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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뮨 Feb 17. 2020

없어도 괜찮은 삶

HANDAL_17DAY

나는 보기 드물게 16G의 핸드폰을 소요한 뇨자다. 요즘 16G인 사람이 없겠지만 (아 나도 약정기한이 지나면 바꾸고 싶다) 무료폰을 쓰다 보니 용량이 아주아주 적다. 그래서 4G의 SD카드도 꽂아놨지만 늘 용량이 부족하다고 메시지가 뜨는 바람에 문자메시지와 카톡 메시지는 확인하면서 거의 삭제해야 하고, 사진이나 영상은 클라우드에 옮겨놓는 것 등은 일상이 되어버렸다. 다행히 카톡 PC 버전에는 남아있으니 크게 불편함은 없다. 어찌 보면 심플하게 다 지우는 게 성격적으로 맞기도 하고 (뭐 좋게 좋게 생각해야 되지 않겠나)



카톡도 되도록 빨리 확인하고 빨리 삭제하는 편인 나인데 유독 확인하기가 두려운 카톡이 있다. 무슨 카톡이냐면 "도시가스 요금" 카톡이다. 그렇게 많이 트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매달 폭탄을 맞았을까 봐 떨린다. 다행히 이번 달은 27,240원으로 폭탄요금은 아니었는데, 이 카톡을 클릭하기까지는 어찌나 두근두근거리던지 ㅋㅋ




예전에 전원주택에 살 때는 아무래도 열손실이 많아서 낭비되는 부분이 꽤 많았다. 요금은 많이 나오는데도 옥상과 연결된 문은 얼기 일쑤였고, 창문에는 결로 현상이 심했고 당연히 집도 추웠다. 지금도 그때도 빨래건조기가 없는 우리 집이기에 빨래라도 널어놓는 날이면 창문에 결로 현상은 더 심해졌고, 여름에는 실외에서 금방 마르던 빨래가 겨울이면 보일러는 물론 제습기까지 가동해야 할 정도로 난코스였다.



혹시라도 나와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이라면 참고하시라고 나의 경험을 적어본다. 나는 가장 작은 방을 거의 빨래방 용도로 썼다. 최대한 물건을 없게 만들고, 빨래 건조대와 제습기 그리고 선풍기까지 넣어둔 채 방문을 닫아버린다. 빨래를 널 때는 되도록 넓게 널어줘야 한다. 수건도 한 칸에 한 장이 아니라 두 칸에 한 장을 걸치는 등 무조건 넓게 넓게! 그러면 몇 시간 후에 제습기에 물이 엄청 모이고 몇 번 비우기를 반복하면 그래도 완전 자연건조에 비해서 빠른 시간 안에 건조할 수 있다. 아니면 거실에 보일러를 돌리는 시간에 맞춰서 빨래를 널되 너무 많은 양이 아니라 조금씩 자주 해서 습기가 차지 않으면서도 빨래가 마를 수 있을 정도의 양만을 거실에 널어두는 것도 좋다. 지금도 건조기가 없고, 세탁기도 통돌이를 사용하고 있어서 빨래 건조가 곤욕스러운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그래도 아파트라서 단열이 잘 되니 전원주택에 살 때보다는 빨래가 빨리 잘 마르는 듯하다.




혹시라도 '그냥 건조기 한 대 사지 그래요?'라고 말하고 싶으신 분이 계시다면 마음은 알겠으니 그 말은 넣어두시길 바란다. 사고 싶다고 다 살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 설치가 쉽지 않은 부분도 있고 (우리 집은 전세이고, 통돌이를 사용 중이므로 건조기가 들어오려면 렉을 설치해야 하거나 호스를 따로 다른 곳으로 빼야 하는 등 복잡하다) 재정적으로 여건이 안 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무조건적으로 다 사는 삶보다는 없어도 크게 문제가 없지 않다면 나름의 방법을 터득하면서 적응해 가는 삶도 나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남향이기에 평소에는 해가 쫙 들어오므로 이 겨울만 버티면 되는 것이다.



물론 이사를 가서 건조기 설치가 쉬워지거나, 총알이 충분해지는 날이 오면 나도 건조기를 설치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언제 이사를 갈지도 모르고, 현재 집에서는 설치할 일이 없으므로 적응하면서 살아갈 것이다. 모든 물품이 다 있어야만 한다고 여기기보다는 없어도 괜찮고, 없어도 문제없다고 생각하는 삶이 내 삶을 더 윤택하게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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