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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은미 Apr 23. 2023

나의 만화입문기-3

미야툰-37























사람마다 잘하는 것이 다르다. 태어날 때부터 각자 다른 씨앗이 땅속에 묻혀 있는 것 같다. 씨앗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인데 어떤 씨앗은 물을 못 먹어서 말라죽어버리기도 하고 어떤 씨앗은 싹이 틔어서 싱그런 잎으로 돋아나기도 한다. 그중  누구나 갖고 있는 자기만의 강점, 특기, 재능을 달란트라고 한다. 같은 환경이라도 달란트가 있는 싹은 다른 싹보다 쑥쑥 자란다. 확실한 건 달라트의 싹이든 아니든 접하지 않으면 싹이 땅 위로 돋을 수 없다는 거다.

취미는 일상을 즐겁게 한다. 취미가 깊어지면 나도 해볼까?라는 마음이 생겨 특기가 되기도 한다. 소비에서 생산하는 자리로 옮겨가는 것이다. 만화방을 다니다 만화를 따라 그리기 시작하고 그러다 언니 친구들 내 친구들과 모여 동호회를 만들면서 만화는 취미에서 특기로 나아갔다.


알밤이가 좋아하는 것은 일본 애니 보기였다. 주말에 혼자 문을 닫고 취향의 일본 애니를 보기 시작하더니 일본 애니에서 일본 만화책으로 다시 국내 웹툰 만화와 게임, 웹소설로 관심이 확대되었다. 그러면서 좋아하는 캐릭터를 따라 그렸다.  얼마 전 온라인 강의 <class 101> 1년 무제한 수강권을 끊어주었는데  혼자서 거침없이 그리다가 잘 그리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을 때 가려운 데를 긁어주니 집중도가 좋아졌고 결과물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알밤이의 취미가 조금씩 특기로 나아가는 중이다.


알밤이가 아이패드로 그림 강의를 듣는 것을 보며 남편이 말한다.

"요즘은 그림이든 뭐든 배우기 참 좋은 세상이야, 우리 때는 잘해야 만화책 보고 그리는 게 다였는데

"맞아. 어렸으니 어떻게 그려야 하는지 몰랐지. 주변엔 비슷비슷한 또래밖에 없었고."

 요즘은 자료나 영상 강의가  넘쳐나 맘만 먹으면 배울 길이 많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넘쳐나는 만큼 아이들이 학원에 공부에 할 일이 많아 여유로운 시간이 별로 없다. 좋아하는 것을 충분히 즐길 수 있으려면 시간이 기본 조건인데.


만화동호회를 만들어 활동하고 스물셋에 만화를 본격적으로 배우러 서울행을 하고 스물다섯에 만화가로 데뷔했던  행로를 역으로 더듬어  본다. '만약'이라는 상상을 해 본다. 만약 엄마, 아빠가 만화는 불량애들이 보는 거라고 못 가게 했으면 나는 만화의 길로 들어왔을까? 내 달란트라면 어떻게든 이 길을 찾았을까? 만약이 붙은 질문은  어차피 답이 없지만  유년시절 나에게는 아무도 간섭받지 않는 널널한 시간이 주어졌고 내 흥미를 따라갈 수 있었다. 아쉽고 서운한 게 많은 유년시절이라고 생각했는데 만화를 흠뻑 즐길 수 있어서 행복했으니  세상엔 마냥 나쁜 일도 마냥 좋은 일도 없는 듯 하다.





미야작가 / 연은미

만화가 & 일러스트레이터



그림을 그릴 때나 그리지 않을 때나 삶은 계속됩니다. 먹고 자고 싸고 청소하고 지지고 볶고 일하고 사랑하며 하루가 지나갑니다. 특별할 것 없는 하루지만 내 눈으로, 내 몸으로 보내는 날들입니다. 까먹기 대장이라 시작한 미야일상툰, 가볍게 즐겨주세요.


#인스타툰 #미야툰 #일상툰 #공감툰 #가족툰

https://www.instagram.com/_miyatoon_/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성장툰 #육아



<미야툰 그림일기>

14화: 미야 캐릭터 이야기 1 https://brunch.co.kr/@miyatoon/166

15화: 미야 캐릭터 이야기 2 https://brunch.co.kr/@miyatoon/167

16화: 일찍 데뷔해서 다행이야 https://brunch.co.kr/@miyatoon/162

17화: 웹툰을 정독하라! https://brunch.co.kr/@miyatoon/160/write

18화: 웹툰작가를 꿈꾸는 너에게 https://brunch.co.kr/@miyatoon/174

19화: 나를 러너라고 불러주세요 1 https://brunch.co.kr/@miyatoon/159/write

20화: 나를 러너라고 불러주세요 2 https://brunch.co.kr/@miyatoon/175

21화: 만화남매 & 현실남매  https://brunch.co.kr/@miyatoon/163

22화: 세대교체를 대하는 자세 https://brunch.co.kr/@miyatoon/164

23화: 사춘기의 특징 https://brunch.co.kr/@miyatoon/168

24화: 엄마, 그거 어딨어? https://brunch.co.kr/@miyatoon/165

25화: 남편의 고등어 추어탕 https://brunch.co.kr/@miyatoon/170

26화: 내 별명은 블랙홀 https://brunch.co.kr/@miyatoon/169

27화: 고양이손 훈련기 1 https://brunch.co.kr/@miyatoon/171

28화: 내가 주고 싶은 문화유산은... https://brunch.co.kr/@miyatoon/172

29화: 왕년의 실력 https://brunch.co.kr/@miyatoon/176

30화: 운동과 모유수유, 가슴의 관계는? https://brunch.co.kr/@miyatoon/177

31화: 부부간 호칭의 부작용 https://brunch.co.kr/@miyatoon/178

32화: 사춘기의 바다 https://brunch.co.kr/@miyatoon/179

33화: 꼬꼬마맘님들 힘내요 https://brunch.co.kr/@miyatoon/101

34화: 시시한 행복 https://brunch.co.kr/@miyatoon/182
35 화: 나의 만화 입문기-1 https://brunch.co.kr/@miyatoon/183#comment

36화: 나의 만화 입문기-2 https://brunch.co.kr/@miyatoon/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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