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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은미 작가 Apr 22. 2023

나의 만화 입문기-2

미야툰-36


















작은 만화방에서 더 이상 읽을 만화책이 없게 되었을 때 언니와 난 걸어서 30~40분 거리의 큰 만화방을 찾았다. 초등학교 4, 5학년 때였던 것 같다.  이름도 거창한 '거인 만화방'이었다. 언니와 나는 손을 잡고 넓은 만화방을 꽉 채운 만화책을 보면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순정,명랑,무협만화 등 세상 모든 만화책이 다 있는 것 같았다.  만화책을 넘기다 멋진 장면, 소제목 일러스트가 나오면 너무 멋져서 갖고 싶은 욕구가 온 몸으로 올라왔다. 만화책을 살 돈이 없는 우리는 만화책을 빌려다 한 두 장씩 슬쩍 뜯어 따라 그리기 시작했다. 빌릴 때마다 조금씩 뜯다보니 나중에는 한 뭉치 정도 양이 되었는데, 좋아하는 장면 위주로 뜯어내었기에 애지중지 모시는  우리의 '보물 1호'가 되었다.


고등학교  때 만화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일본만화에 눈을 뜨기 시작했는데 일본은 지하철에서도 어른들이 자연스럽게 만화책을 읽을 정도로 만화왕국이다. 일본만화 중  돈을 주고 처음 산 책이 <나의 지구를 지켜줘>이다.  가벼운 이야기인줄 알고 봤는데  스토리의 치밀함과 방대함에 경탄했다. 돈이 아깝지 않다고 생각한 첫 책으로 아직도 소장하고 있다. <아기와 나>, <내 남자친구 이야기>, <에덴의 동쪽>, <나나>, <마르스>, <꽃보다 남자>  등 좋아하는 작가를 나열하기엔 너무 많다.  


나는 누구나 어릴 때 만화를 좋아하고 미친 듯이 보는 시기가 있는 줄 알았다. 어른이 되어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엄마가 못 보게 해서 만화책은 하나도 못 봐서 안 좋아한다는 친구도 있고 만화책을 보면 비행청소년(?)이 되는 줄 알았다는 친구도 있었다.


울 알밤이는 처음 일본 애니 <원펀맨>을 보고 일본 만화책으로 넘어갔다.  보고 접한 거 달라서인지 좋아하는 장르도 너무 다르다. 달달하고 예쁜 순정 만화보다는 피도 좀 튀어주고 칼싸움도 하고  성격 나쁜 놈이 나오는 피폐한 이야기를 즐긴다. 하긴  지금은 순정만화라고 하지 않고 로맨스, 로맨스 판타지, 학원물, 판타지, 다크 판타지, 아포칼립스 등 장르별로 세분화되어 나뉘어져 있다. 알밤이는 초등학교 6학년때부터 함께 그림을 그리고 세계관을 짜고 낄낄거리는 단짝이 있다. 단짝이 용케 중학교 1학년에도 같은 반이 되었다. 부모에게는 말하지 않는 또래끼리의 대화의 농밀한 즐거움을 알기에 적당히 봐주게 된다. 그리고 아이를 보면서 종종  나를 만화의 세계로 끌여들이고 사춘기 내내 만화를 함께 그렸던 만화 짝꿍 언니가  떠오른다. 




미야작가 / 연은미

만화가 & 일러스트레이터



그림을 그릴 때나 그리지 않을 때나 삶은 계속됩니다. 먹고 자고 싸고 청소하고 지지고 볶고 일하고 사랑하며 하루가 지나갑니다. 특별할 것 없는 하루지만 내 눈으로, 내 몸으로 보내는 날들입니다. 까먹기 대장이라 시작한 미야일상툰, 가볍게 즐겨주세요.


#인스타툰 #미야툰 #일상툰 #공감툰 #가족툰

https://www.instagram.com/_miyatoon_/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성장툰 #육아



<미야툰 그림일기>

14화: 미야 캐릭터 이야기 1 https://brunch.co.kr/@miyatoon/166

15화: 미야 캐릭터 이야기 2 https://brunch.co.kr/@miyatoon/167

16화: 일찍 데뷔해서 다행이야 https://brunch.co.kr/@miyatoon/162

17화: 웹툰을 정독하라! https://brunch.co.kr/@miyatoon/160/write

18화: 웹툰작가를 꿈꾸는 너에게 https://brunch.co.kr/@miyatoon/174

19화: 나를 러너라고 불러주세요 1 https://brunch.co.kr/@miyatoon/159/write

20화: 나를 러너라고 불러주세요 2 https://brunch.co.kr/@miyatoon/175

21화: 만화남매 & 현실남매  https://brunch.co.kr/@miyatoon/163

22화: 세대교체를 대하는 자세 https://brunch.co.kr/@miyatoon/164

23화: 사춘기의 특징 https://brunch.co.kr/@miyatoon/168

24화: 엄마, 그거 어딨어? https://brunch.co.kr/@miyatoon/165

25화: 남편의 고등어 추어탕 https://brunch.co.kr/@miyatoon/170

26화: 내 별명은 블랙홀 https://brunch.co.kr/@miyatoon/169

27화: 고양이손 훈련기 1 https://brunch.co.kr/@miyatoon/171

28화: 내가 주고 싶은 문화유산은... https://brunch.co.kr/@miyatoon/172

29화: 왕년의 실력 https://brunch.co.kr/@miyatoon/176

30화: 운동과 모유수유, 가슴의 관계는? https://brunch.co.kr/@miyatoon/177

31화: 부부간 호칭의 부작용 https://brunch.co.kr/@miyatoon/178

32화: 사춘기의 바다 https://brunch.co.kr/@miyatoon/179

33화: 꼬꼬마맘님들 힘내요 https://brunch.co.kr/@miyatoon/101

34화: 시시한 행복 https://brunch.co.kr/@miyatoon/182
35 화: 나의 만화 입문기-1 https://brunch.co.kr/@miyatoon/183#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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