근을 빨리 한 직장인들 간의 네트워킹을 도와줄 이벤트나 교류 플랫폼도 선보여야 할 것이다.


퇴튜던트의 성장 욕구를 누가 채워줄 수 있을 것인가, 그 경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석혜탁의 유통 상식사전> 목차


■ 유통 상식사전 #1. VR스토어

VR스토어 오픈, 쇼핑의 미래는 VR백화점? - 현대백화점, 마이어백화점 등 VR(가상현실)에 관심을 쏟는 유통산업계

https://brunch.co.kr/@hyetak/13


■ 유통 상식사전 #2. 레트로 마케팅

국내 대표 복합쇼핑몰 롯데월드몰의 ‘레트로(retro) 마케팅’ - 상품뿐 아니라 추억과 향수, 분위기와 이미지를 판매하는 롯데월드몰

https://brunch.co.kr/@hyetak/21


■유통 상식사전 #3. 전자가격표시기(ESL)

- 오프라인 매장의 가격표시 변화, ESL의 성공 열쇠는?

https://brunch.co.kr/@hyetak/22


■ 유통 상식사전 #4. 그린(green) 마케팅

- 그린 마케팅의 핵심은 지속성

https://brunch.co.kr/@hyetak/26


■ 유통 상식사전 #5. 센트(scent) 마케팅

- 후각과 소비의 상관관계 그리고 프루스트 현상

https://brunch.co.kr/@hyetak/28


■ 유통 상식사전 #6. 만화카페

- 만화카페, 새로운 ‘문화 쉼터’의 부상

https://brunch.co.kr/@hyetak/29


■ 유통 상식사전 #7. 극장 속 도서관

- CJ CGV의 씨네 라이브러리가 보여준 2가지 차별점

https://brunch.co.kr/@hyetak/30


■ 유통 상식사전 #8. 맨플루언서 마케팅

- 남심(男心)을 잡기 위한 묘책은?

https://brunch.co.kr/@hyetak/31


■ 유통 상식사전 #9. 탈모시장

- 전직 대통령의 아들도 고민하는 탈모, 유통업계의 과제는?

https://brunch.co.kr/@hyetak/34


■ 유통 상식사전 #10. 복층 편의점

- 2층 공간 활용의 상상력

https://brunch.co.kr/@hyetak/35


■ 유통 상식사전 #11. 시스루(See-through) 마케팅

- 시스루 마케팅, 품질에 대한 자신감과 그에 따른 고객의 신뢰

https://brunch.co.kr/@hyetak/37


■ 유통 상식사전 #12. 젠더 감수성

- 유통업체들이 꼭 지녀야 할 ‘젠더 감수성’

https://brunch.co.kr/@hyetak/38


■ 유통 상식사전 #13. 액티브 시니어

- ‘액티브 시니어’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야 살아남는다

https://brunch.co.kr/@hyetak/40


■ 유통 상식사전 #14. 유(乳)업계

- 유(乳)업계, 흰 우유 외에 다른 곳에도 눈을 돌리다

https://brunch.co.kr/@hyetak/41


■ 유통 상식사전 #15. 홈트

- ‘홈트’의 인기 이유, 그리고 유통업계의 대응

https://brunch.co.kr/@hyetak/48


■ 유통 상식사전 #16. 무인 매장

- 무인 매장, 유통혁명의 총아?

https://brunch.co.kr/@hyetak/51


■ 유통 상식사전 #17. 무슬림 마케팅

- 16억 무슬림을 향한 유통업계의 구애

https://brunch.co.kr/@hyetak/52


■ 유통 상식사전 #18. ‘트렌드 박물관’ - 편의점

- 살아 있는 ‘트렌드 박물관’ 그리고 얼리어답터 

https://brunch.co.kr/@hyetak/55


■ 유통 상식사전 #19. 비엥 비에이르

- 비엥 비에이르(Bien-Vieillir), 멋진 어르신들의 존재미학

https://brunch.co.kr/@hyetak/57


■ 유통 상식사전 #20. 이란 시장

- 이란에서 성공신화를 쓰는 한국 기업들

https://brunch.co.kr/@hyetak/59


■ 유통 상식사전 #21. 유통 빅3 본사 이전

-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유통 빅3의 본사 이전

https://brunch.co.kr/@hyetak/61


■ 유통 상식사전 #22. 왝더독(Wag the dog) 현상

- ‘게이미피케이션’과 ‘하비테인먼트’로 읽는 왝더독 소비심리 

https://brunch.co.kr/@hyetak/62


■ 유통 상식사전 #23. 업태별 협회

- 각기 다른 유통업태를 대변하는 각종 협회

https://brunch.co.kr/@hyetak/63


■ 유통 상식사전 #24. ‘오프라인’으로 나가는 홈쇼핑

- 기존 오프라인 강자까지 위협할 수 있는 이색 콘텐츠를 발굴해야 한다

https://brunch.co.kr/@hyetak/70


■ 유통 상식사전 #25. 그레이네상스

-‘Grey(백발)’와 ‘Renaissance(부흥, 전성기)’의 합성어

https://brunch.co.kr/@hyetak/71


■ 유통 상식사전 #26. 퇴튜던트(퇴근+스튜던트)

- ‘퇴튜던트’, 퇴근 후 그들은 학생이 된다

https://brunch.co.kr/@hyetak/72


■ 유통 상식사전 #27. 이마트 1호점

- 개점 4반세기 ‘이마트 창동점’ 초심을 잊지 않다

https://brunch.co.kr/@hyetak/73


■ 유통 상식사전 #28. 몰캉스

- ‘서프리카’에서 쇼핑과 피서를 한 번에 해결하는 ‘몰캉스’

https://brunch.co.kr/@hyetak/77


■ 유통 상식사전 #29. 독립운동가 기념 도시락

- ‘편도족’들에게 역사의식을 환기하는 GS25

https://brunch.co.kr/@hyetak/78


■ 유통 상식사전 #30. 매장(賣場)과 매장(買場)

- ‘매장(買場)’이 많아지길 바라며

https://brunch.co.kr/@hyetak/79


■ 유통 상식사전 #31.‘VIB족’과 키즈카페

- ‘VIB족’을 잡기 위한 키즈카페의 과제는?

https://brunch.co.kr/@hyetak/84


■ 유통 상식사전 #32. 리바이벌(revival) 마케팅

- 서주 아이스크림의 재탄생

https://brunch.co.kr/@hyetak/86


매거진의 이전글 유통 상식사전 #25. 그레이네상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