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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lys Nov 02. 2021

학교 교육과정 자율화

시론 / 성기선_가톨릭대 교육학 교수


학교 교육과정을 둘러싼 교육과정 체제는 학생의 성장과 교사의 교육과정 활동, 사회변화의 대응 방식 등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학생의 성장과 교사의 교육과정 활동 측면에서는 교육과정 개발을 단위 학교의 자율로 두는 것이 최상이지만 사회변화 대응 측면에서 보면 학교 교육과정의 개발 체제는 대단히 복잡한 구도를 형성하게 된다. 


학교 교육과정 개발 체제는 일반적으로 교육과정 의사결정 주체를 중심으로 국가의 정책 결정이 관여되는 중앙 집중형과 학교 및 지방의 권한이 작용하는 분산형으로 크게 구분한다. 우리나라는 전형적인 중앙 집중형의 학교 교육과정 개발 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이에 따른 국가교육과정은 법적 구속력이 발휘된다. 이에 따라 학생의 성장과 교사의 교육과정 활동, 학교의 사회변화 대응 방식 등에 미치는 우리나라 국가교육과정의 영향력은 거의 절대적이다. 그렇지만 민주화를 비롯하여 교육 자치화의 진전, 참여 문화 발달, 초현실적 사회변화 속도 등에 따라 학교 교육과정 거버넌스를 중심으로 변화 요구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그래도 기존의 국가 교육과정 개정 과정을 보면, 학회 중심, 개인 연구자 중심으로 진행되어 사회적인 관심 사안이나 사회변화, 교과목 간의 융복합에 대한 고려, 교사의 자율권, 학생의 학습권 등에 대한 고려가 매우 부족하였다. 이를테면 교육과정과 관련된 이해당사자들의 의견 수렴과정을 충분히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소수의 관련 전공자들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개정하는 절차를 따르다 보니 교과 이기주의, 학문 지향성, 실생활의 요구 미반영, 교사의 교육과정 결정권 부족, 학생들의 관심 부족 등의 문제점이 근본적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었다. 


교육과정 총론에서는 다양한 사회적 변화, 학문적 변화, 미래사회 변화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 표현하고 있지만, 막상 각론에 들어가면 그러한 취지는 제대로 구현되지 못하였다. 예컨대 역량중심교육과정이 중요하다는 점을 공감하기는 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그러한 취지가 제대로 구현되지 못하고 기존 교과중심주의의 반복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 결과 교육과정 개정에 대한 사회적 의견 수렴 부족으로 국가교육과정 등에 대한 사회적 공감도가 낮았을 뿐만 아니라 교육과정과 연계된 학생평가, 입시제도 등 교육 쟁점에 대한 대안 마련도 쉽지 않았다. 


국가교육위원회 설립 이후, 새로운 교육과정 수립을 위해서는 전 국민 차원의 의견 수렴, 토론 및 숙의 과정을 통해 국가 교육과정의 방향성을 결정하고 그 적용 과정을 평가․환류하는 시스템을 상시 적용해 나갈 필요가 있다. 교육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통합 조정해 나가야만 실용적이며 타당한 내용으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다고 본다. 이를테면 교사, 교수와 같이 직접적인 교과의 내용을 구성하는 전문가 집단을 포함하여, 학부모, 시민단체,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하여 인문, 경제, 과학, 사회, 문화, 예술, 체육 등 다양한 영역과 관련된 직업군의 관점과 이해를 반영할 수 있도록 개방적인 과정을 전제해야만 한다. 이와 관련해서는 정영근 외(2020). ‘국가교육과정 개발‧적용‧평가의 순환 체제 개선 방안 연구’와 성열관 외(2020). ‘교원 참여형 교육과정 평가 실행모델 개발 연구’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문제 제기가 되었다. 이 연구들에서는 국가 교육과정 개발․적용․평가의 순환 체제와 관련하여 다른 나라의 사례 검토를 전제로 ‘지역 교육과정’이 국가 교육과정 설계와 동시에 개발되어야 함과 교과서 발행 체제를 ‘자유발행제’로 해야 함을 제안하고 ‘학생’이 교육과정 평가 주체로 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단위 학교의 ‘학교 교육과정’ 수립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학교 교육과정은 중앙정부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해서는 안 되며 교사, 학생, 학부모를 포함하는 다양한 국민의 의견이 반영되는 방식으로 자율화되어 가야만 한다. 학교가 처한 환경과 특성을 고려하고 학생들을 고려한다면 전국의 학교 수만큼, 아니 더 나아가 학생 수만큼 다양한 교육과정이 가능하다. 다만 한꺼번에 자율화로 나가기는 힘들다는 점을 고려하여 학교 단위의 교육과정 자율화의 폭을 점진적으로 넓혀 나가야 한다. 아울러 현재에도 교사 수준의 교육과정 재구성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전개해야만 한다. 그것이 바로 교사의 전문성이고 권리이다.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고 해석하는 주체는 다름 아닌 교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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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_2021 새넷 가을호


1. 시론


2. 포럼 & 이슈


3. 특집


4. 전국 NET


5. 수업 나누기 & 정보 더하기


6. 티처뷰_teacherview


7.이 책 한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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