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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은미 Apr 20. 2023

시시한 행복

미야툰-34 





















알밤양, 밤톨군 어릴 때 주말은 무조건 나가는 날이었다. 몇 년 동안 수많은 근교 공원을 찾아 돌아다녔다. 유모차를 트렁크에 넣고 빼고 계단이 나오면 번쩍 들면서 똥강아지들 산책시키는 임무를 수행했고 조금 커서는 자전거와 인라인 스케이트를 싣고 생태 공원에 그늘막을 치고 놀렸다. 갈 때가 없으면 동네 공원이라도 데리고 나갔다. 정말 매주 나갔던 것 같다.


몇 년 전부터 주부에서 작가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니 주말에도 일을 할 때가 많아졌다. 남편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일요일도 출근하고 나도 짬짬이 일하는 게 습관이 되었다. 그 사이 아이들이 크면서 부모보다 친구랑 어울리는 시간이 많아졌다. 


날도 좋아졌는데 주말에는 좀 어딜 다니자고 하면 

집에 있는 게 좋아.

시험 공부 해야 돼. 나는 빼줘. 

그림 그려야 하는데

친구랑 놀기로 했어. 갖가지 안 나갈 이유를 댄다. 


그러면서 알밤양은 친구와 마라탕을 먹으러 가고 영화를 보러 간다.

밤톨군은 혼자 노래방을 가고 교보문고에 문제집을 사러 간다.

 

가족은 가장 밀착된 구성이며 가깝기에 감정마찰이 가장 잘 일어나는 집단이다. 그리고 가장 편하게 시시한 행복을 나누는 사이다. 가족이 시시덕거리고 뒹구는 시시한 행복이 사실은 그 시기에만 누릴 수 있는 시시하지 않은 행복이다. 특히 여행지에서는 가족이라는 테두리가 더욱 끈끈하게 묶인다. 같은 것을 보고 경험한 것들이 차곡차곡 쌓여 가족 중 누군가가 주머니를 열면 이야기가 한보따리 펼쳐진다. 

포천 장발장 펜션도 주머니에 들어있는 이야기 한 조각이다. 그 집의 터줏대감 히릿은 잘 지낼까? 손님들을 데리고 마을 한 바퀴를 산책시켜 주는 똘똘한 히릿과 젊은 시절 밴드에서 드럼을 치셨다던 노사장님 안부가 궁금해진다. 




미야작가 / 연은미

만화가 & 일러스트레이터



그림을 그릴 때나 그리지 않을 때나 삶은 계속됩니다. 먹고 자고 싸고 청소하고 지지고 볶고 일하고 사랑하며 하루가 지나갑니다. 특별할 것 없는 하루지만 내 눈으로, 내 몸으로 보내는 날들입니다. 까먹기 대장이라 시작한 미야일상툰, 가볍게 즐겨주세요.


#인스타툰 #미야툰 #일상툰 #공감툰 #가족툰

https://www.instagram.com/_miyatoon_/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사춘기육아



<미야툰 그림일기>

14화: 미야 캐릭터 이야기 1 https://brunch.co.kr/@miyatoon/166

15화: 미야 캐릭터 이야기 2 https://brunch.co.kr/@miyatoon/167

16화: 일찍 데뷔해서 다행이야 https://brunch.co.kr/@miyatoon/162

17화: 웹툰을 정독하라! https://brunch.co.kr/@miyatoon/160/write

18화: 웹툰작가를 꿈꾸는 너에게 https://brunch.co.kr/@miyatoon/174

19화: 나를 러너라고 불러주세요 1 https://brunch.co.kr/@miyatoon/159/write

20화: 나를 러너라고 불러주세요 2 https://brunch.co.kr/@miyatoon/175

21화: 만화남매 & 현실남매  https://brunch.co.kr/@miyatoon/163

22화: 세대교체를 대하는 자세 https://brunch.co.kr/@miyatoon/164

23화: 사춘기의 특징 https://brunch.co.kr/@miyatoon/168

24화: 엄마, 그거 어딨어? https://brunch.co.kr/@miyatoon/165

25화: 남편의 고등어 추어탕 https://brunch.co.kr/@miyatoon/170

26화: 내 별명은 블랙홀 https://brunch.co.kr/@miyatoon/169

27화: 고양이손 훈련기 1 https://brunch.co.kr/@miyatoon/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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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화: 부부간 호칭의 부작용 https://brunch.co.kr/@miyatoon/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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